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9월 11일 월요일, 맑음.
아침 식사는 계란과 베이컨 그리고 과일로 풍성하게 했다. 이제 잘 지내던 고모님 집을 떠난다. 조용하고 고목나무 오크가 어우러진 예쁜 집들이 있는 동네다.
초록색 잔디와 잘 가꾸어진 꽃들과 차고지가 2개씩 있는 저택, 부자동네다. 아침 9시 집에서 출발이다. 헤어짐이 너무 아쉽고 미안하다.
어제 알라모 유적지에서 발견하지 못한 장미의 창이 있는 다른 유적지를 찾아보기로 했다. 알라모 유적지가 여러 군데 있는 것 같다. 샌앤토니오 미션스 내셔널 히스토리컬 파크(San Antonio Missions National Historical Park)를 찾아간다.
다운타운에서 20분 거리에 있는 미국에서 몇 개 안되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중 하나다. 미국에는 총 24개의 유네스코 유산이 있단다.
멕시코 국경 인근에 있는 샌안토니오 시의 카톨릭 선교회다. 17~19세기 스페인의 아메리카 선교활동과 식민지 개척사를 보여주는 유적지다.
일부가 1983년부터 관리되어 오다가 2015년 지정되었다. 미션 산호세 지역이다. 샌안토니오 데 발레로가 설립한 선교부인데 난민들로 인해 초만원을 이루었다.
덤불과 짚과 진흙으로 지은 최초의 집들은 석조 건물로 대체되었다. 원주민을 위한 방과 사무실, 식당, 창고 등이 만들어진다. 교회도 세워진다.
교회 정면은 예수그리스도를 상징하는 십자가, 아기를 안고 있는 성 요셉(산 호세), 성 도미니크와 성 프란치스코, 성 요아킴과 성 안나가 유아 마리아를 안고 있다.
교회 성찬식, 세례식이 진행되었던 의 남쪽 벽에는 장미창이 있다. 장미창의 조각가와 중요성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민속학에 따르면 이 창문은 스페인의 장인이자 예술가인 후이자르에 의해 조각되었다.
스페인에서 후이자르(Huizar)를 만나기 위해 가는 길에 바다에서 목숨을 잃은 그의 연인 로사(Rosa) 에게 헌정되었다. Rose Window는 1775년에 조각되었으며 미국 바로크 양식의 건축물이다.
아침이라 산 호세 유적지의 주차장에는 차들이 적다. 그러나 햇살은 뜨겁다. 입장료는 없다. 돌 성벽이 견고하게 둘러싸여있다. 마당이 넓다.
선교의 길(The Mission Road)이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소달구지와 원주민이 보인다. 수도원(Convento ) 팻말도 있다. 견고해 보이는 성당이 마당 끝에 있다.
성당 앞에는 오래된 우물도 있다. 성당 정면의 부조상을 살펴본다. 십자가와 종탑이 있다. 수도원과 이어지는 성벽에는 숙소 같은 공간들이 이어진다.
외로운 묘지 한 개가 마당에 있다. 하얗게 빛나는 둥근 돔 위의 십자가가 파란 하늘에 두드러진다. 장미의 창을 발견하고 기뻤다. 성당 내부는 어제 보았던 시내의 알라모 유적과 비슷하다.
둘러 본 후 대문을 나와 건너편에 있는 방문자 센터(Visitor Center)에 들어갔다. 시원했다. 작은 박물관 같이 알라모 유적에 관한 자료를 전시해 놓고 있다.
원주민, 신부, 군인 그림 자료가 눈에 띈다. 둘러보고 나왔다. 커다란 마무에는 새집 같은 이끼 무리가 가득 자라고 있다. 유네스코 지정 표시가 있다.
숙제를 끝낸 기분이다. 텍사스 주를 떠난다. 텍사스 주 깃발이 눈에 들어온다. 외로운 별의 나라, 론스타 주의 중심부에 위치한 샌안토니오를 벗어난다.
미합중국에 가입해서 텍사스 주가 된 지금도 텍사스 공화국기의 최종판을 주의 깃발로 쓰고 있다. 텍사스는 아예 제대로 된 '독립국'으로 있었던 탓에 미국의 다른 주와 차원이 다른 주 깃발 사랑을 자랑한다.
미국에서 주기는 보통 정부기관이나 대형마트에서나 볼 수 있는데, 텍사스는 성조기 옆에 반드시 주기가 같이 게양되어 있다. 이제 오늘의 목적지 루이지애나 주의 뉴올리언즈로 달려간다.
샌안토니오 시내에서 바로 고속도로로 차를 올린다. 대형 트럭들이 엄청난 속도로 경주하듯이 달려간다. 커다란 도시 휴스톤을 오른쪽에 두고 돌아 달려간다.
도로는 직선으로 뻗어있어 달리기 좋다. 하늘은 맑고 햇살은 강렬하다. 동쪽으로, 동쪽으로 계속 몰고 간다. 가끔 주유소를 찾아 고속도로에서 벗어난다.
연료는 셀프서비스다. 현금으로 지불하기로 하고 50달러씩을 넣는다. 매장에 들어가 먼저 주유구 숫자를 이야기하고 50달러를 넣는다고 말하면 주인이 체크를 해준다.
나와서 휘발유 레귤러 등급을 주유한다. 갤런(gallon) 당 3.17로 미국 여행 중 가장 저렴한 가격이었다. 1갤런은 3.8리터, 리터당 1200원 정도 하는 것 같다.
주로 남부는 3.5달러고 동부는 4달러, 북부는 5다러, 그리고 동부는 6~7달러 수준이었다. 달리다가 점심이 되어 또 주유소를 찾아 들어간다.
주유소가 있는 곳에는 항상 화장실이 있는 매장이 함께 있다. 좀 넓은 곳은 맥도날드나, 서브웨이 빅버거 등의 매장도 있다. 맥도널드 매장에 들어가 화장실을 해결하고 아이스크림도 사먹었다.
견과류도 함께 먹었다. 이것이 점심이다. 차는 또 달려간다. 우리는 루이지애나 주를 달리고 있다. 10번 고속도로를 타고 동쪽으로 가는 것이다.
루이지애나(Louisiana)는 미국 중남부의 행정구역. 주도는 배턴루지이다. 미국의 남부 중앙지역을 차지하며 멕시코 만과 경계를 이룬다.
흑인 인구 구성이 미국에서 3번째로 높은 주이며 최근에는 아시아인들이 유입되고 있다. 1803년 미국이 프랑스로부터 매입했으며 1812년에 18번째로 연방에 가입했다.
19세기에 흑인노예 노동력에 바탕을 둔 목화와 사탕수수 농장으로 경제적 번영을 누렸다. 현재의 농업은 육우·쌀·콩·유제품·사탕수수 재배 등에 기반을 둔다.
석유와 천연 가스가 중요한 광물자원이다. 뉴올리언스 항은 미국 제2의 항구로서 석유와 곡물을 대량 수송한다. 인디언이 1만 6,000년 전부터 이곳에서 거주했던 것으로 여겨지는데 BC 700년경의 고고학적 유적이 발굴되었다.
변한 것은 없지만 습지대가 많이 나타나고 습지대 위에 만들어진 왕복 두 개의 다리는 쌍둥이 같이 길게 나있다. 다리마다 밑의 강으로 배가 다닐 수 있도록 하늘로 올라갔다가 내려가는 구조로 만들어져 놀이기구를 타는 기분이다.
우리는 다시 한 번 연료를 보충하고 해가 져 가는 저녁7시 20분에야 우리의 목적지 뉴올리안즈에 들어섰다. 조심스럽게 차를 운전해서 골목에 있는 우리의 숙소 인디아 하우스 호스텔(India House Hostel)앞 도로변에 주차했다.
거의 620마일(900km), 10시간을 달린 것 같다. 숙소를 배정 받았다. 오래되 보이는 건물이다. 배낭여행 객들이 주로 머무는 분위기다.
낡은 수집품과 재즈에 관련된 그림 그리고 공동 주방과 작은 정원을 뒤에 갖고 았다. 뉴올리언즈의 역사가 저장된 느낌이다.
호스텔 안쪽에 있는 2인실, 작고 어두운 방이다. 모기가 걱정되는 환경이다. 짐을 풀어놓고 공동 식당에 와서 라면을 끓여 밥과 고모님이 만들어 주신 돼지 수육과 함께 저녁을 먹었다.
내일 머물려고 생각하는 올랜도 숙소를 예약하고 자리에 눕는다. 운전을 오래 했더니 누워도 몸이 공중에 떠 있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