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문제가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의 핵심적인 것은 목사 청빙에 있다고 본다. 모두가 목사 청빙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실제로 목사를 청빙하는데 있어서 너무나 엉성하게 일을 처리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라는 생각이 든다. 목사에 대한 원망은 많지만, 신실한 목사를 청빙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는 한국교회 성도들의 이중적 신앙태도는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
솔직히 목사 청빙에 있어서 구체적인 안을 가지고 있는 교회는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이것은 특히 작은 교회일 수록 더 심하다. 다음에 나오는 글은 목사 청빙에 있어서 실수를 최소한으로 만들고자 하는 하나의 노력이다. 이 글이 계기가 되어서 각 교회가 목사 청빙에 대한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원칙들을 수립하기를 바란다. 분란이 생기고 목사가 사임하고 나서 청빙원칙을 세우기 보다는(소잃고 외양관 고치기 보다는), 오히려 교회가 평안하고 안정할 때 목사와 장로가 교회의 미래를 생각하면서 솔직하게 다음 후임자를 선입관 없이 제도적으로 정해 놓는 것이 목사와 장로의 책임이 아닌가 생각한다.
1. 목사 청빙의 궁극적 책임은 그 교회 교인들이 져야 한다.
우리 헌법 상, 목사는 공동의회의 투표를 거쳐서 결정되도록 되어있다. 따라서 평신도들은 어쩌면 일생에 한 번 밖에 있을 지도 모르는 투표에 신중을 다하고 전심을 다하여서 참여하여야 한다. 따라서 청빙 투표하기전 교인들에게 청빙위원회를 통하여 목사에 대한 모든 정보가 최대한 공유되어야 한다.
2. 실제적인 업무를 담당할 장로들의 책임은 막중하다.
교인들이 마지막 최종적인 결정권을 갖지만, 청빙에 대한 실제적인 일은 장로 혹은 청빙 위원회가 맡을 것이다. 목사가 말씀을 선포하는 자라면, 장로는 말씀을 지키는 자이다. 따라서 제대로 된 말씀의 사역자를 세우는 것 보다 장로에게 중요한 일은 없을 것이다.
2.1 장로는 외부의 압력으로부터 개 교회를 지켜야 한다.
목사가 공석이 되면, 많은 주위의 영향력 있는 목사들로 부터 청탁이 들어 온다. 평소에 친분이 있으면 거절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하지만 장로들은 이러한 압력으로부터 단호하게 자신의 교회를 지켜야 한다. 한번 잘못된 목사 청빙은 교회에 두고 두고 시험거리가 되기 때문이다.
2.2 평소에 담임 목사 청빙을 위한 세부적인 원칙들을 세워야 한다.
1) 청빙 위원회 구성
2) 서류 심사.
3) 인터뷰
4) 최종 결정.
2. 2. 1. 청빙 위원회 구성
청빙 위원회는 장로를 중심으로 구성하되 가능한 많은 사람들을 골고루 참여시키는 것이 좋다고 본다. 그래야 나중에 청빙이 결정되고 나서도 불평하는 일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교회가 분란이 있어서 목사가 공석이 된 경우에는, 절대 서두르지 말고, 기도회, 수련회, 특별 집회, 제직 세미나 등을 개최하여 서로가 응어리 진 마음을 푸는 것을 최선의 염두에 두어야 한다. 즉 목사를 청빙해서 분쟁을 해결하기 보다, 청빙 이전에 분쟁을 해결하도록 해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금식과 기도회이다. 이때 신학교 교수나 다른 교회 목사를 초청해서 강설을 듣는 것도 아주 좋다고 본다. 담임 목사가 없을 때, 보다 원칙적이고 솔직한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청빙위원회가 구성되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목사 청빙을 위한 절차과 평가에 대한 세부적인 원칙을 먼저 정하는 것이다. 원칙은 최대한 분명하고 자세하게 정하고 그 원칙에 따라 움직이도록 해야 한다. 원칙을 정할 때, 한 사람의 영향력이 너무 크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청빙은 공개 청빙을 원칙으로 한다. (특히 교회가 두파로 나누져서 대립하고 있는 경우에는 공개 청빙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본다)
이유. 1)많은 노력을 들이지 않고도, 많은 사람을 참여 할 수 있게 한다. 2) 외부의 정치적인 압력으로부터 자유롭다. 3) 보다 공정하기 때문에 미래의 많은 젊은 목사들이 희망을 가질 것이다. 생각해 보라, 담임 목사 선정이 그냥 몇몇 소수에 의해 결정될 때, 하나님을 의지하기 보다는, 미래의 목사들은 자신의 실력을 기르기 보다는 영향력 있는 목사나 장로들의 비위를 맞추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판단할 것이다. 나는 목사 청빙의 개혁이 교회 개혁의 핵심 중의 핵심이라고 본다.
심사과정은 크게 3부분으로 나눈다. 1) 서류심사 2) 인터뷰 3)최종결정
각 단계 마다 심사 기준을 명확히 달리 해야 한다. 서류심사는 그가 좋은 설교가인가가 핵심적인 기준이라면, 인터뷰는 그가 과연 훌륭한 인격자인가, 최종결정은 그가 과연 하나님께서 우리 교회에 보내신 사역자인가 아닌가 핵심적인 기준이다.
2. 2. 2. 서류심사(설교검증).
목사는 말씀의 사역자이다. 말씀은 성례와 설교, 두가지로 구성되기 때문에 목사는 설교도 잘해야 할 뿐 아니라 세례를 위한 교리를 잘 가르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그런 사람을 어떻게 가릴 수 있겠는가? 설교는 평소에 꾸준히 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잘 판단하기 위해서 3가지 설교 노트나 설교 테이프를 지원 목사들에게 요구한다.
1) 최근에 실제로 선포했던 설교 노트나 테이프: 이것은 얼마나 평소에 설교를 잘하고 있는 지를 알 수 있도록 한다.
2) 어려운 본문에 근거한 새 설교 노트: 이것은 앞으로 얼마나 설교를 잘 할 수 있을 지를 알게 해 준다. 어려운 본문에 대한 설교를 잘 만들지 못한다는 것은 그만큼 평소에 말씀의 훈련을 하지 않았다는 증거이다. [예: 청빙 광고에, "레위기 1장을 가지고 만든 설교문을 제출해 주십시오"라고 싣는다] 1)번과 달리 2)번은 본문이 동일하기 때무에 후보 설교들을 서로 비교할 수 있다.
3) 교리 설교: 세례를 주어 제자를 삶는 것인 교회의 지상 명령이라면 세례 문답 교육은 목사가 해야 할 본질적인 사명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목사의 설교를 평가할 것인가? 무엇보다 설교를 평가하기 전에 청빈위원회부터 자주 모여서 설교가 무엇인지, 좋은 설교를 분별할 수 있는 판단력을 길러야 한다. 주위의 목사님을 모셔서 설교에 대한 강의를 듣는 일정도 잡으면 좋을 것이다.
지원서가 다 도착하면, 청빙 위원회는 하루 날을 잡아서 기도하고 금식하는 가운데 설교들을 검토하고 5-6명 정도를 선임한다. 어떻게 결정하는가는 교회마다 다를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각자가 점수를 매겨서 (내용, 전달력, 적용력, 등등), 최고 득점자를 정하는 것 외에는 특별한 방법이 없을 것 같다.
참고: 지원하는 목사가 많은 경우 청빙위원회를 두 팀으로 나누고 각 팀에서 3명씩 추천할 수도 있을 것이다.
2. 2. 3. 인터뷰 (인격검증)
1차로 설교자로서 후보자가 5-6명 정도 좁혀지면, 청빙 위원회는 각 사람을 초청하여 인터뷰하는 시간을 갖는다. 인터뷰를 갖기 전에 청빙위원회는 분담해서 미리 후보자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최대한 알아 보고, 질문할 사항을 준비해서 만나도록 한다. 청빙 위원회는, 인터뷰를 통해서, 목사가 정직한지, 비젼인 있는지, 인격적으로 훌륭한지, 우리 교회에 적합한지를 판단하는데 모든 노력을 기울인다.
인터뷰가 끝나고 나면, 모의 당회를 하는 것이 아주 좋은 방법이라고 본다. 인터뷰가 목사에 대한 교인의 점검이라면, 모의 당회는 교인에 대한 목사의 점검이라고 볼 수 있다. 목사 청빙은 채용이 아니다. 청빙 위원회는 이 점을 처음부터 끝까지 명심해야 한다. 교회가 목사를 청빙하지만, 청빙의 최종 결정권은 그 목사에게 있다.
모의 당회에서 교회의 실제적인 안건을 가지고(예를 들면 교육관 건축 문제) 후보자와 모의 당회를 한다. 장로와 목사가 가장 부딪히는 곳이 당회이기 때문에 당회를 이끄는 능력은 교회의 화목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목사가 마음대로 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장로들의 의견을 무조건 따르는 것도 문제다. 모의 당회를 통해서 청빙위원회는 각 후보 목사들이 교회를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지를 비교해보면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그 목사는 그 교회가 과연 하나님께서 부르신 교회인지 판단하게 될 것이다.
마지막 후보 인터뷰가 끝나면,
청빙 위원회는 시일을 두고 각 후보에 대한 개인적인 점검을 하도록 한다(특히 심각한 도덕적인 결점이 있는지). 충분한 시간 뒤에 다시 한 곳에 모여서 하루 금식하고 기도하면서, 각 후보에 대해서 청빙 위원들은 모두가 각 후보에 대해서 장점과 단점을 발표하고, 토론을 거친후, 최종적인 후보 2명을 뽑는다.
2. 2. 4. 최종결정(소명 검증)
목사는 하나님이 보내신다는 사실을 청빙 위원회는 잊어서는 안 된다. 이점에서 청빙 위원회는 1명을 정해서 성도들에 묻는 것 보다는 교인에게 2명 중에 한 명을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본다. 이것은 교회 안에서 영향력 있는 그룹들의 입김으로부터 교회를 보호할 수 있다. 또한 청빙에 있어서 교인 전체가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 청빙 위원회가 1명만 추천한다면 나중의 청빙 후 잘못이 있을 경우 청빙 위원회가 모든 책임을 뒤집어 쓰게 될 것이다.
2명이 정해지면 차례로 교회에 초청하여 설교하는 기회를 주고 교인들과 만나는 자리를 갖는다. 교인들에게 교육을 잘 시켜서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최대한 주의한다.
일단 이러한 검증과정을 거쳤다면 적어도 설교와 교회 정치에 있어서 뛰어난 후보인 것은 분명하다. 청빙 위원회가 2명 중에서 공동의회를 거치게 한다는 것은 하나님의 뜻을 묻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교인들은 공동의회가 단순히 통과하는 요식행위가 아님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
1) 청빙 위원회를 둘로 나누어서, 하나는 서류 심사(설교심사)만을 다른 하나는 인터뷰만을 책임지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영향력 있는 한 사람의 입김을 현저하게 막을 수 있다.
2) 목회자의 인격이나 사명을 대강이나 알기 위해서, 2-3개의 추천서를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한국에서 추천서가 얼마나 신실하지는 의문이지만, 그래도 없는 것 보다는 낫다고 본다. [지난 교회의 장로 중에서 추천서를 받는 것도 신빙성을 높이는 방법 중의 하나이다] 특히 추천하는 사람이 신실한 사람인 경우에는 인터뷰에서 높은 평가를 받게 할 수 있을 것이다.
3) 서류심사는 설교를 위한 심사이므로 사진을 보내지 않도록 한다. 어차피 인터뷰에서 얼굴을 보게 될 것이다. 청빙 위원회는 사람을 외모로 취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일례: 장애인이라고 탈락된 경우를 본적이 있음) 개인적인 신상은 인터뷰 단계에서 자연히 자세하게 검토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