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2일. 한국의 탄생화와 부부 사랑 / 전나무
♧ 1월 12일. 한국의 탄생화
* 장엄하고 장대한 거목. 상록침엽수 전나무 : 소나무과 전나무속 2종
* 대표탄생화 : 전나무
※ 1월 12일 세계의 탄생화
스위트 알리섬 (Sweet Alyssum) → 4월 26일 한국의 탄생화 (꽃냉이)
오대산 상원사에 오르는 길. 그 길 옆에는 나의 몇 안되는 절친 오대산 대왕 전나무가 있고, 절에 올라가면 하늘을 날고 싶은 봉황이 한 마리 앉아 있다.
오늘 한국의 탄생화는 [소나무과 전나무속]의 [전나무]입니다. 전나무의 세계의 탄생화일은 10월 7일인데, 그 때는 잣이 열리는 시기이라 잣나무에게 한국의 탄생화 자리를 물려주고 겨울의 절정인 오늘 한국의 탄생화로 정했습니다.
[겨울이 되어 날씨가 추워진 연후에라야 비로소 소나무와 전나무가 얼마나 푸르른가를 알 수가 있다. 사람도 큰 일을 당한 때에라야 그 진가를 나타내는 것이다.]
논어에 있는 말인데요. 전나무의 성질을 잘 나타낸 명언입니다. 저는 생일을 음력으로 지내긴 하는데 양력으로는 오늘인지라 제가 가장 좋아하는 나무 중 하나이고 하늘과 가장 가까이 있는 전나무에 하늘의 뜻이 땅에서 이루어지리라는 저의 소망을 실어봅니다.
전나무의 원래 이름은 열매에서 흰 젓과 같은 하얀 분비물이 나온다고 해서 [젓나무]라고도 하는데 발음이 좀 이상해서인지 [전나무]가 공식 명칭이 되었습니다. 전나무 종류에는 크게 전나무, 분비나무, 구상나무 등 3종류로 나뉘어 지는데, 그 중 [전나무] 종류를 오늘의 탄생화로 정했습니다.
전나무를 올려다 보고 있으면 거대한 크기에 압도된다는 느낌이 자연스레 들게 됩니다. 전나무의 꽃말이 [숭고], [장엄]인 것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우리나라 큰 사찰 옆에는 어김없이 전나무가 살고 있습니다. 몇 해 전 가을 초등 친구들과 함께 갔던 해인사 입구에도, 보은 법주사의 일주문 입구에도 그리고 나의 천년 친구 전나무가 있는 오대산 상원사 입구에도, 월정사 옆의 전나무 숲에도, 부안 내소사의 전나무 숲길에도 하늘을 찌를듯이 거대한 전나무가 부처님의 뜨락에서 잠시 쉬고 싶은 가난한 철학자를 반겨줍니다.
사찰 옆에 이리 전나무가 많은 것은 사찰을 보수하거나 개축할 때 기둥이나 건축자재로 쓰기 위해 일부러 심은 까닭이라합니다. 소나무는 구불구불 휘어져 자라기도 하지만 전나무는 항상 곧게 위로 자랍니다. 생명력도 강해 큰나무들이 하늘을 뒤덮어 햇볕이 들지 않는 음지에서도 잘 버티며 자라다가 나무 꼭대기가 햇볕에 닿는 순간부터는 급속하게 자라기 시작해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거대한 나무가 된답니다. 또한 무리지어 자라는 습성이 있는지라 백두산과 같은 큰 산에서는 전나무의 바다를 만날 수도 있습니다.
전나무 천연기념물로는 진안 천황사의 수령 400년의 전나무와 해인사 학사대의 250년 수령의 전나무 등 두 그루가 있습니다. 초등 동창모임의 해인사 가을 소풍 때 해인사 입구의 전나무들만 보고 학사대 전나무는 보지 못하고 온 것이 두고 두고 후회할 것만 같습니다. 해인사에 대한 공부를 덜 하고 방문한 까닭에 천연기념물 전나무가 해인사에 있었는지 몰랐던 까닭입니다. 그렇지만 해인사 입구에 있는 전나무들도 지금까지 보았던 어느 전나무 못지 않게 크고 멋졌답니다.
전나무 숲길을 걷고 있노라면 마치 세파의 온갖 번뇌와 귀찮음을 전나무들이 보호막을 펼쳐 막아주는 느낌이 듭니다. 우리나라 3대 전나무 숲으로는 오대산 월정사 전나무 숲, 부안 내소사 전나무 숲, 포천 광릉수목원의 전나무 숲을 꼽습니다. 이 중 월정사 전나무 숲길이 제일 유명한데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숲으로도 선정되었고, 요즘도 계속 재방송되는 드라마 `도깨비`의 촬영지로도 이름이 나 있으며, 평창올림픽 때에는 세계 여러나라 사람들에게 한국의 아름다움을 소개할 명소가 되었습니다. 서양사람들에게 전나무는 크리스마스트리 나무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부처님 품 안의 전나무 숲에서 인류의 큰 스승들의 가르침이 큰 어울림으로 만나지기를 소망해봅니다.
고매한 사상은 전나무와 같아서 그늘에서나 절벽 끝에서도 자란다. - 프로벨 (프랑스 작가)
♧ ME부부 꽃배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