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으로 일군 부(富)로 최근 자본시장마저 뜨겁게 달구고 있는 강남의 부자들. 이들은 단순히 돈이 많을 뿐 아니라 돈 버는 길을 안다는 점에서 남다른 관심의 대상이다.
실제 지난 수회에 걸쳐 분석된 이들의 투자패턴에서는 치밀하고 안정된 투자고수의 면모를 여실히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이 부를 향해 선택하는 길을 보면 비슷하면서도 다른 한편에는 분명 차이점도 존재하고 있다.
본지가 은행과 증권사의 강남지역 프라빗뱅킹(PB) 책임자급 41명을 대상으로 ‘강남 3인방’인 강남, 서초, 송파구와 그리고 신흥 강남으로 떠오른 분당지역 부자고객들의 재테크 유형을 심층분석한 결과, 치부(治富)의 길에도 ‘대도무문(大道無門)’의 가르침은 통했다.
▶표준형 강남부자는=이번 조사에서 모아진 ‘강남3+1구’의 공통적 특성을 모아보면 일단 50대의 나이에, 약 10억원의 재산을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에 각각 65대35의 비율로 투자하고 있는 이들이었다.
안전자산으로는 아파트를 중심으로 부동산, 예금과 채권 순으로 선호했으며, 위험자산으로는 주식을 가장 우선순위에 뒀다.
주식투자 포트폴리오는 국내의 경우 주로 대형성장주였고, 해외의 경우 중국을 핵심으로 하면서 글로벌과 지역별 분산투자를 곁들였다.
연평균 기대수익률은 15~20% 정도로 은행금리 대비 4배가 넘는 수준이었다.
▶수비형 서초구=PB고객 평균 연령이 50~60대로 가장 지긋한 것은 물론 PB센터에 맡긴 1인당 자산규모 면에서도 20억원 이상에 달해 가장 많은 액수를 기록했다.
자산배분에서도 위험자산에 50%를 초과해 투자하고 있는 비율이 56%에 불과했다.
안전자산 가운데서는 부동산, 특히 상가를 선호했다.
살고 있는 집 외에 투자목적으로 상가를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많은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자산이 많은 만큼 주식 등 위험자산 투자에서도 보수적 성격이 뚜렷해 직접투자를 통해 국내 대형성장주와 대형가치주에 장기 분산투자하고 있었다.
해외투자의 경우에도 중국펀드 다음으로 글로벌 분산펀드를 선호했다.
투자기간도 2년 정도로 비교적 긴 편이었다.
▶공격형 송파ㆍ강남구=송파구의 경우 연령과 자산규모는 서초에 비해 다소 떨어졌지만, 50%를 초과해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비율은 73%에 달했다.
그동안 다른 강남지역 대비 부동산 가격상승폭이 다소 밑돌았다는 점 때문인지 안전자산 가운데 아파트에 대한 뚜렷한 선호현상을 보였다.
위험자산 투자대상도 국내는 직접투자를 중심으로 대형가치주보다 대형성장주 펀드에 좀더 치우쳤으며, 해외는 중국을 중심으로 특정 지역펀드에 집중투자해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스타일을 보였다.
투자기간 역시 2년 미만이 다수였지만, 1년 미만인 경우도 적지 않았다.
평균 40~50대로 연령대가 다소 젊은 강남구는 강남권 대표주자답게 가장 공격적인 경향을 드러냈다.
50%를 초과해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비율이 무려 84%에 달했기 때문이다.
안전자산은 아파트와 상가를 비슷한 비율로 선호했다.
위험자산 투자방법은 리스크 최소화의 전략으로 일반 공모펀드 외에 사모펀도도 적극 활용하는 세련됨을 보였으며, 국내에서는 대형성장주를, 해외에서는 중국을 중심으로 한 특정테마를 추구하고 있다.
▶혼합형 분당=강남 3구가 전통의 명가(名家)라면 신도시로 출발한 분당은 신흥 명가다운 면모를 보였다.
공격적 스타일과 수비형 스타일이 동시에 나타나며 뚜렷한 신구공존 현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일단 연령대는 50대로 비슷했지만,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비율은 75대25와 40대60으로 극명히 엇갈렸다.
선호하는 안전자산은 부동산, 예금, 채권 순으로 다른 강남지역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단기간에 높은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는 아파트를 가장 선호했다.
위험자산 투자는 국내에서는 대형성장주와 대형가치주 및 배당주를 선호하는 층이 극명히 갈렸고, 해외펀드에서도 중국 외에도 글로벌과 유럽, 중남미 등 다양한 지역을 골고루 선호했다.
신한은행 본점 PB팀장 출신인 한상언 올림픽선수촌지점 PB팀장은 “실제 현장에 나와보면 같은 강남지역이라도 세부지역별로 분명 뚜렷한 차이가 존재하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서울에 가는 길이 한 가지가 아닌 것처럼, 부자들마다 자산을 관리하고 불려가는 스타일도 성향에 따라 얼마든지 다를 수 있음을 보여주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홍길용ㆍ손수근ㆍ김영화 기자
첫댓글 좋은글 스크랩해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