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어떤 분들은 필리핀으로 어학연수를 간다는 것에 대해서 약간은 주저하시거나 회의적인 마음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필리핀 연수를 가기 전에 그런 마음을 조금은 가졌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막상, 필리핀에 가서 공부를 하고, 다시 돌아온 후에 한국에서 학원을 다니면서 공부를 해왔거나 미국 등에서 연수를 받았던 친구들을 만나 본 뒤에 저는 필리핀 연수가 아주 탁월한 선태이었음을 확신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는 사실, 영어공부하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우선, 우선 해봤댔자 네이티브들보다 잘 할 수도 없고, 그래서 언제나 그네들 쫗아다닐 수 밖에 없게 된다고 생각했고, 또한 그 많은 시간을 영어공부에 쏟아부어야 한다는 것이 너무나 시간낭비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즉 그 시간에 전공을 공부하거나 보다 생산적인 일에 투자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영어공부,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사람들에게는 그저 단순한 일상이지만, 모국어가 아닌 사람들에게는 접근하기 어려운 철옹성 같은 그 무엇입니다. 외국인들이 영어를 공략하기 위해서는 실로 수많은 시간과 노력과 돈이 들어갈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점에서, 어떤 의미에서는 영어를 쓰는 국민들과 그렇지 않은 국민들 사이의 경쟁은 절대로 공정한 것이 아닐 수 있습니다. 출발이 다른 것이죠.
그런데, 이런 현실에서 어떤 사람들은 심지어 우리나라에 태어난 것 자체를 불운한 것이라고 생각을 하는가하면, 또 다른 사람들은 영어를 우리나라의 공용어로 해야만, 그래서 어릴 적부터 영어를 하게 해야 선진국과 제대로 된 경쟁을 할 수 있으며, 또 우리가 그 힘든 고생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저는 이 까페의 운영자 중의 한 사람임에도, 이런 식의 생각에 절대로 동의할 수 없습니다. 비록 지금 우리가 여러 가지 불리한 조건 속에서 경쟁을 해야 하며, 고생을 함에도 불구하고, 이런 현실을 그렇게 비관적으로 보면 안 된다는 것이 제 생각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한국에서 공부를 할 때, 그동안 딱 한번 영어학원을 다녔습니다. 대학 4학년 때 딱 2달 다녔던 것이 영어학원 경함의 전부입니다. 저는 영어학원 다니는 것이 정말 싫었습니다. 왜냐하면, 제 생각으로는 한국에서 영어학원 다니면서 영어 공부하는 건, 일반적인 의미에서, 도저히 공부하는 것이라고 말하기가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제 기억으로 우리나라에서 일반적인 외국어 학원 분위기를 보면, 하기 싫은 걸 정말 어거지로 하는 사람들 아니면, 외국에 대한 얼빠진 사대주의에 물든 사람들, 그것도 아니면, 진정한 언어적 관심은 없으면서 사회에서 요구하는 '점수'만을 '요행적으로' 얻어내려는 사람들이 대다수였습니다.
살기위해 억지로 하건, 얼빠진 외국 선망증에 빠져있건, 점수만 원하건 간에,, 이런 것들은 '언어'와도 관련이 없으며, '공부'와도 아무 관련이 없는 일종의 '병리적 현상'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대개가 이런 병리적 분위기 속에서 영어를 공부해야만 하는 것 같습니다. 예외는 있겠지만, 이런 대세를 피하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제 경우는, 대학에 들어갈 때도 그랬고, 학교 다닐 때도, 같은 한국 학생들 사이에서는 영어 평균적으로는 한다는 소리를 듣고 살았습니다. 잘하는 건 절대로 아니지만, 그렇다고 공부를 하지 않은 것도 아니라는, 문안하다는 소리를 듣고 살았었습니다. 실제로 그 '문안함'을 유지하기 위해서 영어로 된 책도 꾸준히 읽었고, 단어집도 몇 권을 보았습니다.
그러나 그건 아무 의미가 없었습니다. 제 기억에는 그 오랜 시간 동안. 단 한번도 영어를, 우리의 한국어와 같은, 하나의 살아있는 '언어'로 생각해본 적도, 느껴본 적도 없었습니다. 그저 저의 의식과 감수성 속에서 영어는 일종의 '끔찍한 암호'였습니다. 영어로 된 글을 읽는다는 것은 정말 고되고, 스트레스받는, '암호풀이'에 불과했었던 것입니다.
영어를 이런 식으로 받아들일 때, 절대 영어는 언어로서 다가오지 않으며, 절대로 잘 할 수 없습니다. 그때 영어는 죽게되며, 죽은 것은 언어로 살아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외국에 대한 얼빠진 선망에서 영어를 공부하는 사람이나, 저처럼 죽은 시체만나듯이 영어 공부하는 사람이나 그 결과는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모두 제대로 된 공부가 아닌 것이죠.
며칠 전, sbs의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우리나라에서 영어를 강의하는 외국인 강사들 중 겨우 5%만이 자격이 있으며, 거의 대다수는 거의 불한당에 양아치 같은 작자들이고, 이들이 한국에서 자신의 경력을 속여서 영어강사가 되어, 엄청난 고수익을 받으면서, 동시에 한국에서 '왕'대우를 받으며 살고 있는 사실을 폭로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올 초. 외국인 강사들의 싸이트에서 한국 여자들을 비하하는 글이 일으킨 파문도 결코 우연은 아니라는 것이 증명이 된 것이었습니다.
공부라는 것은,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공부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자기 자신을 현재보다 더욱 '개선'시키는 발전적이고 인격적인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공부를 하는 이유도, 가까이 보면, 직업을 얻고, 자격을 얻기 위해서지만, 그런 것들도 실은 모두 자기를 개선하는 과정 중의 하나인 것들입니다.
그래서 공부라는 것은, 그것이 어떤 종류의 것이건 간에, 제대로 해야 하는 것이며, 인격성을 유지하면서 진행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언제나 '자기'를 지켜가면서 자존심있게 하는 것입니다. 오로지 그런 과정 속에서만 제대로 된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정말 그런 식으로 영어공부하기가 힘듭니다. 도저히 제대로 된 정신으로는 영어학원을 열심히 다녀서 제대로 된 영어를 공부하기가 정말 힘듭니다.
사태가 이러하다보니, 요즘 많은 분들이 부득불, 해외연수를 떠납니다. 제 생각으로 이는 어느 정도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영어도 언어이기 때문에, 영어적 환경에 푹 빠지는 것이야말로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많은 분들이 소위 '네이티브 영어'를 위해서 미국이나 케나다로 많이들 가십니다. 저는 이거 그 자체로는 문제가 없으며, 사실 그것이 원칙적으로 제대로 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모든 조건이 제대로 된 상황이라면, 미국이나 케나다로 가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제 동생이 몇 년전에 미국에서 석사과정 공부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것을 위해 제 동생은 미국에서 3년을 지냈습니다. 그리고 성공적으로 학위를 마치고 돌아와서 지금은 좋은 직장에 다니고 있습니다. 물론 영어도 어느 정도 합니다.
그런데 얼마전 우연히 동생과 유학생활에 대해서 대화를 한 적이 있었는데,,,동생에 따르면, 미국에서 영어공부하는 것이 절대로 호락호락하지 않다고 합니다. 우선, 돈이 엄청 많이 든다고 합니다. 기본적으로 필리핀 연수비용의 최소 3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러면서도 그 생활이라는 것이 너무나 단조로운데, 그저 학원 끝나면, 기숙사에 돌아와서 하루 종일 혼자 영어공부하고, 텔레비젼 보는 것이 전부라고 합니다. 여행이라고는 나중에 석사받고 귀국하기 전에 다녀온 것이 전부라고 합니다.
이에 더해서 영어 선생들이 별로 친절하지 않다고 합니다. 좀 차갑기까지 하다고 합니다. 그네들 입장에서는 급할 것도 아쉬울 것도 없으니까요. 또한 제 동생의 경우 석사과정도 우수한 성적으로 마쳤고, 지도교수가 더 좋은 대학으로 박사과정 공부하러 가라고 적극적으로 추천을 해주었을 정도였음에도 불구하고, 3년 동안 네이티브 친구가 하나도 없었다고 합니다.
이유인즉슨, 수업에서 교수가 하는 말도 알아듣고(물론 힘들게), 공부도 땀흘려가면서 겨우 겨우 따라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상 생활에서는 미국 학생들과의 사이에 높은 벽이 가로 놓여져 있다는 것입니다. 그네들 드러내놓고 차별할 만큼 저질들은 결코 아니라고 합니다. 그러나 반대로 외국인들을 손님이라고 반기면서 친절을 배푸는 그런 사람들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차별도 우대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단 자신들이 설정한 '기준들'에 들어가야만 동료로서 받아들이고, 친구도 될 수 있다고 합니다. 그 기준들이라는 것이 무엇일까요? 그것의 첫번째 것은 전공실력이라고 합니다. 제 동생은 공대생이었기 때문이 그네들 보기에 영어가 좀 어눌해도, 전공실력이 있으면, 같이 그룹공부를 하게 받아들여 준답니다. 그것도 먼저 제안하기까지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 동생도 그네들과 같이 공부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또 하나의 기준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언어'입니다. 즉 그네들은 외국인이라고 좀 봐주는 것이 전혀없다고 합니다. 이는 치 한국 사람들이 자기들끼리 맘대로 자기들 이슈들을 지껄일 때, 거기에 제대로 반응하기 힘든 외국인들을 외면하는 것과 같을 정도라고 합니다.
이런 기준에 들어가려면, 정말 영어를 네이티브 급으로 하면서 동시에 그 문화를 완전히 이해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게 정말 가능하기라도 할까요? 물론, 유럽 친구들이나, 일본 친구들에게는 그나마 아량을 배푼다고 합니다. 그러나 나머지에게는 그런 것 없다고 합니다. 아마 한국에서 사는 외국인들 중, 이런 기준을 충족시키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일상생활에서는 미국사람들과 만나서 어울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미국에서 공부하는 것은, 공부에 대한 부담감은 기본이고, 거기에 더해서 외로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합니다. 제 동생이 그냥 귀국해서 취직을 하려 생각한 것도 이 외로움이 많이 작용한 것이라고 합니다.
제 경험으로는, 저는 작년에 필리핀에 9개월 있었습니다. 짦지도, 길지도 않은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리고, 물론 외국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외로운 것은 있지만, 생각해보면, 정말 즐겁고 편안했었습니다. 기본적으로 물가가 엄청싸서, 돈 걱정 없이 필요한 것을 즐길 수 있었고, 아디를 가나 한국인들에 대한 일종의 특별대우가 있어서, 필리핀 사람들이 친절하게 도와주더군요, 거기에더해서 무엇보다도 그 곳 영어 튜터들이(물론 이들은 거의 대다수가 충분한 자격이 있는 친구들입니다) 1 대 1로 친구가 되어주면서, 기본적으로 A,b,C부터 도와주는 식으로 수업을 진행해준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수업을 받아도, 수업료는 시간당 우리나라 PC방 이용료보다 조금 비쌀 정도에 불과합니다. 1 대 1로 친구가 되어 영어를 가르쳐주는데도 수업료가 그 정도라니,,,이는 다른 외국에서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미국이나 케나다에서는 처음에 영어수업에 들어가는 것이 그야말로 '공포체험'이라고 합니다. 사람들 다 있는데, 튜터가 일상영어 속도로 획 뭐라고 막 물어본답니다. 그것은 정말 충격적 체험이라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미국 등에서 영어공부에 성공하려면, 열심히 하는 것은 기본이고 거기에다가 독한 생존력을 가져야 한다고 합니다. 소위 쪽팔리고, 무시당해 자존심 박살나는 것을 수없이 이겨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저는 공부는 절대로 이런 과정이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매우 비인격적인 폭력이며, 이런 식으로는 효율성도 떨어진다고 확신합니다.
제가 다니는 대학에는 한국어 학당이 있어서 한국에 온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어를 공부하곤 합니다. 제가 다니던 과에도 루마이나와 케나다에서 온 학생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놀라왔던 것은, 그 친구들 첨에 한국에 올 때, 'ㄱ,ㄴ,ㄷ'도 모르고 옵니다. 그리고 한국어가 좀 어려운 언어입니까? 많은 사람들이 말하길 한국어가 세상에서 제일 배우기 어려운 언어 중의 하나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 친구들 약 1년 지나면, 왠만한 말 다 알아듣고, 1년 6개월 되면, 농담도 할 정도로 한국어를 잘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그 친구들,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피눈물' 흘리면서 공부하느냐?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속된 말로 '널럴하게들' 합니다.
도대체 무엇이 이를 가능하게 할까요? 저는 확신합니다. 바로 '편안한 환경'입니다. 그렇게 이완된 분위기와 '친절한 환영하는' 분위기 속에서 학습효과는 극대화되는 것입니다. 이는 사실 상식적으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사실입니다. 늘 편안하고 안심하는 분위기 속에서 자기에게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주면서, 하나 하나 천천히 무리없이 가르쳐주는데, 세상에 누가 못하겠습니까?
저는 영어공부는 그저 단순한 '영어 공부'이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에게 영어는 현재 필요한 하나의 외국어이며, 그것은 다른 것을 공부하듯이 하는 하나의 공붛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제껏 너무 영어공부 때문에 혹사당하고 학대당하고, 외로웠었습니다. 이는 공부가 아닙니다. 이는 언어가 아닙니다. 공부는 우리를 건강하게 개선시키는 것이며, 언어는 우리를 세상으로 열려지게 하는 수단입니다. 그런데 이런 공부가 그렇게 혹독해야 할 이유는 절대 있을 수 없는 것입니다.
저는 지금도 영어가 서툽니다. 당연한 것입니다. 그래서 계속할 것입니다. 그런데 가끔 영어가 어렵다고 느껴질때마다 저는 속으로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영어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 아니다. 그리고 미국에서는 저능아도, 거지도 영어 잘한다, 영어는 그저 생활일 뿐이다"
제가 필리핀 연수를 권하는 이유는, 바로 영어를 편안하게 일상언어로서 친구들과 함께 배울 수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의 보다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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