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친구에게 띄우는 글
송 희 원 010-1536-7544
하얀 벚꽃 아우러지게 피어 광주광역시 남구 봉선로37
가는 걸음 멈춰보게 하더니 광명메이루즈104
오늘은 어느새 꽃눈 되어
어뜩 손등에 앉는다
자세히 보니 그리운 얼굴
떠올라 반가움에 설레는 마음
눈시울 적시며 평안 소식 묻는다
석유 등잔불 앞에 졸음으로 머리카락 태워가며 공부하던 시절 참으로 까마득한데 물 흐르듯 세월은 그렇게 달음질쳤나보다. 두 갈래로 땋아 내린 머리에 유난히도 빳빳하게 풀 먹인 하얀 칼라의 교복을 입고 어느 날은 화가를 어느 날은 작가를 꿈꾸던 예쁜 여학생이었지!
그렇게 모두들 파란 꿈들을 곱게 가꾸며 행복하고 아름다운 인생은 우리들 것이라고 자부했던 그때, 그래 그때는 그랬었어.
삶에 지쳐 사랑이 메마르고 여유없는 어른들을 볼 때마다 안타깝다 못해 아픔에 저미는 마음이었는데, 이제와 보니 그 모습이 바로 내 모습이 되었구나!
마음을 열고 진정으로 사랑하며 봉사하는 삶이기를 원하면서도 버리지 못하는 인간의 이기심과 욕심으로 그만 늪으로 빠져버린 시간들, 또다시 뉘우치며 용서 받으며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친구야! 이 나이 되어 불러보니 묘한 느낌이 감도는구나.
감추고 싶은 하얀 머리가 어느 날 아침 불쑥불쑥 거울에 비칠 때
도대체 무얼 하며 내세워 자랑할 것 하나 없이 긴 세월을 보냈나 싶어
조금은 서글퍼지기도 하고 억울하기도 하고,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교차하는 어쩔 수 없는 초라한 모습, 그러나 깊이 생각하니 쓴 맛 단 맛의 연륜이 쌓은 경험과 인내로 신앙을 찾는 겸허한 눈, 꼬집어 미운 이 없는 여유로운 마음을 갖게 되었으니 나이 먹은 게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위안을 해 본다.
지금은 100세 시대라는데, 우리 함께 건강하자.
세상에 태어난 사실만도 축복받은 인생인데 최선을 다 해야지.
어젯밤 우연히 TV채널을 돌려보니 평균 연령 65세 이상인
할매들의 ‘힙합 경연 대회’그 당당함에 놀랍고 많이 웃었다.
그리고 외치고 싶었다. 우리도 또 다른 뭔가를 찾아 도전해 보자고,
우리 힘내자, 사랑한다.
추억 속 여고시절은
아름답게 피어나는
뭉게구름 한 조각
음악이 있고 책이 있고
눈물이 있고 웃음이 있는
그리고 친구가 있었다.
우정으로 어깨동무하고
사랑으로 세상을 품은
거대한 꿈들은
지칠 줄 모르고 밤 새워
희망의 통로를 만들었다.
지금은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까.
세월로 물들인 하얀 머리카락을
행여 바람 따라 외롭게
흩날리고 있지나 않은지.
그리워 파란 하늘에 수를 놓는다.
첫댓글 21기생이지만 감성이 풍부하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