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유일한 자립형 사립고인 하나고등학교가 내년 3월 문을 연다. 강원도 횡성 민족사관고, 전북 전주 상산고 등 지방에 설립된 자사고와 달리 서울에 첫 개교한다는 점에서 학생과 학부모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 은평구에 세워지는 하나고는 21세기에 한국을 뛰어 넘어 세계 무대에서 자유롭게 사고하고 행동하는 인재를 기른다는 목표로 국제 경제와 금융 분야을 특성화한 학교다.
학교현황
하나고에는 지난 7월 김진성 고려대 생명과학대 교수가 교장으로, 정철화 전 청심국제중·고교 교감이 교감으로 부임했다. 또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을 재단 이사로 참여시키고 현재 우수 교사들도 모집 중에 있다. 교사 1인당 학생 비율을 10명 이하로 유지하고, 교습능력을 평가해 교사의 능력 향상을 유도할 방침이다.
하나고는 학급당 25명, 8학급 기준으로 전교생 600여명 규모다. 일반고에 비해 학급당 정원이 적은 편이라 수업이 효율적으로 운영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나고는 남녀 합반으로 운영된다.
하나고의 또 다른 특징은 기숙사 학교라는 점이다. 하나고측은 공동생활을 통해 타인을 배려하는 인성을 기른다는 취지로 기숙사 생활이 의무다. 따라서 집 근처에 거주할지라도 기숙사 생활을 해야 한다.
4인 1조로 한 방을 쓰게 되며 월 1회 넷째주 금요일에 귀가할 수 있다. 기숙사에서 다양한 학습과 활동을 위해서 주말 프로그램을 준비한다. 하루 일과는 오전 6시 20분에 일어나 8시부터 정규수업이 시작된다. 저녁 식사 이후에 휴식하고 자기주도적 학습 시간을 가진 뒤 밤 11시에 기숙사로 들어간다.
수업료는 일반고에 비해서는 높은 편이다. 학교운영지원비를 포함해 540만원 수준이며 식비를 포함해 기숙사비는 약 500만 원 선이다. 별도의 방과 후 학습비와 예체능 교육비는 연간 160만 원 선으로 예상된다.
높은 수업료만큼 학교는 최신의 시설을 제공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1인 1좌석 열람실을 제공하고 무선통신기술을 이용한 양방향 강의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다. 또 콘서트홀과 실내체육관 등까지도 갖춰 대학 캠퍼스 못지않은 최첨단 학교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교육과정
자립형 사립고의 가장 큰 특징은 국민공통교육과정(1학년 과정)만 이수하면 나머지 교육과정은 학교의 특성에 맞게 자율적으로 구성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나고는 2~3학년부터는 무학년 무계열 개념으로 운영된다. 흔히 생각하는 인문계열, 자연계열 등으로 나눠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또 일반적인 학교의 ‘몇학년 몇반’의 개념도 없다.
하나고에서는 학생이 개인의 진로와 적성에 맞게 개설된 교과목을 선택해 맞춤형 교육을 실시해 학생이 직접 시간표를 디자인하게 된다. 교과목은 국내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위해 인문과정과 자연과정의 모든 수능 과목들이 편성된다. 심화학습을 원하는 학생들을 위해서는 전문교과나 일부 대학 교과가 편성돼 AP제도(대학과목선수이수제)를 운영한다. 최근 학문의 융합 추세에 맞춰 자연 분야를 지망하는 학생들에게도 필요한 경제·경영 관련 과목을 모든 학생은 일정 단위 이상 이수하게 된다.
예를 들어 학생이 국내 대학의 경제 관련 학과로 진학하길 희망한다면 인문과정에 맞는 교과목을 선택하고 자연계 수학, 경제 관련 심화과목 등을 선택할 수 있다.
과목에 따라서는 영어교재와 더불어 영어로 수업이 진행되기도 한다. 제2외국어는 중국어와 일본어 개설되며 스페인어는 희망자에 따라 개설할 수도 있다.
하나고는 예체능 교육도 활성화할 계획이다. 학생 1인당 체육 특기 1개와 악기·미술 특기 1개를 할 수 있도록 정규수업과 방과 후 수업을 운영한다. 학생이 희망하는 대로 개설할 예정이다. 체육은 태권도와 검토, 스포츠댄스, 축구, 농구, 배드민턴 등이, 악기 및 미술은 대금, 클라리넷, 바이올린 등의 수업을 편성할 예정이다. 방과 후 수업에 진행되는 예체능 활동은 수익자 부담이다.
입학선발
모집정원은 일반전형 120명과 특별전형 80명을 포함해 총 200명이다. 특별전형에서는 사회적 배려대상자 40명과 하나금융그룹 임직원 자녀 40명을 선발한다. 특별전형 가운데 일부만 전국 단위로 선발하고 일반전형은 모두 서울 소재 중학생으로 제한된다. 일반전형과 특별전형 둘 중 하나만 지원할 수 있다.
1차 서류 평가는 학교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 학업계획서, 추천서 등을 통해 선발한다. 2차 평가는 1박2일간 심층면접으로 진행된다. 구술면접은 외고와 마찬가지로 지필고사 형태는 금지되며 인성면접과 체력검사도 실시한다. 체력검사 항목은 윗몸일으키기와 오래달리기다. 윗몸일으키기는 1분 이내에 남자는 25회, 여자는 15회다. 오래달리기의 경우 15분 이내에 남자는 2000m, 여자는 1600m를 완주해야 한다. 인성면접과 체력검사는 합격·불합격 여부만 따지고 점수화하지는 않는다. 최종 선발은 1차 서류평가와 2차 심층면접 결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
1차 서류 평가시 전형요소별 상위 30% 이내에 해당하는 우수학생들(사회적 배려대상자 12명 이내, 하나임직원 자녀 12명 이내, 일반전형 36명 이내)은 2차에서 구술면접은 생략하고 인성과 체력검사만 통과하면 된다.
보통 외국어고 입시에서는 중1 성적을 제외하는 것과 달리 하나고는 중1 내신성적도 반영한다. 그러나 성적 반영 비율은 3학년 성적의 반영 비율이 가장 크고 1학년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다. 내신은 3학년 2학기 중간고사(졸업자의 경우는 3학년 2학기 기말고사 성적 포함)까지 반영된다. 과목별로는 수학을 중심으로 국어와 영어에 가중치를 크게 둔다.
추천서는 학생을 직접 지도했거나 현재 지도중인 학교 교사 2명에게 받아야 한다. 검정고시 출신 학생도 추천서를 제출해야 한다.
하나고는 면접 전형도 중시한다. 구술면접은 학생의 사고력과 잠재력을 평가하며 인성면접은 공동체 생활에 적응할 수 있는지 등 최소한의 기본 자질만 평가한다. 면접은 하나고의 재단인 하나금융그룹의 연수원에서 1박 2일 동안 진행될 예정이다.
원서접수는 10월 26일부터 11월 2일까지 인터넷으로 받는다. 서류 합격자는 11월 23일 발표되며 심층면접과 인성면접, 체력검사는 11월 28일부터 29일 이뤄질 예정이다. 최종 합격자 발표는 12월 11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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