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Arts
박채선&이류색 - 이 풍진 세월 / 희망가 - 채규엽
박채선&이류색 - 이 풍진 세월 (가사첨부) 1923년작
https://www.youtube.com/watch?v=8CdQjaeJBAA
신식창가(新式唱歌) ‘이 풍진(風塵) 세월(歲月)’[박채선(朴菜仙)⦁이유색(李柳色) 노래. 무명씨(전래 가요) 작사, 제레미아 잉갈스(Jeremiah Ingalls. 1764~1838) 원작곡 ‘When We Arrive At Home’. 1923~5. 일축조선소리반(日蓄朝鮮歌盤) ‘닙보노홍’]
【가사(歌詞)】
1.
이 풍진 세상(風塵世上)을 만났으니, 너의 희망(希望)이 무엇인가
부귀(富貴)와 영화(榮華)를 누렸으면, 희망(希望)이 족(足)할까
푸른 하늘 밝은 달 아래서 곰곰이 생각허면
세상 만사(世上萬事)가 춘몽(春夢) 중(中)에 다시 꿈 같구나
2.
담소 화락(談笑和樂)에 엄벙덤벙 주색 잡기(酒色雜技)에 침몰(沈沒)하야
전정(前程) 사업(事業)을 누렸으면 희망(希望)이 족(足)할까
반공중(半空中)의 둥근 달 아래서 갈 길 모르는 저 청년(靑年)아
부패(腐敗) 사업(事業)을 개량(改良)토록 인도(引導)합소서
3.
나의 할 바는 태산(泰山) 같고, 가는 세월(歲月)은 살 같으니
어느 누구가 도와 주면, 희망(希望)이 족(足)할까
돋는 달과 지는 해는 바쁜 일 없거든 가지 마라
전정(前程) 사업(事業)의 전후사(前後事)를 분별(分別)키 어려워
4.
밝고도 또 밝은 이 세계(世界)를 혼돈 천지(混沌天地)로 아는 자(者)야
무삼 연고(緣故)로 이 때까지 꿈 속에 살았나
이제부터 원수(怨讐)의 마음의 낙담(落膽)을 저바리고
문명(文明)의 학문(學問)을 배호기를 시급(時急)히 지어라.
【주(註)】
※ 이명(異名, 一名)
① ‘탕자 경계가(蕩子警戒歌)’❮‘류성긔’ 제3년 제5호 일축조선가반총목록(日蓄朝鮮歌[레코드]盤總目錄), 경성(京城) 류성긔잡지사(留聲機雜誌社) 昭和二年四月二十一日 發行❯
② ‘탕자 자탄가(蕩子自歎歌. 蕩子自嘆歌)’❮신구 유행잡가(新舊流行雜歌)❯, ‘청년 경계가(靑年警戒歌)’❮죠션쇽가(朝鮮俗歌)❯, ‘희망가(希望歌)’❮‘선창(船艙)’을 부른 옛 가수 고운봉(高雲峰)의 리바이벌 송(revival song) 제목(除目)❯.
• 풍진 세상(風塵世上) = ‘바람이 불고 먼지가 날리는 세상’이란 뜻에서, 편안하지 못하고 어지러운[혼탁(混濁)한] 세상. 곧 불교에서 말하는 ‘사바세계(娑婆世界)’, 인간(人間) 속세(俗世).
• 부귀(富貴)와 영화(榮華) = 부귀영화(富貴榮華). 재산(財産)이 넉넉하고 지위(地位)가 높음에 따라 몸이 귀하게 되어 이름이 세상에 드러나며 빛남.
• 족(足)할까 = 만족할까? 곧, 충족(充足)하지 못하다. 이제는 (시대가 바뀌어) 그런 것만으로는 부족(不足)하다.
• 세상 만사(世上萬事)가 춘몽(春夢) 중(中)에 다시 꿈 같도다 = 이 세상 모든 일이 봄꿈 속에 빠져 다시 깨어나지 못하고 있도다.
• 담소 화락(談笑和樂) = 가벼운 이야기로 웃으며 화평(和平)하게 희희낙락(喜喜樂樂)함. 여기서는 나쁜 뜻으로서, ‘이야기하며 웃고 가볍게 서로 화합하며 즐거워하기만 함’이란 의미(意味).
• 엄벙덤벙 = ① 줏대가 없고 치밀(緻密)하지 못하게 어영부영 일을 해치워 버리는 모양 ② 말과 행동이 침착(沈着)하지 못하고 덜렁거리는 모양.
• 주색잡기(酒色雜技) = 술과 계집과 온갖 잡스런 재주인 노름[도박(賭博)].
• 침몰(沈沒) = ① 물속에 가라앉음 ② 개인이나 단체, 사회, 제도 등이 기력(氣力)이나 세력(勢力)을 잃고 무너짐. 여기서는 나쁜 일에 정신없이 빠져들어 헤어나지 못함.
• 전정(前程) 사업(事業) = 앞길에 놓인 큰 일.
• 누렸으면 = 마음껏 즐겨 해 보고 맛보았으면.
• 부패(腐敗) 사업(事業) = 캐캐묵고 오래 해 와서 이제는 썩어빠진 일.
• 개량(改良)토록 = ‘개량하도록’의 준말.
• 인도(引導)합소서 = ‘인도하옵소서’의 준말. 이끌어 주옵소서. 현명(賢命)하게 잘 유도(誘導)합쇼.
• 살 같으니 = 화살같이 빠르니
• 전후사(前後事)를 분별(分別)키 어려워 = 먼저 할 일과 뒤에 할 일을 구분(區分)할 수 없어
• 혼돈 천지(混沌天地) = ① 모든 사물(事物)이나 정신적 가치(價値) 등이 마구 뒤섞여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세상 ② 하늘과 땅이 아직 나누어지지 않은 태초(太初)의 세계(世界). 천지개벽(天地開闢)이 되지 않은 상태의 세계. 여기서는 ①의 뜻.
• 무삼 = ‘무슨’의 옛말[고어(古語)].
• 연고(緣故) = ① 일이 벌어진 까닭 ② 혈통(血統), 정분(情分) 또는 법률(法律) 따위로 인연(因緣)이 맺힌 관계. • 원수(怨讐)의 마음의 낙담(落膽) = 내게 해(害)를 끼쳐 원한(怨恨)이 맺힐 만큼의 나쁜 마음 속에 든 낙망(落望)
⦁절망(絶望)하는 버릇을 깨끗이 내다버리고.
※ 저바리다 = ‘저버리다’의 옛말.
• 문명(文明)의 학문(學問) = 신학문(新學問). 곧 서양(西洋)에서 들어온 새로운 학식(學識).
• 배호기 - ‘배우기’의 예스런 말.
희망가 / 채규엽 1930년/希望之歌
https://www.youtube.com/watch?v=I4D45ctd_Vc
蔡奎燁(채규엽,1906~1949年)
고복수-희망가
https://www.youtube.com/watch?v=VQYjDy7PG_k
이 풍진(風塵) 세상(世上)을 만났으니 너의 희망(希望)이 무엇이냐
부귀(富貴)와 영화(榮華)를 누렸으면 희망(希望)이 족할까
푸른 하늘 밝은 달 아래 곰곰이 생각하니
세상만사(世上萬事)가 춘몽(春夢) 중에 또다시 꿈 같도다
이 풍진(風塵) 세상(世上)을 만났으니 너의 희망(希望)이 무엇이냐
부귀(富貴)와 영화(榮華)를 누렸으면 희망(希望)이 족할까
담소화락(談笑和樂)에 엄벙덤벙 주색잡기(酒色雜技)에 침몰(沉沒)하야
세상만사(世上萬事)를 잊었으면 희망(希望)이 족할까
국내에선 1921년에 발표되어 1930년대에 크게 유행한 대중가요의 고전.
원곡은 영국 춤곡을 바탕으로 미국인 제레미아 인갈스(Jeremiah Ingalls)의 1805년 찬송 모음집(The Christian Harmony)에 수록된 'Love Divine'으로 찬송가로는 'Garden Hymn' 또는 'The Lord into His Garden Comes'라는 제목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이 노래가 1910년에 일본에 전래되어 미스미 스즈코(三角錫子)라는 여교사가 이 곡에 보트 전복 사고로 죽은 같은 학교의 여학생들을 추모하는 본인의 자작시를 붙여서 '새하얀 후지산의 뿌리'(眞白き富士の根)라는 진혼가로, 그들의 추모식 때 그 학교 학생 4명이 불렀다. The Absolute Sound 2022에 선곡된 곡
*일제 강점기부터 「희망가」또는 「이 풍진 세상」으로 우리에게 익숙해진 이 노래가 일본에서는 1910년 1월 23일 逗子開成 中学校(즈시 카이세이 중학교) 학생 12명이 보트 전복 사고로 바다에서 익사하는 사고가 발생해서 1910년 2월 6일 이를 추모하기 위해 열린 즈시 카이세이 추모식에서 자매 학교인 鎌倉女学校(가마쿠라 여학교)의 여교사 三角錫子(미스미 스즈코 - 1871-1921)가 가사를 써서 진혼곡으로 불렀다.
국내에는 1910년에 기독교 신자 임학천이 상기한 가사로 작사를 하여 <이 풍진 세상을>이란 제목으로 박채선, 이류색 두 민요 가수가 1921년에 발표를 하였다. 여러 악보집에 여러가지 제목으로 실려 소개되었다. 이를 당시 여러 악사나 창가 가수, 민요 가수들이 불러 대중가요로 보급되었고 '탕자자탄가'(蕩子自歎歌) 등의 원래의 비탄조의 제목들도 '희망가'로 바뀌게 된다. 특히 1930년 국내 최초의 대중가수 채규엽(蔡奎燁)의 레코드로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졌다.
사실 이 노래는 통합된 제목이 없었다. 그리하여 가사 앞 구절을 따서 <이 풍진 세상을> 등으로 불리다 <희망가>로 불리게 된 것. 한 마디로 민중가요라고 볼 수 있다. 가사 또한 1930년대에 유행한 노래이기에 노래 가사 또한 참으로 암울하다. 나라 없는 민족의 설움을 노래했다고 보면 된다.
제목은 희망가지만 노래는 우울하고 비탄적인 분위기이고 가사 내용도 다분히 식민지 시대의 암울한 사회를 반영하여 슬픈 느낌이 난다. 그러나 듣는 방향에 따라선 단순한 비탄과 절망이 아닌, 세속을 초월한 진짜 행복과 희망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을 던지는 철학이 담긴 노래로 들릴 수도 있다. 해방 후에도 1970-80년대 꾸준히 유행했다.
찬송가에서 유래해서 그런 건지, 복음성가로도 있다. '서로 사랑하자'라는 곡으로, "이 풍진 세상을 만났으니 우리 할 일이 무엇인가~"로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