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취한 사람들은 좋다고 2차를 선택했다. 호텔 안에있는 나이트로 간것이다. 안에 있던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했으려나-_-; 아줌마 아저씨들이 우르르 가서.. 거의 반쯤 취한 상태에서.. 큭큭큭큭..
그쪽으로 계속 붙으려는 오노를 아이바가 끌고왔다. >_< 술에취한 오노의 모습은 귀여웠다. 이거 계속, 나보다 나이많은 남자한테 할 말은 아니지만, 오노는 언제나 귀여운것 같다.
"앙~ 나도 가고싶단 말이야~"
라고 발버둥을 쳤지만, 넷이서 붙들고 절대 안된다고 입까지 틀어막는데 자기가 어쩌랴. 그래서 결국은 사쿠라이의 방으로 끌려들어가다 시피 했다. 그 옆에서 니노는 오늘밤 잠자긴 다 글렀다며 투덜거린다. 둘이 방을 같이쓰는군.
"늘 이런 패턴이야?"
"뭐가? 술마시는거?"
"아니, 방 쓰는거.. 멤버들끼리 서로 잘 지내나봐."
아이바는 우리보다 한참 앞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찰랑거리는 단발머리가 기분 좋아 보인다. 그러고보니, 뒤통수도 참 단정하게 생긴듯하다.
"들어가봐."
"응."
문을 열기위해 휙 몸을 돌렸다. 하지만 마쯔준이 간것같진 않았다. 늘 마쯔준의 몸에서 나는 향수냄새같은게, 그대로 났기때문이다. 그치만 난 크게 신경쓰진 않는다.
"잘자."
"..저기.."
문을 열려고 하는순간, 마쯔준의 손이 어깨에 슬쩍 하고 올라온다. 괴기영화의 귀신손같다는 생각이 든다. 허연피부를 가진 가느다란 팔.
"언제..잘거야?"
"응.. 글쎄, 잠이오면 잠들겠지."
무언가 상당히 망설이는 표정을 하던 마쯔준은, 알았다는 뜻에서인지 고개를 끄덕이고는 슬금슬금 자기 방쪽으로 걸어간다. 알수없는 놈이다. 무슨생각을 가지고있는건지...
"휴~ 이제 좀 살겠네."
껌껌한 방의 불을 켜는순간, 몸에 쌓여있던 피로가 한꺼번에 풀리는듯 힘이 쭈욱 빠지기 시작한다. 그치만 저 침대에 눕기전에, 씻어야한다. 담배연기에 고기연기에 꽤나 몸이 절어있을거다. 이 상태로 침대에 그냥 드러누워버리면, 아침에는 구역질이 날지도 모른다.
따르르르릉..
깜짝이야, 잠시 넋놓고 앉아있었는데, 난데없이 전화벨이 울린다. 처음 듣는 전화벨소리라 더 놀랐다.
"여보세요."
"응~ 하나씨 난데~ 나 김기자님이랑 더 마시걸거니까, 그냥 먼저 자. 난 아침에나 들어갈것 같다."
아침이 뭐냐, 그 목소리를 들어보니.. 취재는 커녕, 잠들면 일어나지도 못할것 같은데..
"네..그러세요. 적당히 마시구요."
"으응~ 하나씨 잘자~"
휴.. 그럼 이제 다 해결된건가. 도착하고 대충 풀어놓은 짐가방을 휙 하고 열어젖혔다. 주섬주섬 이것저것 꺼내 정말로 느린 걸음으로 욕실로 걸어들어간다. 아아 귀찮아 귀찮아..
"흐음.. 대충하고.. 얼른 자야지.."
욕조에 물을 받으며, 옷을 훌렁훌렁 벗어 밖으로 던져놓고는 룰루랄라 거품칠을 하기 시작한다. 애벌빨래하고 세탁기에 넣으면 빨래가 더 잘되듯, 거품칠을 좀 하고 들어가면 몸이 더 상쾌해 진다는 -_- 말도안되는 생각을 늘 하고있다. 음, 머리를 먼저 감아야 한다는걸 잊고있었다. 벽에 붙어있는 샤워기를 잡아끌어 수도꼭지를 살짝 틀었더니, 물이 콸콸콸하고 주체못할만큼 나온다. 샴푸칠을 하며 눈에 들어오는 버튼이 있다. 저건...
"엇, 거품기다. 으흐흐흐."
거품기를 작동시키니, 꼬물꼬물 거품이 나온다. 거기다가 -_- 아무생각없이 바디 클린저를 들이부었다. 이러니 지수가 날보고 변태라고 부르지.. 그래도, 난 이게 좋다.
와~ 어쨌든 거품이 엄청나다. 저기에 몸 담그고 있으면 금방이라도 잠이 들지도..
머리를 대충 감고, 발끝부터 조심스럽게 쓰윽.. 몸을 담근다. 아하하하~ 하고 혼자 괴상한 웃음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나 혼자 있으니 이러지..
첨벙첨벙, 20분정도 물소리를 내다가.. 깜빡 잠이든듯 하다.
누군가 날 깨우지 않았더라면, 아침까지 그러고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시끄러운 문소리에 난 금방 그 달콤한 잠에서 깨어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