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만나면
머물 곳 없는 꽃진 자리
푸른 공명(共鳴)으로
향기가 되는 사람이 있습니다
산 넘어 오솔길 텅 빈 충만으로
운무(雲霧)가 되는 사람이 있습니다
매마른 가슴 아래 깊고 아득한 길
촉촉하게 비가 되는 사람이 있습니다
굽이굽이 시내로 흐르다
살며시 강에서 만나
넉넉한 바다가 되는 사람이 있습니다
어둠으로 걷다
밤새 품고 품어 송알송알 이야기하다
해맑은 이슬이 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리울수록 노래를 불렀지요
보고 싶을수록 맑은 숨을 쉬었지요
혹시 아플까 봐 내리는 꽃비
조심스럽고 행여 떠날까 봐
떨어진 꽃잎 해맑게 웃었지요
사랑 하나면 되잖아요
너무 멀어 더욱 가까운
기다림, 하나면 족하잖아요
고운 그리움으로 저만치 외로움 보내면
우린 그냥 사랑이잖아요
당신을 만나면 늘 고마운 게 있습니다
모든 시선 거둬
한 사람을 한 사람으로 바라보게 하거든요
첫발자국을 내 디디는 어린아이처럼
늘 새로움으로 가득하거든요
------------------------------------------
Domenico Zipoli가
여러 개의 독주 악기를 위해 쓴 이 아다지오는
세 개의 협주 악기의 연합에 힘입어
바로크양식도 고전주의 양식도 아닌
장중한 폭을 확보한 곡입니다.
반주자의 역할을 위임받은
오르간은 첼로와 오보에가
서로 동등한 파트너로서
중심 선율을 분담하게 하고
오케스트라는 풍부한 톤으로
이들의 화성을 받쳐주는 형식을 취합니다
성당의 오르간 주자였던 지폴리는
예수회에 입회하여
1700년대 남미 원주민 세계로 뛰어든
예수회 신부들과 아르헨과 페루의 밀림에서
원주민들에게 악기를 가르치고
직접 음악을 작곡 연주하면서
남미 원주민들의 토속적인
음악 색채가 녹아 있는
신비로운 선율을 만들어 냅니다.
스페인의 코르도바(Cordoba)로 돌아와
신학과 철학을 공부하고
신부로 서품될 예정이었지만
결핵으로 1726년 38세의 짧은 생을 마감합니다
한 인간이
신 앞에 단독자로 서 있는
거룩함과 경건함을
인간과 자연에서 찾고 배웠던 지폴리 !!
한 사람을 한 사람으로 사랑하며
신 앞에 솔직해지려 했던 구도자의 모습이
지폴리의 음악 세계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여러 사람 중에
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쉽지만
모든 시선 거둬
차별하지 않고
한 사람을 한 사람으로
우리는 사랑할 수 있을까요?!
자카랜다의 [Music Letter] 중에서
P/S
오늘 음악편지의 내용은 어떤 의미와 목적을 가진 편지일까요?
평가와 생각은 다르겠지만 제 뜻과 비슷한 분을 선정해서
내년 4월에 입국하면 작고 소박한 선물 드리겠습니다 ㅎ
배경음악:
Adagio for Oboe, Cello, Organ and String's Pierre Pierlot,
oboe Anne-Marie Beckensteiner, Organ Bernard Fonteny,
Cello Jean-Fransois Paillard, cond Orchestre de Chambre
첫댓글 그리움의 꽃잎이
마구 날리는 듯한
아름다운 사랑시 입니다~~~
감사합니다~~
자카랜다님~~~
늘 건행하시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멀리서 방문하셨군요
늘 감사 드립니다^^*
@자카랜다 네 감사합니다~~
자카랜다님~~
전례음악의 반주로
피아노 보단
오르간이 썩 잘 어울린다는 느낌을 받았었습니다.
오르간 소리에 흠취해서
오르간 연주회엘 몇번 찾아갔던 적이 있어요.
거기서 놀라운 소리를 들었지요.
전문용어로는 뭐라 부르는지 알지 못하는데요
발페달로만 연주하는 소리...
그 소리가 얼마나 매력적이던지요.
가슴 저 밑바닥 까지 헤집고 들어가
온통 영혼 까지도 울려주는
그야말로 영혼의 소리라는 느낌....
그날의 가슴떨림은
강산이 두번씩이나 바뀌어도
온전히 기억속에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또 한가지...
발레의 토슈즈마냥
오르간 연주용 신발이 따로 있다는 것도
그때 오르간 소리 찾아듣다가 처음 알았답니다.
지금은 새벽 다섯시반도 채 안되어서
본문 속 연주음원을 열어 듣질 못하지만
이따가 낮시간에 꼭 들어보겠습니다.
정성을 가득 담은 게시물
고맙습니다~^^
전례음악을
전려음악이라 오타를 내서
방금 수정했어욤^^
@하늘은 맑고 오르간 악기 쉽지 않은 것인데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계시군요
조금만 신경쓰면 고전음악이
가까이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죠 ㅎㅎ
깊은 관심 감사 드립니다^^*
감기약 먹어서 정신이 메롱~중간쯤에서 멈춤니다
시간내서 볼게요
속히 쾌차 하셔유
여름감기 의외로 오래가더라고요
늘 건강하셔서 무더위 잘 견되십시오
방문 감사드립니다^^*
있죠
당연
늘 간결한 단문 ㅎㅎ
군더더기 없는 모습이 등산에서 들어납니다
내공이 대단합니다 ㅎ
자카렌다님 방글입니다
사랑은 그리움
너무 그리워서
시린 사랑이 된다는 글
오늘도 좋은시간 되어용
아 울 존경하는 해당화언냐 ㅎㅎㅎㅎ
음악편지의 글을 처음으로 올려봤습니다
15년 전 아는 지인이 상당 아닌 고민을 털어 놓았을 때
보낸 글을 블로그에 옮겨 놓은 것입니다
사실은 음악편지 코너는
모두에게 보내는 편지도 있고
개인에게 보내는 편지도 있습니다
이번 올린 편지는 [남녀상렬지사]가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과 존귀함을
어떻게 갖꾸어 갈 것인가의 물음에서 시작한 글입니다
누구나
많은 사람들 중에
마음에 드는 한 사람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은 쉽지요
그러나
어느 특정 한 사람이 아니라
일반적인 차별하지 않고
주어진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고 이해하며
그냥 한 사람을 한 사람으로 대해주는 인격적인 만남을
복잡한 현대 사회에 가능하냐는 물음을 던진 겁니다
이건 선택 사항이 아니라
주어진 책임이고 의무라는 차원에서
한 사람을 인격적으로 대해주는 것이지요
그런 사람이 그립고 보고 싶다는 편지입니다
여러 전제들이 전후로 보면 붙명하게 들어날 겁니다
지폴리라는 음악가는
종교심에서 서열이나 계급으로 사람을 대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 인간을 차별하지 않고 이익의 대상이 아니라
경제적인 대상아 아니라
돌봐주고 보살펴 주고 용납하고 이해하는 관계
그것이
@자카랜다 그것이 진정한 사랑이라는 것이지요
요즘 누구나 혼자서도 살 수 없고
함께도 살 수 없는 시대상황
우프지 않을 수 없습니다
늘 관심과 배려 해당화 언냐에게 고마움을 전하면서
응원을 보냅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으랴 차차 힘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