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세례 받았어요. 알지요?
임종 직전에야 목사의 심방이 가능하다는 말을 전해 들었던 것은 두 주 전이다. 기도가 시작되었다. 천국입성의 표식이 되는 세례를 베풀 수 있도록 기회를 허락하소서. 세례는 그냥 주는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받는 당사자의 신앙고백이 있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의식이 있을 때 만나야 하리라. 또한 임종실이든 어디든 반드시 집례자인 목사와 만남이 이뤄져야 한다. 멀리 출타 중일 때에 연락이 오면 어쩌나? 병원까지 이동하는 동안에 기회를 놓치면 어쩌나?
다급하게 움직이다가 빼놓을까 싶어 심방 가방에는 세례 때 세례수로 쓸 생수 한 병과 세례기로 쓸 접시도 하나 미리 챙겨놓았다. 수건도 챙겼다.
드디어 호스피스 병동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그날, 새벽예배 직후였다. 막 임종실로 옮겼으니 목사가 올 것이면 서둘러 오란다. 딱 좋은 시간이었다. 대충 씻고 출발했다. 운전하여 가는 40분은 영혼을 위한 간절한 기도 시간이었다.
임종실 병상에 누워 있는 L성도, 가래가 그렁그렁 끓었다. 눈의 초점은 흔들렸고, 의식은 있었지만 정상적인 대화는 쉽지 않아 보였다. 올 초 축복말씀대심방 중 복음 기도를 받으며 ‘아멘’하고 수용했던 그때 세례를 베풀었다면 좋았으리라.
아직 기회는 있다. 마지막까지 살아있는 것이 청력이기에 그의 귀 가까이에서 또렷한 음성으로 복음을 들려준다. 그리고 기도하였다. 구원초청이다. 그의 아멘 소리를 마음으로 듣고는 세례 베풂을 주저하지 않았다.
세례 직후, 침대를 눕힐까 묻는 아내의 말에 약하게 고개를 좌우로 흔들더니, “당신 세례 받았어요. 알지요?” 하는 아내의 말에는 고개를 끄덕인다. 할렐루야! ❍
첫댓글 아멘 할렐루야 감사합니다 주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