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하지만 완전히 다르다. 기아자동차가 4세대 카니발을 출시했다. 80% 이상이 사전계약에서 선택했다는 디젤 엔진을 시승했다. 3세대에서 보여줬던 말 많았던 공명음 문제를 포함해 과연 비슷한 배기량의 디젤 엔진이 그간 얼마나 큰 변화를 보여줬는지에 시승의 초점을 맞췄다.
신형 카니발은 같은 2.2리터 디젤 엔진이라지만 완전히 새롭다. 기존에는 2199cc의 엔진이었는데 지금은 2151cc로 바뀌었다. 기존의 R 2.2 e-VGT 엔진은 카니발에 올라가면서 이른바 ‘공명음’ 이슈를 만들어냈다. 겨울이면 차에서 무엇인가 울리는 소리가 나면서 승객을 모두 불편하게 했던 그 문제다.
기아자동차는 4세대 카니발을 출시하면서 완전히 새로운 엔진을 달아 문제를 정면 돌파했다. 새로운 엔진은 배기량을 48cc 줄였지만 효율은 개선했다. 기존 엔진이 배출가스 기준으로는 ‘유로5’에 맞춘 것이라면 이번 엔진은 ‘유로6’와 그 이후를 염두에 둔 것이다. 그래서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기존 엔진의 카니발이 171g/km인 것과 비교해 크게 낮은 153g/km(시승차인 7인승 19인치 타이어 기준)가 됐다. 첫 등장 이후 10년이 지나 새로운 엔진이 등장하면서 개선한 효과로 신형 카니발에는 보다 환경친화적인 디젤 엔진이 들어갔다.
내용에서도 변화가 있다. 기존의 디젤 엔진은 유로6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일부 EGR과 DPF를 사용하면서 LNT 구조로 2014년 시작했고 2017년에는 강화된 규제를 맞추기 위해 지금과 같은 SCR 방식을 도입하면서 요소수를 넣어야 한다. 신형 엔진도 요소수를 넣는 방식인 SCR로 개발했고 카니발을 포함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주력 모델에 사용하는 디젤 엔진으로 앞바퀴 굴림과 뒷바퀴 굴림 모든 차에 사용하게 되는 엔진으로 거듭났다.
신형 카니발의 가장 큰 경쟁자는 이제는 구형이 된 3세대 카니발이다. 과연 무엇이 달라졌을까가 시승의 포인트다. 먼저 엔진과 변속기의 평가는 뒤로 잠시 미루더라도 문을 열고 시트에 앉으면 느껴지는 분위기가 다르다. 운전석에서 바라본 보닛은 낮게 내려갔고 대시보드 역시 아래로 내려가면서 조금 껑충한 세단을 탄 느낌까지 든다. 밖에서 보면 평평하게 낮아진 보닛의 라인은 SUV를 연상케한다. 실내에서는 시야 확보로 이어져 답답하고 무엇인가 큰 차를 탄다는 느낌이 사라졌다. 바닥까지 보일 듯 시원한 시야와 A필러에서도어패널로 접합부를 옮긴 사이드미러는 확실히 넓은 운전 시야를 보여준다.
시야는 뒷좌석도 마찬가지다. 7인승 2열 시트는 특히 기본 자세가 더 높아졌다. 앞좌석 시트 너머로 전방이 잘 보인다. 탑승객의 시야도 확보한 디자인이 눈에 띈다. 시트의 배열은 기본적으로 동일하지만 기능은 달라졌다. 7인승 2열 시트는 보다 안락함을 추구했다. 버튼 하나로 펼쳐지는 기능은 장거리 주행에도 편리하다. 열선과 통풍은 물론이고 음성인식 기능도 2열에서 조작하도록 마련해 탑승자의 편의성을 크게 개선했다. 주행을 시작하면 새로운 디젤 엔진 그리고 함께 맞물린 8단 자동변속기는 기존의 주행 질감과 다른 느낌을 보여줬다. 소음과 진동은 기존 세대 대비 크게 낮아졌고 가속에서의 정숙성과 낮은 진동이 특히 인상적이다. 여기에 기존 카니발의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았던 전자식스티어링휠 MDPS를 적용해 편한 운전이 가능하다. 예를 들면 기존의 유압식 스티어링휠은 두 손으로 힘을 주며 돌려야 주차를 하는데 신형은 손가락으로 빙빙 돌릴 수 있다는 뜻이다.
MDPS의 추가는 여러 가지 기능을 한꺼번에 추가할 수 있게 도와줬다. 차로유지보조와 같은 기능들이다. 그래서 주행 중에 차선을 넘어가면 잡아주거나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과 함께 사용하면서 주행 보조기능으로 고속도로에서의 운전 피로도를 크게 낮춰주기도 한다.
일단 파워트레인과스티어링휠이 새롭게 바뀌어서 시승에서는 기존 모델과 비슷한 점을 오히려 찾기 어려웠다. 그만큼 달라졌다. 기존과 같은 것은 이름이 카니발이라는 것과 우리나라에 이런 포지션의 자동차는 거의 유일하다는 것이다. 사실상 경쟁 모델이 없는 종류지만 기아자동차는 경쟁력 있는 옵션을 추가했다. 지금까지 기아차에서 보여줬던 새로운 기능을 대부분 적용했다. 이른바 ‘커넥티드’ 기능으로 스마트폰과 자동차를 연동하는 기술도 대거 추가했다. 애플의 카플레이는 물론 안드로이드오토도 지원한다. 국내에 판매 중인 차 가운데 가장 편의성이 좋은 내비게이션은 자동차의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과 결합해 과속 카메라가 있는 곳에서는 스스로 속도도 줄여준다. 또, 터널에 진입하면 내기순환 모드로 바꾸는 치밀함도 갖췄다.
혹자는 헤드업디스플레이가 탑재되지 않아서 아쉽다고 말하지만 신형 카니발에서 아쉬운 것은 사실 그 정도가 끝일 듯하다. 기아 페이를 이용해 주유를 하거나 UVO를 이용해 시동을 걸고 에어컨을 미리 작동하는 등의 기능은 이제 기본인 차가 됐다. 2열 문짝도 전동식으로 열리면서 편리하다고 생각했는데 트렁크와 2열 문짝을 모두 열어버리는 원터치 리모컨도 생겼다. 그래서 신형 카니발은 자동차의 기본인 파워트레인은 물론 새로운 유행인 커넥티드 관련 기능까지 추가한 아주 새로운 차로 등장했다. 문득 카니발을 타고 달리면서 든 생각인데 소음과 진동에 민감하더라도 가솔린 모델을 구입할 이유가 그리 많지 않아 보였다. 가만히 실내에 있으면 혹시 가솔린 엔진일까 착각할 정도로 조용하고 진동이 줄었다. 고속도로에서 높은 엔진 회전을 사용하지 못하는 것을 제외하면 한계가 있지는 않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신형 카니발은 사전계약부터 인기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첫날2만3000대를 넘기는 사전계약을 시작으로 지금 계약하면 올해 안에 차를 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디젤 모델을 80% 이상 선택하고 있다고 영업일선에서는 말하고 있는데 이는 기존 디젤 모델에 실망했던 일부 소비자가 가솔린을 선택하기 때문이라고 추측해본다. 또, 친환경차는 가솔린이라는 인식도 한몫했을 것이다. 요소수를 사용하는 디젤 엔진이 항상 시끄럽고 떨린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적어도 이번 카니발에서는 그렇다. 물론 2년, 3년 시간이 지나면 어찌 될지 아직은 장담하기 이르지만 지금은 연비 좋고 힘 좋은 디젤 엔진이 개선되면서 좋은 선택지로 등장했다. *유록스는 현대기아자동차에 순정품으로 납품하는 요소수로 독일을 포함한 전 세계 주요 자동차 브랜드에서 사용하는 요소수다. 국내에서는 순정품 납품은 물론 애프터 마켓에서 보충할 수 있는 3.5리터 패키지를 포함해 주유소에서 언제든 보충할 수 있는 주입기도 운영하고 있다.
첫댓글 저 혹시 10L 짜리 통 대량주문하면 얼마인가요? 직원분이신거 같아서 조심히 여쭤봅니다
솔직히 이번 키니발은 탐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