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익스플로러 27년 만에 서비스 종료
1995년 출시 이후 웹 브라우저 대명사로
온라인 세상에서 인터넷 길잡이 역할을 했던 인터넷 익스플로러(IE)가 6월 15일 생을 다하고 우리 곁을 떠났다. ‘향년’ 27세. 미국 워싱턴주 레이먼드 마이크로소프트(MS)사 본사 출신인 IE는 1995년 8월 개인용 컴퓨터(PC)에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세상에 존재를 알렸고, 2013년 시장점유율 95%를 기록하며 정점을 찍기도 했다. 이후 경쟁 브라우저들의 잇단 등장으로 경쟁에서 밀리다가 2022년 6월 마침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터넷 익스플로러(IE) 서비스를 종료한 6월 15일 새벽. 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에 ‘독보적이었던 그의 업적을 기억하며.JPG’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삽질대마왕’이라는 닉네임을 쓰는 이 회원은 “오늘 내일 하던 친구가 결국 곁을 떠났군요. 독보적이었던 그의 업적을 기억하며, 부모도 이제 버린 자식이라 그런지 아무도 빈소를 마련해주지 않아서 경주에 있는 친형에게 부탁했다”는 글과 함께 실제 ‘빈소’ 사진을 올렸다. 그가 만든 IE 빈소는 경주에 있는 한 카페 건물 옥상에 있다
경북 경주의 한 카페 옥상에 설치된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빈소. /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 캡처
사진에 나온 묘비에는 IE의 로고와 서비스 기간(1995.8.17~2022.6.15)과 함께 “He was a good tool to download other browsers(그는 다른 브라우저를 다운로드하기 좋은 도구였다)”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이 회원은 “주말에 소주 들고 한번 더 가볼 참입니다. 삼가 고’앱’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덧붙였다.
1995년 8월 세상에 나와 인터넷의 대명사로 한 시대를 풍미한 IE가 6월 15일 서비스를 완전히 종료하고 출시 27년 만에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빈소를 찾아 술 한잔 올리진 못하지만 한때 인터넷이란 새로운 세상을 열어준 IE에 경의를 표하며 그의 지난 27년의 역사를 되돌아봤다.
시장 점유율 95%, ‘국민 브라우저’로
IE는 1995년 개인 컴퓨터(PC) 도스(DOS) 체제가 윈도우 체제로 변화하는 큰 흐름 속에 등장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이 없던 시절, PC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 IE를 이용하는 것이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PC가 보편화될 무렵부터 대부분의 사람들이 IE를 이용해 인터넷을 사용할 만큼 인기 있는 웹브라우저였다. 실제로 2003년 기준, IE의 웹브라우저 점유율은 95%에 달했다.
그러나 IE의 전성기는 짧았다. 2002년 모질라 파이어 폭스, 2008년 구글 크롬 등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했다. 여기에 스마트폰 보급이 IE를 위축시켰다. PC 대신 모바일로 인터넷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가볍고 빠른 대안 브라우저들이 인기를 끌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6월15일 인터넷 익스플로러(IE)의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IE는 출시 27년 만에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게티이미지코리아
MS는 2011년 IE 9를 선보인 후 1년 단위로 새로운 버전을 내놓으며 반전을 꾀했다. 이때 등장한 것이 IE 10과 IE 11이다. 그러나 경쟁자들과 비교하면 역부족이었다. 결국 2012년부터 IE는 후발 브라우저 구글 크롬에 점유율 1위 자리를 내줬다.
MS는 2016년부터 IE에 더 이상 새 기능을 추가하지 않았고 개발도 중단했다. 대신 같은해 새로운 브라우저 ‘엣지’를 출시했다. 엣지는 호환성, 실행속도 등을 높인 게 특징이다. 엣지는 IE를 대체하기 시작했고, 결국 MS는 IE 서비스 종료를 결정했다.
6월 15일 이후 PC에 설치된 IE는 비활성화되고, 실행하면 자동으로 MS의 다른 웹브라우저 엣지로 전환된다. MS는 다만 IE 기반으로 만든 웹사이트를 지원하는 에지의 ‘IE 모드’는 최소 2029년까지는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독점기업’ 오명에 빌 게이츠 퇴진
IE는 한때 논란의 중심이기도 했다. IE가 출시됐을 때 이미 시장은 ‘넷스케이프’가 선점한 상태였다. 상황이 바뀐 건 MS가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 PC업체들에게 윈도우를 공급하며 IE를 기본 탑재하면서부터였다.
IE 3 버전까지만 해도 웹브라우저 주류는 넷스케이프 내비게이터였다. 1997년 10월 IE 4가 출시될 때에도 넷스케이프가 시장의 70%를 차지했다. 그러나 넷스케이프의 차기 버전 작업이 늦어지는 것과 맞물려 MS의 ‘끼워 팔기’ 전략이 성공하며, 1998년 무렵 시장 판도가 180도 바뀌었다. IE가 시장점유율 70%로 역전에 성공한 것이다. 2013년에는 시장 점유율이 95%로 치솟았다.
끼워 팔기 전략으로 브라우저 시장을 독점한 MS를 미국 법무부가 제소하면서 논란을 빚자 창사 이후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지켰던 빌게이츠가 자리에서 물러났다. /빌 게이츠 유튜브 캡처
끼워 팔기 전략으로 시장을 독점하면서 MS는 ‘독점기업’, ‘악의 축’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1998년 미국 법무부는 ‘운영체제 시장의 독점적 지위를 남용했다’는 혐의로 MS를 제소했다. 당시 법무부는 MS가 운영체제 시장의 지배적인 지위를 남용해 브라우저 경쟁을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양측은 치열한 법정공방을 벌이면서 한 치 양보 없는 싸움을 벌였다. 한 때 MS를 운영체제와 상용 소프트웨어 회사로 분할하는 쪽으로 방향이 모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양측은 2001년 합의로 소송을 끝냈다. 그 대가로 MS 창사 이후 계속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지켰던 빌 게이츠는 2선으로 물러났다.
MS 때문에 사용자를 잃은 넷스케이프는 1998년 AOL에 인수됐다. 하지만 죽지 않았다. 2004년 모질라 재단이 만든 오픈소스 브라우저 파이어폭스에 넷스케이프의 기술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파이어폭스는 한동안 절대 권력을 차지했던 IE를 위협하며 주목을 받았다.
2008년 강력한 경쟁자 크롬이 등장하면서 브라우저 시장은 요동쳤다. 여기에 애플의 사파리도 야금야금 IE가 잠식했던 시장을 빼앗았다. 따지고 보면 그 즈음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IE 시대도 꺾이기 시작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IE의 쇠퇴를 앞당긴 건 2001년 처음 선보인 IE 6버전이라고 지적한다. 보안에 취약했고, 웹 표준을 따르지 않아 로딩 속도가 엄청나게 느리다는 단점 때문이었다. IE에 불편을 느낀 이용자들이 경쟁 브라우저로 갈아타기 시작했고 모바일에서도 호환성과 안정성이 뛰어난 크롬에 최강자 자리를 내줬다. 트래픽 분석 사이트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2022년 현재 전 세계 웹 브라우저 시장 1위는 크롬(64.9%), 2위는 사파리(19%), 3위가 엣지(3.99%)다.
해킹사고 방지 위해 “크롬∙엣지 등 최신 브라우저 사용해야”
MS는 지난해부터 IE의 서비스 종료를 예고해왔다. 그러나 국내외 적지않은 정부 공공기관 웹페이지들이 여전히 IE 기반으로 돌아간다. 별도 설정 없이는 공공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것이다.
인터넷 익스플로러(IE)로 웹사이트 접속 시 ‘인터넷 익스플로러는 2022년 6월 15일부로 지원이 종료될 예정이다’라는 메시지가 등장한다. /인터넷 화면 캡처
앞으로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엣지에서 ‘IE모드’를 설정한 뒤 웹 사이트에 재접속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설정 방법이 복잡하다 보니 디지털 취약계층들에겐 장벽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엣지의 IE모드 설정은 30일 이후 갱신해야 하는 불편함도 있다.
IE 기술지원 종료는 IE에 대한 신규 보안취약점 및 오류 개선을 지원하는 보안 업데이트 제공 중단을 의미하는 것으로, 추후 IE를 지속 이용하는 경우 보안에 취약해 해킹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
이와 관련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IE 기술지원 종료 관련 보안 종합상황실’을 운영하고, 사이버보안 위협 대응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어 IE 서비스 종료 이후 웹 브라우저 이용 시 보안에 주의해 달라고 당부하며 크롬이나 익스플로러 엣지, 사파리, 웨일 등 최신 웹 브라우저를 사용할 것과 OS 보안 업데이트를 할 것을 권고했다.
첫댓글 잘보고갑니다 감사합니다
잘보고가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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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보았습니다~
잘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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