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 세대 애환 명상록
우리들이 지나온 세월은 모진 가난과 무지로 여러 형제가 헐벗었던 유년기, 6.25전쟁 참화의 와류 속에 헤멘 소년기, 새마을 운동에 돌을 저 나르던 청년기, 일터와 직장을 찾아 도시로, 중동으로 나갔고, 내 집 하나 마련할 때까지 세를 살았고, 자식들 공부시키려고 허리띠를 졸라 맸던 장년기, 그 풍진세상을 다 겪다가 마침내 맞이한 우리들의 노년기.
그러나 괜찮다. 그 모든 세월에 감사하며, 순종하며 고락을 함께 한 나이 든 여자 하나는 있잖니?
우리 시대는 기구하고 암울하며, 파란만장한 격동의 시대에 산전수전, 공중전, 육박전, 게릴라전, 화생방전, 상륙전을 겪다 보니 가는 줄 모르게 세월이 갔고, 오는 줄 모르게 노년이 왔구나.
나이가 들어 노년이 되니 정말 배워도 헷갈리고 갈수록 기억력도 쇠잔해 가는데 자식들 사는 아파트의 이름부터 영어로 길게 되어 생각나지 않고 예컨대 호반 리젠시빌 스위트 웰빙타운~~ 영어를 배웠어도 간판, 앱 이름, 약 이름, 회사 이름, 품명이 생각나지 않는 상품명 등 초고속으로 변해 가는 세상사에 영혼마저 어지럽구나.
하루에도 수십 통 오는 문자와 카톡을 보며 지우고 지워도 가짜 뉴스, 가짜 건강 정보들이 진짜와 섞여 머리를 헛갈리게 만드는구나.
늙어서 아무것도 안 하고 운동이나 하든지, 경비 일을 하며 살면 되지만, 돈 벌려고 욕심내다보면 자연스레 유혹에 빠지게 되어 어떤 비행기 추락 사고처럼 한 방에 훅 가서 노후자금을 몽땅 탕진하는 노인이 수두룩하다고 하네.
수법이 날로 다양한 보이스피싱 전화와 문자들, 부자 된다던 다단계 판매, 은행 창구의 펀드 유혹, 친절하고 집요하게 매달리는 기획부동산, 싼 이자 대출 문자, 귀신도 잃고 간다는 주식투자의 유혹, 24시간 거래되는 정체불명의 비트코인 등 수백 가지 유형의 투자 유혹이 노년을 홀려 돈 잃고 땅을 치게 만드는 세상에 살고 있구나.
우리 세대는 주판 문명 세대에서는 꽤나 알아주는 지식인에 속했는데, 컴퓨터 문명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배워도 끝이 없고, 늘 왕초보자 영역에서 벗어나지를 못한다.
나이가 들면 반드시 다섯 곳을 가까이하라고 전문가는 말한다.
첫째, 병원이 가까이 있어야 혈압, 당뇨, 고지혈은 내 스스로 다니며 치료해야 하고,
둘째, 식당이 가까워야 더러더러 사 먹을 수 있고,
셋째, 은행이 가까워야 알량한 돈 내가 다니며 관리할 수 있고,
넷째, 지하철이 가까워야 공짜 차 타고 먼 거리나 여행을 갈 수 있고,
다섯째, 이왕이면 자식도 가까이 있어야 위급할 때 단 한 번이라도 도움받을 수 있다.
전원주택과 별장이 좋다지만, 그것도 50~60대 초 이야기. 65세 넘어가면 모두 헛소리이니 도시로 나와야 한다.
별장, 전원주택, 애인이 있다 하면 남들이 부러워하지만, 사실은 관리가 어렵단다.
노년이 되면 누구나 네 가지 고통 속에서 살아간다.
·고독고(孤獨苦) - 고독의 고통은 혼자 노는 연습이지만 가까운 친구 몇 명은 두어라.
·무위고(無爲苦) - 아무것도 안 하는 것도 고통이니 정할 것 없으면 걷기라도 열심히 해라.
·빈고(貧苦) - 갈수록 가난해짐도 고통이니 살 날들 만큼 돈을 묶어 두어라.
·병고(病苦) - 끝내 병고로 세상을 마감하지만, 열심히 병 고쳐가며 살자.
명은 하늘에, 몸은 의사에 맡기며 살자.
우리 시대는 부부 중 먼저 가는 사람은 한 쪽 배우자가 보살펴주고, 자기 차례가 오면 자식이 보내기 전에 스스로 요양원으로 가야 한다.
좋든 싫든 이제 통과 의례가 되었다.
옷은 대충 입더라도 잘 걷고 넘어지지 않으려면 운동화는 비싼 거로 신자.
늙어서 최후에는 넘어져 대퇴골절로 가는 사람이 너무 많다.
차 운전도 80세가 넘으면 하지 마라. 내 몸 운전도 잘 못하며 자동차 핸들을 미리 꺾고 늦게 꺾다 보면 남의 가게로 들어가고, 인도로 돌진해서 큰 사고를 낸다.
1년에 수 십 건씩 발생한단다.
특히 "나는 자연인이다" 프로를 보면 대개 지인이나 친구들한테 사기 당하여 돈 잃고, 몸 망가져 입산한 사람이 대부분이다. 절대로 욕심내지 말고, 이제 돈 버는 게 기술이라면 돈 지키는 건 예술이다.
예술을 통해서 알량한 돈이지만 잘 지켜라.
자식도 친척도 예외가 아니니 정신 차려라.
이마에 사기꾼이라 써 붙이고 다니지 않는다.
*오직 여섯 가지 덕목을 지키자.
1健 : 첫째 건강.
2配 : 둘째 배우자 건강.
3財 : 셋째 재산 지키기.
4事 : 넷째 소일거리 일 그리고 걷기.
5友 : 다섯째 친구 만나 수다, 고민, 식사와 농담을 하며. (중요)
6趣 : 여섯째 취미로 골프, 당구, 요리, 서예, 그림 등 뭐든 배워라.
오늘날 세계 10위권의 경제 선진국 대열로 이끈 우리 세대의 산업 전사들이여! 고생 많았고, 참 수고하셨습니다.
위 글은 노년 전문가들의 제안이니 모두 숙지해서 남은 생애를 건강하게 잘 살아 우리 시대의 애환을 달래며, 웃으면서 삽시다.
오늘도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