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평소 친분이 있는 한지인으로부터 골프 부킹 요청이 들어왔다. 어느 교수한테 개인적으로 신세를 진 일이 있었는데 사정이 허락하면 라운딩을 부탁한다는 내용이었다.즉시 흔쾌히 수락하였다.상대는 모 대학 여 교수라고 귀띰해 주었다.
. 2)약속일, 골프 하우스에 마련된 식사 장소에 도착하였다. 교수는 40대이며 두 자녀를 두고있고, 이른 나이에 교수가 되었다고 하였다.
첫 눈에 반했다는 것은 바로 이를 두고 한 말이던가. 남자는 왜 이제서야 그녀를 보게 되었는지 가슴을 치며 애태워했다.
3)남자는 몹시 심란해졌다. .
그녀를 마주하는 순간 눈부신 미모에 잠시 넋을 내려 놓았다. 내 앞에 이런 여자가 앉아 있다니...머리가 텅 비는 듯한 느낌에 잠시 현기증이 일어났다. 이제 3개월 초보 골린이라는 그녀의 모습에서 일종의 청순함을 엿보았다. 대학 교수라고는 도지히 믿어지지 않을만큼 앳띈 모습이었던 것이다.
..3)남자는 매사가 왜 이토록 늦게 이루어지는지 가끔씩 자신에게 반문하기도 하였다
그녀의 집은 울산이라고 했다.했다 사정상 학교까지 차로 매일 출퇴근 한다고 했다. 힘들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이저 습관이 되어서 괜찮다고 살짝 미소 지어보였다. 서울에서 초, 중, 고 , 대학을 나왔고, 미국 유학까지 했다고 했다. 남자는 그녀에게서 짙은 라일락 향기를 느껴보았다.
4)남자는 운동 내내 그녀의 일거수 일투족을 관찰하느라고 자기 샷에는 전허 신경쓰지도 않았다. 그녀가 샷을 날릴 때 마다 '굿, 나이스, 샷 '하며 엄지척을 치겨 추기도 했다. 푸른 잔디를 걸어가는 그녀의 자태는 프로 모델 뺨칠 정도였다. 자그마한 쳬구에서는 매력을 한껏 뽐내고 있었다. 6 번 코스를 마친 뒤 휴식차 그늘 집에서 막걸리를 나눠 마셨다. 수줍은 듯 한모금 하는 모습도 예뻐보였다.
초대해 주어서 너무 고맙다면서 그늘집 식대를 선뜻 계산하였다.
마음씨도 고운 것 같았다.
5) 하루종일 그녀와 유쾌하게 떠들고 웃어면서 행복한 시간을 가졌다. 남자는 기회를 만들고 싶어서 다음 달에도 제의했는데 그녀는 바로 수락을 하였다. 남자는 순전히 그녀를 한번 더 만나기 위해서 그랬던 것 뿐이다. 수많은 라운딩을 해 보았지만 오늘만큼 이토록 가슴 벅찬 날이 있었던가 남자는 생각해 보았다.
결코 단 한번도 없었던 것 같았다
6)인연은 절대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평소 남자가 지향하는 지론이기도 하다.오롯이 서로간의 무언의 교감이 이루어질 때 비로서 만들어진다고 확신해왔다.그런 의미에서 남자는 애써 그녀와의 만남을 운명적이라기 보다 필연적인 것으로 인식한다. 그녀의 모습이 눈에서 아른거려 혼미해지도 한다. 현실인지 꿈인지 헷갈린다. 세월의 간격 따위는 전혀 문제가 될 수 없다고 하면서 그런 만남이 지속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내심 가당키나 하는지 자신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7)그녀에게 전화를 했다.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서였다.받지 않았다. 이내 톡으로 사연을 남겼다
남자는 수십년 동안 줄기차게 짝사랑만 해왔다. 이제는 마침내 그 지독한 짝사랑의 여정에 마침표를 찍을 절호의 기회가 왔다고 느꼈다.두번째 만남이 못내 기다려졌다.
8)이번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 남자는 하루종일 그녀 생각에 일은 뒷전이다. 혹시나 그 날 비가와서 라운딩이 취소 될까봐 노상 일기예보에만 온통 신경쓰였다.분명 예보상으론 100% 비가 온다고 돼있다. 그렇지만 남자는 믿지 않읕려고 헀다.어찌 변화무상한 자연의 섭리를 인간 따위가 점 칠 수 있겠느냐 하는 생각을 애써 해 본다.밤새 뒤척이면서 몇번이나 잠에서 .깨어 밤 하늘을 쳐다봤는지 모른다. 구름만 잔뜩 낀 하늘만 있을 뿐이었다. 남자의 바램과 달리 빗방울이 조금씩듣기 시작했다. 많은 양은 아니지만 은근히 걱정이 되었다. 곧 그녀로 부터 전화가 왔다. 비 오는데 오늘 운동이 가능하느냐는 것이었다.아무 염려말고 골프장으로 출발하라고 재촉하였다
9)하지만 남자도 걱정이 전혀 되지않은 것은 아니었다. 속절없이 비는 야속하게도 내리고 있었으니까. 마침내 골프장에 도착하니 비는 더 세차게 퍼붓고 있었다. 취소를 결정해야만 하는 지경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남자는 이때 과감하게 결정을 내려야만 했다. 비가 오더라도 라운딩을 감행하기로 마음을 굳혔던 것이다..프론트에서 비용 결재하고 막 첫 홀로 나서는데 거짓말 같이 비는 멈추기 시작했다. 그녀의 안색이 순간 환희로 변화되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 그녀는 남자에게 연신 고맙다는 눈 인사를 던졌다. 라운딩 내내 구름만 잔뜩 끼었을 뿐 한 방울의 비도 내리지 않았다.
그녀의 앙증맞은 골프 웨어는 푸른 잔디 위에서 더욱 더 눈부셨다. 또한 찰랑거리는 긴 검은 머리결은 남자의 눈을 호사스럽게 하였다.
그로부터 몇주가 훌쩍 지났다.어느날 폰에서 메시지가 떴다. 바로 그녀임을 알수가 있었다. 몹시도 반가울 수가 없었다
일전에 있었던 라운딩 초청 답례로 울산 방어진에서 회를 대접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주저할 필요없이 가겠다고 했다.
다음날 몹씨 썰레이는 마음으로 약속 장소로 단숨에 내달렸다. 고속도로 중간쯤 가는데 하늘 저 멀리서 짙은 먹구름이 몰려오기 시작헸다. 몇분도 채 지나지 않아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세찬 비바람이 불어닥쳤다. 삽시간에 차 유리창 앞 10미터도 분간이 안될 정도로 시야가 흐려졌다. 억수같은 소낙비가 쏟아졌던 것이다. 가까스로 약속 시간에 도착했다. 30여 분을 기다렸지만 그녀는 나타나지 않았다. 궁금해서 연락해 보기로했다. 신호는 가는데 응답이 없었다. 순간 무언가 불길한 예감이 들기 시작했다. 혹시 무슨 사고라도... 횟집 창 밖 바다에서는 파도만 거세게 이리저리 일렁이고 있었다. 한 시간 쯤 지났을 때 폰이 울렸다. 낯선 남자의 목소리였다. " 혹시 오늘 만나기로 한 000 씨 아니십니까?" " 예, 맞습니다. 그런데 누구시죠?"
''저는 K교수의 남편되는 사람입니다. 제 처가 약속 장소로 가던 도중 빗길에 차가 미끌어져 가드레일에 부딪쳐서 인근 병원 응급실에 서 치료받고 있습니다. 경미한 사고이니 염려 안하셔도 됩니다.완쾌 후 다시 연락 드리도록 하지요 . 죄송합니다." 그걸로 끝이었다 이후 더 이상의 만남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허망하지만 남자는 추억속에 그녀를 뭍기로 했다. 그녀는 정녕 괴테의 연인 '샤를로테'가 아니었다.
더 이상 젏은 베르테르가 되지 않기로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