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주연문장전산고 경사편 2 - 신선의 다섯 종류

[추공]

도장잡설(道藏雜說)

인선(人仙)이 다섯 종류가 있다는 변증설(고전간행회본 권 24)

나는 들으니, 관상(觀相)이 마음에 기인하여 나타나기도 하고, 또 마음 때문에 없어지기도 하며, 신선(神仙)이 선천적으로 자연히 된 자도 있고, 또 인위적으로 수련하여 된 자도 있다 하니, 이는 옳지 않은 의논이다.

옛사람이 사람의 관상에 대하여 논하기를 “귀하고 천한 것은 눈썹과 눈을 관찰하고, 슬기로운 것은 살갗과 모발을 관찰하며, 고생하고 편한 것은 손과 발을 관찰하고, 가난하고 부유한 것은 턱을 관찰하여야 한다.” 하였는데, 이는 관상에 대한 대강을 논한 것이다. 

당(唐) 나라 일행(一行 장수(張遂)인데 장공근(張公謹)의 손자이다)은 “사람을 관상하는 방법은 홍범(洪範)의 오복(五福)ㆍ육극(六極)으로 주장을 삼아야 한다. 

대체적으로 충성하고 효도하며 인(仁)을 행하고 의(義)를 행하는 자는 길(吉)한 사람이요, 반면에 충성스럽지 못하고 효도하지 못하며 인하지 못하고 의롭지 못한 자는 흉(凶)한 사람이다. 

길한 사람은 반드시 오복의 보람을 누리게 되고, 흉한 사람은 반드시 육극의 형벌을 받게 된다. 가령 복이나 화를 자신은 받지 못하더라도, 반드시 자손에게 미쳐가게 되는 것이다. 절대로 풍골(風骨)이나 기색(氣色)만을 관찰하여 앞날의 길흉을 점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니, 일행은 사람을 잘 관상하였다 하겠다.

세상에서 전하기는 장생불사(長生不死)하는 자를 신선이라 한다. 그러나 공동자(空同子 명(明) 나라 이몽양(李夢陽)의 호)의 말에는 “신선도 죽는 날이 있으니, 이는 기운이 소멸하기 때문이다. 

기운이 운행하여 소멸하기도 하고 생장하기도 하는데, 생장하면 부패한 것도 신기롭게 화생하고, 소멸하면 신령스러운 것도 썩게 된다. 

신선은 천지와 일월(日月)의 정기를 결합하여 속진을 버리고 신(神)을 이루는 자이다. 그러나 원회(元會)의 도수(度數)가 다하면 천지와 일월도 소멸되는 것인데, 더구나 천지의 기운을 빌려온 자는 더 말할 나위가 있겠는가?” 하였다. 

또 《황극경세(皇極經世)》를 상고해 보니 “천지의 조화가 앞으로 유회(酉會)에 끝난다.” 하니, 그렇다면 6만년을 지나게 되면 유도(儒道)도 쇠약하고 신선도 모두 없어져 존재하는 것이 없을 것이다. 

불가(佛家)에서 이른바 우물에서는 먼지만 일어나고 나무에서는 불이 발생한다는 말이 바로 그것이다. 또 왕세정(王世貞)의 《완위여편(宛委餘篇)》을 검열하여 보니 “신선도 파두(巴頭 약제로 쓰는 파두 열매)를 먹으면 그 자리에서 죽게 되고, 쥐가 먹으면 잘 자란다.” 하였다. 그러나 속진에 묻혀 있는 사람과는 다르기 때문에 굳이 변증한 것이다.

신선(神仙)에 다섯 종류가 있다는 것은 무슨 말인가 하면, 사람이 음양(陰陽)의 기운을 받아 사지(四肢)의 형체를 이루게 되는데, 그 사이에 성질이 모두 같지 않으며 어질고 어리석음이 각각 달라, 유래한 곳이 다섯 종류가 있음을 말한 것이다. 

신선은 일월의 정기를 훔쳐 혈육(血肉)에 대한 외형적인 것을 탈피하여야 한다. 그 중에 수련(修鍊)하는 것도 길이 많고, 성공하는 것도 일정한 방법이 없어, 종류별로 구분하면 다섯 가지가 있다. 그러므로 신선에 다섯 종류가 있다는 말이 있게 된 것이다.

관상론(觀相論)을 살펴보니, 성화자(成和子 성화는 오제(五齊) 때 고계충(高繼冲)의 자인데 성화자는 존칭이다)가 진희이(陳希夷 희이는 송(宋) 나라 진단(陳摶)의 호)의 질문에 대답하기를 “얼굴 모양이 청수하고 행동이 공손하며 기질(氣質)이 맑고 천성이 선량하여, 말도 지극한 이치에 근거를 두어 언제나 산림(山林)에 취미가 있는 자는, 수행(修行) 중에서 유래한 사람이요, 

얼굴 모양이 괴이하고 행동이 음흉하며 말이 간사하여 언제나 남을 죽이려는 마음이 있는 자는, 정령(精靈) 중에서 유래한 사람이며, 

얼굴 모양이 깨끗하고 행동이 풍류적이며 마음이 인자스럽고 기운이 화평하여 언제나 수련하려는 뜻을 가진 자는, 신선(神仙) 중에서 유래한 사람이요, 

얼굴 모양이 수려하고 행동이 엄숙하며 천성이 밝고 마음이 영특하여 조화(造化)를 잘 부려 언제나 무지개같이 높은 뜻이 있는 자는, 성신(星辰) 중에서 유래한 사람이며, 

얼굴 모양이 기이하고 행동이 조급하며 천성이 슬기롭고 기질이 굳세어, 말도 재앙이나 복을 받는 데에 간여하여 언제나 제사지내려는 뜻이 있는 자는, 신기(神祇) 중에서 유래한 사람이다. 이런 방법으로 사람을 관상하면 조금도 틀리지 아니하니, 이것이 바로 사람에 다섯 종류가 있다는 것이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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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경(丹經)》에는 “신선이 대개 다섯 종류가 있는데, 천선(天仙)ㆍ지선(地仙)ㆍ신선(神仙)ㆍ인선(人仙)ㆍ귀선(鬼仙)이 그것이다. 

천선(天仙)이라는 것은 여러 겁(劫)을 수행(修行)한 중에서 유래하여, 일찍이 훌륭한 조상에 슬기로운 천성을 갖추어 적선(積善)한 가정에 출생하여, 아동(兒童) 시절에 도(道)에 들어가 지인(至人 도(道)와 덕(德)이 높은 사람)이 무상상승(無上上乘 불교에서 더할 나위 없는 교법을 가리킨다)을 가르쳐 주어 하늘과 땅으로 술잔과 솥을 삼고 해와 달로 물과 불을 삼아, 자연적으로 청정(淸淨)하여 내단(內丹)ㆍ외단(外丹)이 순전하게 이루어져 삼계(三界)를 초월하여 세상의 울타리를 타파한 신선이니, 이는 하늘에 인연이 있어 하늘에서 태어내 준 자이다. 

지선(地仙)이라는 것은 의심없이 실행하면서 꼭 과감스럽게 하여 뜻이 확고하여 속세를 떠나, 장년(壯年) 시절에 도를 배워 조화의 기묘함을 규명한다. 그리고 만물의 이치를 깨달아 단약(丹藥)을 제련하며 복용하여 오래도록 살아, 몸이 세상에 존재하면서 지구상에 신선이 되는 자이니, 이는 지구에 의탁하여 지구에서 존재한 자이다. 

신선(神仙)이라는 것은 태어나면서부터 선풍(仙風)과 도골(道骨)이 갖추어져 대단히 충성스럽고 매우 효성스러우며, 공덕을 쌓고 선행을 쌓아 소년 시절에 도를 그리워하고 속세에 살기를 싫어하여 유명한 명승지(名勝地)로 들어가, 정(精)을 수련하여 기(氣)로 변화시키고 기를 수련하여 신(神)으로 변화시키며 신을 수련하여 허(虛)로 변화시켜, 먼저 옥액(玉液)을 제련한 다음에 금단(金丹)을 제련 복용하여 음은 없어지고 순양(純陽)만 남은 자다. 

그는 일반 사람을 벗어나 성인(聖人)의 경지로 들어가 환골탈태(換骨奪胎)하고 기질이 변화되어 사물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스럽게 우유자적하는 신선이니, 이는 신(神)을 수련하여 본래의 신으로 되돌아간 자이다. 

인선(人仙)이라는 것은 몸가짐을 공손히 하고 선행(善行)을 남과 함께 하여 중년이나 만년에 공명(功名)과 재리(財利)에 대해서 욕심이 없으며, 풍경을 대하여도 감정을 잊어버리고 기(氣)를 운전(運轉)시켜 생명을 연장하며, 납[鉛]을 제련 추출하여 수은[汞]에 첨가해 금단(金丹)을 만들고 감(坎)에서 기운을 취하여 이(离)에 채우며, 시간에 맞추어 호흡을 조절하고 계절에 따라 도인(導引)하여 신체와 마음이 편안하고 병이 없이 장수하는 것이니, 이는 인위적인 수련을 빌려 사람을 구제하는 자이다.

귀선(鬼仙)은 천성이 본래 용렬하여 대도(大道)에서 밝지 못하지만, 한 화두(話頭)를 가지고서 마음이 어지럽지 않도록 하여 식신(識神 정신을 가리킨다)이 무슨 이치든지 깨달을 수 있는 것으로 목표를 삼아, 혹 재계(齋戒)를 하여 얼굴 모양은 마른 나무처럼 바짝 여위고 마음은 사그라진 재처럼 감정이 없이 공허하여, 마음이 통일될 때에는 음신(陰神 백(魄)으로서 넋을 말한다)을 밖으로 내보낼 수도 있고 죽은 뒤에는 정령(精靈 혼백(魂魄). 즉 영혼을 말한다)이 흩어지지 않아, 남의 태중(胎中)으로 들어가 아이로 다시 출생하기도 하고 죽었다가 동자(童子)로 소생하기도 하는 신선이니, 이는 순음(純陰)으로 양기(陽氣)가 없어 끝내 귀신 테두리에서 벗어나지 못한 자이다. 이상이 이른바 신선의 다섯 종류이다.” 하였다.

태상노군(太上老君)의 교훈에는 “천선(天仙)이 되고 싶은 자는 1천 3백가지의 선행(善行)을 쌓아야 하고, 지선(地仙)이 되고 싶은 자는 3백 가지의 선행을 쌓아야 한다. 만약 선행이 없으면 인선(人仙)도 될 수 없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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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D-001]오복(五福) : 수(壽)ㆍ부(富)ㆍ강녕(康寧)ㆍ유호덕(攸好德)ㆍ고종명(考終命)을 가리킨다. 《書經 洪範》
[주D-002]육극(六極) : 흉단절(凶短折)ㆍ질(疾)ㆍ우(憂)ㆍ빈(貧)ㆍ약(弱)을 가리킨다. 《書經 洪範》
[주D-003]원회(元會) : 천지가 한 번 개벽(開闢)하여 존재하는 12만 9천 6백 년 기간을 1원회라 한다. 《皇極經世》
[주D-004]유회(酉會) : 천지가 한 번 개벽한 기간이 12만 9천 6백 년인데, 12지(支)에 분속시키면 각각 1만 8백 년씩 해당된다. 하늘은 자(子)에 열리고 땅은 축(丑)에 열리며 사람은 인(寅)에 태어나 묘(卯)ㆍ진(辰)ㆍ사(巳)ㆍ오(午)ㆍ미(未)ㆍ신(申)까지 약 7만 5천 6백 년 동안 천지에 존재하다가 유(酉)에 이르면 천지의 운기가 쇠하여 가다가 해회(亥會)에 이르면 다시 개벽된다. 《皇極經世》
[주D-005]정령(精靈) : 육체를 떠난 생물의 혼령(魂靈).
[주D-006]내단(內丹) : 단전(丹田) 안의 정기를 수련시키는 것을 말한다.
[주D-007]외단(外丹) : 단사(丹砂) 등을 제련하여 만든 금단(金丹)을 말한다.
[주D-008]삼계(三界) : 불교의 말로 욕계(欲界)ㆍ색계(色界)ㆍ무색계(無色界)를 말하는데, 즉 이 세상을 말한다.
[주D-009]옥액(玉液) : 도사(道士)가 제련한 단약(丹藥)으로, 복용하면 장생불사할 수 있다 한다.
[주D-010]감(坎)에서 …… 채우며 : 위 도교선서도경변증설(道敎仙書道經辨證說)의 주 11)참조.
[주D-011]도인(導引) : 도가(道家)의 양생하는 방법으로 근육과 뼈마디를 운동시키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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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주 연 문 장 전 산 고 (五 洲 衍 文 長 箋 散 稿  )

60권 60책. 필사본. 우리나라와 중국, 기타 외방의 문물·제도를 망라하여 연혁과 내용을 기록한 책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사물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본원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면서 서광계(徐光啓)·왕징(王徵)의 저술에서 영향을 받았음을 밝혔다. 저자는 스스로 사물의 크고 작음, 사욕의 구별없이 의의(疑義)가 필요한 것이나 고증이 요구된다고 생각되는 내용은 보이는 대로 생각나는 대로 정리했다고 했다.

이규경

이규경이 지은 〈오주연문장전산고〉, 규장각 소장

본서에 실린 내용을 보면 천문·역법·수리·시령(時令)·부족·역사·지리·붕당·경서·문학·문자·음운·금석·고기(古器)·전적(典籍)·서학(西學)·서교(西敎)·도교·불교·서화·의학·음양·기후·오행·재이(災異)·제도·습속·예제·복식·유희(遊戲)·주거(舟車)·야금(冶金)·고총(古塚)·병학·무기·양전·양조(釀造)·종축(種畜)·외래물종·초목·어류·조수(鳥獸)·금속 등으로 백과사전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총 항목만도 1400여 개 이상이 된다.

이 책의 부록으로 각종 군사기술을 저술한 〈오주서종 五洲書種〉과 박물지인 〈오주서종박물고변 五洲書種博物考辨〉이 있어 저자의 박식과 관심분야가 대단했음을 보여준다. 저자가 평생동안 저술한 것이지만 완전히 정리된 것은 아니고 원고의 형태로 남아 있다. 때문에 편차와 내용의 배열이 잘못된 곳도 있다. 내용에 있어서도 일부 잘못된 서술이나 세상에 유전되는 이야기가 그대로 실린 것이 있다.

그러나 개인의 저술로는 기념비적인 방대한 저술이며, 이 책의 저변에 깔린 사상사적 의미는 더욱 중요한 저술이라고 하겠다. 원본은 최남선(崔南善)이 소장하고 있었으나, 6·25전쟁 때 없어지고, 이를 필사한 것만 규장각에 남이 있다. 애초에 원본도 권1·2는 유실된 상태였으며, 필사본도 손실이 있어 권1~4가 없고 현재는 56권만 남아 있다. 〈오주서종〉 등은 8·15해방 후에 따로 발견되었다. 1959년에 고전간행회에서 이를 영인했다.

[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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