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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은 외손자 오른쪽은 친손자 )
손자와의 하룻밤.
그저께 아들 손자 그리고 아내와 함께 아들차에 타고 원주에 있는 딸내미집에 가서 하룻밤을 자고 어제 오후에 나 먼저 집으로 왔다. 어버이날도 가깝고 아내의 칠순기념 겸 어린이날도 되고 하여 겸사겸사 사위가 자기집으로 모신다고 하여 살고 있는 원주로 갔다.
저녁에는 돼지고기 갈비살과 삼겹살을 구워 아들 사위와 소맥을 한 잔 하고 잘려고 하는데 손자녀석이 내 자는 방으로 빼꼼히 문을 열고 들어오더니 할아버지하고 함께 자고싶다며 내 침대속으로 쏙 들어온다. 피는 역시 진하구나. 얼마나 고맙고 감동적인가 ! 나는 녀석을 꼭 껴안고 뺨에 뽀뽀를 하고 잘려고 하는데 '할어버지 얘기 좀 해 주세요' 한다. 갑자기 무슨 얘기를 할까 생각하다가 며칠전, 함께 살지 않기때문데 초등학교 1학년인 손자가 보고싶어 느닷없이 우리집에서 한시간정도 떨어진 초등학교를 방문하여 점심시간에 손자녀석도 보고 담임선생님도 보고 온 적이 있는데 그 생각이 나서 '태민아 얼마전에 할아버지가 너의 학교를 방문한 적이 있지. 그때 왜 할아버지가 반가와서 뛰어오지 않고 다른데로 숨었지 ? 다른 친구들 보기가 부끄러웠어 ? 등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다가 잤는데 녀석을 품에 안고 자는게 그렇게 행복하고 뿌듯하게 느껴지는지 처음 느껴본것 같다.
어제낮에는 외손자들이 다니는 서원주초등학교에서 아들 외손자녀석 둘 친손자 한녀석과 축구공을 차면서 놀았고 점심때는 잘 꾸며진 가든같은 곳에서 식사도 하고 가족사진도 찍고 했는데 나는 일이 있어 먼저 원주터미널로 와서 집으로 왔다. 오면서 손자녀석에게 '할아버지 먼저 간다' 하니 '어디 가 ?' 해서 '할아버지집에 가지' 하니 섭섭한 느낌이 드는 모양이다. '우리 태민이 여름방학 되면 할아버지한테 오너라' 하고 손을 흔들었다.다른 식구들은 오늘 서울로 오기로 하고.
오늘은 바깥을 보니 미세먼지도 양호하고 하늘도 푸르다. 혼자 김밥을 하나 사서 배낭에 넣고 서울대 입구에 내려 삼성산으로 향했다. 목적지는 간단히 호압사아래에 있는 삼성산 천주교성지를 돌고 오는것이다. 관악산 가는길에서 물레방아 돌아가는 개울쪽으로 올라가니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들이 도열하고 서 있는 산길이 애기똥풀꽃이 만발하여 온통 노랑세상이다. 도란도란걷는 길을 따라 세상 편하게 천천히 유람하면서 걷는데 웬 날씨는 이렇게 좋단 말인가 ! 도중에 보덕사라는 절 입구에는 부처님 오신 날 (12일 )이 가까우니 연등들이 산길을 빽빽이 메우고 있다. 성지에 도착하니 천주교신자들이 미사를 올리고 있다.순교한 프랑스신부 3인의 비석앞에서 간단한 기도를 하고 조금 내려와 정자에 앉아 사 간 김밥을 먹고 내려오니 산길 여기저기에 팥배나무꽃들이 피어있다. 벚꽃은 지고 팥배나무꽃이 피기 시작하는 시절이다.
성지를 참배하고 연두색 숲속에 빠져 삼림욕을 흠뻑 하고 돌아오니 정신이 맑고 산듯하다. 손자녀석 돌아오는 차가 안 밀려 순조롭게 잘 돌아왔으면 좋겠다.
2019.5.6 (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