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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원전신첩은 모두 30장면으로 구성된 풍속화
화첩으로 조선 후기의 화가 신윤복의 작품이다.
혜원풍속도, 혜원풍속도첩으로 불리며, 문화재
등록명은 신윤복필 풍속도 화첩이다.
혜원전신첩은 국보 제135호로 지정돼 있으며
현재 간송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다.
01. 청금상련(聽琴賞蓮) : 가야금 소리를 들으며
청금상련(聽琴賞蓮)은 연못 가에서 세 남자가
기생을 데리고 유희를 즐기는 모습이다.
그림의 왼쪽에 사방건까지 벗어 제낀 맨상투의
남자는 여인을 감싸안고 보란듯이 품고 있으며
손으로 무얼 하려는지 짐작된다.
선비들이 기생들과 즐기는 모습에도 양반들이
지녀야 할 풍류로 생각하였기에 당당하면서도
자신감 넘치는 모습들이 보인다.
기녀들의 옷맵시, 선비들의 옷매무새, 가야금
정원에 있는 나무 등 당시의 우아한 생활상을
잘 알 수 있다.
02. 월하정인(月下情人) : 달빛 아래의 정인들
월하정인(月下情人)은 늦은 밤 담모퉁이에서
만난 한 쌍의 남녀 모습이 보인다.
어스름한 달빛 아래서 양반인 듯 잘 차려 입은
남자가 초롱불을 들고 길을 재촉하는 것 같다.
여자는 쓰개치마를 얼굴에 둘러쓰고 다소곳한
모습으로 조금은 주저하는 듯한 모습이다.
이들이 원하는바가 무엇인지 표정과 행동에서
짐작되며 그들의 감정이 달빛속에 녹아흐르고
그림을 보는 사람에게 춘심을 불러일으킨다.
왼쪽 담잠에는 "달은 기울어 밤 깊은 삼경인데
두 사람 마음은 두 사람이 안다"라고 씌여있다.
03. 월야밀회(月夜密會) : 달밤에 몰래 만나다.
월야밀회(月夜密會)는 달빛만 고요한 밤중에
인적이 드문 길의 후미진 담장 밑에서 한 쌍의
남녀가 깊은 정을 나누고 있다.
남자는 차림새로 보아 관청의 무관인듯 하고
같이 있는 여인네는 기생처럼 보이며 그들의
만남을 한 켠에서 지켜보는 여인이 있다.
지켜 보고 있는 또다른 여인은 이들의 만남을
주선하여 준 사람인 듯 하니 지금으로 본다면
소개팅인 것이다.
담장 밖에서 이뤄지는 은밀한 모습을 엿보는
것같아 소피가 나올듯 사뭇 비밀스런 정경인
것이다!
04. 춘색만원(春色滿園) : 봄빛이 전원에 가득하다.
양반 가문의 젊은 서방이 후원에서 여종의 손목을
끌면서 희롱하고 있다.
손목을 잡힌 여종은, 엉덩이를 한껏 뒤로 뺀 채로
엉거주춤한 자세이지만 표정은 어쩐지 싫지 않은 듯하다.
못 이기는 척, 끌려오는 분위기고 젊은이가 붉은
꽃을 꺾는 것을 손목을 잡는 것으로 묘사했다.
나무에 꽃이 피어 있지 않으나 젊은이의 얼굴에
꽃이 활짝 피었다.
불콰해진 얼굴로, 여인에게 말을 거는 젊은이와
그런 젊은이가 싫지가 않은 여인 사이의 대화를
짐작해볼만 하다.
05. 소년전홍(少年剪紅) : 소년이 붉은 꽃을 꺾다.
사방관을 쓴 젊은 양반이 여인의 팔을 붙잡고
끌어당기는 모습이고, 머리의 모양으로 보아
여인은 유부녀가 틀림없다.
집에서 부리고 있는 종의 아내인지 같은 마을
사는 신분 낮은 집의 여인인지 알 수 없다.
팔목을 잡힌 여인은 부끄러움에 몸을 사리는
모습이기는 하지만 싫지는 않은 기색이다.
상황으로 보아 다음에 벌어질 일은 꽃을 꺾고
사랑을 나누는 일만 남아있을 듯 싶다.
왼쪽에 서있는 기괴한 모습의 바위에 대해선
해설이 분분하지만 그것은 보는 이가 저마다
알아서 느낄 일이다.
06. 주유청강(舟遊淸江) : 맑은 강에서 뱃놀이를 하다.
주유청강(舟遊淸江)은, 특별히 하는 일도 없이
유희나 즐기면서 세월을 유유자적 하는 선비인
한량들이 보인다.
한량들이 기생들을 데리고 나와 뱃놀이 하면서
기생들에게 작업을 걸고 있으며 조선시대 놀이
문화를 볼 수 있는 풍경이다.
화면의 위쪽에 '피리 소리는 바람을 타서 아니
들리는데, 흰 갈매기가 물결 앞에 날아든다'고
싯귀가 적혀있다.
07. 연소답청(年少踏靑) : 젊은이들이 푸르름을 밟다.
조선시대 풍속을 그린 혜원 신윤복의 연소답청
(年少踏靑)을 보면 한때 유행했던 요즘 시대의
야타족을 연상시킨다.
'연소답청'이란 젊은 선비들이 푸른 새싹을 밟는
다는 뜻으로, 조선 후기 양반 선비들의 유한놀이
문화인 들놀이를 말한다.
젊은 양반들이 종과 기생들을 앞세워 풍취 좋은
산천을 찾아 즐기고 돌아오는 모습을 그렸다.
분홍 진달래가 활짝핀 봄에 나들이 풍경을 그린
이 작품에서 양반 자제 세명이 자신들이 데려온
세마리 말 위에 각기 기생 한명씩을 태웠다.
맨앞에 있는 도령은 마부 역할을 하며 종자처럼
말고삐를 잡고 갓대신 종자의 모자를 쓰고 있다.
맨뒤에서 그 도령의 갓을 들고 따라오는 종자의
표정은 떨떠름한 우거지상이다.
08. 상춘야흥(賞春野興) : 봄을 즐기는 들놀이의 즐거움
상춘(賞春)이란 봄의 경치를 구경하고 즐기는
것을 말한다.
봄날 지체 높은 양반들이 기생과 악공을 불러
봄을 즐기는 들놀이의 모습을 그린 그림이다.
가운데 앉아서 음악을 듣는 선비가 초대받은
주빈으로 보이고 왼쪽의 주인인 듯한 선비는
자리를 양보하고 있다.
관복이 아닌 사복을 입었지만 도포 위에 두른
홍띠에서 그의 지위가 드러난다.
붉은색 띠는 당상관 이상의 지위를 말하며 물론
주빈으로 보이는 선비가 더 고위직인 듯하다.
그는 연주에만 관심이 있는듯 옆에 앉은 기생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있다.
두 명의 기생과 세 명의 악공은 연회를 위하여
준비를 하고 있으며 왼쪽 대금과 가운데 해금
그리고 오른쪽 거문고로 앉았다.
널다랗게 펼친 돗자리 위에는 담뱃대를 물고
있는 기생과 귀인의 좌측에 한무릎을 세우고
두 손을 감싸 앉은채 속고를 드리운 자태고운
기생의 모습이 대조적이다.
오른쪽 곁에 창옷을 입고 서성이는 젊은 선비
두 사람은 초대받은 주빈의 수행원으로,
행여 빠진 것은 없나 주변을 살펴보는것 같고
맨 아래 왼쪽은 하녀가 음식을 나르고 있다.
09. 무녀신무(巫女神舞) : 무녀의 신춤
무녀신무(巫女神舞) 그림은 무당이 굿을 하는
장면을 나타내는 그림이다.
얼핏 보면 그저 굿을 하는 장면을 담 너머에서
총각이 구경하는가 보다 생각된다.
그런데 낮은 돌담을 사이에 두고 집 뜰에 앉은
젊은 여인의 시선이 담너머 총각에게 가 있다.
나이든 여인은 두손을 비비며 정성스레 기도를
하건만 며느리인지 딸인지 젊은 여인의 마음은
딴 데로 가 있다.
10. 주사거배(酒肆擧盃) : 술집에서 술잔을 들다.
주사거배(酒肆擧盃) 그림은 주막집에서 흔히
볼수 있는 취객들과 주모의 모습을 그려냈다.
여느 주막과는 좀 다르게 기와 집과 마당안의
매화도 보이는 것이, 양반들을 상대하기에는
손색없는 꽤 반듯한 고급 주점인 것이다.
술자리를 파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손님들도
선비들인 듯, 일상적인 조선시대 생활상이다.
11. 계변가화(溪邊佳話) : 시냇가의 아름다운 이야기
계변가화(溪邊街話) 그림은 빨래터를 지나는
도령과 여인 셋이 등장한다.
길을 가던 도령의 시선은 자신의 얼굴을 돌려
한 여인에게 시선이 가 있다.
그 여인은 머리를 따는척 하지만 얼굴은 앞을
보고 있으며 눈초리는 도령에게 쏠려있다.
그 옆에 있는 여인은 화난 표정으로 방망이로
빨래만 두들기고 또 그 옆의 할머니는 빨래를
널면서도 표정이 고약하다.
한탄보다는 시샘이 역력하며 젊음을 돌이킬수
없는 나이든 여인의 질투가 더 대단하다.
12. 쌍검대무(雙劍對舞) : 쌍금을 들고 마주보고 춤을 추다.
쌍검대무(雙劍對舞)는 무용수와 악공을 불러
공연을 하고, 그것을 감상하는 양반들의 여가
생활 모습을 그려냈다.
'쌍검'은 두 자루의 칼, '대무'는 서로 마주하여
추는 춤을 뜻하고 이 그림에는 여성 무용수와
관객인 양반, 악기 연주자들이 등장한다.
여성 무용수는 양손에 칼을 쥐고 있으며 이건
누군가를 해치려는 행동이 아닌, 칼을 가지고
추는 '검무'라는 추이다.
그림에선 칼을 든 무용수들의 동작이 멈추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검무의 동작이
매우 빠르고 날렵하면서도 우아하다.
무용수들은 남성의 군복인 '전복'을 입었으며
서로 마주 보고 양손의 검으로 장단을 맞추며
동작을 이어간다.
오른쪽 무용수는 바닥에 깔린 돗자리의 끝에
발이 닿았지만 곧바로 좌우를 왔다갔다 하며
현란한 공연을 펼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림의 위쪽에 관람객들이 있으며, 대나무로
만든 등받이에 등을 기대어 앉아있는 사람의
신분이 가장 높아 보인다.
그 뒤편에 앉은 이는 갓을 뒤로 제쳐 쓴 채로
편안히 앉아있고 그위에는 한 소년이 부채를
들고 있으며 갓과 옷이 커 보인다.
어색한 표정으로 보아 일찍 장가든 나이 어린
신랑으로 짐작이 되고, 오른쪽 맨끝에 초롱쓴
남자도 소년처럼 어려 보인다.
어린 나이의 두 사람이 이자리에 참석한 데는
무엇인가 사정이 있어 보이며 그 사이에 앉은
두 기녀는 용모가 곱고 단정한 모습이다.
이 모든걸 종합해 보면 그림속 현장은 양반들
모임에 무용수와 악사를 불러서, 공연을 하고
감상하는 자리인 것 같다.
술과 음식이 보이지 않은 것을 보면 경건하게
공연을 감상하는 듯하며, 아래쪽의 악공들은
검무에 어울리는 곡을 연주하고 있다.
모두 여섯 명의 악공이 다루는 악기는 해금을
비롯해 피리, 대금, 장고, 북 등의 전통 악기다.
검무의 매력은 검을 돌리고, 회전하는 동작과
그때 나는 소리며 칼로 바람을 가르거나 칼이
부딪치는 소리는 검무에서만 들을 수 있다.
그리고 검무는 살벌한 전쟁 무용과는 다르며
힘찬 기상을 보여주지만, 평화롭고도 유연한
동작을 감상할 수 있는 아름다운 무용이다.
13. 야금모행(夜禁冒行) : 야간 통금을 무릅쓰고 가다.
야금모행(夜禁冒行)은 통행이 금지된 이슥한
밤에 위험을 무릅쓰고 돌아다닌다는 뜻이다.
오른쪽에 있는 남자 아이가 풍차를 들고 있고
기생은 누비 솜바지를 입고 있는 것으로 보아
때는 겨울철 풍경인듯 하다.
추운 겨울철에 그믐달이 뜬 통행금지 시간에
순라군에게 불심검문을 당한 양반이, 고개를
숙이며 양해를 구하고 있다.
당시 순라군들은 통행금지 위반자들을 잡아
곤장 10대 씩을 치는 것이 상례였다고 하며
도포차림 양반은 빌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반면에 그 옆에서 태연하게 곰방대를 피우는
느긋한 기생은 따로 믿는 구석이라도 있는지
너무도 여유롭게 보인다.
순라군이 자신을 끌고 가지 않을 것이란 것을
확신하는 듯한 눈치를 보이고 있으며, 이렇듯
기생은 뻔뻔하고 당돌한 모습을 보여준다.
14. 이부탐춘(嫠婦耽春) : 과부가 봄빛을 탐하다.
이부탐춘(嫠婦耽春)은 과부가 자기집 마당에서
봄을 즐기고 있는 장면을 나타낸 그림이다.
꽃이 흐드러진 봄날에 개들이 홀레붙는 장면을
보는 여인들의 춘심을 표현했다.
소복을 입은 여인이 웃음을 띄고 있으며 처녀가
나무라듯 그 여인의 허벅지를 꼬집고 있다.
오른쪽 여자는 삼회장 저고리를 차려입고 길게
머리를 땋아서 댕기를 묶었으며 아직 결혼하지
않은 귀한 집의 규수이다.
왼쪽의 여자는 구름같은 가체를 올리고 있으며
옷은 모두 흰색, 즉 소복을 입고 있다.
이 여자는 결혼한 여자로 상중에 있고, 그것은
말할 것도 없이 남편이 죽은 여인이다.
왜 신윤복은 과부를 그림 속에 배치를 했는지
무척 궁금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지금 두 여인의 시선은 개의 짝짓기에 가있고
둘의 표정이 무척 대조적이다.
처녀의 표정은 쌀쌀맞고, 차갑고, 무심하지만
과부는 배시시 웃는 모습이다.
그것은 과부가 무언가를 알고 있다는 눈치며
과부의 웃음에 신윤복의 의도가 있다.
혜원 신윤복은 그림을 통해서 과부의 소외된
성욕을 끄집어내고 있는 것이다.
작가는 사람이 간절히 바라지만 하지 못하는
것을 그림으로 대리만족 시켜주고 있다.
여인들은 이 그림을 보고 낄낄거렸을 것이고
신윤복의 그림은 하나같이 색정적이다.
노골적인 성의 묘사가 춘화(春畵)라 한다면
혜원의 그림은 춘의도(春意圖)라 할수 있다.
15. 단오풍정(端午風情) : 단오날의 운치있는 정경
단오풍정(端午風情, 신윤복)은 신윤복의 작품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작품이다.
단오날에 창포물에 머리를 감고 그네를 뛰면서
놀던 조선시대 여인들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여인들이 몸을 은근슬쩍 드러낸 채로 계곡물에
몸을 깨끗이 씻으며 수다를 떨고 있다.
이러한 단오 놀이의 이유는 악귀를 물리치려고
하는 액땜의 뜻이 있는 고유의 풍습이다.
멀리서 목욕하는 여인들을 엿보는 동자승들의
표정과 시선을 보면, 뜻밖의 광경에 침을 꿀꺽
삼키며 두리번거리는 모습이 익살스럽다.
16. 기방무사(妓房無事) : 기방에는 아무일 없다.
기방무사(妓房無事)는 방안에서 남녀가 무슨
일을 하다가, 누군가의 인기척 소리에 당황한
듯이 보인다.
방안의 여인은 기생 몸종이고 방안의 남자는
기생을 찾아왔다가, 그녀의 몸종하고 사랑을
나누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갑자기 기생이 들어오자 사내는 이불로 벗은
자신의 몸을 가린 듯하고 신윤복의 춘화에서
볼 수 있는 압권이다.
이같은 내용은 이불을 덮지 않은채 벌거벗은
남자의 모습에서 오는 짜릿함을 맛볼수 있게
하는 것이다.
17. 청루소일(靑樓消日) : 청루에서 시간을 보내다.
청루는 기생집을 말하고 청루소일은 청루에서
시간을 보낸다는 뜻이며 지금도 붉은등이 있는
거리, 홍등가라는 표현이 있지 않은가?
이 그림에서는 생황을 들고 청루에 앉아 있는
기생과 손님으로 보이는 남자, 그리고 청루에
들어서고 있는 기생과 그의 종자가 보인다.
생황을 지금까지 불고 있었던 듯이 오른손에
쥐고 있으며 트레머리를 하고 있다.
앉아있는 여인의 귀와 목선이 유난히도 눈에
띄고 또한 저고리 끝부분이 짙은 파란색으로
되어 있어 치마의 색과도 잘 어울린다.
남자는 탕건을 쓰고 있으며, 신윤복 그림에서
자주 보는 것처럼 남자의 눈썹이 위로 올라가
있어 역팔자 모양을 취하고 있다.
그런데 이상한 건 신발이 한켤레 밖에 보이지
않는 것이며, 여인의 것으로 보이는데 그러면
남자는 다른 입구에서 들어온 것일까?
다음으로 종자와 함께 들어오고 있는 기생의
모습을 살펴보면 전모를 쓰고 가리마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녀기생이라 추측된다.
뒤에 서있는 종자의 모습은 원래 인물보다도
작게 그려져 있으며 그것은 그림에서 경중을
따지기 위해 작게 그린 것으로 판단된다.
웃으면서 들어오는 여인의 모습이 청루에서
생황소리 들으면서 소일하는 님을 보러오는
기생의 모습이 머리에 그려진다.
18. 노상탁발(路上托鉢) : 길 위에서 시주를 청하다.
노상탁발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스님들이
길에서 탁발하는 모습을 그려놓은 그림이다.
탁발은 불교수행법 중의 하나로, 걸식 수행을
뜻하며 걸식 수행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자신의 모든 아집과 욕심을 내려 놓고 자신을
낮추어야 하며 지금은 잘 볼수 없는 모습이다.
이러한 탁발을 하는 스님이 그림에 네사람이
보이며 머리가 없는 사람은 법고를 두드리고
있으며,
법고 왼쪽에 패랭이 쓴사람은 꽹과리, 꽹과리
옆에는 목탁을 들고 탕건을 쓰고 있는 사람이
보인다.
머리에 고깔을 쓰고 손에 부채 혹은 부적으로
보이는 것을 잡고 허리를 숙이고 있다.
이 사람들은 분명 탁발을 하고 있으나 조금은
이상하게 ,스님들이 입는 가사가 없으며 일반
백성들의 모습과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
이에 많은 사람이 거사(居士)가 아닐까 하는
의견을 내놓고 있지만 분명한건 절의 사정이
좋지 않아 스님이든 남자 신도인 거사들이
길에서 꽹과리, 목탁 그리고 법고를 두드리며
사람들 관심을 끌어, 생계를 유지하지 않으면
않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 그림에서 불교가 배척당하고 유교가 숭상
되었던 조선시대의 모습을 읽을 수 있다.
이런 탁발승에게, 지나가던 여인들이 시주를
하려는듯 가운데 있는 여자가 치마를 올리고
엽낭을 꺼내고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지나가던 스님들을 위해
여염집 여인들이 깊숙이 넣어 두었던 엽낭을
꺼냈다는 사실이다.
불심이 정말로 깊은 것인지 대담한 것인지를
잘 모르겠고 이러한 여인을 바라보는 양반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손에는 사면을 들었으나 사면의 의미는 없고
아예 사면을 내려놓고 시주를 하는 여인들을
쳐다보고 있는 것 같다.
19. 납량만홍(納涼漫興) : 피서지에서 흥이 무르익다.
납량만흥은 그 제목에서 어떤 그림인지 알 수
있으며 납량만흥! 즉 더운 여름날에 피서하는
양반들의 모습을 그린 그림이다.
그림을 보면 녹읍이 짙은 것이 여름철의 어느
산세가 좋고 시원한 곳으로 생각된다.
가운데 양반이 기생과 함께 흥겹게 춤을 추고
이를 구경하는 양반들은 갓의 끈을 풀고 몸을
비틀어 보고 있으며 악공들이 연주하고 있다.
행사의 개최자는 앉아 있는 양반과 함께 춤을
추고 있는 양반으로 생각된다.
특히 기생과 함께 춤추고 있는 사람은 수염이
있는 것으로 보여 가장 연장자로 보인다.
반면에 앉아 있는 두명의 양반의 얼굴을 보니
아직까지도 앳된 얼굴을 하고 있다.
그런데 앞에 앉아 있는 양반은 서서 춤을 추고
있는 양반 때문인지 몰라도 기생이 잘 보이고
있지 않은 것 같다.
약간 몸을 비틀어 시선을 기생으로 향해있고
뒤에 앉아있는 양반은 갓끈을 풀어 헤치고서
이 두 사람의 춤을 바라보고 있다.
기생은 풍성한 치마를 입고 매우 가는 허리를
가지고 있으며 한 양반이 기생과 함께 춤추고
여인의 몸짓에서 살짝 요염함이 느껴진다.
오른쪽에서 연주를 하는 악공들을 살펴보면
해금, 피리, 피리, 장구를 연주하고 있다.
20. 임하투호(林下投壺) : 나무 아래서 투호를 하다.
임하투호(林下投壺)는 나무 아래서 양반들과
여인 한 명이 투호 놀이를 즐기고 있는 모습을
그려놓은 그림이다.
뒤쪽에 있는 철쭉으로 생각되는 초목이 분홍색
빛을 자랑하고 있으며 화창한 봄날에 사람들이
투호 놀이를 하고 있다.
그런데 이 그림에는 여인이 혼자이고 당시에는
가부장제가 완벽한 사회였기에, 양반가의 젊은
여인은 집안에만 있어야 했다.
양반가 여인이 남자들과 야외에서 투호 놀이를
한다는 것은 상상할수 없으므로 여인이 혼자인
것으로 보아 기생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사내들이 야외에서 투호 놀이를 즐기기
위하여 평소에 기방에서 가까이 지내던 기생을
불렀다는 생각이 든다.
21. 휴기답풍(携妓踏楓) : 기녀를 태우고 단풍을 밟다.
휴기답풍(携妓踏楓)은 기생의 단풍놀이라는
그림이며, 쓰개치마를 두른 여인은 담뱃대를
물고 있는 것으로 보아 기생인 것 같다.
기생이 타고있는 가마는 가마바탕이고 지붕이
있는 가마는 아무나 탈 수 없고 양반집 여인네
들만 탈 수 있었다.
이 가마바탕은 기생이나 첩이 타고 다녔다고
하며 앞의 가마꾼은 벙거지를 쓴 것으로 보아
결혼한 사람인 것 같다.
묵묵히 고개를 숙이고 걸음을 옮기고 있으며
뒤에 있는 댕기머리 총각은 단풍잎을 꽂아서
단풍놀이 멋을 한껏 내고 있다.
"洛陽才子知多少(낙양재자지다소)"
화제(畵題)는 한양의 멋쟁이가 얼마나 있는지
알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뒤쪽에서 가마를 메고 오는 댕기머리
총각은 가마탄 기생을 따라다니며, 멋쟁이를
많이 보았을 것이고
기생은 한양의 멋쟁이들을 거의 알고 있는듯
하나 함께 고개를 돌려 바라보고 있다.
이성의 감정으로 멋쟁이를 보는 것이 아니라
한양의 멋쟁이는 꽤나 알고 있는데 처음보는
것 같아 단순한 호기심에 바라보는 것 같다.
멋쟁이 젊은이는 길을 가다가 기생의 눈길을
느꼈는지 가던 길을 멈춘듯이 발걸음이 멈칫
하면서 약간 비켜 서 있다.
바람이 불고 있는지 갓을 잡은 손과 휘날리는
갓끈에서, 젊은이의 모습이 더욱 더 멋쟁이로
보이는 것 같다.
22. 쌍륙삼매(雙六三昧) : 쌍륙놀이 삼매경에 빠지다.
이 그림은 두 쌍의 남녀가 야외에서 사선으로
편 돗자리위에 앉아서 쌍륙 놀이에 빠져 있는
장면을 그린 것이다.
쌍륙을 두고 있는 여자가 차분하고 신중하게
그러나 도발하듯 막 말을 옮기려 하고있으며
승부를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순간을 포착한
것으로 보인다.
여인의 경기 상대인 남자는 탕건도 벗어놓고
망건만을 쓴 채로 쌍륙을 두고있으며 남자는
소매를 걷어붙이고 담뱃대를 입으로만 물고
쌍륙판 쪽으로 몸을 굽혀서 여자가 옮기려는
말을 노려보고 있는데 승부에서 밀리고 있는
사람의 조바심 내는 모습이 느껴진다.
뒤에서 구경하는 남자는 뒷짐을 진채 점잖은
척을 하지만, 쌍륙판을 자세히 들여다보려고
몸을 앞으로 굽혔고 좀더 가까이 다가가려는
듯 발은 이미 땅에서 떨어져 있다.
중앙에 앉아 있는 여자는 단정하고 꼿꼿하게
앉아 냉정을 유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여자 쪽을 향해서 살짝
고개를 돌리고 있다.
그림을 자세하게 살펴보면 침묵 속에 흐르는
긴장감을 사람들의 표정과 몸짓으로 잘 표현
했음을 알 수 있으며 오른쪽 제시(題詩)에서
“쌍륙 말을 놓는 소리만이 역력하고 사람들은
숨죽인 채 아득하게 빠져드는구나."라고 하여
현장의 긴장된 분위기를 고스란히 전달한다.
등장인물의 옷차림을 살펴보면 왼쪽의 남자는
갓 아래 복건을 쓰고 검은 띠를 둘렀기 때문에
벼슬을 하지 않은 유생이다.
오른쪽에 있는 남자는 탕건을 벗고 배자만을
입고 게임에 몰두하고 있으며 젊은 여자들은
기생으로 보인다.
쌍륙은 주사위 두 개를 던져 나오는 숫자만큼
말을 움직여 먼저 나가게 되면 이기는 놀이로
상대방의 말을 많이 잡고 유리한 곳으로 말을
움직여야 이길 수 있는 게임이다.
주사위 숫자는 우연이지만 말을 운용하는데는
요령이 필요하며 말은 보통 검은말 16개 흰말
16개인데, 이 그림에선 푸른색과 붉은 색으로
쌍방을 구분하고 있다.
23. 문종심사(聞鍾尋寺) : 종소리를 듣고 절을 찾아가다.
계집종과 말구종울 대동한 양반집의 여인네가
절을 찾아 가는 길이고, 고깔을 쓴 중이 합장을
하며 여인네를 맞이하고 있다.
문종심사는 '종소리를 듣고 절을 찾는다' 인데
정작 종소리 나는 곳은 보이지 않으며, 그림의
화제로 인해서 붙여진 제목으로 보인다.
솔이 많아 절은 뵈지 않고 인간 세상에는 다만
종소리만 들린다.
그림속의 여인은 삼회장 저고리를 입고 말까지
탔으며 뒤에는 보퉁이를 들고 여종이 따라오고
말구종도 있는 것으보 보아서 양반집 여성임이
분명하다.
그림 오른쪽 상단 홍살문으로 길이 나 있으니
홍살문 너머에 절이 있을 것이며 중이 고깔을
쓰고 합장을 하면서 여성을 맞이 하는 것으로
보아 이미 절에 간다는 통지가 있었을 것이다.
조선시대 경국대전에 여성이 절에 가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며 유생 부녀로 절에 올라가는
자는 장 1백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 여성은 무슨 연고로 절에 가는지
조선시대에는 불교를 탄압했었는데 그이유
때문에 절에 가지 못하게 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일까?
24. 노중상봉(路中相逢) : 길가운데서 만나다.
노중상봉(路中相逢) 그림은, 여자 둘과 남자
둘이 길에서 만난 장면을 그렸으며 여자들은
삿갓을 쓰거나 쥐고 있으며 남자는 패랭이를
쓰고 있다.
삿갓은 부녀자들이 외출할 때 내외하기 위해
쓰는 것이고 패랭이는 갓모양으로 엮어 만든
쓰개로 상제와 천민이 썼다고 한다.
곧 이들은 상민이거나 천민일 것이며 괴나리
봇짐지고 지팡이 짚은 것으로 보아 어디론가
여행을 가다가 길에서 아는 사람을 만났다.
양반가라면 부녀자가 내외하겠지만 이들은
그럴 필요가 없으므로, 길에서 삿갓을 벗고
인사를 주고 받는 장면이다.
25. 정변야화(井邊夜話) : 야심한 밤 우물가에서 이야기 나누다.
정변야화(井邊夜話)는 둥근달 떠있는 어스름
달밤에, 우물가에서 젊은 여인 둘이서 얘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의 그림이다.
한 여인은 우물가에 앉아서 두레박 줄을 잡고
있으며 서있는 여자는 오른쪽 손을 턱에 괴고
무슨 고민이 있는 듯한 눈치이다.
물을 길러 나온 두 여인의 대화 속에는 무언가
심각한 사연이 있음직하며 돌담뒤에서 음흉한
양반이 두 여인을 몰래 훔쳐보고 있다.
달이 걸린 나무에는 앵두꽃인지 복사꽃인지
붉은 꽃이 피어 있으며, 그림 속의 두 여인은
행주치마를 두르고 있다.
흰색 저고리 입고 똬리를 머리에 얹은 여인은
저고리 고름만 자주색일뿐 다른 장식이 전혀
없으며 또 신은 모두 짚신이다.
초라한 옷색으로 보아, 양반집 여인은 아니며
고민이 있는듯 턱을 괴고 있는 여인과 돌담뒤
남자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는 듯 하다.
26. 삼추가연(三秋佳緣) : 세 사람의 아름다운 인연
삼추가연은 깊어가는 가을에, 아름다운 인연을
맺는다는 뜻이지만 사실은 어린 기생의 머리를
얹어주는 초야권을 사는 장면이다.
그림의 왼쪽에는 국화꽃이 피어있고 오른쪽에
젊은 남자와 늙은할미가 보이며 그리고 앞에는
댕기머리를 늘어뜨린 젊은 처녀가 있다.
남자가 웃통을 벗고 있는 것으로 보아서 조금
전까지 남자는 옷을 벗고 있었던 게 분명하며
젊은 처녀는 속치마를 드러내고, 거의 퍼질러
앉아 있다.
처녀의 얼굴이 보이지 않지만 분위기는 충분히
느낄수 있으혀 당시 유흥가의 풍습을 보여주는
그림으로 인물의 몸동작과 표정을 사실적으로
표현했다.
27. 표모봉욕(漂母逢辱) : 빨래하던 아줌마 봉변을 당하다.
표모봉욕(漂母逢辱)은 빨래를 하는 아낙네가
봉욕을 당하다는 뜻이다.
바위가 지붕처럼 하늘을 가려주는 그늘이 지고
으슥한 빨래터에서 노파와 까까머리 중이 서로
빨래방망이를 맞잡고 한바탕 실랑이 중이다.
중이 썼던 탕건과 장삼은 이미 바닥에 떨어져
있으며, 실랑이가 얼마나 치열했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이 와중에도 까까머리 중은 건너편 빨래하는
아낙을 쳐다보면서 미소를 짓고 있지만 정작
아낙은 무심한 얼굴로 실랑이 장면을 보면서
빨래 방망이만 휘두르고 있을 뿐이다.
아낙네가 머리 위에 쓰고 있는 것은 대나무를
동그랗게 만들어, 거기에 천을 씌워서 얼굴을
가리는 용도로 사용한 쓰게의 일종인 개두로
이를 머리 위로 올려 고정시켜 놓은 모습이고
조선 후기에 상을 당한 여자가 흰색의 개두를
쓰기도 하였다고 하니, 아낙은 남편이 죽은지
100일이 채 지나지 않은 과부로 보인다.
까까머리 중이 이제 막 과부가 된 아낙네에게
수작을 걸다가 이를 보아 넘기지 못한 노파와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 장면이다.
28. 유곽쟁웅(遊廓爭雄) : 기생집에서 남자다움을 다투다.
유곽쟁웅의 유곽은 기생집을 말하며 기생집의
앞에서 싸움이 벌어진 광경을 그린 그림이다.
주먹다짐이 막 끝난 모습이고 왼쪽의 허트러진
상투머리에 얼굴을 찡그리고 있는 사람은 아마
이 싸움에서 진 것 같다.
가운데 버티고 윗자락이 벗겨진채 아직도 분이
풀리지가 않았는지 서 있는 사내는 의기양양한
얼굴로 벗어던진 옷을 다시 입고 있다.
뜯어말리는 사람도 부산하고 노란 초립을 쓰고
푸른 속옷에 붉은 철릭을 걸친 사내는 방망이를
들고 제지하고 있으며 기방 관리하는 별감이다.
오른쪽 사내는 친구의 둥근 갓 양태와 위로 솟은
부분을 칭하는 대우가 떨어진 걸 주워 들고 있는
모습이 술에 취했는지, 싸움에 진 사람과 한바탕
뒹굴었는지 옷이 흙투성이가 되어 있다.
장죽을 들고 있는 여인은 기생이며 가체머리를
하고 있는 기생은 싸움의 결과에는 상관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긴 담뱃대를 물고 있다.
특이한 것은 여인이 치마를 걷어 올려서 속옷이
드러난 모습을 볼수 있고 치마 아래로 단속곳과
발목으로 좁아져 내려가는 홑바지가 보인다.
29. 이승영기(尼僧迎妓) : 스님이 기생을 맞이하다.
버드나무 가지에 새잎이 돋는 봄날 장옷 입은
여인과 보퉁이를 든 여인이 절에 가는 모습을
보고 대삿갓을 쓴 여승이 맞이하고 있다.
장옷을 입은 여인은 장옷 양쪽 고름을 손으로
모아 쥐고 오므려 머리를 감싸 얼굴과 상의를
가리고 있다.
장옷을 입은 여인은 치마를 오른쪽으로 돌려
여미고 있으며 기생이 아니면 부자집 여인일
것이며 그런데 뒤따라 오는 여인은 왼쪽으로
여미어 입고 있다.
장옷을 입은 여인과 뒤를 따르는 보따리를 든
여인의 치마 여밈이 다르게 그려져 있다.
그리고 장옷을 입은 여인과 맞이하는 여승의
화사하고 햇살 같은 밝은 얼굴과 대조적으로
뒤따르는 보따리를 든 여인은
남의 집에 일을 봐주는 입장이라 못마땅한지
부러움과 시샘이 겹쳐서 그런지 표정이 별로
좋아 보이지 않는 것 같다.
30. 홍루대주(紅樓待홍루) : 홍루에서 술을 기다리다.
기방 풍경이 간소하고 기와집이 아닌 초옥이며
청마루에 삿자리나마 깔려 있지만,부티가 나는
장식은 보이지 않는다.
화면 중앙에 앉은 네사람은 별다른 농짓거리도
없는 무덤덤한 표정이고 삼회장 저고리에 어여
머리 가체를 얹은 기녀는 다소곳하며 곰방대를
꼬나문 한량들은 술이 들어오기를 기다린다.
마침 술병을 든 주모가 아이손을 잡고 곁문으로
들어서고 여기까지는 그저 그런 풍경이다.
다시 그림을 꼼꼼이 살펴보면 그림의 정 중앙은
젊은 기녀가 차지하고 있고 작가 혜원의 의도가
담긴 고의적 배치다.
그녀를 강조 하듯이 곱게 물들인 치마와 반듯한
얼굴은 은근히 여색을 풍기며 그녀 곁에는 무려
남정네가 셋이다.
화면 귀퉁이의 주모는 마루위의 기녀에 비해서
옹색하나 그녀의 차림새는 범상하고 이미 좋은
시절이 떠나버린 자색이다.
풍경의 주인공이 아니라는 이야기며 손을 잡은
어린 자식은 천둥벌거숭이를 하고 있다.
남정네의 환심을 사는 젊은 미색의 기녀와 나이
들어 술심부름이나 하는 중년의 주모,두 여인의
대비를 통해 우리네 삶의 짧은 화사와 긴 영락을
풍자한다.
- 옮겨온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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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보기 힘든 귀한 그림들, 참 감사합니다.
수집하신 정성에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