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헉...]
앗.. 안돼....
아카진: 잠깐만요...
서둘러 뛰어 간 곳....
도라에몽 숍....
"아니...이 시간에..."
아카진: 늦은 시간에 죄송합니다...
급하게 선물 할 곳이 있어서요....
"아...그러세요... 어서 들어가죠..."
아카진: 정말 죄송합니다...
"아니예요...저야.. 선물 할 곳이 있다면 기쁘죠.."
이 곳이.. 히토미가 그렇게도 오고 싶어했던 곳이야...
여길 오려고...그렇게 뛰었던 거야....
히토미..... 내가...내가 대신 왔어...
그러니까...이제 정신 차려...
내가...너에게 도라에몽을 안겨줄께...
두리번 거리던 내 눈에 띈.. 커다란 도라에몽...
아마...히토미 만한 거 같다...
"아..저게 마음에 드세요? 근데 저건..좀 비싼데.."
아카진: 얼만데요?
"저건... 10.000엔이예요..." [한국돈으로 십만원 정도...]
좀...비싸지만.... 히토미가 좋아할테니까...
히토미가 깨어날 수만 있다면 중요하지 않아...
주머니에 들어있는 15.000엔...
농구숍에서 갖고싶던 농구제품을 구입하려고 이제껏 모아놓은 돈...
하지만...나에겐 지금 농구보다..히토미가 중요해...
아카진: 저거...주세요...
"네? 정말 사시겠어요?"
아카진: 네...
"와... 갖다놓자마자 팔렸네... 비싸서 안 팔릴까봐 걱정했는데...
암튼 멋진 분에게 팔게되서 기쁘네요... 누구한테 선물하시는건가요?"
아카진: 네? 저...
히토미.... 나에게 어떤 존재지?
그냥 친구? 아님...
{아카진의 3살...}
"아카진...어딨니?"
아카진: 엄마... 농구공 사왔어?
"아니...그 보다 더 좋은 일이 있단다..."
아카진: 뭔데?
방에서 나오자마자 눈에 띈건... 바로.... 예쁜 여자아이...
아카진: 인..형이야?
"하하..뭐라구? 인형? 하긴..히토미가 이쁘긴 하지..."
히...토...미...
눈이 유난히도 이쁜 아이....
찰랑이는 단발 머리 옆으로 가지런히 꽂은 예쁜 꽃 삔...
청 멜빵바지에 예쁜 반팔 티셔츠를 입은 예쁜 아이...
첫 눈에.. 어린 내 눈에...히토미는 어느 새 사랑이 되었다...
엄마를 쫓아 손을 잡고 온 그 날 부터..히토미는 내게 첫 사랑이자..짝 사랑이었다...
우린 그 날 이후.. 언제나 함께였다...
친척도, 형제도 없던 히토미.. 히토미는 엄마와 홀로 살아서인지 어딘지 모를 쓸쓸함이 묻어있었다.
하지만...그건 나로도 마찬가지였다... 나 역시... 형제도..아버지도 없으니까...
나의 아버진.. 농구 선수였다.. 정말 유명한...
그러던 어느 날.. 이유를 알 수 없는 의문사로 아버진 돌아가셨고...
숨겨진 부인이었던 엄마는 날 데리고 치바로 이사를 오셨다...
그리고 얼마 안가... 난 히토미를 만난 거다...
나와 너무나도 비슷한 환경의 히토미를 보니.. 솔직히 기뻤다...
나와 비슷한 점이 있다는 생각에...
그렇게 행복했던 2년...
언제나 함께했던 2년... 그 후로도 늘 함께일거라고 생각했던 어느 날...
히토미의 엄마가 돌아가셨다....
교통사고였다...
히토미의 어머니는.. 히토미의 아버지 산소를 가던 날... 그렇게 돌아가셨다...
또 한 번의 충격으로 히토미는 웃음을 잃었다...
히토미는.. 다른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다.
왜... 히토미와 나에겐..이런 일만 생기는 걸까? 왜 행복하지 못한 걸까...
히토미 만큼..나도 많이 울었다...
그리고.. 괴로웠다...
히토미와 같이 살고 싶다고 엄마에게 제안했지만...
우리집 역시 형편이 매우 어려웠다...
엄마도..숨겨진 부인임에 불과했다...
돌아가신 아버지의 진짜 부인은.. 매일 우리집에 찾아와 행패를 부렸다.
그리고 나의 할아버지란 사람은 날 엄마로 부터 떼어내려고 갖은 애를 쓰고 있는 마당에
히토미까지 책임질 수 없었다...
그래서... 그래서...
히토미는 입양이 되어야했다..
엄마는 말했다...정말 좋은 부모에게 가는 거라고...
그 곳에 가면 히토미가 행복해 질거라고..
난..히토미가 행복해질 수만 있다면.. 이별도 견딜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히토미의 웃음을 찾을 수만 있다면... 내가 힘들어도.. 견딜 수 있다고..
그렇게.. 히토미가 떠나는 날...
난 아빠가 엄마에게 주신 예쁜 네잎클로버를 선물했다...
히토미: 이게...뭐야?
동그란 눈을 뜨고 날 쳐다보는 히토미.. 정말 히토미 너무 예쁘다...
히토미는 그 때까지도 자신이 입양 된다는 사실을 몰랐다.
그저..도쿄에 놀러가는 줄 알았으니까...
기차역에서... 난 히토미에게 코팅되어 있는 네잎클로버를 주며 말했다.
아카진: 이건..우리 아빠가 엄마한테 사랑한다고 할 때 준거래...
나...이걸 너한테 주는 건...
히토미: 결혼..하자구?
금새...얼굴이 붉어지는 내 모습.. 히토미는 동그란 눈을 뜨며 물어본다...
아카진: 으...응..나중에.. 나중에...다시 만나면..
이내 떨어져 내리는 눈물...
참으려고 했는데...
히토미: 그게 무슨 말이야? 다시..만나면?
아카진..왜 우는 거야.. 울지마...
흐흑..울지마...
어느때 처럼..히토미는 울었다.
히토미는 항상 남이 울면 같이 울었다...
그리고 내가 슬퍼하면..히토미는 항상 슬퍼했다..
"자...히토미..어서 기차 타야지..저기 저 분이 기다리신다..."
히토미: 왜요? 왜 날 기다려요?
"그...그게..."
아카진: 이 바보야...저 분이 네 엄마가 될 거야..
히토미: 뭐...뭐라구? 내..엄마?
아카진: 그래..그러니까 이제 넌 혼자가 아니야... 저 분이 너에게 행복을 찾아줄거야...
그러니까..잘 살아..알았지?
히토미: 싫어...아카진 옆에 있을 거야...
이내 울음을 터뜨린 히토미는 날 안았다...
아주 꽉... 그 작고 예쁜 손으로 내 목을 끌어안았다..
히토미: 싫어...난 아카진이랑 있을래.. 나 싫어...
아카진: 바보야...난 네 행복을 찾아줄 수 없잖아...
히토미: 아니야..난 아카진이랑 있어야 행복하단 말이야...아카진...싫어..
결혼할거야...너랑 결혼할거라구...
아카진: 히토미...
정말..나도 떨어지기 싫어...
그렇게..우린 한참을 껴안고 울었다...
"자..히토미..기차 떠난다..어서 가야지..."
히토미의 엄마가 될 사람이.. 히토미와 날 떨어뜨렸다...
그렇게 싫다고 울부짖는 히토미를 안고..기차에 타 버렸다...
기차 창문으로 보이는 울고있는 히토미...
히토미의 모습을 더 이상 바라 볼 수가 없었다...
마음이 아팠다.
"히토미에게 인사해야지..."
하지만...마지막으로 인사해야지...
두 손을 동그랗게 모으고..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큰 소리로 외쳤다.
정말 목이 메어오지만...그래도 외쳤다...
아카진: 히토미.... 잘 가.... 잘 가..
끝없이..외치고 또 외쳤다..잘 가라구....
떠나는 기차를 바라보며..잘 가라구...
그 때.. 왜 좋아한다고 말하지 못했을까...
얼마 뒤에 일어날 일도 모른채...
행복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히토미가 교통사고가 났다는 소식을 듣고
엄마와 도쿄로 문병을 갔다....
그 곳에서...난 뜻밖의 소식을 들었다..
날...기억할 수 없다고...
조심스레 문을 열고 들어가자...
여느때와 다름없는 모습의 히토미가... 날 보며...말했다...
히토미: 넌...누구야?
순간... 눈물이 흘렀다...너무 가슴이 아팠다...
날 기억하지 못하다니...
우리의 추억은.. 나 혼자만의 것이 되버리는 거니?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는 듯한 너의 표정..말투...싫어...
싫단 말이야....
문을 열고 나와.. 벤치에 앉아있는 유키라는, 히토미의 오빠라는 사람에게 소리쳤다...
아카진: 너 때문이야..너 때문에...
흐흑.. 너 때문에..히토미가 날 기억 못한다구.. 너가 너가...
너가 내 추억을 빼앗았어...
아무말도 하지 않고... 묵묵히 앉아 고개를 떨구고 있는 그의 모습...
아카진: 널..용서하지 않을 거야...
너가 너무 미워...죽어버렸으면 좋겠어..
"아카진..그런 말 하면 못써... 어서 집으로 돌아가자..."
아카진: 싫어...히토미 곁에 있을 거야...
엄마.. 히토미랑 있을래.. 엄마...
"아카진..이제 히토미를 잊어야돼.. 히토미는 우릴 기억 못하니까...
오히려 잘 된 거란다... 왜냐하면.. 그로서..히토미는 아팠던 옛 기억을 못하니까..
고아라는 사실도... 부모님이 돌아가셨던 것도....
그러니까 아카진..히토미를 보내야해.."
싫지만.. 사실이었다...
어린 나로서 정말 이해하고 싶지 않았지만.. 사실이었다..
그래..난 히토미의 행복이 중요하니까...
"손님...저..손님.."
아카진: 네?
"무슨 생각을 그렇게 오랫동안 하세요? 여기 인형이요..."
아카진: 아...네 죄송해요...
무슨 얘기 했었죠?
"아..누구한테 선물하는 거냐구요..."
아카진: 아.......
좋아하는 사람한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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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형을 보면..히토미가 좋아하겠지?
히토미가 기뻐할 모습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행복해진다...
빨리 정신을 차려야.....
병실 앞 의자에 앉아있는 저 사람은....
직감으로 알 수 있다....
세월이 많이 흘러도... 그대로인 저 사람....
외소한 체구이지만 어딘지 모르게 강해 보이고...
예쁘장한 얼굴이지만 차가워 보이는....
히토미의 오빠란 사람...
너무나도 미워했던 사람....
하지만... 그의 지금 모습을 보는 순간...
나...그를 미워했던 마음이 사라질 수 밖에 없다...
죄책감에 시달리는 듯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뚝뚝 떨어지는 눈물을 닦을 힘도 없어 보이는...
그도...나 처럼 많이 괴로웠을 텐데...
아카진: 오랜...만이예요...
천천히 고개를 드는 그의 모습이 보인다....
그는 눈물을 애써 닦으며 나에게 말한다..
유키: 미안해요.....미안해요......
그의 한마디에.. 나 그에 대한 모든 미움이 사라졌다.
오히려 그 동안 그를 원망했던 나 자신이 부끄러울 뿐이었다...
도.라.에.몽 인형...
난 인형을 조용히 히토미 옆에 두고 유키와 옥상으로 올라왔다...
아카진: 하나도...안 변했네요...
유키: 나..원망하죠?
아카진: 원망......
글쎄요... 원망같은 거...했었던가?
유키: 다..알아요.. 날..많이 미워한단 것도..
아카진: 존댓말..불편해요. 나이도 저 보다 많으신데..
유키: 내가...반말 할 처지가 되나요...
아카진: 자신을 낮추지 마세요... 충분히 높은 사람이니까...
이제 원망같은 거 안하니까요...
유키: 미안...미안해..
아카진: 저도...미안해요...그 동안 .. 미안했어요...
그리고... 히토미가 다치는 걸 막지 못해서...죄송해요...
유키: 히토미...만약에 또 저번처럼...
아카진: 그렇지 않을거예요...
아닐거라고..믿어야죠...
유키: 후.........
담배를 꺼내드는 그....
아카진: 담배..펴요?
유키: 아니... 한 번 펴볼까 싶어서.... 피면..좀 나아질까 해서...
불을 붙이는 그의 손을 잡았다...
아카진: 해로운건..입에 대지 말아요...
유키: 그래.... 그렇겠지?
담배를 쓰레기통에 던지는 그....
아카진: 골인이네요..
유키: 너...농구하지?
아카진: 어떻게 그걸...
유키: 히토미한테 들었어....
히토미가 처음 우리집에 왔을 때...네 얘기를 하더라...
농구를 좋아하는 친구가 있다고...
아카진: 그랬...어요?
유키: 널..많이 그리워했어... 많이 보고싶다고...
히토미가......그랬구나....
아카진: 당신을 원망하진 않겠지만...
히토미가 절 기억하지 못하는게...너무 괴로워요...
마음이 너무 아파요...
우리의 추억이... 이제 나 혼자만의 것이 되었으니까...
히토미와 나의 추억이... 나 혼자의 것이라니...
이번에도 그렇게 된다면...
아카진: 히토미.. 기억은 잃었지만....
저와 많이 비슷했던 건.. 아직도 같아요...
도라에몽........
저 도라에몽 좋아하거든요.... 근데 히토미도...도라에몽 좋아하더라구요..
유키: 그래서..도라에몽 인형 사온거니?
조용히 고개만 끄덕이는 나...
유키: 히토미를...좋아하니?
다시 고개만 끄덕였다...
유키: 그...래...
아카진: 유키도...히토미..좋아하죠?
유키: 뭐..뭐?
아카진: 처음부터...눈치 챘어요...
유키: 아..난...
아카진: 걱정말아요... 비밀 지킬테니까...
하지만... 그 비밀..언제 들통날지는 몰라요...
유키: 들통나면... 멀어질 거야...
히토미가 날..멀리 할거야..
아카진: 그게..두렵나요?
유키: 너도..그게 두려운거 아냐?
아카진: 맞아요... 그게 두려워요...
하지만..언젠가는 고백 할거예요.... 반드시...
손을 내미는 나....
아카진: 우리 선의의 라이벌..맞죠?
유키: 그래....
그가 내 손을 잡는 그 순간.. 우린..비로소 과거가 아닌 현재에서 서로를 용서하고...
과거까지도 용서했다...
[달깍...]
병실을 열었을 때...
울고있는 히토미의 친구가 보였다...
미안하다고...미안하다고.... 그렇게 그녀는 울었다...
유키: 마리에.. 늦었는데.. 집에 가야지...
마리에: 선배...미안해요...제가 히토미를 막지 못해서...
유키: 아니야..마리에... 그렇지 않아...
어두워졌는데.. 어서 집에 가야지... 내가 데려다줄께..
아카진: 아뇨...제가 데려다 줄께요...
유키: 그럴래?
밤 바람이...참 찹다..
쓸쓸한 달빛....
'엣...취..'
아카진: 춥지? 기침하는 걸 보니...
마리에: 어? 괘..괜찮아...
아카진: 머리..... 길다...
마리에: 어...어...원래 좀 빨리 자라...
아카진: 이제..좀 괜찮니?
마리에: 응....
아카진: 참...이름도 말 안했지...난 아카니시 진이야...
마리에: 난...이시마루 마리에...
마리에...... 예쁘게 생겼구나...
아까는 몰랐는데... 가까이서 보니까... 예쁘다...
아카진: 마리에..인기 많겠구나?
마리에: 어?
아카진: 예쁘니까..
마리에: 아...아니야...
아카진: 마리에는...겸손하네...
마리에: 아...아니...
히토미... 좋은 친구를 만나서 다행이다...
너에게 행복을 주는...
마리에: 저기..난...
히토미가 부러워...
아카진: 뭐라구?
마리에: 히토미는...눈이 참 예뻐...눈동자란 이름... 참 잘어울리잖아...
내 이름이 히토미라면...안 어울릴거야...
아카진: 아니야...너도 눈 예쁜데...
마리에: 아니야....
그리고 히토미는...야마삐가...
아카진: 야마...삐?
마리에: 앗...아..아무것도 아니야...
아카진: 야마시타를...알아?
마리에: 어? 어...그...그게...
"이제..오는 거냐?...."
가로등 밑에 저 사람....
마리에: 누...누구?
"이 자식.."
[쫘악....]
한적한 골목길에.. 울려 퍼지는 소리....
차가운 볼에.. 그의 차디찬 손이 닿아... 이내 내 볼이 빨갛게 되어 버린다..
다른 사람도...그것도 친구가 보는 앞에서 그렇게 하셔야 하나요?
"이 자식이 연락도 없이 이렇게 늦게 와? 너 가정교육을 그 따위로 받았어?"
아카진: 왜요? 엄마랑 싸우셨나요?
"아니 이 자식이...."
마리에: 저...안녕하세요...
"뭐냐? 이제는 연예질까지?"
아카진: 그래요...그래서 안되나요?
마리에: 아카진.. 왜 그래..
저..이만 가보겠습니다...
나 갈께....
아카진: 마리에...미안해...
마리에: 아니야... 그럼....
"넌 이제 아카진이 아니야 알았어? 넌..야마시타 진이야!"
아카진: 싫어요...싫다구요....
"아니...그래도..."
마리에: '이게..무슨 소리야? 야마시타...진?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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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반
[자작/이성]
§Loving You§ [11][12]
타키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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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6.08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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