넬슨 만델라, 숭고한 정신이 남긴 자유와 평화의 유언
‘이 시대 마지막 성인’, ‘도덕적 용기의 화신’, ‘인간 승리의 상징’, 모두 2013년 겨울, 평화에 잠든 넬슨 만델라를 지칭하는 수식어들이다. 이 대단한 수식어의 주인공이자, 인류의 큰 스승이었던 그가 생전에 남겼던 방대한 발언들을 집대성해 2000여 어록으로 정리, 한 권의 책에 담았다.
한 때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는 만델라의 말 인용 자체가 불법이었던 시기가 있었다. 그러나 이런 굴레를 벗어나 세계인들에게 두루 회자되었던 그의 말은 실제 발언과 다르게 인용되는 사례가 적지 않았고, 넬슨 만델라 메모리 센터에는 말의 진위를 확인해 달라는 요구가 빗발쳤다. 이곳의 편집자들은 만델라의 개인문서와 연설문, 편지, 음성기록 등 다양한 형태로 기록됐던 그의 어록을 조사하고 진위를 가리는 작업을 통해 2000여 개로 집대성, 출간하기에 이른다. 이른바 만델라 사전인 셈이다. 알파벳 순서에 따라 317개의 주제어로 그의 삶을 재조명하며 주제 내의 어록은 연대순으로 나열하여 발전되는 그의 사상세계와 변치 않는 신념을 엿볼 수 있다. 인권 평등과 민주주의를 한 인간의 삶 전체에서 실현함으로써 인류의 품격을 높여준 넬슨 만델라. 이 책은 그가 후세에 남기는 정신적 유산이며, 우리가 간직하고 행해야하는 가치관이다.
위대한 정신, 넬슨 만델라 최초의 공인 어록!
63년간의 연설문, 편지, 인터뷰 등 방대한 발언들을 집대성하여
투쟁과 삶의 지혜, 철학 등 만델라 사상의 정수를 담은 2,000여 어록
"삶에서 중요한 것은
우리가 살았다는 단순한 사실이 아니다.
다른 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가
우리 삶의 의미를 결정할 것이다."
인류의 품격을 높인 넬슨 만델라,
그 숭고한 정신이 남긴 자유와 평화의 유언!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그러나 가장 많이 ‘잘못’ 인용되는 ‘만델라 명언들’의 진위를 가려 가장 정확하고 완전하게 수록한, 넬슨 만델라 생애 최초이자 유일의 공인 어록집이 [넬슨 만델라 어록(Nelson Mandela By Himself)]으로 탄생했다. 정치범으로 27년 4개월의 수감 생활을 한 뒤 남아프리카공화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되고, 은퇴 후 세계 평화를 위한 행보를 계속하기까지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면서 ‘말’로 남긴 신념과 원칙의 자취가 [넬슨 만델라 어록]에 아로새겨져 있다. 이 책은 만델라 생애의 총결산이자, 20세기 세계사의 모순적 국면을 향해 언행일치로 민주적 가치관을 피력한 넬슨 만델라의 사상 세계를 탐구할 수 있는 지도이며 나침반이다.
남아프리카 최초의 흑인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자, 한평생 아프리카인을 위한 자유와 민주주의의 투쟁에 헌신한 넬슨 만델라. 악명 높은 아파르트헤이트(백인 정부의 인종 격리 정책)의 종식을 이끌어낸 주역이면서도 백인을 용서하고 화합하는 정신을 보여준 만델라는 살아생전 "이 시대의 마지막 성인", "도덕적 용기의 화신"으로 추앙받으면서 그의 공식 석상 발언은 물론, 인터뷰와 개인 문서에 포함된 내용까지도 전 세계적으로 회자되었다. 넬슨 만델라의 진실한 한마디에는 ‘행동하는 양심’으로 세계의 민중을 위해 온 생애를 바친 숭고한 정신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만델라의 주옥같은 어록은 인간 승리의 상징으로서 그 깊은 울림이 전 세계인을 감동시킨다. 하지만 불과 몇십 년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백인 정부 당시만 해도 만델라의 말은 인용 자체가 불법이었다. 만델라의 말이 자유를 찾은 것은 초장기 구금에서 석방된 1990년 2월 11일이다. 그는 로벤 섬의 감옥을 나오면서 "모두를 위한 평화와 민주주의, 자유의 이름으로 여러분 모두에게 인사드린다. 나는 선각자가 아니라 국민 여러분의 보잘것없는 종으로서 여기 여러분 앞에 섰다."라는 말로 다시 세계인과 만났다. 이후 만델라의 말은 민주주의를 희구하며 차별에 항거하는 메시지로 사람들의 가슴을 울렸다.
하지만 만델라의 말이 ‘불법’이라는 굴레는 벗고 자유롭게 회자되는 과정에서는 실제 발언과 다르게 인용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요하네스버그에 있는 넬슨 만델라 메모리 센터(The Nelson Mandela Centre of Memory)에는 전 세계로부터 만델라 말의 진위를 확인해달라는 요청이 쇄도했다. 이에 넬슨 만델라 메모리 센터는 잘못된 인용을 바로잡는 한편 만델라의 일대기를 어록으로 정리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그 결과 [넬슨 만델라 어록]이 탄생했다. 넬슨 만델라 메모리 센터의 편집자들은 만델라의 개인 문서와 연설문, 편지, 음성기록 등 지난 63년간의 방대한 자료를 조사하여 진위를 가린 뒤, 만델라의 사상 세계를 어록 2,000여 개로 집대성했다. 투쟁과 삶의 지혜, 철학 등 만델라 사상의 정수를 담은 일종의 ‘만델라 사전’을 편찬한 셈이다. 이 책은 알파벳 순서에 따라 ‘책임(Accountability)’에서 ‘시오니즘(Zionism)’에 이르기까지 317개의 주제어로 만델라의 삶을 재조명했다. 또한 각 주제 내 어록을 연대순으로 정리하여 그의 신조가 어떻게 발전했는지, 또는 끝까지 변하지 않았는지를 엿볼 수 있게 했다.
[넬슨 만델라 어록]은 인간의 평등과 민주주의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실현함으로써 인류의 품격을 높여준 넬슨 만델라가 후세에 남긴 ‘정신적 유산’이다. 만델라의 타계, 그리고 이후 ‘상징성의 부재’를 딛고 우리가 궁극적으로 되새기며 실천해야 할 가치관을 심어주는 ‘배움의 전당’이다.
인권탄압에 항거한 투사에서 세계 평화에 헌신한 성자로
20세기를 관통하며 전 인류를 일깨운 만델라의 목소리
2013년 12월 5일, ‘금세기 정의로운 巨人이자 전 세계인을 감화시킨 소박한 사람’ 넬슨 만델라가 타계했다. 꺼져가는 생명을 부여잡고 홀로 병마와 치열하게 싸우다 영면에 든 만델라의 죽음에 대한 생각은 주제어 ‘죽음’ 편에서 엿볼 수 있다.
인류 역사상 초장기였던 구금 생활을 견뎌낸 만델라의 인생에서 ‘교도소’이라는 주제는 압도적이다. 이 책에서 주제어 ‘교도소’ 편은 26개의 소주제로 세분화되어 있다. 만델라 명언의 발원지가 곧 교도소였던 셈이다. 만델라는 둘째 부인 위니에게 보낸 편지에서 "감옥은 자신을 알고 깨우치기에, 자신의 마음과 감정의 흐름을 냉철하게 규칙적으로 살펴보기에 이상적인 곳이오.(당시 크루언스타트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던 위니 만델라에게 쓴 편지에서, 1975년)"라고 적었다. 교도소는 큰 고통을 주었지만, 만델라는 그런 시련을 통해 더욱 강해졌고, 관용과 화해로 적들까지 끌어안을 수 있는 巨人이 될 수 있었다.
앙드레 말로가 "이 세상에서 보기 드문 성숙한 인간"이라고 불렀던 만델라는 도덕적 원칙과 용기로 시대의 요구에 부응한 사람이었다. 그가 평생 화두로 삼은 자유, 민주주의, 평등, 평화의 주제어를 통해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실현하고자 노력한 그의 성과를 볼 수 있다.
한편 만델라가 가족들에게 보낸 편지에는 그리움과 탄식이 절절히 묻어났고, 몇몇 대담과 연설을 통해 진솔하게 밝힌 이야기 중에는 영웅과 투사로 살아가는 삶의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의 인생 역정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위인의 이미지에 가려진 보통의 존재가 내뱉는 깊은 고뇌의 숨결을 느낄 수 있고, 인간적 풍모를 엿볼 수 있다.
임기를 마치고 1999년 대통령의 지위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만델라는 에이즈, 아동 인권, 아프리카 기아 등 전 지구적인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열정적으로 활동해왔다. 이미 신화적 인물의 반열에 올라선 그의 말들에는 세상사 이치가 그대로 녹아있고, 인생 길목에 새겨야 할 등불 같은 경구들이 가득하다. 삶의 철학이 담긴 만델라의 진실한 말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와 인간에 대한 인식의 지평을 넓혀주기에 충분하다.
만델라가 전 세계인으로부터 전폭적인 존경과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는, 아무리 고통스러운 시련 속에서도 인간에 대한 신뢰와 사랑을 결코 잊지 않았던 그를 통해 우리 자신에 대한 희망을 발견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일 것이다. 그를 향해 쏟아지는 숭배는 정의와 존엄성에 대한 갈망을 보여준다. 넬슨 만델라가 남긴 위대한 어록은 우리의 인간성을 일깨워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용기와 희망을 선사한다. 자유와 평화, 인간의 존엄성을 향한 만델라의 숭고한 정신은 그의 사후에도 인류가 기릴 무형의 유산이 될 것이다. 죽음은 피할 수 없다. 한 사람이 태어나서 자신이 속한 국민과 국가를 위해 해야 할 의무라고 생각하는 것을 다 마쳤다면 그는 평안한 안식을 취할 수 있다. 나는 그러한 노력을 했다고 믿고, 그래서 영원히 잠들 수 있을 것이다.
(/ '다큐멘터리 [만델라]에서, 1996년' 중에서)
"세상에서 해야 할 의무를 다한 남자 여기 잠들다."는 말을 듣고 싶다. 그뿐이다.
(/ 'MSNBC 다큐멘터리 [저명인사들과 전설들 : 넬슨 만델라]에서, 2006년' 중에서)
감옥에 갇혀 있을 때 심히 걱정스러웠던 문제는 내가 나도 모르게 바깥세상에 허상을 투사하여 내가 성인으로 여겨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성인은 계속 노력하는 죄인이라는 세속적인 정의를 적용한다 해도 나는 절대 성인이 아니다.
(/ '미출간 자서전 속편에서, 1998년경' 중에서)
나는 말을 가볍게 하지 않는다. 교도소에서 보낸 27년 동안 고독의 침묵 덕분에 말이 얼마나 소중한지, 사람들의 생사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게 되었다.의 옥살이가 도움이 된 게 있다면 고독의 정적을 통해 말의 소중함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진실한 말이야말로 사람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 '제13차 국제 에이즈 회의 폐막식 연설에서, 2000년 7월 14일' 중에서)
아무리 뿌리 깊은 갈등이라도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세계의 희망을 되찾아준 나라를 섬기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었다.
(/ '타보 음베키 대통령이 열어준 송별회에서, 1999년 6월 16일' 중에서)
우리는 빵 없는 자유도 원치 않고 자유 없는 빵도 원치 않는다. 우리는 민주 사회와 결부된 모든 기본권과 자유를 제공해야 한다.
(/ '쑤저우 대학에서 법학 박사학위를 받으며, 1993년 8월 1일' 중에서)
한 사회의 일반 대중이 기본적으로 바라는 것 네 가지가 있다면, 안전한 환경에서 사는 것, 일해서 자기 힘으로 사는 것, 좋은 공공 의료 서비스를 받는 것, 자녀들에게 괜찮은 교육의 기회를 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우리 사회는 그 네 가지 영역 모두에서 고전하고 있기는 하지만, 모든 이들이 개인적으로 헌신하면 발전을 방해하는 장애물들을 극복할 수 있으리라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 '오프라 윈프리 리더십 아카데미 개원식에서, 2007년 1월 2일' 중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기회를 찾아주기 위해 싸우면서 정작 내 가족은 내팽겨쳐 두는 것이 과연 정당화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종종 들었다.
(/ '미출간 자서전 원고에서, 1975년' 중에서)
참 힘들지, 이런 삶은.
(/ '사람들이 알아보는 것에 관하여 아메드 카트라다와 나눈 대화에서, 1993-1994년경' 중에서)
결정을 내리는 과정은 간단하지 않았다. 뭘 해야 할지 알 수 없어 한동안은 방관하며 머뭇거렸다. 내가 한 일의 완전한 의미를 발걸음을 떼기 전이 아니라 후에 깨달은 적도 많다.
(/ '미출간 자서전 원고에서, 1975년' 중에서)
삶에서 중요한 것은 우리가 살았다는 단순한 사실이 아니다. 다른 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가 우리 삶의 의미를 결정할 것이다.
(/ '월터 시술루의 아흔 번째 생일을 축하하며, 2002년 5월 18일' 중에서)
아이들을 어떻게 대하느냐를 보면 그 사회의 영혼을 명확히 알 수 있다.
(/ '넬슨 만델라 아동 기금 출범식에서, 1995년 5월 8일' 중에서)
나는 여러분 모두를 사랑한다.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을 내 호주머니에 넣어 내 사랑을 보여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여러분 각자가 자기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 모두를 지켜야 한다.
(/ '세계 에이즈의 날에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젊은이들에게 전한 메시지에서, 2000년 12월 1일' 중에서)
아흔 살 먹은 노인이 이 자리를 빌려 부탁받지도 않은 조언을 하나 하자면, 나이에 상관없이 여러분 모두가 인간의 유대, 타인에 대한 관심을 기본적인 인생관으로 삼았으면 좋겠다.
(/ '제6차 넬슨 만델라 연례 강연에서, 2008년 7월 12일' 중에서)
넬슨 만델라(Nelson Rolihlahla Mandela) [저]
넬슨 롤리흘라흘라 만델라(Nelson Rolihlahla Mandela, 1918.07.18~2013.12.05)는 1918년 7월 18일에 남아프리카 트란스케이에서 태어났다. 1944년 아프리카 민족회의(ANC)에 들어가고 1962년 8월 체포될 때까지 오랫동안 집권당인 국민당의 아파르트헤이트 정책에 저항하는 운동에 매진했다. 27년 넘게 감옥에 갇혀 있었고, 그동안 반아파르트헤이트 운동을 상징하는 강력한 인물로서 그 명성이 점점 높아졌다. 1990년 2월 출소했으며, 1993년에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고, 1994년에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민주적으로 선출된 첫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이후 발표한 자서전 [자유를 향한 머나먼 길(Long Walk to Freedom, 1994)]은 전 세계에서 600만 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만델라 최후의 자서전 [나 자신과의 대화(Conversations with Myself, 2011)] 역시 국제 출판계의 일대 사건으로 관심을 모았다. 자와할랄 네루 상, 유네스코 시몬 볼리바르 국제상 등 지금까지 1,115회 이상 각종 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UN 총회는 만델라의 생일인 7월 18일을 ‘세계 넬슨 만델라의 날’로 선포하고 그가 세계의 자유에 기여한 공을 치하했다.
2013년 12월 5일 향년 95세에 타계했다.
그가 쓴 책으로 [험난한 자유의 길(No Easy Walk to Freedom)], [나는 죽을 각오가 되어 있다(I am Prepared to Die)] 등이 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과를 졸업했고, 출판사 편집장을 역임하는 등 출판계에서 오랫동안 일했다.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며, 영미권의 뜻깊은 인문·사회·과학·예술 도서들을 우리말로 옮기는 데 매진하고 있다.
그동안 옮긴 책으로 [나 자신과의 대화], [건축은 왜 중요한가], [지구 위의 모든 역사], [제국의 탄생], [스탈린], [새 인문학 사전], [용병], [세상에서 가장 놀라운 생물들], [산파 일기], [내 영혼의 달콤한 자유], [나 자신과의 대화: 넬슨 만델라 최후의 자서전]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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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슨 롤리랄라 만델라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그리고 또 가장 많이 잘못 인용되는 인물 가운데 한 명이다"(5).
넬슨 만델라가 남긴 명언 중에 내가 알고 있는 가장 유명한 말은 "가장 위대한 무기는 평화입니다"라는 말입니다. <넬슨 만델라 어록>에서 이 말을 만나볼 수 있을까 기대하였는데, 원래의 말(?)은 조금 다르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1998년의 연설에서는 "평화는 모든 국민을 성장시킬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다"(401)라고 했고, 동지들과 나눈 대화에서는 "적이 절대로 격퇴할 수 없는 우리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바로 평화라네"(402)라고 말했습니다.
이 책의 편집자는 서문에서 넬슨 만델라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그리고 또 가장 많이 잘못 인용되는 인물 가운데 한 명"이라고 밝힙니다. 지금도 "넬슨 만델라 재단 메모리 센터에는 넬슨 만델라 인용문의 진위를 확인해 달라는 문의가 수천 건이나 들어오고 있다"고 전합니다. 편집자는 "이 책을 내는 우리의 목적은 첫째, 정확하고 폭넓은 자료를 일반 대중에게 제공하고 둘째, 상당히 다양한 영역에 걸친 만델라의 말들을 한데 모아 기록하는 것이었다. 그 결과물로 60년이 넘는 세월 동안의 발언들을 모은 어록이 탄생했다"(8)고 소개합니다. 이 책에는 넬슨 만델라의 2,000여 개의 발언이 수록되어 있으니, 그의 말을 인용하고 싶을 때 사용할 수 있는 백과사전 역할은 물론, 인용문의 진위를 가릴 수 있는 바이블 역할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정제된 문장 안에 담긴 세계적인 지도자의 사상과 투쟁과 의지와 고뇌와 신념을 읽을 수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고 싶습니다. 넬슨 만델라, 그는 말을 잘 하는 사람이기도 했지만 말을 신중하게 하는 사람이기도 했고, 무엇보다 그의 말 속에 담긴 정신이 인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그의 어록을 읽는 의미가 크다 하겠습니다.
"말을 내뱉었으면 그 말의 진짜 의미를 실제 행동으로 증명해 보여야 한다"(587).
사람들이 내뱉는 말에는 그 사람의 성격과 성품과 인격이 배여 있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말로 교묘하게 사람들을 속이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말만 번지르르할 뿐 행동이 따라주는 않는 말쟁이들도 있습니다. 우리가 정치인들에게 그렇게 실망을 하는 이유 중 하나도 언제나 말뿐이고 자신의 말대로 사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지도자들이 쏟아내는 지켜지지 않는 약속들, 공허한 비전들이 국민의 마음에 미래에 상처를 입히고 있는데도, 그런 거짓된 행위들이 고쳐지지 않고 있습니다. 더 이상 그런 위선적인 행위를 용납하지 않는 문화가 정착되기를 간절히 바래봅니다. 우리에게는 말에 책임을 지는 지도자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넬슨 만델라가 존경스러운 가장 큰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는 "신중하게 말을 고르고, 진심을 이야기하며, 사람들이 그의 진의를 쉽게 파악하기를 바"(8-9)랬던 인물었습니다. "나는 말을 가볍게 하지 않는다. 교도소에서 보낸 27년 동안 고독의 침묵 덕분에 말이 얼마나 소중한지, 말이 사람들의 생사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게 되었다"(587).
진실한 말의 힘을 알고 있었던 넬슨 만델라는 적군들과의 대화(협상)에도 적극적이었습니다. "최선의 무기는 함께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382). 이러한 습관은 그의 "글쓰기" 철학에도 잘 나타나 있습니다. 그는 큰딸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이렇게 조언합니다. "일주일이나 한 달에 하루는 편지 쓰기에 할애해서 글 쓰는 습관을 잘 기르도록 하렴. 먼저 편지의 초안을 잡은 다음, 쭉 훑어보면서 실수를 확인하고 네 생각을 명확하고 조리 있게 표현하는 게 좋다"(591).
"때로는 한 세대에게 위대한 일을 성취해야 할 책임이 따르기도 한다. 여러분이 바로 그 위대한 세대일 수 있다. 여러분의 위대함을 활짝 꽃피워라"(273).
<넬슨 만델라 어록>은 위대하고 멋진 말만 수록하고 있지 않습니다. 넬슨 만델라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말들도 많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라도 즐거움을 잃지 않는 유머 감각"입니다. 그의 유머 감각은 세계적으로 유명한데, 세계적인 지도자다운 여유와 그가 가진 긍정의 힘이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참 유쾌한 성품을 지닌 사람이었다는 것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특히 44살에 감옥에 들어가 28년을 갇혀 있다 72세의 나이에 풀려난 인생의 골곡을 생각할 때, 더욱 그러합니다.
<외모>라는 주제어로 부류된 어록을 읽으며, 그가 옷을 잘 입는 지도자는 아니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데즈먼드] 투투 대주교와 나는 이 문제를 논의했다. 대주교가 내게 "------ 대통령 각하, 저는 각하가 옷차림만 빼면 모든 일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존경해 맞않는 대주교에게 이렇게 답했다. "음, 해결책이 없는 문제는 꺼내지 맙시다"(91-92). 그의 조카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만델라의 옷차림에 대해 "아주 망신스럽다. 대통령은 언제나 흰 셔츠에 넥타이를 맨 정장 차림에 모자를 써야 하는데, 우리 삼촌의 옷차림새는 보기 흉하다. 꼭 술주정뱅이 같다"(92)라고 답했을 정도입니다. 그렇다고 외모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교도소에 있을 때 쓴 편지를 보면, "체중이 급격히 늘어 점심식사와 오후 간식을 끊없었습니다"(91)라고 고백합니다. <넬슨 만델라 어록> 편집자들의 유머 감각도 만델라 못지 않은 듯합니다.
<넬슨 만델라 어록>는 공인으로서 그가 했던 말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고백도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의 자서전 <나 자신과의 대화>를 읽을 때도 그랬지만, 대의를 위해 개인사를 희생할 수밖에 없었던 그의 고뇌를 마주할 때마다 마음이 아팠습니다. '가족에게 헌신하는 것에 대한 논란이, 반박이 있는데, 가족과 함께 지내면서 하루 일과를 마치고 나면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어울리고 싶은 마음, 그것을 포기하는 건 아주 고통스럽더군. 마음이 아팠어"(233)
이 밖에도 "농사는 쉬운 일이 아니야"(233)와 같이 이것도 기억할 만한 명언인가 의구심을 갖게 되는 말들도 있지만, "에이즈는 이제 그냥 병이 아니다. 그것은 인권 문제이다"(77)라거나 "기초 의료 시설 같은 사회 기반 시설이 부족하면 평화가 있을 수 없다. 대다수의 의사와 의료 시설이 소수의 국민만 접근할 수 있는 지역에 집중되어 있으면, 평화가 있을 수 없다"(400)와 같이 그의 말들은 곱씹을수록 우리에게 던져주는 묵직한 문제의식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의 희망은 현실이 될 것이다"(295).
1999년 2월 5일에 한 이 말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넬슨 만델라 어록>에는 평생 아프리카 사람들의 투쟁에 헌신했고, 백인의 지배와 흑인의 지배에 맞서 싸웠고, 이상을 품었고, 그 이상을 실현하고 싶었으며, 필요하다면 죽을 준비도 되어 있었던 한 사람의 위대한 꿈이 담겨 있습니다. 위대한 꿈을 좋아헀던 그처럼 저도 위대한 꿈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그 어떤 위대한 꿈보다 넬슨 만델라가 꾸었던 위대한 꿈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 넬슨 만델라 어록>은 그가 품었던 이상이 무엇이었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줍니다. 무엇보다 그가 신중하게 말을 하고 진심으로 말을 하는 사람이었다는 것이 한마디, 한마디에 감동을 더합니다. 말한 대로 살고, 말에 책임을 질줄 알았고, 자신의 신념과 꿈을 말에 담을 줄 알았던 지도자가 이제는 우리 곁을 떠났다는 것이 더 없이 아쉽습니다. 그러나 그가 남겨진 유산을 가슴에 품고 그의 길을 따르는 지도자가 세계 곳곳에서 많이 일어나기를 기도해봅니다. 넬슨 만델라, 그의 진실했던 일생에 경의를 표합니다. "시간을 되돌린다 해도 나는 똑같이 할 것이다. 자신을 인간이라 부를 용기가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럴 것이다"(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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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델라가 27년여의 기나긴 세월 동안 영어의 몸이 되어 모진 수난을 겪었다는 사실은 우리 누구나 잘 압니다. 바로 비교의 대상으로 삼기엔 무리지만, 아야툴라 호메이니도 고국 이란에서 추방되었던 시절, 육성을 녹음한 테이프가 국내에 유통되면서 이슬람 혁명의 촉매제가 된 역사도 있죠. 자유를 박탈당한 혁명가의 영혼은, 그를 추종하는 대중과 직접 대면할 수 없기에, "말"과 "글"로 간접소통할 수밖에 없습니다. 서신, 육성 녹음, 녹취록 등이 그 매개체가 되는데요. 한편 유통 과정(circulation)에서의 본의 아닌 왜곡 때문에 위인의 말은 당초의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와전되기도 합니다. 일 이 년도 아닌 27년 동안이나 간접적인 수단으로만 대중과 소통해야 했던 그였기에, 남긴 말은 무척 많지만 과연 그 중 어떤 것이 진짜 그의 육성인지는 그간 논란의 대상이었습니다.
이 책은 만델라가 서신, 메모, 일기 등을 통해 남긴 다양한 소스의 기록에서 뽑은 명언, 잠언들을, 권위 있는 전문가의 손을 거쳐 한 권으로 묶은 것입니다. 이런 책이 나올 수 있었던 배경에는, 만델라 자신이, 기록광이라고 불릴 만큼 정리 수집벽을 지니고 있었던 덕이 크고, 다음으로 그는 단순한 정치인이 아닌, 깊고도 폭이 넓은 도덕철학의 담지자이기도 했던 까닭에, 참으로 다양한 주제를 놓고 심오한 통찰이 배어나는 잠언을 많이 남겼다는 사실이 자리합니다. 이 책은 실제로, 키워드별로 편집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상황별로 적합한 말을 참조할 수 있게 키워드 편집을 해 놓은 소스라면, 성경 정도는 되어야 그를 두고 이차 편집이 가능합니다. 단일 위인의 어록이 단순한 시대순이 아닌 주제어별 재분류가 가능하다는 건 실로 어려운 일입니다. 만델라라는 인물의 크기와 비중을 반증하는 저작이 아닐 수 없네요.
이 책은 키워드의 선정도 진부하지 않고, (좀 무엄한 표현이 될지는 모르겠으나) 대단히 재기발랄합니다. 그 중에는, "남탓"이라는 키워드도 있습니다. 위 사진을 보시면, 그가 왜 흑인들이나 특정 부족의 대변자를 넘어, 보편적 인류의 대의의 챔피언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아파르트헤이트 같은 악종의 정책에 대해, 모든 실패와 부작용을 전가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매번 손쉬운 핑곗거리를 찾고, 자신을 향한 성찰을 게을리한다면, 그 또한 용납받지 못할 불성실, 직무유기임을 그는 분명히 지적합니다.
같은 페이지에는 그가 초등학교에서 행한 연설의 한 토막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학교는 그의 모교이기도 한데, 그는 여타의 위인들처럼 대단히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가 어떤 심리적 배경에서 이런 말을 했는지 정확히 이해하려면, 자매서인 <나 자신과의 대화>를 다시 읽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 책의 p34에 보면, 우리가 알던 기존 자서전 <자유를 향한 머나먼 길>에 채 실리지 않았던 원고의 부분들이 있습니다. 이 대목들이 왜 삭제되었는지, 혹은 미발표되었는지 우리는 알 수 없지만, 그 내용은 대단히 흥미롭습니다. 주로 어린 시절의 추억을 회고하는 내용인데, 자연과 대지를 벗삼아 또래 친구들("식객"이라는 독특한 용어를 쓰고 있습니다. 그는 족장의 핏줄이었으므로 이런 군식구를 집에 두는 일도 가능했을 테죠)과 마음껏 뛰어 놀며, 세상에 대한 이치와, 보다 근본적인 지식을 깨치던 시간들을 몹시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제도권의 학교 교육이란, 나라는 작은 단위를 넘어 보다 큰 차원의 자아를 형성하는 부족, 공동체의 아이덴티티, 영혼을 심어 주는 데에는 "실패"하고 있다는 게 그의 결론입니다. 한국의 당국자들도 이 조언을 가슴 깊이 새길 필요가 있습니다.
만델라는 또한 그 책의 p76에서, 자신을 포함한 사회 운동가들의 태도에 대한 겸허한 반성을 하고 있습니다. 부인 위니 만델라에게 보낸 서신 중에서, 그는 셰익스피어의 유명한 작품 < As You Like It >의 한 구절을 인용하면서, "역경"은 비록 마주 대하기에는 고통스럽고 마뜩찮지만, 그 역경이 인간에게 안기는 과실은 매우 이로운 것임을 역설합니다. 감옥에서 그는 자신의 지난 역정을 돌이켜 보며, 책을 읽고 채 소화되지도 않은 채 머리 안을 떠다니는 섣부른 지식이라는 짐을 덜어내기 위해, 대중 앞에서 자못 열띤 어조로 강론하지만, 그것은 청중의 감동을 유발하기 위한 수단일 뿐, 자신은 전혀 진정한 이해에 도달해 있지 못했음을 솔직히 고백하는군요. 참 겸손한 모습입니다.
흑인뿐만 아니라 상당수의 백인들까지 비난의 대상으로 삼는 아파르트헤이트야말로, 우리 국민들을 향한 가장 큰 폭력의 근원입니다. (p86)
이 말은 남아공 대통령 보타에게 쓴 편지의 일부분입니다. 각주에 보면 이 보타 대통령은, 남아공 역사상 집행권을 가졌던 최초의 대통령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보타 대통령은 만델라의 오랜 정적이었습니다. 마치 김대중과 박정희의 관계와도 유사했다고나 할까요. 최초의 집행권이라는 말은, 남아공 헌정은 헌법상 총리에게 집행의 실무를 맡기는 구조인데, 이 권한까지 대통령에게 부여한 헌법 개정 이후 처음으로 대통령이 된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외교, 군사는 물론 내치와 경찰력까지 한 손에 쥐게 된 대통령은 사실상 그가 유일했습니다. 만델라는 571페이지의 복수, 허세라는 키워드에 나오듯, 그에게 신체적, 정신적으로 가장 잔혹한 위해를 가한 적수도 용서했습니다.
그는 참 문학적 소양도 풍부한 인물입니다. 186페이지의 "민주주의" 키워드에 보면, 아일랜드 시인 셰이머스 히니의 시를 인용한 대목이 있습니다. 역사와 희망은 대체로 불일치를 이루지만, 때로는 간절한 열망과 정의가 만나 드문 일치를 이룰 때도 있다는 거죠. 명언을 남기려면 거짓 없는 영혼의 진지한 사색과 수련 외에, 풍부한 독서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기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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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슨 롤리랄라 만델라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그리고 또 가장 많이 잘못 인용되는 인물 가운데 한 명이다. 그가 성인이 된 후 아주 오랫동안 그의 말을 인용할 수 없었던 현실을 생각하면 아이러니한 일이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만델라의 말을 인용했다가는 전과 기록을 남기고 징역형까지 살 수 있었다. 아라파트헤이트 정권 아래에서는 금지령을 받거나 교도소에 수감된 사람들의 말을 인용할 수 없었는데 만델라는 1952년 12월부터 줄곧 금지령에 묶여 있었고, 1962년 8월 5일부터 1990년 2월 11일까지는 옥중에 있었다.( '서문'에서)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말을 남긴다. 한 사람이 남긴 말은 역사가 되어 두고두고 그를 바라보게 하는 초상이 된다. 우리가 그 남긴 말을 읽으려 하는 건 아마도 두 가지 이유가 있을 것 같다. 하나는 그 말의 주인을 더 깊이 알고 싶어서고 다른 하나는 귀감이 될만한 삶을 산 그의 말을 통하여 그와 비슷한 삶을 살고자 하는 자신의 의지를 다잡기 위함이다. 우리는 알고 본받기 위하여 어록이라는 것을 읽는다. 때로는 위안을, 때로는 깨달음을 구하기 위하여 그의 말을 읽고 새긴다. 내게 넬슨 만델라의 어록을 읽는다는 건 그런 의미였다.
차디 찬 겨울. 오늘의 세상은 그보다 더 혹독하다. 권력의 칼날은 날로 더 편협하게 날카로워지고 그 칼날과 달콤한 돈 맛 아래에서 신념과 양심을 버리고 이리저리 권력과 돈을 따라 부나비처럼 옮겨다니는 자들과 타산에 눈이 먼 그들이 지켜야 할 신념을 저버리는 바람에 제대로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자들, 우리가 꼭 보고 들어야 할 약한 자들의 목소리는 오늘도 쉽게 망각의 그늘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넬슨 만델라가 감옥에 있고 그의 말을 인용만해도 징역살이를 각오해야 했던 당시의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지금의 한국이 과연 얼마나 다를까? 요즘 고 노무현 대통령의 생애를 영화로 만든 '변호인'이 선풍적인 인기다. 19일날 개봉했는데 벌써 700만이 넘어섰고 곧 800만도 넘을 것이라 한다. 이 영화가 처음 기자 시사회를 가졌을 때 한국 영화에 커다란 애정을 가지고 있어서 더욱 유명한 평론가 달시 파켓에 따르면 이런 일이 있었다고 한다. 분명 거기 있던 기자들 모두 누구를 모델로 했는지 다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름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이가 하나도 없었다고 한다. 다들 애써 그 이름만은 꺼내기를 금기시하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예전 홍길동은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슬픔을 자신이 왜 집을 떠나야 되는지에 대한 이유로 들었다. 지금 우리는 고 노무현 대통령을 노무현 대통령이라 공개적으로 말하지 못한다. 그 때의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넬슨 만델라를 함부로 거론하지 못했듯이.
새해에 한겨레 신문에서 지금은 효암학원 이사장으로 있는 채현국 선생의 인터뷰를 읽었다. 살아오신 생애가 참 본받을만하신 분이었기에 더욱 감명 깊게 읽었던 인터뷰였다. 그분이 말하길 직업에는 '장의사적인 직업'과 '산파적인 직업'이 있다고 한다. 장의사적인 직업이란 판사, 검사, 변호사들이 범죄가 있어야 먹고 살듯이 남의 불행이 있어야 먹고 살 수 있는 직업이다. 그 분이 말하길 그 장의사적인 직업 중 가장 질낮은 것이 바로 정치인이라고 한다. 갈등이 있어야 먹고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념이고 뭐고 중요하지 않다. 남의 사이가 나빠져야만 말빨 서고 화목하면 못 견디는... 나는 그걸 장의사적인 직업이라고 부른다." 그는 그렇게 말했다. 정치는 어디까지나 권력을 얻으려는 몸부림이다. 결국 권력이란 것도 알고 보면 불화와 갈등이 있어야 먹고 살 수 있는 생물이다. 그래서 꾸준히 적을 만들고, 거기에 대한 배척과 증오부터 가르치는 것이다. 그들에게 산파적인 직업은 위험하다. 산파적인 직업이란 적은 것에 만족하고 자기 것을 더 가지기 보단 먼저 이웃과 화목하게 살려는 것을 이른다. 그래서 장의사적인 직업인들은 사랑을 낳고 평화를 낳고 생명을 낳는 모든 산파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을 싫어한다. 되도록이면 사람들의 기억에서 지우고 보이지 않는 곳으로 치워버리려 한다. 넬슨 만델라는 그래서 감옥에 영영 유폐되었고 고 노무현 대통령의 이름엔 재갈이 물렸을 것이다.
하지만 역사는 결국 옳은 방향으로 흐른다. 그래서 자주 물길에 비유되는지도 모른다. 비가 내릴 때 운동장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아무리 흙으로 그 길이 막혀 있더라도 물은 결국 자기가 흐를 곳을 찾아내어 넘어서든 둘러서든 자기가 가야 할 곳으로 가고 만다. 역사도 분명 그렇다. 라캉이 말했던 보낸 편지는 반드시 받아야 할 자에게로 돌아오는 법이다. 그렇게 한 때 금지되었던 넬슨 만델라의 말들은 우리들에게 돌아왔다. 이 어록은 결국 역사는 언제나 옳은 곳으로 흐르게 된다는 것의 산 증거이기도 하다. 영화 '변호인'을 보면 인상 깊은 대사가 하나 있다. '달걀로 바위 치는 격이다'라고 말하지만 달걀은 산 것이고 바위는 죽은 것이니 바위는 깨어지고 작아질 뿐이지만 산 달걀은 결국 생명이 되어 그것을 넘는다라는 것이다. 넬슨 만델라의 어록이 바로 산 병아리이고 또한 영화 '변호인'이 그러한 병아리일 것이다.
내게 넬슨 만델라의 어록을 읽는다는 것은 그런 의미였다. 이건 희망이었고 예언이었다. 이 혹독한 암흑 속에서도 누군가는 계속 옳은 시대의 방향을 알려주는 북소리를 둥둥 울리고 있으며 결국 시대는, 역사는 그 자리로 찾아가게 되리라는 계시였다. 눈 돌리지 말아야 할 것엔 눈 돌리지 않는 것이다. 포기하지 말아야 할 것은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그렇게 단순하게 믿고 살아가련다. 물은 계속 낮은 곳으로 흐르지만 결국 거대한 바다를 만들어내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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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이 마무리되던 12월 넬슨 롤리흘라흘라 만델라의 타계소식은 길을 잃고 표류하는 이 세상에 등대가 되어줄 또 하나의 인물이 사라졌다는 느낌을 갖게 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차별을 철폐하기 위해 노력한 흑인 인권운동가라는 평가를 받곤 하지만 나에게 만델라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람들의 인권을 지키고자 했고, 그들이 마땅히 갖어야 할 권리를 자유롭게 누리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인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내가 물러나면 사람들에게 잊히겠지만, 그것이 오히려 즐거우리라.”라는 바람과 다르게 그의 별세소식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넬슨 만델라는 남아공을 자유와 평화의 유산으로 남긴 지도자다. 그는 이제 우리 곁을 떠났으나 영원히 우리 기억 속에 남을 것"이라는 말로 애도를 표했다. 그리고 나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그러할 것이다. 어떻게 보면 “‘세상에서 해야 할 의무를 다한 남자 여기 잠들다.’라는 말을 듣고 싶다.” 라던 그의 말은 자신과 같은 길을 걸어야 하는 이가 더 이상 없기를 바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더 이상 인류의 역사가 자유와 평화를 위해 투쟁하는 기록보다는 그것을 누리는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로 가득 차기를 바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다.
이번에 읽게 된 <넬슨 만델라 어록>은 그의 삶의 여정과 참 닮은 책이기도 하다. 지금은 위대한 지도자로 존경 받는 그이지만 불과 몇 십 년 전까지만 해도 그의 말을 인용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실제 발언과 다르게 인용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의 말을 인용하고 싶어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요청에 이 책이 출판된 것이다. 수많은 자료를 바탕으로 2,000여 개의 어록을 317개의 주제어로 묶어놓았다. 그래서 그가 하나의 주제를 갖고 했던 말들이 더욱 깊이 있게 다가오기도 했다.
크게 성공한 사람은 허세를 부리기 쉽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성공적인 삶을 살다 보면, 이기적으로 굴어도 될 것 같고 자신의 특별한 성과를 사람들에게 떠벌려도 될 것 같은 때가 찾아오기 마련이지요
-파티마 미어에게 쓴 편지에서, 로벤섬, 1971년 3월 1일
내가 물러나면 사람들에게 잊히겠지만, 그것이 오히려 즐거우리라.
-퇴임을 앞두고 신문 방송 편집인들과 여론 주도자들에게 브리핑하며,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로토리아, 1999년 5월 10일
석방된 후 읽고 생각하고 조용히 반성할 기회가 너무 적어지니, 감옥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생길 정도였다.
-'은퇴에서의 은퇴'를 발표하며,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넬슨 만델라 재단, 2004년 6월 1일
모든 사람들을 위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일이 여러분의 손에 달려 있다. 만델라의 날은 휴일이 아니라 봉사하는 날이 될 것이다.
-넬슨 만델라 재단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2009년 6월 30일
영어로 말하면 아프리카너를 포함해 꽤 많은 사람이 알아듣지만, 아프리칸스어로 말하면 상대의 가슴에 바로 가 닿을 수 있지요.
-리처드 스텡글과 나눈 대화에서, 1992년 12월경
모든 아이들을 교육하는 것이 우리의 급선무 중 하나가 되어야 한다. 더 나은 삶을 구축하는데 교육이 그 무엇보다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아프리카에 학교를(Schools for Africa)' 캠페인에 전한 메시지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2008년 5월 15일
우리 인간은 본래 근면하고 절제력 있고 성공한 자와 어울리기 좋아하니까, 이런 자질들을 기르면 친구를 많이 얻을 수 있얼 거다.
-마카토 만델라에게 쓴 편지에서, 로벤 섬, 1969년 7월 28일
우리는 한 국민으로서 우리 아이들의 마음에 햇살이 깃들게 할 의무가 있다. 아이들은 우리의 소중한 자산이다. 행복한 삶이 줄 수 있는 것을 누릴 자격이 있다.
-치명적인 병에 걸린 아이들을 위해 열린 만델라의 생일 파티를 후원해 준 사람들을 위한 오찬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 1997년 7월 4일
앞으로 우리는 우리 처지를 남 탓으로 돌리거나 우리의 발전을 남이 책임져 주기를 바라지 않을 것이다. 우리 운명의 주인은 우리이다.
-20세기 아프리카의 100대 양서 선정 기념 연회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2002년 7월
[데즈먼드] 투투 대주교와 나는 이 문제를 논의했다. 대주교가 내게 "..... 대통령 각하, 저는 각하가 옷차림만 빼면 모든 일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존경해 마지않는 대주교에게 이렇게 답했다. "음, 해결책이 없는 문제는 꺼내지 맙시다."
-벳시 페르부르트 여사를 만난 뒤의 논평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 오라니아, 1995년 8월 15일
해방의 투사들이 어머니 아프리카의 머리에 자유라는 왕관을 씌우고자 했다면, 그 자녀들의 희망과 행복, 번영과 안락이 그 왕관을 장식하는 보석이 되기를.
-OAU(Organization of Africa Unity, 아프리카 통일 기구) 정상회담에서, 튀니지 튀니스, 1994년 6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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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슨 만델라의 어록을 가슴깊이 듣다!
일전에 알에이치코리아에서 나온 넬슨 만델라 자서전인 <나 자신과의 대화>를 읽었다. 그의 자서전이 그가 걸어왔던 길을 되짚어 보는 거라면, <넬슨 만델라 어록>은 두고두고 가슴 깊이 새겨할 문장들을 한데모아 볼 수 있는 책이다. 세계에서 가장 인용되지만, 가장 많이 잘못 인용되고 있는 '만델라 명언들'을 '제대로' 알기 위해 최초의 공인 어록을 펼쳐 들었다. 학교를 졸업하면서부터 누군가의 말씀을 경청하는 일이 줄어들었다. 스승이 없어진 것이다. 예전에는 그것이 굉장히 낯설었는데 요즘은 부모님, 선배, 친구들의 말에 비례하여 인터넷 세상에서의 말을 듣곤한다. 그럼에도 어딘가 모르게 마음이 허전하다. 간접적으로나마 책을 통해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서 올해에는 소설 보다는 인문, 철학 책을 읽으며 그들의 말에 귀기울여 보고 싶었다. < 나 자신과의 대화>를 읽으면서 그의 어록만 엮어 만든 그의 책을 읽어보니 그의 목소리의 울림이 더 크게 울린다.
책을 읽을 때 눈으로만 읽는데 <넬슨 만델라 어록>은 큰 소리로 또박또박 읽으며 그가 생전에 했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본다. 12월 마지막날 영화 <변호인>을 보았다. 영화를 보기 이전에 한 시시비비가 붙은 영화라 편견을 갖고 영화를 봤는데 보면서, 참 잘 봤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정 누군가를 지칭하는 영화라고 규정하기에는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들이 너무도 생생하게 들어와 뜨거운 마음만 품고 왔다. 정치에 대해서는 그 무엇도 지지 않는 쪽이지만 내가 몰랐던 현대사에 대해서는 너무도 충격이었다. 넬슨 만델라의 삶 역시도 그가 살았던 시대를 우리는 잘 모른다. 잘 모른다는 그 무지가 얼마나 무서운 건지,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그것들을 지키기 위해 그가 평생 이룩한 업적에 대해서는 우리가 잊지말고 읽고 또 읽으며 지켜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1951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만델라의 연설문들, 그가 투옥되기 전부터의 인터뷰 기록들, 1948년부터의 편지들, 그가 1962년에 아프리카와 영국을 여행했을 때 쓴것을 포함한 일기들과 더불어 그의 즉흥적인 발언들도 담겨져 있다고 한다. 책임, 업적, 적응력, 조언에서 부터 시오니즘까지 그가 했던 말을 주제에 따라 나누어 그의 어록을 묶은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그의 삶의 지혜와 사상의 정수를 약 2000개의 어록은 그야말로 보석같은 가르침이다. 2013년 12월 5일 인류의 스승이었던 넬슨 만델라는 타계했으며, 더이상 그의 주옥같은 말씀을 들을 수가 없기에 이 책은 그 어떤 책보다 만델라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책이다. 그가 써오고 읽어오고, 외쳤던 수 많은 목소리들이 돌고 돌아 사람들의 마음 속에 깊이 각인 시켰던 문장들이 있다. 생각하고, 말을 하고, 행동하는 그 무엇. 그 어떤 수식어로 붙일 수 없는 그의 유언들을.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뜨거워지는 그의 이야기에 다시한번 경청하며 오랫동안 그의 어록을 펼쳐들고 말씀을 되새기고 싶다.
어떤 행동을 취하고 싶고 그것이 옳은 행동이라는 확신이 들면, 그렇게 하고 그 상황에 맞서야 합니다. - 리처드 스텡글과 나는 대화에서, 1993년 4월 5일 (p.23)
역사가 증명해 보인바, 양심이 깨어있는 사람은 처벌 앞에서도 결코 굴복하지 않았다. 전에 나와 함께 일했던 동료들이나 내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 같은 곳(p.151)
자유에 대한 갈망이 우리를 범법자로 만들었다. - 케투밀레 마시레 대통령이 주최한 국빈 만찬에서, 보츠와나, 1995년 9월 5일 (p.271)
신문은 현실의 희미한 그림자일 뿐이다. 신문이 제공하는 정보가 자유의 투사에게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진실을 드러내서가 아니라 신문을 펴내는 사람들이나 읽는 사람들의 편견과 인식을 폭로해 주기 때문이다. - 『자유를 향한 머나먼 길』에서, 1994년 (p.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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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경쟁시대에 체계적인 자기경영, 자기관리, 자기계발, 변화관리, 시간관리,
목표관리, 기업경영에 관심있는 분들께서는 자기경영노하우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