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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절)
사랑은 하늘가에 메아리로 흩어지고
그 이름 입술마다 맴돌아서 아픈데
가슴에 멍든 상처 지울 길 없어라
정답던 님의 얼굴 너무나도 무정해
울면서 돌아서는 안개 짙은 새벽길
(2절)
꽃잎은 눈처럼 창가에 내리는 밤
기러기 날개 끝에 부쳐보는 사연은
사랑이 병이 되어 찾아 온 가슴에
뜨겁던 님의 입김 너무나도 차가워
울면서 돌아서는 안개 짙은 새벽길
2009년(기축년) 새해가 밝았다.
한해의 시작은 정초, 한 달의 시작은 초 하루날, 하루의 시작은 새벽이다.
동이 트기 전 새벽은 잠에서 깨어나 그날의 채비를 차리는 적막의 시간이다.
연초의 새벽은 그래서 다른 날과 달리 의미가 크다.
또다른 만남을 위한 설렘도 있다.
이 때면 생각나는 대중가요가 있다.
이두형 작사, 백영호 작곡, 남정희 노래의 <새벽길>이 그 곡이다.
<가는 정 오는 정>, <흐르는 눈물> 등 주옥같은 노래를 남기고
30대 초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여가수 남정희 씨(본명 방경숙)의 데뷔곡이자 대표곡이다.
그녀는 백영호 작곡가가 이미자씨 독주를 양분하려 발굴한 천부적 트로트가수로도 유명하다.
고등학생 신분으로 샛별처럼 나타나 이미자씨를 능가한 절정기에 저 세상 사람이 돼버린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20여 년 전 일이다.
고교 2학년 때 취입, 언론에 소개 <부두>, <혼자 가는 길>, <헤일 수 없는 세월>, <님이시여>,
<갈등>, <순정> 등 그녀가 부른 노래만도 47곡에 이른다.
“살아 있었다면 가요계 판도가 아주 달라졌을 것이다”는 얘기가 나왔을 정도로 가창력이 좋았다.
1967년 8월 26일자 한 일간신문엔 고교 2학년생인 남정희의 단발머리 옆모습 사진과 함께
‘이미자 스타일로 각광, 허스키 섞은 남정희 양’이란 기사가 실려 화제가 됐다.
진주시 상대동 297-22 서울내과의원을 운영하는 백영호 선생의 장남
백경권(세브란스 출신) 원장은 남정희 씨에 관한 귀한 자료들을 수집,
카페에 올려 눈길을 끈다.
‘백영호 작곡 기념관(☎055-758-3679)’에 40여 년 보관돼온 것으로
역사적 가치가 높은 내용들이다.
그녀는 생전에 거의 백영호 작곡가 곡만 불렀다.
기념관에 그녀 관련 자료가 보관돼 있는 게 단적으로 말해준다.
주제가 <새벽길>을 낳은 같은 제목의 영화 ‘새벽길’은 1967년 이혁수 감독이 만든 정통멜로드라마다.
한 때 대중소설의 일인자로 알려진 작가 방인근 원작을 신성일·남정임 주연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합동영화사 작품으로 고은하, 전양자 등 당대 최고 인기 청춘스타들이 나와 관객몰이를 했다.
영화각본은 <새벽길> 노래 작사를 했던 이두형씨가 썼다.
영화는 가난한 시골학교 여선생인 애인(고은아)을 버리고
부잣집 사장 딸과 결혼한 주인공(신성일)의 비극적 종말을 담고 있다.
남자주인공이 잘 사는 철부지 여대생을 사귀면서 애인을 헌신짝처럼 버린다.
임신한 애인은 학교에서 쫓겨나 자살을 꾀하다
한 부자노인의 도움으로 가정교사로 들어간다.
그런 가운데 친정어머니도 세상을 떠난다.
주인공은 부잣집 딸과 결혼하지만 살인범으로 옥살이를 하게 된다.
버림받은 여주인공은 아들을 낳은 뒤 주인집의 늙은 부호(최남현)의 구혼으로 배필이 된다.
세월은 흘러 주인공은 죄 값을 치르고 감옥에서 나왔다.
그는 출소한 날 옛 애인을 찾아보지만 헛걸음을 친다.
가장 어려웠을 때 도움을 준 은인을 배신할 수 없는 애인의 기구한 입장을 이해해야만 했다.
‘사랑하지만 연인을 따라가지 못하고 허름한 차림으로 떠나가는
남자주인공을 돌아서서 눈물로 보내는 여인의 슬픈 새벽길이 화면을 가득 메운다.
1967년 추석맞이 프로로 동아극장에서 개봉, 10만여 관객을 동원한 작품이기도 하다.
1950년생인 가수 남정희는 어릴 때부터 노래를 잘 불렀다.
1967년 1월 서울수도사대(현재 세종대학교) 부속고등학교 2학년이 될 무렵인 겨울방학 때
작곡가 백 씨에게 소개됐다.
만 17세의 앳된 나이였다.
백씨 집을 오가며 노래수업을 받은 뒤 고교 2학년 여름방학 때
데뷔곡 <새벽길>을 취업하기 전에 <총각 뱃사공>, <사랑하지 마세요> 등을 먼저 불러
가요계에서의 성공을 예감했다.
이미자를 ‘엘레지’의 여왕으로 만들고, 문주란을 일약 인기가수로 데뷔시킨 백씨는
또 한 사람의 유망 신인여가수를 발견한 것이다.
어릴 때부터 노래를 잘 해 백씨를 찾아 ‘테스트’ 받았는데
처음 노래를 듣는 순간 백씨는 그녀의 비범한 자질에 감탄했다.
이미자 못잖게 대성할 수 있는 가수라고 도장을 찍었다.
이미자 · 문주란 후계자를 찾던 지구레코드는 그녀를 픽업, 새 음반을 냈다.
주로 이미자 스타일의 민요를 불렀던 남정희는 나이에 어울리지 않을 만큼 목소리가 빼어났다.
이미자와 문주란 섞어놓은 듯 ‘허스키’ 그가 부른
백영호 작곡 <총각 뱃사공> <사랑하지 마세요> 등이 히트하자
영화사는 앞 다퉈 주제곡 취입요청을 했다.
영화 ‘새벽길’과 ‘계모’ 주제곡도 그런 가운데서 나왔다.
지구레코드는 가요계 유망주인 남양의 보호자와 3년간 전속계약까지 맺으며 그를 붙들었다.
20여곡을 취입한 그는 애수조(哀愁調) 민요스타일에
이미자와 문주란을 섞어놓은 듯 ‘허스키’를 가미한
독특한 음색으로 인기가 대단했다.
노래입문 과정에서도 에피소드가 적잖다.
그는 “개학하면 학교수업 때문에 큰일 났다”고 걱정했을 만큼 공부에 애착이 많았다.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편모슬하에 5남매 중 막내인 그는 ‘평생을 노래에 바치겠다’고 다짐하면서도
학업에 대한 열의는 대단했다.
어떤 일이 있어도 공부는 멈추지 않고 대학까지 졸업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기도 했다.
작사가 이두형 씨도 사연이 많은 사람이다.
1939년 9월 안동에서 태어난 그는 시나리오작가이기도 하다.
고려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서 ‘꽃과 병정’으로 당선된 뒤
김응천 감독의 ‘내 청춘을 변상하라’로 영화계에 입문했다.
이만희, 김묵, 고영남, 이혁수, 전우열, 김효천 감독 등
한 시대 액션영화를 풍미했던 감독들과 주로 활동하다 만성심부전증으로 타계했다.
영화 ‘새벽길’은 기억 저편으로 사라져가고 있지만
주제가 <새벽길>은 오히려 많은 중년·노년 팬들의 애창곡으로 꾸준히 불린다.
해가 바뀌면서 요절한 여가수 남정희가 그립다.
emddaily
출처 : 엠디저널(http://www.mdjournal.kr)
그런데 남정희씨의 조카되는 분이 여기에 대해 어느 분에게
다음과 같은 쪽지를 보냈다고 합니다.
"새벽길 부른 가수 고 남정희씨에 대해 너무나 다른 이견이 많아
조카로서 몇자 적습니다. 남정희씨의 본명은 방경숙이고요,
60년대 중반(확실한 연도는 기억 못함) 신인가수상을 받고
그 후 일본에서 5~6년 동안 활동했습니다.
그 후 국내에 들어와 TV연속극 '여로'가 방영될 시기에 은퇴,
그 후에 암에 걸려 암투병(그 당시 신종 피부암으로 알고있음) 하시다가
45세에 운명을 달리 하셨습니다.
아무쪼록 조카로써 확실한 정보에 보탬이 되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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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https://youtu.be/cmryDwT42uE?si=nGEgi3CKVfPsaz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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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정희 새벽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