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학의 역사) 52. 훔볼트의 탐험 – 프리드리히 빌헬름 하인리히 알렉산더 폰 훔볼트 (1769~1859년)
1799년에 독일의 박물학자 알렉산더 폰 훔볼트는 프랑스의 식물학자 에메 봉플랑과 함께 아메리카 대륙 탐험을 시작했다. 그들이 죽었다는 기사가 가끔 신문에 나기도 했지만, 두 사람은 5년 만에 살아서 돌아왔다. 그들은 다른 탐험가들의 발길이 닿지 않은 대륙으로 들어가서 베네수엘라의 오리노코강을 여행했다. 당시에 유럽에서는 대개 큰 강들끼리는 서로 연결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훔볼트와 봉플랑은 아마존 유역을 지나 여전히 논란거리인 카시키아레 운하를 통해 오리노코강으로 돌아와서, 오리노코강과 아마존강이 이어져 있음을 증명했다.
훔볼트는 남아메리카와 멕시코에 관한 과학적 탐사를 계속해서 마침내 미국까지 탐사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수많은 식물학과 지질학 표본을 수집했고, 콜롬비아와 에콰도르의 화산을 탐사했다. 또한 유성우를 관찰했고, 극지방과 적도 사이의 자기장 기울기를 측정했으며, 당시까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알려진 에콰도르의 침보라소 화산에도 올라갔다. 이 업적은 등산 장비의 도움 없이 이루어진 것이었으며(그는 의식을 잃었고 입술과 잇몸에서 피를 흘렸다), 조셉 루이 게이뤼삭이 1804년에 열기구로 비행하기 전까지 이것은 인간이 올라간 최고의 높이였다.
전대미문의 대규모 탐험으로 훔볼트는 남아메리카를 과학적 탐사의 장으로 만들었고, 찰스 다윈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다윈은 “나는 어렸을 때 훔볼트의 『아메리카 적도 지역 여행기』를 읽고 또 읽었다. 이 책의 나의 일생에 큰 영향을 주었다.”라고 말했다. 훔볼트는 생태적 환경을 거기에 적응한 동식물에 연결한 최초의 사람이었다. 200년이나 앞서 현대의 생태학을 예견한 그는 자연을 전 지구적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고, 세계 지도에서 온도와 기압이 같은 곳을 연결해서 그리는 등온선과 등압선도 그가 고안한 것이다. 그는 이런 것들로 과학에 영향을 끼쳤으며, 그 외에도 오늘날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수많은 공헌이 더 있다.
리처드 도킨스 외(지음), 피터 탤랙(엮음), 김희봉(옮김). 사이언스 북. 사이언스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