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의 교우표지와는 다르게 테마가 완디에요.
그래서 그런지 조금 더 애틋하고 깊게 와닿는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동완군의 시점에서 만들어 주신 표지입니다.
(표지라고 말씀하시진 않으셨지만 표지처럼 쓰고 싶어요. 너무 예쁘잖아요)
동생님께서 주신 표지입니다.
이번엔 앤디군의 시점이네요. Wait라는 단어를 보자마자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앤디군이든 동완군이든 간에요.
글자가 번지는 효과를 주신건 고의인지 아니신지는 잘 모르겠지만,
동완군의 시점과 다르게 왠지 앤디군이 말끝을 흐리는 듯한 느낌을 받는 것 같아요.
울먹이면서 말이죠^ ^
예쁜 그림 감사드립니다.
※주의: 이 소설은 순수 픽션입니다. 신화의 사생활과는 일절 관계가 없음을 밝혀 드립니다.
-부제: 이민우에 중독되다
Episode 29. Every words I say is true
"자자, 진이하고 에릭. 피쳐링 한 다음에 다시 전체 들어 볼 거니까 꾸물거리지들 말고 단단히 긴장하고
있어! 또 빈둥댄다는 소리가 코디한테 들려오면 그 땐 간만에 단체 기합 좀 받는다!"
"아우- 알았어."
"근데, 앤디녀석은 어디 가고, 오후에 녹음 있는 동완이 녀석은 또 어디로 튄거야?!"
매니저가 아침부터 괜히 분주했다. 오늘은 민우에게 고공낙하를 받을 새도 없이 매니저의 호통치는 소
리에 저들끼리 놀라 반쯤 감긴 눈으로 앉아 있었다. 진도 에릭도 대강대강 점퍼에 모자만 눌러 쓴 채
벽에 기대 잠이 들어 있다. 어째 늦게까지 TV에 푹 빠져 있다 했다. 매니저가 혀를 끌끌 차더니, 등을
한대 후려 쳐주고는 손가락질 했다.
"아우 아퍼. 형! 우리 진이가 때릴 데가 어딨다고 때려!"
"네가 대신 맞을래?"
"그래 차라리 날 때려라!"
예전 같으면 '여부가 있을라고요. 전 아무말 하지 않았습니다. 매니저님!'이라고 뒷발부터 뺐을 에릭은
이젠 진의 앞을 가로 막으며 차라리 자신을 때리라고 말한다. 졸린 눈으로 에릭의 등을 응시하던 진이
채 얼굴도 붉어지기 전에 에릭을 향해 날아 드는 매니저의 주먹에 설마가 역시나로 에릭이 저 멀리 줄
행랑을 치고 있다.
"아우, 정신 사나워! 갈거면 빨리 가!"
"에릭, 올 때 맛난거 사와!"
아침잠이 없던 터라 금방 깨서는 팔팔 뛰어다니는 민우가 오늘도 나가는 멤버들마다 맛있는 것을 부탁
한다. 한창 좋을 때니까 밤 늦게 아무거나 먹고, 집에서 뒹굴뒹굴 거리고 있는 거다. 그래서 그런지,
잠시 쉬는 동안 민우는 부쩍 볼 살이 늘었다. 회사 직원들이나 매니저들은 몸 관리 해야 된다고 난리인
데 정작 천하태평한 본인이나, 잡아 늘일때마다 귀엽게 늘어나는 볼살 때문에 굳이 빼라고 충고해주지
않는 혜성 때문에 이대로 가다가는 쿨가이 이민우란 이미지가 다 망가질까봐 걱정이다.
"......나한테 해도 되는 걸, 왜 굳이......"
신발을 구겨 신으며 무어라 궁시렁 거리던 진이 후다닥 현관으로 매니저의 손을 피해 뛰어나오는 에릭
에게 밀려 반쯤 안겨버렸다. 진은 새빨갛게 되었는데 매니저에게 된통 맞고 있는 에릭은 죽을 맛이다.
"아우, 좀 놔봐 형!"
"찐아, 너는 팀의 리더가 이렇게 죽어가는데 가만히 있기냐? 얼른 튀자!"
하고는, 진의 손목을 붙잡고 비상계단으로 향하는 에릭이다. 어? 어? 하면서도 질질 끌려가는게 매일
운동해도 역시 에릭은 못당하나보다. 손목에 와 닿은 손바닥은 유난히 뜨거웠다. 뜨거운 사람.
적당히 따뜻하지 못하고 유난히 뜨거운 사람. 조금 겁이 났지만 그래도 맞닿아 오는 체온이 너무 좋다.
"아우 정신없어. 잠도 다 깨고. 아무튼 저거 저것들 그냥..."
"혜성!"
"...응, 우리 공주님 왜-"
호칭이 마누라에서 공주님으로 바뀌었단걸 민우도 알아챈건지 살짝 귓볼이 붉어진걸 혜성이 놓치지 않
고 보았다. 그리고는 피식. 이것저것 막일하는 듯한 느낌이 나는 단어보다는 민우에게 공주님이 더 어
울리겠다고 생각했다. 동글동글 귀여운 공주님.
"우리 오후 되기 전까지 영화나 볼까?"
"공주님이 원하신다면 얼마든지."
"헤헤- 조금만 기달려!"
혜성이 총총총 뛰어가는 민우의 뒷모습을 보며 지어진 웃음을 거둘 줄 몰랐다.
나는 참 좋다. 이렇게 네가 있는 아침이. 우리가 있는 아침이. 우리 모두의 아침이.
#
"아침부터 어딜- 형 오후에 스케쥴 있던데."
"집에. 우리 집에."
저녁 늦게 들어 온 앤디를 기다리고 있던 동완에게 웃음을 지어 주었다. 겉으로 껄껄껄 웃어 넘기며
마냥 호탕하기만 하던 동완이 그날 저녁만은 그냥 산처럼 커보여서 그런 웃음을 지어 주었다. 너무나
커서 소리를 지르면 메아리쳐서 돌아 올 수 있을까. 덜컥 겁이 났다.
"집에? 왜...?"
"요새 많이 허해진것 같아서. 한국 사람은 자고로 밥이 힘이거든. 밥심으로 사는 거야."
"숙소에서도 충분히 잘 먹고 있어요."
"매일 라면이나 인스턴트로 떼우는데 될 리가 있어?"
겨울 햇살이 유난히 따갑다고 느끼던 아침, 메아리가 들려왔다. 앤디야. 앤디야. 하고 부르는 메아리가
너무나 따스해서, 흔들어 깨우던 손이 너무나 크고 좋아서 마냥 봄이 온 줄 알았다. 힘들었던 겨울은
끝이구나. 그 춥고 매섭던 겨울은 갔구나 하고 안도감이 들어 눈을 떴다. 그 곳에 동완이 있었다.
"안 그랬으면 오늘 아침도 분명 장모님이 한 이상한 밥이라던가 매니저 형이 사다 놓은 김밥으로 떼웠
을 걸. 잘했지, 나?"
"그렇다고 의리없게 나만 쏙 빼오냐."
"한국에 있는 앤디 엄마는 좀 부실하잖냐. 장모님은 다 예쁜데 요리를 좀 못하셔. 그렇지?"
앤디가 보고픈 진짜 엄마를 닮은 웃음을 지어 내었다. 나이가 들어도 마냥 소녀 같은 웃음. 그 끝이 닮
아 있었다.
"몸이 허하면 마음도 허한거야. 든든히 챙겨서 마음 단단히 먹고 약해지지 말아야지."
앤디가 고개를 돌려 동완을 바라보았다. 단정하게 생긴 얼굴은 그대로 반듯해서 눈하나, 코하나, 굳게
다물며 이따끔씩 진지하게 열리는 입술까지 그 자리에 있었다. 정면만 응시하는 검은 눈에는 목표를
향해 뛰어가는 굳은 의지도 들어 있었다. 다부진 산이었다. 다부진 사람이다.
"언제는 기대오는 게 좋다면서."
"응, 그래. 그런 앤디도 형은 참 좋아."
"......피."
"지금까지의 앤디는 단단하고 꼿꼿하게 그대로 잘 서 있어서 조금은 휘청거리는 모습이 보기 좋아.
그런데, 그렇게 금방 무너져 버릴까봐."
힘들어서 쉬어 오는 널 맞이 할 때마다, 나는 내가 강해지길 기도한다. 기대오는 네게 조금 더 든든한
어깨가 될 수 있게, 나는 내 어깨가 강했으면 하고 바란다. 널 지키려면 나도 강해야 한다는 것을.
"오늘 밥 꼭꼭 먹고, 다시는 나쁜 생각 먹지 말자."
"......형.."
"항상 내가 여기 있으니까, 내가 죽을만큼 싫어지면, 앤디한테는 항상 그 옆에 신화가 있으니까."
알아? 형 나 떠나는 거 아는 거 아니지? 그렇게 말하지 말아라. 나 자꾸만 겁나고 무서워져.
"으하하, 나 멋있지 않냐? 앤디야-"
나도 내가 한 번에 우르르 무너질까봐. 나약한 내가 좋다고 해도 나는 항상 형에게 강한 나이고만
싶으니까.
"내가 생각해도 난 너무 멋진 놈이라니까."
"쿡-"
다시 뒷걸음쳐서 휑 하고 돌아서는 그런 이별이 나는 좋다.
#
혜성은 자꾸만 민우의 얼굴이 신경쓰였다. 내내 앉아서 과자를 먹으며 영화를 보는게 이러다가 정말
곰돌이로 변해버리는 게 무서워서가 아니라, 저도 모르게 눈들이 그렇게 돌아갔다.
"혜성도 줄까?"
먼저 고개를 돌리고 과자 봉지를 내미는 민우에게 자신이 먼저 놀라 흠칫 손을 내저었다. 입가에 잔뜩
묻은 과자 부스러기들이 눈가에서 거슬렸다.
[I love you, Jack]
외화 비디오는 꽤 시대 지난 로맨스 영화. 떠나는 연인들을 붙잡으며 숨겨 왔던 마음들을 조금씩 고백
하고 있었다. 그 결말은 언제나 해피 엔딩이다.
참아라, 신혜성. 팬픽놀이 싫다고 민우가 분명 그랬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불경까지 내쳐 외우는 혜성이 제 허벅지를 꼬집어 본다. 아프다.
[Linda, I have been waiting for you]
매사에 일에 불성실한 이 코디들은 저들끼리 뭐라도 먹으러 간다고 둘만 남겨놓고 숙소를 휑하니 떠났
다. 다른 사람들 있을 때에는 이런 생각 생전 안 하는데, 꼭 둘만 있으면 이러는게 혜성은 자신조차도
자신이 나쁜 놈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와아-"
"......"
"혜성, 두 사람 키스..."
쿵
바닥에 뒷통수를 박은 민우가 울음을 터뜨리려고 벼르고 있는데 치료약인지, 아님 병주고 약주는 건지
혜성의 얼굴이 그대로 겹쳐져 왔다. 저도 모르게 과자 봉지를 떨어트리고 눈을 질끈 감아버린 민우의
모습을 흘끗 본 혜성이 눈웃음을 지으며 두 손으로 바닥을 짚었다. 과자 부스러기가 묻은 까슬한 느낌
의 입술이 와 닿았다. 민우가 좋아하는 매콤한 맛의 과자이다.
입술을 핥아 내릴 때마다 그 매콤한 맛이 그대로 혀에 와 닿아서 좋은 군것질을 했다고 스스로 흡족
해 하는 혜성이 입술을 떼며 손가락으로 부스러기들을 털어 주었다. 아직도 질끈 감고 바싹 긴장상태로
굳어 있는 민우의 모습이 보이자 생각보다 부끄러움이 많은 녀석이란 생각이 들어 또 웃음이 나왔다.
"큼큼-"
민우야, 나는 네가 세상에서 제일 예쁘다고 생각하는데 오늘은 정말로 천 배는 더 예쁘네.
민우가 실눈을 뜨고 혜성을 보려 했지만 그 찰나도 주지 않은채 혜성은 정말 굳게 마음 먹고 민우의
목 언저리에 입술을 묻었다. 저도 모르게 헙 소리를 낸 민우가 목쪽에서 느껴지는 묘한 느낌에 몸을
꼬며 어쩔 줄 몰라했다.
"..하흑.."
늘어진 티셔츠 때문에 보이는 하얀 쇄골에 뚝하고 이성이 저만치 끊기는 소리를 들은 혜성이 불경
외우던 그 정성은 다 내팽겨치고 입술을 목 아래쪽으로 옮겼다. 민우가 입 밖으로 새어 나오는 소리에
깜짝 놀라 입을 꽉 다물어 버렸다. 민우도 그 의미를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지금 자신이 내고 있는 소리
나 혜성이 갑작스레 해 오는 행동 모두 다 어떤 의미인지를 알고 있다. 그래도 민우는 흘러나오는 소리
를 잡아보려 두 손으로 입을 틀어 막았다. 그러자 행위를 멈춘 혜성이 민우의 티셔츠 사이로 넣은 손
을 빼내 민우의 손을 꼭 잡아 쥐고는 떼어 냈다.
"공주님."
"흐응..왜-"
"억지로 참으려고 하지마."
다 알면서도 이런 반응을 해 오는 민우도 혜성의 눈에는 그저 예뻤다.
"그치만..."
"예쁜 소리니까. 나한테는 지금 공주님이 내는 소리 정말 예쁜 소리니까 막지마."
"......정말 내도 돼?"
조금은 상기된 두 볼이 귀여웠다. 혜성이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침을 꿀꺽 삼킨 민우가
혜성의 눈치를 살피다가 조금씩 입을 열었다. 혜성이 다시 제자리를 찾아 입술을 옮기던 찰나,
"꺄아아악!!"
민우의 입에서 나온 비명소리에 깜짝 놀란 혜성이 황급히 민우의 입을 제 손으로 막았다. 말똥말똥
뜨여진 눈이 혜성과 마주했다.
"야, 이민우. 너 미쳤어?!"
"웁웁웁!!"
혜성의 손등을 쳐낸 민우가 헉헉헉 숨을 쉬며 정말 힘들었는지 눈물까지 찔끔 흘린다.
"소리 내도 된다며......"
멍-
민우를 바라보던 혜성이 저도 모르게 피식 웃다가 이제는 하하하 소리내어 웃어 버리고 만다.
그런 소리가 아니였습니다. 공주님.
상체를 반쯤 일으킨 민우가 자신의 위에서 내려오며 미친듯이 웃는 혜성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팽
붉어져 버린다.
"뭐..뭐야 왜 웃어. 혜성-"
"하하하하. 내가 너 때문에 미치겠다. 이민우- 으하하하."
"......뭐..뭐야. 나..삐..삐졌어! 흥!"
벌떡 일어선 민우가 총총총 제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팩 토라진채로 말이다. 방문을 쾅 닫고는 붉어진
얼굴을 제 손으로 탁탁 두드린 민우가 어느 틈인지 입을 틀어 막고는 주르르 주저 앉아 버렸다. 얼굴은
금방이라도 터져 버릴 것 같이 붉어 졌다. 아직도 혜성의 입술이 닿았던 그 언저리가 뜨겁게 느껴져서
민우는 목을 감싸 쥐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무서웠다. 이젠 키스쯤이라면 자연스레 받아들일 수 있어. 라고 자신도 생각했는데,
예상 외의 행동이 갑작스럽고 놀라웠다. 팬픽이라면 혜성보다 민우가 훨씬 더 많이 보았다. 그 속의
민셩은 아니, 굳이 민셩이 아니더라도 다른 모든 커플들이 얼마나 아픈지도 훨씬 더 잘 알고 있는 건
민우였다. 아플까봐 겁이 났다. 아니, 사실은 그냥...그냥 겁이 났던 거였다.
'하하하-'
아직도 들리는 혜성의 웃음 소리에 민우가 무릎 사이로 고개를 팍 파묻었다.
"하하하-"
그러고는 얼굴을 감싸 쥔 혜성이,
"하하......"
머리를 쓸어 넘기며 웃음 대신 한숨을 푹 쉬었다.
[I promise you. Can you believe me? Every words I say is true]
결말이 나는 듯한 외화 속의 연인은 참 다정해 보였다. 혜성이 민우가 사라진 문을 바라보았다.
참지 못한 신혜성이 나쁜 놈이었다. 다른 속물들과 다를 바 없었다. 또 동의없이 자신 멋대로였다.
......그래도 비명은 너무 했잖아. 내가 널 안는게 그렇게 싫으냐? 이민우.
#
"간 많이 넣어 주세요!"
"알았어, 총각-"
민우에게 줄 떡볶이와 순대를 산 에릭이 민우가 특히나 좋아하는 간을 넣어 달라고 아주머니에게
조르고 있었다. 모자를 눌러 쓰고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한 진이 투덜 거리며 옆에 서 있다.
"매니저 형 시키면 될걸, 굳이-"
"민우 음식은 내가 직접 골라야지. 아, 감사합니다. 여기 돈-"
"......"
돈 계산을 하고 있는 에릭을 두고 먼저 돌아선 진이 녹음실로 쿵쿵 걸어갔다. 힘이 들어간 발걸음이다.
당당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화가 났다고 말하고 싶어서. 에릭이 후다다닥 진에게 뛰어와서는 진을 와
락 끌어 안았다.
"아우, 답답해-"
"치 툴툴대기는. 먹고 싶은 거 없어? 형이 사줄게-"
"민우형 챙기느라 급급한 양반이 돈이 어디 있어서-"
"그럼 진이가 사주면 되지-"
여기저기서 릭진이라고 수군대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들리는지 진의 끌어안은 팔에 힘이 들어갔다.
그게 또 족쇄같이 답답해서 진은 인상을 썼다.
"동생 거 뜯어 먹고 맘 참 편하겠다."
"에이, 다 그렇게 상부상조 하는 거지."
그래도 아직도 뛰쳐 나갈 거잖아. 민우형이 울면서 전화하면 내가 울고 있어도 단숨에 달려 갈 거잖아.
형의 사랑은 그래. 근데도 난 바보처럼 또 기대한다. 내 짝사랑은 그래.
쪽
진의 볼에 기습 뽀뽀를 한 에릭의 행동에 수군거리던 학생들이 소리를 치며 난리도 아니었다. 진이
깜짝 놀라 볼을 슥슥 닦는데,
"나 잡아 봐라!"
하면서, 뛰어가는 에릭의 손에 들린 떡볶이 국물이 흐를까봐 걱정이다. 잠시 어리둥절해 져 있다가,
녹음실까지 촐랑촐랑 뛰어가는 에릭을 본 진이 기가 차단 듯이 소리를 질렀다.
"잡히면 죽는다!!!"
#
"와아 오늘도 진수성찬이네요-"
"앤디 온다길래 신경 좀 썼지. 앤디 못 본 새에 많이 야위었네. 얼른 앉아서 먹어."
다정스러운 목소리었다. 얼핏 자신의 엄마를 닮았다고도 생각했다. 이 세상의 모든 어머니는 그렇게
다 물이 들 듯 닮아 있었다. 그래서 엄마만 보면 차오르는 눈물처럼 저도 모르게 코 끝이 찡해졌다.
하얀 쌀밥이 동산을 이루듯이 동그랗게 많이도 쌓여 있었다.
"와아..."
"밥은 인색하게 주면 정 떨어진다더라. 남기지 말고 싹 다 먹고."
"네, 아주머니."
마주 앉은 동완의 엄마가 고기 반찬을 집어 앤디의 숟가락 위에 올려 주었다. 그 모습에 잠시 멈춰 있
던 앤디가 싱긋 소녀같은 웃음을 지었다. 모두가 그렇게 닮은 어머니들처럼, 동완의 어머니도 소녀의
웃음일거라 앤디는 생각했다.
"엄마, 물은요?"
"응 베란다에 사다 놓은 거 있는데, 가지고 와 주겠어 아들?"
"예. 우리 마마께서 원하시는데 소자가 가야지요."
장난스레 말하며 일어선 아들이 기특하다는 듯이 동완의 엄마는 동완의 엉덩이를 툭툭 쳤다.
"우리 효자 아들, 착하네-"
"아이, 엄마-"
앤디를 한 번 쳐다보고는 눈치를 준 동완의 얼굴이 얼핏 붉어졌다.
"평소엔 좋아하더니, 왜-"
"아, 애..앤디 있잖아."
"어이쿠, 언제부터 그런 거 신경 썼다고."
동완이 헛기침을 하며 베란다로 걸어갔다. 앤디가 참지못하고 풋 하고 웃어 버렸다. 그 웃음을 참으려
는 듯 앤디도, 동완의 엄마도 키득댔다.
"많이 먹고 다녀야 겠다. 우리 동완이가 이렇게 야위었으면 당장에 매 들었어."
"...네-"
"얼마나 속상하실까, 이렇게 야위어서. 앞으로도 종종 와. 알았지?"
"네-"
모든 어머니가 어머니 같았다. 특히나 얼굴을 따스하게 쓰다듬어 주는 손길은 그 옛날, 등을 토닥이며
자장가를 불러주던 그 어머니와 닮아 있었다.
"그치만 다른 네 녀석들한테는 비밀이다."
"쿡- 네-"
효자 아들, 김동완. 그리고 따스한 어머니.
숙소와는 다른 따스함이 묻어 나왔다. 그게 너무나 감격스러워서 괜히 습기찬 따스함처럼 느껴졌다.
그것이 끈덕지게 달라 붙어서 눈물이 흐를 것만 같아 앤디는 푹- 푹- 밥을 입에 넣었다.
"...아주머니."
"어머니."
"......어머니."
앤디의 말에 만족한다는 듯이 웃음을 지은 동완의 엄마는 앤디의 예상대로 맑고 수줍은 소녀의 웃음을
띄고 있었다. 앤디는 그 시선을 정면으로 마주치려 애쓰며 다시 입을 열었다.
"감사해요."
저렇게 든든한 사람을 낳아 주셔서, 저렇게 강하게 키워 주셔서 감사합니다. 기대는 어깨가 너무나 단단
해 혹여나 불편해 할까봐, 두 손으로 기꺼이 담요가 되어준 사람이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앤디 미워지려는 소리 한다. 감사할 거 없어."
효자 아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으로도 모자라서 칼까지 꽃고 매정하게 돌아 설지도 모르는 나약하고
나쁜 사람에게 금방 만든 밥을 이렇게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죄송해요."
"응?"
이런 말 이외에는 아무 것도 해드릴 수가 없어서.
자랑스러운 효자 아들의 마음을 이것보다 더 아프게 할 것 같아서 죄송해요.
"엄마- 이 물이면 되죠?"
"응!"
앤디는 고개를 숙였다. 금방이라도 눈물이 떨어 질 것 같아서.
"......죄송해요......"
미안합니다. 그래도 당신을 사랑한다고 말 할 것만 같아서.
미안합니다..........그리고 사랑합니다.
===================================================================================
-씩스의 주저리-
뜻 깊은 29편이었다고 생각해요.
아직은 깊이 받아 들이지 못하는 교우나,
불안한 상태로 시작되어버린 릭진이나,
휘청거리는 페이스의 완디 모두 다요.
30편의 스토리가 머릿속에서 엉켜버려서
다음편은 토요일이 될지 일요일이 될지는 모르겠네요.
Episode 29. Every words I say is true 올려 드려요.
SHINHWA_ERIC 님
: 꺄아아악>ㅁ<// 나도 반가워요^ ^ 나를 기다리고 있을 독자분들 너무 보고 싶었다구요오>ㅂ<//
민우야날짜잡자♡ 님
: 좋으셨다니 다행이에요♥ 너무 우울한 완디는 아니었나 걱정했었거든요^ ^ 헤헤- 저도 좋네요-
민하늘님
: 에- 아무래도 그렇죠? 혼자서 이별 준비를 하는 모습이 말입니다. 그래소 29편은 가슴아파요-
어여쁜노루님
: 소년예찬론은 그저 쑥스럽습니다. 으하하; 그것도 예쁘게 지켜봐주세요>ㅁ<// 29편대령입니다!
나l랑친구하자 님
: 어째 제 소설의 완디는 모두 다 이렇게 보기만 해도 안쓰러워요; 씩스는 완디도 좋아하는데 말입니다.
Reby님
: 그러게 나빠요! 어떤 앤디군이든 간에 저희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데 말입니다!! 나빠요!!((흥분;;))
언제까지나민셩 님
: 글쎄요; 그것을 고민하다가 릭진 속도가 이렇게 늦어버리고 말았다죠; 으하하; 그냥 지켜봐주셔요^ ^
스페셜신화님
: 전 이곳이 아니면 죽어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대사입니다. 앤디군 보기만 해도 슬퍼지죠...((우울;))
이름없다ㅎㅎ님
: 즐거우시다면 저도 마냥 좋죠. 후훗- 저희 학교에서는 일본 드라마를 본다는; 꽃보다남자인가뭔가;;
앵두선호군님
: 와아- 그러셨군요. 가버리신줄 알고 슬퍼 하고 있었어요ㅠ 다시 돌아오셔서 저도 기쁩니다!
ㅊH리맛샤탕♥님
: 으하하; 그렇다고 죽으시면 안되죠;((제가 살인자가 되는 상황인건가요?;;))으컁컁컁;;//
민우표오렌지님
: 에 그래서 이번편 고루고루 쓰려 했습니다만 엔딩은 역시나 완디가 되어 버렸어요; 이 소설은 교운데;
신화란걸 님
: 화이트크리스마스 좋지만 많은 분들이 눈때문에 고생하셔서 안쓰러워요. 특히 농부분들....
민우만볼꺼 님
: 방학 전까지는 시간이 넉넉할 것 같아서요^ ^ //앤디군이라면..((돌은 던지시면 아니 되어요;;))
필교처럼충재하는우리는신화님
: 이 곳은 하루가 멀다하고 눈이 쌓입니다. 학교가는 길이 비스듬해서 몇번 휘청휘청 거린다는;;
Azrael이민우님
: 오래간만의 독촉이네요- 가끔은 촉매제 역할도 하고 참 좋아요>ㅁ<// 감사합니다♥
입쑤구리앤디님
: 아아, 정시;; 저도 마음이 착잡하답니다. 그래도 우리 화군들로 기분전환을 하며 하루하루를 후훗-
첫댓글 ㅎㅎ 이번편에는 그래도 다른 커플도 나왔군요 ㅎㅎ 하지만 마지막은 완디로,, 위쪽에 있는 표지 너무 이뻐요~ 마지막 말,, 미안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정말 감동이네요. 다음편도 기대하겠습니다. ㅎ
이번편엔 골고루 등장하네요 ㅎㅎ 그리고 완디 ㅠ 어떻행 ㅠㅠ 힝 ,, 오늘 전 -_- 아프다고 땡땡이 치고 ;; 양호실에서 놀고 ;; 자고 -_-ㅋ 저희는 오늘 친절한금자씨랑 너는내운명봤어용 -_-ㅋㅋㅋ;;;;; 큼큼 ;; 하튼 ㅠㅠ 소설 재밌보고있어요 ~ 다음편도 열씸히 +_+!!
민우오빠!그렇게 소리지르시면 혜성이오빠가 불쌍하잖아요~ㅠ
정말 가슴 아프네요. 선호군. 이걸보니 옛날에 신화 5명이서 활동하는게 생각나네요. 분명 6명이었는데 갑자기 5명이 되서 어리둥절 했었죠. 에릭, 앤디 이렇게 비슷한 외국이름이 두개였다고 생각했는데, 에릭뿐이어서 순간 당황했었다는 -> 그때는 팬이 아니었죠. 그래서 신화 팬에게 물어보니 5명이라고 했던....
그러다가 다시 6명이 되었고, 그때 철 없는 전 '역시 나의 기억력은 완벽했어!' 라고 생쇼를 했드랬죠;; ->슬픈 일화인데 왜 이리 코민하지_-;;
리플끝내준다!!지워져서다시썻어요1!ㅜ선호금방올꺼란거 알면서두 왜캐 맘이아퍼ㅜ릭진!!! 너넨 좀 불안불안 하다-.-;; 교우두!오늘많은 발전이잇엇어! 너무조아!!ㅋㅋ씩스님! 저두 29편맘에들어요!항상맘에들었찌만..ㅋㅋ 아!!씩스님!!!!! 메리크리스마스에요!!ㅋㅋ이브날,크리스마스날 신화안에서 행복하세요!!
역시눈..전 크리스마스돼면 꼭 드는생각이있어요'커플을 찌져버리쟈<' 후후 전이번에도 방콕이네요~ & 앗< 완디 표지를 보니..질러버렸어요 릭진을 만들어버렸다죠 만들어놓고 후회중..
아아.. 저 귀여운 교우를 어찌할꼬오 ♥ ㅎㅎㅎ
엉엉엉 ㅠㅠ 감동의 물결이..
아ㅜㅜ 교우짱귀여워요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