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단양에서 태풍에 의해 발이 묶이고 있다. 어제 밤에 같이 술한잔 하던 아저씨는 벌써 보이지 않는다. 병풍인듯 산에 둘러싸여 아담한 고을 단양.. (이때만해도 내가 훗날.. 이 단양에서 살게 될거란건 상상도 안했다..^^)
이른아침 폭우속을 경쾌한 음악 소리를 내며 녹색 스포츠카 같이 달려와 쓰레기통 옆에 멋지게 정차하는 쓰레기 수거차가 묘한 조화를 냈다. 아직 짓다만 이층 짜리 건물안에 있다. 뼈대만 앙상해도 누가 갖다 버린듯한 한가운데 낡은 소파에 걸터앉아 굽어보니.. 산은 산이요..강은 강이니.. 별장이 따로 없다..^^
1일 오후
쏟아지는 비를 반드시 피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판쵸의로 배낭을 둘러싸고 소백산을 올랐다. 완전히 혼자.. 산과 나.. 폭우처럼 쏟아지는 비를 무시하고 소배산을 오르니 나의 발밑엔 비에잠긴 산이 장엄하고 초연 하게 누워있다. 장대같은 비를 맞고 있는 산.. 장관이다.
비에 젖은 나뭇잎이 맨살을 핥으며 스쳐 지나갔다 빳빳한 반바지의 옷끝 역시 맨살을 쓸어내어 감정이 묘하다. 오르고 오르니 산은 위에도 없고.. 아래도 없이 온통 하얀 안개뿐이다. 몸은 뼈속까지 젖은듯.. 더 젖을 곳이 없고 , 허리 이상 크기의 나무가 보이지 않을 즈음.. 거참.. 뭐라고 말해야 하나.. 어떤 영화로도 이 모습을 연출하지 못할 것같다.
짙은 안개덕에.. 벽도 없고 경계선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데.. 발밑에 딱 한치의 초원이 있고.. 반바지 차림에 반팔티 하나.. 덩그러니 베낭멘 내가 그 가운데 서 있다. 두런두런~ 분명히 사람이 무척 가까운 곳에 있는데 형체가 보이지 않는다. 마치 이상한 나라의 동화속 처럼 .. 이 비에 누가 또 산을 올랐나? 이런비에 산을 오르는것도 누구나 다 하는건가 보군..
"비로봉" 이라는 팻말과 열한명의 대학생을 정상에서 볼 수 있었다. 정말 비로봉 정상 에서는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안개 때문에 ... 그 학생들과 하산 길인 반대편에는 비도 안개도 거의 없었다. 산하나에 너머와 이쪽 날씨가 이렇게 다르다니.. 열한명의 학생들과 이곳 희망사 에서 같이 일박한다. 덕분에 저녁을 잘 얻어 먹었다.
이곳은 희망사의 짓다만 화장실이다.
2일
학생들과 구 단양에서 헤어졌다. 그리고 이곳은 월악산 이다. 계곡에 앉아 흐르는 물을 바라보다가 "신륵사"이던가 ? 하룻밤 신세질 것을 청했으나 외부인은 안된다며 거절당하고 겨우 계곡옆 공터에 자리를 잡았다. 판쵸의로 간단한 움막을 짓고 세개뿐인 라면중에 두개를 해치웠다.
이곳까지 오는 도중 충주호 주위를 걸으며.. 유람선에서 잠들어 보지못한 주변경관을 구경한다. 다리가 아프다. 조금전 헤어졌던 학생 일행들이 방금 지나가는 버스 뒤칸에 모여 앉아.. 손을 흔들며 휭~ 하니 지나간다. 나를 태워줄 차는 어디 있나..
계곡 물에 목욕을 하고 어두워진 숲속 나의움막에 앉아 커피 한잔에 담배 한 개피. 어둠이 깔리자 멀지 않은 계곡에서 절의 보살 인 듯한 여인들의 깔깔거리며 목욕하는 소리..? 모지?.. 나를 시험에 들게 하는거? 내가 그것을 훔쳐보지 않았다고 하면.. 아무도 안믿겠지..? ^^;; 하지만 나는 절대로 훔쳐보지 않았어.. 절대루...^^;;
나의 움막은 유난히 좁다. 자다가 한바퀴 구르면 판쵸의를 감고 돌정도니.. 딱 일인용 천막인 셈이다. 빗방울이 판쵸우의에 떨어져 부딪치는 소리.. 그리고 점점 키를 잃어 가는 초.. 완전히 알몸으로.. 비오는날 아늑한 움막의 담요 안에서 마시는 커피 맛이 이렇게 좋을수가..
주위에서 천막 틈으로 날아들어 저 촛불에 몸을 던지는 벌레들만이 내가 지금 느끼고.. 보고.. 듣는 유일한 움직임이다. 또 비가 온다. 설악산에서 만난 은희 가 생각난다. 그녀는 옷이 젖을까 비를 맞지 못한다고 했다. 이 비가 무언데 우리 마음 위에 군림하고 있어야 하지 ?
우리는 삶속에서 애초부터 비를 맞고 싶어 하지를 말든지.. 구석구석 시원하게 맞든지를 선택 해야한다...
첫댓글 오늘도 내 보금자리는 바퀴와의 전쟁중이다 오늘 야간전투에서는 몇이나 해치울까 뿌드득
요지가 뭐냐!!!
그 바퀴중에는 분명 외부침입자가 있을거라는 심증이 굳어진다는거지
에... 색이 더 검은 놈들이 가끔 등장하거든 옆 산에서 기웃댄그여
일종의 정찰병 이지 그치
@아하 왜 횡설수설이냐?
사람은 상대에 맞춰 전투를 하자노 바퀴와 싸울땐 바퀴의 심리를 꿰야하거등 새퀴들 꽤 똑똑혀
@아하 ㅎㅎ.. 상생혀~^^
음...
모르는게 너무 많군 ~
은희가 왜 비를 맞지 않으려 했느냐하면 말이지 ~??
비에 젖은 여인의 몸에서는 살 냄새가 나기 때문이야
늑대의 야성본능을 일깨워주는 살 냄새 ㅋ
그런 농담 재미없다..
그만하지??
@풍경
이런....
@파락호 😜
여행 중 태풍이라는 복병을 만났지만
잘 헤쳐 나가는 풍경이 모습이 그려진다.
그런 환경? 속에서도
만족해 하는 풍경이가 인상 깊었어.
지금 서울 날씨 추운데 글 읽으며 더 추워 졌다는 ㅎㅎㅎ
내가 좀 타고난 낙천주의에
긍정 주의라서~ㅎ
나는 비가 오면
비가 오는대로
오롯이 맞는 편
40도가 넘는 더위도
땀으로 즐기는 편
그렇게 여행해 ㆍ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오늘 당장 못보면 다음으로~
그게 참 힘든건데..ㅎ
미리라면 그랬을거라 생각해~
그럴때면.. 보통때
보지못하는걸 보게되지?..ㅎ
서울은 아직 겨울속 소백산 구양방? 멤버들과 우중산행 한적 있는데 ㅋ 그때도 산행 잘 못해서 늘 후미였구
주로 악자들어가는 산은 무섭무섭 산꾼들이 그러는데 힘들다던데
궁금한거 하나 지금 쓰는 일기형식 글이 그때그때 적는거임? 아님 기억을 더듬어서 쓰는거임
너도 해봤구나~ㅎ
이글은 그때 여행하며 쓴
여행일지.. 모바일 형식으로만
손봐서 그대로 올리는거~ㅎ
하지만 난 훔쳐보지 않았어..
절대로..ㅋㅋ
퍼즐은 틈틈히 맞추고 있는거야?
올려주는 글 들
빠짐없이 애정하며 읽는 1인 추가요~
질흙같은 밤~
흐린 날씨에 달빛도 없는밤~^^;;
훔쳐 볼수 있었다면..
음탕한 생각보다
신비로운 마음으로 봤을듯~^^
지금은 퍼즐 맞출 환경이
아님.. 좀더 있다가 시작~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