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조명신-
수없이 썼다 지운다.
허공에 새긴 신기루
각진 계단 위를 동동거리는 쉼표들
길어졌다 짧아진다.
뿔테 안경을 쓴 자전거 바퀴로
새까만 아스팔트를 채우는 불분명한 문장들
꾹꾹 밟고
지나간 길 위로
어제를 닮은 하루가 솟고
오직 나에게만 보이는 문이 열린다.
온종일 걷고 또 걷는다.
러시아 인형처럼
또, 하나의 문이 열린다.
온 하루를 다 걸어도
거기 또 나타나는 문
할당량을 마치고 밤의 커튼을 치면
진득하게 눌어붙은 시간은
폐지 줍는 노인의 리어카에도 실리지 못하고
뚝뚝 끊기는 오늘의 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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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를 쏘다(에디터)
메타버스/조명신
양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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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05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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