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본사란 두 가지 의미로 쓰입니다. 하나는 행정적인 측면으로, 대한불교 조계종은 전국을 25개 교구로 나누어 관할하고 있는데 이 '교구본사'를 줄여서 본사라고 하는 경우입니다. 조계종 스님들은 이 가운데 하나의 본사에 적(籍)을 두게 됩니다.
또다른 하나는 '소속 사찰'이라는 의미인데, '한 문중이 의지하는 가람'이라는 의미입니다. 한 문중이 교구본사를 확보하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말사에 의지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설명이 쉽지도, 명확하지도 않습니다. 이 글에서 본사는 두 가지 의미가 혼용되어 있습니다.
남성 출가자인 경우는 일반적으로 교구본사로 출가하고 행자생활을 하게 됩니다. 이는 교구본사의 규모가 크고 대중이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은사 스님이 말사에서 살고 계실 경우라면 말사로 출가하고 생활하다가 행자교육에 들어가게 됩니다. 이럴 경우, 본사에서 일정기간동안 생활할 수 있도록 은사 스님이 배려하기도 합니다. 이유는 행자가 문중에 대한 애정을 갖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여성 출가자인 경우는, 교구본사가 전부 '비구 도량'이므로 교구본사로 출가하거나 행자생활을 할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비구니 도량' 가운데 큰절로 가서 출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혹시 잘 모르시는 분을 위해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비구는 남자 스님이고, 비구니는 여자 스님입니다. 비구니 스님에게 여자운운 하게 되면 혼나니까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여성 출가자는 남성 출가자와 마찬가지로 은사 스님을 정했을 경우, 은사 스님이 작은 말사에서 살고 계신다면 그 절에서 생활하기도 합니다.
사찰소개에 앞서 두 가지 양해를 구합니다. 제가 전국의 절을 다니며 직접 취재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틀릴 수도 있다는 사실입니다. 무슨 말씀인가 하면, 행자를 받지 않는 도량도 있을 수 있는데 혹시 출가하러 갔다가 "행자 받지 않는다"라는 말을 듣더라도 실망하지 마시고 다른 절을 찾아보시라는 얘깁니다.
또 사찰을 제가 거명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행자를 받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예를 들어 화성 신흥사 같은 경우, 비구니 스님이 크나큰 원력으로 포교를 아주 잘하고 있지만 이런 사찰을 일일이 소개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소개의 기준도 모호하므로 교구본사와 선원, 강원이 있는 도량으로 국한합니다.
우선 남성 출가자들이 갈 수 있는 도량을 소개합니다. 남성 출가자는 전국의 25개 교구본사와 선원이 있는 사찰을 찾아가시면 되겠습니다. 강원(講院)은 모두 교구본사에 있으므로 따로 소개하지 않겠습니다. 먼저 전국의 교구본사를 소개합니다.
직할교구본사 : 서울 조계사(曹溪寺)
제2교구본사 : 수원 용주사(龍珠寺)
제3교구본사 : 속초 신흥사(新興寺)
제4교구본사 : 오대산 월정사(月精寺)
제5교구본사 : 속리산 법주사(法住寺)
제6교구본사 : 공주 마곡사(麻谷寺)
제7교구본사 : 예산 수덕사(修德寺)
제8교구본사 : 김천 직지사(直指寺)
제9교구본사 : 대구 동화사(桐華寺)
제10교구본사 : 영천 은해사(銀海寺)
제11교구본사 : 경주 불국사(佛國寺)
제12교구본사 : 합천 해인사(海印寺)
제13교구본사 : 하동 쌍계사(雙磎寺)
제14교구본사 : 동래 범어사(梵魚寺)
제15교구본사 : 양산 통도사(通度寺)
제16교구본사 : 의성 고운사(孤雲寺)
제17교구본사 : 김제 금산사(金山寺)
제18교구본사 : 장성 백양사(白羊寺)
제19교구본사 : 구례 화엄사(華嚴寺)
제21교구본사 : 순천 송광사(松廣寺)
제22교구본사 : 해남 대흥사(大興寺)
제23교구본사 : 제주 관음사(觀音寺)
제24교구본사 : 고창 선운사(禪雲寺)
제25교구본사 : 남양주 봉선사(奉先寺)
다음은 비구 스님들의 선원(禪院)이 있는 도량(道場)입니다. 교구본사 선원은 생략했습니다.
봉화 각화사, 공주 갑사, 서산 개심사, 괴산 공림사, 양산 통도사 극락암, 영천 기기암, 서귀포 남국선원, 부안 내소사, 문경 대승사, 공주 대자암, 달성 도성암, 진주 두방사, 의정부 망월사, 기장 묘관음사, 인제 백담사, 강진 백련사, 함양 벽송사, 서울 우이동 보광사, 서울 정릉 보덕사, 보은 법주사 복천암, 문경 봉암사, 영주 부석사, 영광 불갑사, 양평 상원사, 오대산 상원사, 양산 통도사 서운암, 장수 성관사, 옥과 성륜사, 김천 수도암, 통영 용화사, 인천 용화사, 인제 용화사, 영천 은해사 운부암, 부안 월명암, 산청 정각사, 구례 천은사, 하동 칠불사, 곡성 태안사, 밀양 표충사, 공주 학림사, 부산 해운대 해운정사, 예산 향천사, 가평 현등사.
여성출가자들을 위해 강원이 있는 도량과 선원이 있는 도량을 모두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런 도량은 큰절이므로 행자를 받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먼저 비구니 스님들의 선원이 있는 도량입니다.
예산 수덕사 견성암, 경주 금련선원, 경주 금선선원, 고흥 금탑사, 양산 내원사, 부산 범어사 대성암, 산청 대원사, 대구 동화사 내원암, 음성 미타사, 영천 은해사 백흥암, 예산 보덕사, 합천 해인사 보현암, 대전 복전암, 대구 부도암, 울진 불영사, 합천 해인사 삼선암, 울주 석남사, 대전 세등선원, 보은 법주사 수정암, 서울 삼각산 승가사, 남원 승련사, 장수 신광사, 합천 해인사 약수암, 대구 양진암, 함양 영각사, 상주 용흥사, 완주 위봉사, 평창 육수암, 문경 대승사 윤필암, 평창 지장암, 장성 백양사 천진암, 보은 탈골암, 장수 팔성사, 용인 화운사, 의정부 회룡사, 경주 흥륜사.
비구니 강원이 있는 도량입니다.
공주 동학사, 수원 봉녕사, 청도 운문사, 김천 청암사, 서울 성북구 삼선포교원.
출가하려는 사람이 어느 절로 들어갈지 결정도 안 해놓고 무작정 집을 나서면 방황하다가 집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일단 짐을 챙겨 집을 나서면 얼마나 썰렁한지는, 얼마나 막막한지는 해보신 분만 압니다.
"이리 갈까 저리 갈까 차라리 돌아갈까 "
어린 시절 즐겨 불렀던 김상진씨의 노래가 절로 입에서 새어나오게 됩니다. 어느 절로 갈지 정한 경우라도 불안하지만 정해두지 않은 것보다는 한결 낫습니다.
참고가 될까 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만, 제 도반 중에 다른 종단에 있다가 조계종으로 다시 온 스님이 있었습니다. 제가 물었습니다. 왜 그 종단에 갔었냐고, 그리고 왜 조계종으로 왔냐구요. 그랬더니 이 스님이 대답합니다.
"난 출가 전에 불교에 대해 잘 몰랐어요. 절이라면 다 같은 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까 거기 스님들은 결혼하더라구요. 학교도 없고, 수행할 도량도 없고…"
그런 문제의 주인공이 되고 싶지 않으면 일단 조계종으로 출가하신다는 생각을 하시고, 아는 스님이 계시면 그 스님과 상의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아! 그리고 말썽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한 말씀 더 드리겠습니다. 조계종이 아닌 다른 종단의 스님들 중에서도 결혼하지 않고 수행에 전념하시는 분이 계시다는 사실!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언제 출가하는 게 좋은지를 묻는 분이 계십니다. 저는 사계절이 다 좋다고 대답합니다. 설날을 이틀 앞둔 한겨울에 저는 출가했는데 한 달 쯤 되었을까……? 눈이 많이 내렸습니다. 온 세상에 색깔이 바래져서 흑백영화가 돼버린 것처럼 삽시간에 하얗게 변해버리는 겁니다. 겨울에도 비가 내리는 고장, 부산출신인 저는 이런 풍경을 처음 보았습니다. 내가 강아지라면 그 직분대로 막 뛰어다니겠지만, 강아지가 아닌 사람인지라, 게다가 비록 스님이 되진 못했지만 출가한 신분인지라, 날뛸 수는 없고 설렘을 누르며 산문 밖으로 나갔습니다. 자주색 행자복에 털신을 신고, 털모자와 뜨개질한 목도리로 중무장을 한 채. 산문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무슨 별장인가 하는 산장이 있었는데 그 집으로 갔습니다.
"커피 한 잔 주이소!"
그 집 주인으로 보이는 늙수그레한 남자분이 나오시더니 마당 가운데 있는 작은 집으로 저를 안내했습니다. 사방이 유리였고 지붕도 유리였던 그림같은 집이었습니다. 알루미늄 주전자와 휴대용 가스버너 덕분에 봉지커피가 따끈한 커피로 몸을 바꾸었습니다. 오랜만에 마신 커피 덕분에 밤새 '산사의 잠 못 이루는 밤'이 되었습니다. 15년이나 지난 지금도 그날 보았던 유리집과 달디단 커피의 맛을 잊지 못합니다.
잠시 추억에 잠겨 있다 보니 이야기가 옆으로 샜군요. 그 당시에는 출가자가 봄에 많다고 했습니다. 매서운 추위를 피해 따뜻한 봄이 되면 가을부터 결심했던 사람들이 절로 들어온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봄에 들어오면 곧 여름을 만나야 하고 땀을 뻘뻘 흘리며 공양간에서 일을 해야 할 뿐만 아니라 모기 같은 벌레들에게 시달려야 합니다. 뭉기적거리는 사람에게는 사계절 가운데 어느 계절도 출가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계절이지만, 결의가 굳은 사람에게 있어서 사계절은 출가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계절입니다.
글 : 한북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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