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를 뽑기전엔 절대 못 나간다, 이것말고는 하고 싶은게 단 한가지도 없다!!라고 늘 생각했죠.
한국에 귀국하자 마자 직장을 우선잡고, 인터넷으로 스터디팀을 모아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여러번 멤버도 섞이고 바뀌고 그랬지만, 그저 언젠가는 꿈이 이루어진다는 생각에
아침 일찍 일어나 향하는 버스안에서 참 행복했습니다.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싶어서,
anc에 다시 찾아가 도움을 받고자, 졸업생 특강반을 등록해서 석달 가량 다녔습니다.
빡세기로 유명한 이지은선생님의 수업은 옛날처럼 정말 저에겐 큰 자산이었죠,
저의 무능함으로 상처도 많이 받고, 남들의 답변도 다 필기하고, 숙제를 내주시면 일주일 내내
열심히 준비해서 갔는데도, 선생님 앞에서는 좌절하는 통에 스스로에게 실망도 많이했죠.
그치만 확실한건, 너무나도 훌륭하고 많은 feedback을 받고, 남들 하는 모습을 보면서 제 스스로가
더욱더 확고히 결심을 다져나갈수 있었습니다. 그런 상처받는 수업이 없었다면 결코 엉망진창인
제가 합격하는 일은 없었을겁니다. 너무 감사드립니다.
그렇게 준비하는 과정이 너무나 행복했었습니다.
누가 시켜서 하는것도 아니고, 내가 하고싶은 일을 하는 일인깐요.
그러다 올해 초 여름, 에미레이츠 9기 공채가 났고, 또 저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산업인력공단에 가서 오후 3시쯤 혼미한 정신으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6개월 내 지원 못해, 너! " 라는 상처투성이 레터도 들고 말이죠.
하도 많이 떨어져서 '탈락 면역'이 생길만도 한데 또 눈물이 맺히더군요.
여전히 믿기지 않았죠. 나름대로 태연한 모습으로 스터디 멤버들과 그 날은
노래방도 가고, 안주 한상에 술도 마셨지만,
결국엔 집에 돌아와서는 또 내년공채를 준비해야 싶어 스프레이로 떡이 진 쪽머리
풀며 펑펑 울었습니다. 부모님은 제가 뭔일을 하러 다니느라 맨날 그렇게 새벽같이 나갔다
밤에 들어오나 정말 의아해하시더군요.
시험을 해도해도 안되다보니,어느 날, 친구랑 김포공항 근처에 무슨 용하다는 점쟁이를 찾아갔는데,
"너는 무슨 일을 해도 올 2005년은 절대 안된다, 아무리 지랄을 해도 안된다, 그치만 내년엔 될거다"라고 늙으신 점쟁이 할아버지가 그러시는겁니다. (점을 몇번 봤는데, 결국 지금보니, 전부 틀리더군요)
그래서 진짜 내년엔 되려나, 하긴 올해도 다 끝났으니...
진짜루!!! 마음을 다 비운후에 내년 에미레이츠 12기쯤이나 노려야지 생각하고
일하는 학원에만 충실하며 스터디를 새롭게 해야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2005년도 채용은 다 끝났다고 생각한게 당연했는데,
이게 웬걸, 10월 중순, 카타르5기 채용이
떡 하니 난것입니다. 그러나 이미 전에 1차에서 두번이나 탈락했던터라 기대도 않고
시험볼 의욕은 크지 않아더랬죠. (1차를 못 통과해봐서 카타르엔 조금도 기대를 안 걸었드랬죠.)
그래도 스터디를 임시로나마 며칠하면서 준비 열심히 했습니다. 혹시나 싶은 마음, 이해되실겁니다.
드디어 1차 면접날, 첫조 맨 마지막에 앉았습니다.
"What sort of qualification have u got?" 이 제 질문이었고,ㅡ
전 "well. I think i've got well-balanced body. I've been learning jazz dance & yoga for a long time, so i'm able to control my body really well, 어쩌구 저쩌구,I'm pretty much sure that i wouldn't drop down any bevarage or any stuff in strong tublence in the air-craft as a crew.
that's one of my strong qualification."
그랬더니 면접관님이 "where did u learn English?"하셨습니다.
"I was learning English in Australia where is the most beautiful country in the world."
이 대목에서 면접관님 웃으시더니, 그럼 호주에서 생활이 어땠냐고 물으시데요.
맞바로 대답을 했죠. 과장된 눈빛과 목소리를 높이며,
"it was absoulutely beautiful~~! everthing was fantastic,,특히 외국인들이랑 카페에서 일하는게
너무 신선하고 좋았다. 거긴 아름다운 나라고,어쩌구 저쩌구.. it was great fun! "
거기엔 근처 가게들 스탭들이 우리가게로 점심을 먹으러 많이 와요, 가끔 테이크어웨이도 해가죠. 근데 저희 이웃이던 나무가게 직원이 주문해놓은 샌드위치를 안 가질러 오는 거예요, 점점 식어가는데..!! 그래서 오후 2시가 넘었는데 그녀가 얼마나 배고플까 싶어 걱정이 되었죠. 그래서 저의 매니저에게
물어봤어요. 나 잠깐 샌드위치 배달 다녀와도 되냐고...그래서 어쩌구..저쩌구,,,
-니 매니저가 니 자리 비우지 말라고 했을때 기분 안 나빴니?
당연히 제 자린 비우면 안되죠. 에스프레소 기계 앞에 늘 서 있는건 제 일이니깐요.
항상 그 앞에서 서서 손님맞을 준비를 하는게 제 의무죠.
- 몸에 상처가 뭐 없어?? 또 다른 질문은 없고??
그저 빨리 결과를 받았으면 좋겠어요. 아마 기다리는 그 시간들이 무척 행복할것 같아요.
초대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한국식으로 90도로 꾸벅인사를 드리고 나왔습니다. 나왔더니 지부장님이 방문밖에서
기다리시더군요. "난, 또 누가 이렇게 신나서 떠드나 했네~" 하는 말씀을 듣고 보니..
제가 너무 노홍철처럼 말을 마구 정신없이 쏟아낸것만 같아 걱정이 되더군요. 너무 오버했나..
술취한 손님 흉내낼때 진짜 남자목소리처럼 하고, 샌드위치 배달가선 속삭이듯 "it's ur lunch~! "
이럼서 문 두드리며 가게들어가는 흉내내고, 동료한테 단어 물어볼땐 손가락으로 가르키는 것까지
전부 다 시범을 보여서 완전 무슨 연극 한판을 보여줬죠.
암튼 그 날부터 힘든 기다림이 시작되었죠. 언제나 합격메일이 올것인가.
인터넷에 합격자 발표가 나자마자 엄마아빠에게 알리니, 쪼그만 니가 어떻게 승무원이 되었냐고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정말 대단하십니다. 저도 이번에 6기 최종보고 기다리고 있는데 정말 초조하네요.. 최종후에 보통 얼마 후에 답변을 주는지...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이제는 대한항공에서 일하시네요, 너무 멋진 삶을 훔쳐본 기분이라.. 두근두근합니다;ㅂ;
감사합니다. 님도 두근두근 하실겁니다. 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