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상황은 역전되었습니다. 밧세바의 간청과 나단 선지자의 이야기를 들은 다윗 왕은 곧바로 밧세바를 불러 솔로몬을 왕위에 앉히겠다는 약속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다시 확인시키고(27절~31절), 제사장 사독과 선지자 나단에게 명하여 솔로몬에게 기름을 부어 솔로몬을 이스라엘 왕으로 선포하라고 합니다(32절~35절).
아도니야가 자기의 측근들과 행했던 왕위 즉위식은 사실 공식적인 즉위식이라고 하기에는 아무런 근거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아도니야의 즉위식은 사람들을 불러 자기가 왕이 되었다는 것을 선포하고 잔치를 벌였지만, 선지자나 제사장, 왕에게 행했던 기름 부음의 의식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그 당시의 대제사장 아비아달이 아도니야를 따랐지만, 어찌 된 일인지 아도니야를 왕으로 기름 부었다는 기록은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다윗 왕이 아도니야를 왕으로 세웠다는 근거도 전혀 없었습니다. 그러니 자기들끼리의 잔치처럼 왕위 즉위식이 치러졌을 것입니다.
그러나 다윗은 공식적으로 솔로몬을 자신의 뒤를 이을 왕으로 선포하고(35절), 솔로몬을 다윗 왕의 노새에 태워 기혼으로 가서(33절) 제사장 사독과 선지자 나단이 솔로몬에게 기름 부어 왕이 되었음을 알리게 하였습니다(34절). 누가 봐도 아도니야의 왕위 즉위식과 솔로몬의 왕위 즉위식은 비교가 되었을 것입니다. 다윗 왕이 공식적으로 선포하고 행하는 솔로몬의 왕위 즉위식은 공신력(公信力)이 있어 보였을 것입니다. 아도니야가 아직도 왕위 즉위식의 잔치를 다 마치기도 전에 일어난(41절) 솔로몬의 왕위 즉위식은 신속하면서도 공식적인 것으로 보이기에 충분하였습니다.
이를 맡아서 진행하는 이는 제사장 사독과 선지자 나단과 더불어 왕의 시위대(侍衛隊) 장관인 브나야였습니다(38절). 그리고 시위대의 장관인 브나야는 다윗의 이러한 선포와 지시에 대해 크게 찬성하며 일을 신속하게 진행합니다(36절, 37절). 브나야가 하나님께서도 솔로몬을 세워 크게 하시길 원한다는 고백을 한 것은 하나님께서 이미 솔로몬을 다윗 왕을 이을 왕으로 삼으셨음을 알고 있었기에 나타난 고백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윗은 기력이 쇠하여 정사(政事)를 돌보지 못하였지만, 이러한 상황이 되자 신속하게 일을 처리하여 불상사(不祥事)가 확대되지 않도록 하였습니다. 다윗이 진작에 솔로몬을 왕으로 지명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약간 의아한 마음도 들지만, 아마도 솔로몬을 둘러싼 음모가 있을까 하는 염려 때문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지만 이미 하나님께서 솔로몬을 다윗의 뒤를 이을 왕으로 선택하셨다면 기력이 너무 쇠하여 아도니야가 스스로 왕이 되려고 하는 일에 대해서 미리 막을 수도 없을 정도가 될 때까지 가만히 있었던 것은 좀 아쉽습니다. 그러나 위기 상황이 찾아오자 마지막 힘을 발휘하여 솔로몬을 왕으로 앉힌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는 마음이 듭니다.
“하나님의 뜻”이라는 것을 뒤로 한다면, 아도니야나 솔로몬이 서로 왕이 되려고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권력 다툼이라고 여길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에 하나님의 뜻이 개입되면 모든 것이 매우 선명해집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살아가는 자들입니다. 세상의 흐름을 따라가지 말고, 세상의 풍속을 따라가지 말고, 세상의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고, 오직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헤아리며 그 뜻을 따라가는 삶이 되길 소망합니다.
(안창국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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