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장마철...
정기산행 일정도 취소되고
덕분에 카페는 쥐죽은 듯 시무룩...
소소한 볼거리를 위해 여태 미뤄뒀던 지리산 산행사진을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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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거르지 않고 찾아보는 지리산...
금년에도 여지없이 빈둥거리는 아낙네들 몇분 주워 모아
지리산으로 향한다.
요즘의 대세인 젊은 레깅스들에게 밀려 주말 대피소 예약이 하늘에 별따기임을 감안하여
울며 겨자먹기로 금요일 숙박으로 대피소 예약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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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귀한 집 마나님들이라 집나온 그대로 모셔다 드리기로 다짐을 하며
두어시간 반 운전하여 거림탐방센터에 도착, 산행준비를 마침과 동시에
설레는 마음으로 거대한 숲 거림계곡으로 숨어든다.
산행일 : 2024. 6. 14 ~ 15(1박 2일)
참석자: 나뷔님, 뒤꼭쥐님, 등대님, 스텔라님, 종다리님과 함께
주요코스: 거림-세석대피소(1박)-연하봉-장터목대피소-제석봉-천왕봉-법계사-순두류(마을버스이동)-중산리
촬영장비 : Nikon D850 /AF-S Nikkor 20mm f1.8G ED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시기이지만
1000M를 넘어서는 순간부터는 덥다는 것을 느끼지 못한다.
거대한 숲 거림에는 밝은 초록이 가득...
집만 나오면 좋아하는 그녀들...
마음이 차분해지는 그 컬러....
배운사람들 답게 대피소에 들기 전 발꼬랑내도 제거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리모델링한 세석대피소...
장터목의 푸세식과 대비되는 수세식 화장실...역시 최고다~
몸이 약한 그녀들과 삼겹살로 저녁을 때우고...
산책삼아 세석습지에 올라 기화요초들도 감상...
세석대피소에서 700여m 거리의 촛대봉에 올라 저녁노을을 만끽하려 하지만...
'행여 반야봉 저녁노을을 품으려면 여인의 둔부를 스치는 유장한 바람으로 오고...'
그러나 뿌연 시야로 인해 반야봉의 짝궁둥이는 선명하지가 않다고..
겹겹이 쌓인 연하봉, 제석봉, 천왕봉의 위엄...
홍영감의 지시(?)에 잘따라준 그녀들을 위해 등산복 하나씩 선물...
일로장에서 산 몸빼바지~~
대피소 잠옷으론 최고다~
달밤의 체조련가
예외없이 XXX 널뛰기도 시도해 보고....
그렇게 세석의 밤은 깊어만 가고...
ZZZZZ.....
새벽의 쨍한 차가운 공기,
꽃이 피기 전 부는 달큰한 바람,
해질 무렵 우러나는 노을의 냄새,
어느 하루 눈부시지 않는 날이 없었습니다.
-드라마 <눈이 부시게>대사 중에서-
아침을 여는 코발트빛 장쾌한 뷰에 가슴이 뚫리는 희열을 맛본다.
연하봉 전망대에서 달콤한 커피믹스 한잔씩....
노출을 낮춰 떠오르는 햇살도 담아보고...
아름다운 연하선경길...
그 길을 걷다보면 가장 발걸음이 가벼운...
이른 아침 장터목 대피소에서 컵라면으로 허기를 때우고....
더더더 아름다운 제석봉 길...
고사목의 황량함과 구상나무의 싱그러움, 그리고 제석봉의 푸르름에 동화된 풍경은
그 길을 걷는 우리들의 마음에 평화를 안겨주는 듯....
베트맨 바위...
어느 산이든 그 산을 오를때
누구나 보고싶은 풍경들이 있다.
다만 찾는 건 순전히 본인들의 몫이겠다.
물밀듯이 밀려오는 안개구름들...
갇히기 싫어 괜히 마음이 조급해지는 시간이다.
끙끙대며 올라온 천왕봉에서 뒤돌아 보면 보이는 뷰....
마음도 배낭도 비울수록 편안해진다는 진리가
우리의 앞날을 이끌어주는...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는 천왕봉 정상....
오를 곳이 없다는 것은 이제부터는 뒤를 돌아볼 시간이라는 뜻이다.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에서 여우는 말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맞다..
우리는 어쩌면 허상에 희망이라는 이름을 입혀 살아가는 내내 힘을 얻으며
내일을 꿈꾸며 살아가기를 원하는 지도 모른다.
함께했던 시간이지만 절대 같을 수 없는 시간들...
같은 장소에 있지만 다른 생각으로 다른것을 보며 다르게 느끼기 때문이겠다.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어디에서 왔느냐 '보다 '어디로 가느냐' 가 더 중요하다.
우리의 삶에는 항상 선택이라는 갈림길이 따라 다닌다.
어떠한 선택을 한다 할지라도 후회는 남는다.
나의 삶에도 이루어지지 않아서 더 간절히 바라고 추억할 수 있는 거
하나쯤은 남겨두자...
첫댓글 벌써 지리산 다녀온지 한달이 훌쩍 지났어요..
꽃무늬 몸빼바지 고맙습니다^^
아름다운 연하선경과 제석봉이 눈에 선합니다.
평일에도 누가 거기 가는사람 있나며 묻는 산알못 남편에게 사진으로 눈 호강 시켜줬습니다.
아마도 내년 이맘때면 누가 부르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지리산~~
'만성질환 : 오랜 기간을 통해 발병해 계속 재발하는 질환'
"지리산앓이" 만성질환 재발 ㅠㅠ;
'상사병 : 사랑하면서도 그 뜻을 이루지 못해 생긴 마음의 병'
"지리산그리움" 불치병 발병 - - ;
나랑 같은 병에 걸리셨군요..
죽어야 끝나는 열병~~~
산~~~
부럽~ 부럽~~~
잘 보고 갑니다~~~~~
토산 함께한 지 오래되어 얼굴 잊어 묵긋네요~~
장마철 잘 보내시고 다음 산행때 보시게요~~
세석대피소에서 몸빼바지입은 여인네들의 재잘거리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것 같네요
잊지못할 인생의 추억 한페이지를 만들고 오셨군요
홍작가님도 수고많으셨습니다 ㅎ
역시 앉아서 천리를 보는 회장님...
시끌사글 난리가 아녔~~~~
민족의 명산, 장대한 그곳 지리산~~ 명작 사진들 퍼갑니다 ^^
사진 찍으랴 다섯 아낙네들 챙기시랴... ㅎ 눈에 선 합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덕분에 눈은 호강합니다
사진이...작품이란 두글자로는 표현안될만큼 멋지고아름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