평균수명의 연장과 고령인구 비율의 증가로 인해 당뇨환자의 수와 당뇨환자 개개인의 이환기간이 점차 증가되고 있으며, 당뇨합병증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진 미세혈관 장애는 눈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특히 당뇨망막병증은 성인인구에서 실명을 일으키는 주된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의학의 비약적인 발달에도 불구하고 당뇨병은 현재로서는 완치될 수 있는 병이 아니며, 당뇨망막병증도 정기적인 안과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 및 심한 당뇨망막병증으로 진행하는 것을 예방하는 일이 가장 중요합니다.
1. 당뇨망막병증의 발생 원인과 진행 과정
당뇨병은 체내 인슐린의 절대량이 부족하거나, 절대량은 부족하지 않더라도 인슐린 내성등으로 인해 당을 제거하는 기능이 감소하기 때문에 혈당이 상승하는 병으로, 장기간 지속되는 고혈당은 전신의 크고 작은 혈관을 침범하여 합병증을 유발하게 됩니다.
신장(콩팥), 신경, 눈의 망막 등은 당뇨로 인해 손상 받을 수 있는 대표적인 기관이며, 눈의 망막(retina)은 안구를 사진기에 비유한다면 필름에 해당되는 중요한 부분으로서 눈에 맺히는 상(image)을 시신경을 통해 뇌에 전달하여 인식토록 하는 신경세포와, 이들 신경세포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당뇨병으로 인해 망막에 분포하는 혈관이 망가지면 손상된 혈관 주변으로 부종, 삼출물, 출혈 등이 생기고, 이들 혈관으로부터 영양을 공급받는 신경세포의 기능저하가 생기게 됩니다. 그 결과 정확한 상을 뇌에 전달토록 하는 망막의 기능이 감소되며 손상 받은 부위와 정도에 따라서 중심시력의 저하가 생기기도 하고, 물체가 퍼져 보이는 등 상이 왜곡되어 보이기도 하며, 주변시야가 감소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병이 상당히 진행되어도 아무런 자각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단계가 비증식성 당뇨망막병증(nonproliferative diabetic retinopathy)입니다.
적절한 안과적 치료없이 이러한 상태가 계속 진행되면 망막에 건강한 혈관 대신 비정상적인 신생혈관(new vessel)이 자라게 됩니다. 갑자기 눈앞이 흐려지고 깜깜하게 보이는 현상은 이런 신생혈관으로부터 대량의 출혈이 발생하였을 때 생기는 일이기도 합니다.
신생혈관이 자라기 시작하고 망막 앞부분의 유리체강에 출혈이 발생하며, 견인성 망막박리 (tractional retinal detachment)가 생기는 단계가 되면 이를 증식성 당뇨망막병증(proliferative diabetic retinopathy)이라 하며, 이전 단계인 비증식성 당뇨망막병증에 비해 치료결과 및 예후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hp.go.kr%2Fdatafile%2F2%2Feye.jpg)
2. 당뇨망막병증의 진단 및 치료
당뇨망막병증의 진단을 위해서는 일반적인 세극등 검사와 안압검사는 물론, 눈을 산동시킨 후 시행하는 정밀안저검사(망막검사), 초음파 검사, 황반부종 등 망막미세혈관의 상태를 보기 위해 조영제를 주입한 후 시행하는 형광안저촬영검사 등이 필수적입니다.
최근에는 중심시력에 관여하는 망막의 일부분인 황반부의 상태를 육안으로 판별하는 것보다 훨씬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는 검사로 OCT(Optical Coherence Tomography)검사가 유용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정밀안저검사나 형광안저촬영, OCT 검사를 시행하기 위해 눈을 산동시킬 경우, 산동 후 짧게는 수시간에서 길게는 수일까지 동공의 크기가 다시 원상태로 줄지 않아 근거리를 보기가 힘든 경우가 있고, 운전 등에 어려움을 줄 수도 있으며, 아주 드물지만 산동 자체로 인해 급성 녹내장이 발병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가 요구됩니다.
당뇨망막병증의 안과적인 치료 방법은 환자마다 조금씩 다를 경우가 많습니다만, 크게 레이저 치료(국소레이저 및 범망막광응고술)와 수술적 치료(유리체절제술 등)로 나눌 수가 있으며, 황반부종을 완화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유리체강내 약물을 주입하는 방법 역시 최근에 많이 이용되고 있습니다.
치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은, 내과적인 치료, 즉 엄격한 당조절과 더불어 주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당뇨망막병증의 발생과 진행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입니다. 이미 증식성 당뇨망막병증의 단계까지 진행되도록 내과적 당조절 및 안과 치료를 소홀히 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까지 시행한 후에도 시력 예후가 안 좋은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치료가 완료된 후에도 재발 할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안과 검진을 시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3. 당뇨환자의 올바른 안과 검진 시기
우리나라의 경우 서구에 비해 주로 중년 이후에 발병하는 인슐린 비의존형 당뇨병 환자가 대부분을 차지하며, 이러한 경우 진단이 늦어진 경우가 많고 당뇨망막병증이 이미 시작되었다고 하더라도 자각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당뇨병 진단 즉시 안과검진을 받도록 해야 합니다. 반면에 30세 이전의 젊은 연령에 발병하는 인슐린 의존형 당뇨병의 경우에는 진단 후 5년 이내에 안과검진을 받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임신 시에는 당뇨병성 망막증의 진행이 아주 빠를 수 있으므로 3개월에 한번정도의 안과 검진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내과에서 당뇨병을 진단 받은 뒤 안과에서 망막검사를 시행한 후에는 망막에 당뇨병성 변화가 보이지 않는 경우에도 1-2년에 1회 정도의 정기검사가 필요하며, 당뇨망막병증의 소견이 보이는 경우에는 그 심한 정도에 따라서 1-2개월 또는 수개월 마다 지속적인 안과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내과적인 당조절도 엄격히 병행해야 함은 물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