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제목 : ╂트릭..(악마와의 동거)╂
〃소설작가 : ★애지★ (ezi_80@hanmail.net)
“정말 재수 없지 않냐..? 지가 뭔데 현준을 차고 지랄이야..?”
“돈만 많으면 지 얼굴도 안 보이나 보지..?”
“미친년..!! 저러다 애들한테 한번 밟힐걸..”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아이들의 수군거림이 혜린을 괴롭힌다.
예전에는 반발이라도 할 수 있었다.
현준이 돈 때문에 자신과 사귀는 거라는 아이들의 말에 여유롭게 웃어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바보 같아....”
금방이라도 눈물이 나올 것 같아 혜린은 책상에 몸을 기울여 엎드려 버린다.
여기서 눈물이라도 흘리면 남아있는 자존심마저 무너져 버릴 것 만 같아서...
그것마저 무너지면...
정말 견딜 수 없을 것 만 같아서...
“어...저애 누구야..??”
“눈이 황홀할 정도로 잘 생겼네.. 전학생인가...?”
“하긴 저런 애가 있었다면 내가 몰랐을 리가 없지...”
조금 전 혜린의 욕을 할 때 보다 더욱 소란스러워진 교실...
무슨 일이지...?
“..............??”
몸을 일으키는 혜린의 등 뒤로 뭔가 묵직한 감촉이 느껴진다.
뭐...뭐야..?
"자기야~~뭐 하고 있었어?"
갑자기 교실로 들어와 혜린의 몸을 껴안은 네르메스 때문에
순식간에 그 곳은 시장통처럼 소란스러워 졌다.
꺄아꺄아 소리 지르며 재수 없다고 외치는 여자애들...
“아침부터 너무 진한 것 아냐..?”
라며 야유를 보내는 남자 아이들...
그리고 또 다시 들려오는 혜린을 향한 독설...
“저 년..또 돈 발라서 남자하나 꼬셨냐..?”
“젠장..!! 돈 없는 사람 서러워서 연애나 한번 하겠어..?”
그렇지 않아도 아침에 교문 앞에서 있었던 일 때문에 아이들에게 한참 시달렸던 혜린이었다.
이제 겨우 잠잠해 졌나 싶었더니.....
"뭐..뭐하는 거예요?"
당황한 혜린이 잔뜩 붉어진 얼굴로 네르메스의 몸을 밀쳐 내었다.
여기저기서 수근거리기 시작한 아이들의 목소리로 교실 전체가 들썩 거렸다.
"지금..누..누가 자기라는 거죠?"
갑자기 얼굴을 들기가 힘들 정도로 부끄러워진 혜린이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네르메스를 향해 중얼 거렸다.
“그럼 자기가 아니라 마누라 인가..?”
“내가 왜..??”
그러자 더욱 기세등등해진 네르메스가
입가에 묘한 미소를 지으며 혜린을 향해 얼굴을 바짝 들이 밀었다.
"벌써 잊어버린 거야? 네가 내 아이를...읍..."
깜짝 놀란 혜린이 네르메스의 입을 손으로 막으며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무슨 말을 하려는 거예요?"
"알았으니까 이것부터 놓고 말해."
네르메스가 자신의 입을 틀어막고 있던 혜린의 손을 떼어 내며 말했다.
"그것보다 내가 지금 누굴 만나고 온 건지 궁금하지 않아?"
"..........."
혜린이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연신 재미있어 죽겠다는 얼굴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네르메스를 올려다보았다.
"누굴 만났다는 거죠?"
"그 녀석 이름이 김현준이라고 했던가...?"
“.............!!”
순식간에 혜린의 표정이 굳어 졌다.
"그 얘기라면 듣고 싶지 않아요."
"흐음~~ 과연 그 말이 진심일까?"
다소 비꼬는 듯한 투로 말하는 네르메스를 노려본 혜린이
털썩 소리가 날 정도로 요란하게 의자에 앉으며 교과서를 펼쳐 들었다.
"나 공부해야 돼요."
"쳇!"
시시하다는 표정으로 혜린을 쳐다보고 있던 네르메스가 혜린의 귓가에 입을 가져다 대며 낮게 속삭였다.
"너 그렇게 세게 앉으면 엉덩이 부서진다..."
"뭐라고요?"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소리친 혜린을 쳐다보며
아이들이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또다시 수군대기 시작했다.
게다가 다른 반의 아이들 까지 모여 들어서는....
"잠깐 나와 봐요."
혜린이 잔뜩 붉어진 얼굴을 아래로 감추며 네르메스의 손을 잡아끌었다.
아침에 키스 한 것만으로도 그의 얼굴을 보는 게 부끄러웠는데...
왜 자꾸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
교실 밖으로 네르메스를 끌어당긴 혜린이 낮은 한숨을 쉬며 계단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애들 앞에서 왜 그러는 거예요?"
옥상으로 올라온 혜린이 계단과 옥상 사이를 연결하는 문을 잠그고 나서야 얘기했다.
"당신 때문에 내가 얼마나 민망한지 알고 있나요? 거기다가...애..애기 얘기를 하다니..."
더듬거리며 말하는 혜린을 쳐다보던 네르메스가 웃음을 못 참겠다는 얼굴로 배를 움켜쥐었다.
"아침의 그 용기는 어디 간 거야?"
"그 얘기라면 제발 그만해요!!"
혜린이 귀를 틀어막으며 소리쳤다.
"누군 당신이 좋아서 그런 줄 알아요? 현준이만 만나지 않았다면 아마 그런 일도 없었을 거라고요."
이미 알고 있었던 일 이었다.
그런데도 정색을 하며 소리치는 혜린을 쳐다보자 네르메스는 왠지 모르게 화가 나는 것을 느꼈다.
"너 말야..."
네르메스가 혜린의 손을 움켜쥐며 자신 쪽으로 끌어 당겼다.
"왜 이래요..?"
네르메스의 손을 뿌리치며
혜린이 불쾌한 표정이 노골 적으로 새겨진 얼굴로 그를 노려보았다.
“너...내가 손 대는게 그렇게 싫냐..?”
“그 얘기라면..이미 끝난 거 아닌가요..? 당신은 내 취향이 아니라고...”
왠지 모르게 자존심이 상한 네르메스는 혜린이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도록
허리에 자신의 팔을 두르며 말 했다.
"까부는 것도 적당히 해야 하는 거야."
그리고는 거칠 정도로 세계 혜린의 몸을 끌어안은 채 입술에 키스를 퍼부었다.
반항 해야 하는데...
그를 밀쳐내고 화를 내야 하는데..
혜린의 허리를 감싸고 있는 네르메스의 팔이 너무 완강해서...
아니...
그건 그냥 변명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사실은 네르메스의 입술이 자신에게 닿자
현준과의 키스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전율을 느끼고 있었다.
그 찌릿 찌릿한 느낌 때문에..
혜린은 팔 다리에 힘이 풀린 듯 아무런 저항도 할 수가 없었다.
“내게 왜 이러는 거야...?.
당신이... 내 인생에 멋대로 끼어 들지만 않았어도...”
모든 원망의 화살을 네르메스에게 돌린 혜린이 울먹이는 표정으로 그를 노려보았다.
하지만 차가울 정도로 냉정해진 그의 얼굴 앞에 혜린은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널 내 인생에 끼어들게 만든 건 바로 너야 이혜린...”
나도 알고 있어....
처음부터 악마를 불러들인 게 나라는 것쯤은..
하지만 정말 몰랐단 말야..
악마 라는게...
이렇게 매력적인 존재일 줄은...........
“그렇다고..이렇게 까지 할 필요는 없었잖아요...”
울먹이는 표정으로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혜린의 얼굴을 외면한 네르메스가
감정조차도 실려 있지 않을 것 같은... 차갑고도 낮은 목소리로 얘기했다.
“잘 들어둬. 이혜린...”
“...............”
"지금 이 순간부터 내가 악마라는 걸 잊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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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틴 로맨스소설
[러브연재]
╂트릭..(악마와의 동거)╂ 11편 - 내가 악마라는 걸 잊지마
★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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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2.24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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