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치유) 30. 건강을 위한 숲 걷기 방법 – 여럿이 함께, 즐거운 숲 산행
웰빙(well-being)을 넘어서 내추럴빙(natural-being)이 화두다. 인류의 역사는 숲에서 시작해 숲과 함께 진화 발전해 왔으니, 숲은 인간에게 원천적인 고향이며 모태와 같다. 이것이 바로 인간이 내추럴빙으로 살아야 하는 이유이다. 우리나라는 국토의 65퍼센트가 산과 숲으로 이루어져 있다. 숲은 부작용이 없는 치료약이고 보약이며, 모든 사람을 받아주는 종합병원이다. 누구나 가까이 있는 산과 숲을 쉽게 찾아가서 건강을 유지하고 증진시킬 수 있다. |
▣ 노르딕 워킹
노르딕 워킹(Nordic Walking)은 몸의 균형을 잡고 신장 기능을 튼튼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핀란드에서 유래된 이 방법은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비슷하기 때문에 눈이 아닌 땅에서 즐기는 스키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크로스컨트리 스키에 사용되는 폴처럼 특수 제작된 폴을 사용하여 상체와 허리, 하체 등 전신에 운동 효과를 준다. 양손에 폴을 쥐고 걸으면 인체의 모든 근육이 움직이기 때문인데 연구에 따르면 우리 몸의 근육 95퍼센트 이상이 사용된다고 한다.
노르딕 워킹은 폴 사용법만 조금 연습하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 또 일반적인 걷기보다 25~75퍼센트 이상의 칼로리를 소모시킬 수 있어 운동 효과가 매우 크다. 이 걷기의 장점은 폴을 사용하기 때문에 넘어지거나 미끄러질 염려가 없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좋고, 폴 재질이 충격을 잘 흡수하는 것이라 보행이 불편한 노약자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노르딕 워킹을 하면 일반 걷기보다 심장 박동 수가 13퍼센트 증가하고, 에너지도 평균 20퍼센트 더 소모된다고 한다. 또 폴을 사용하기 때문에 무릎과 관절에 부담을 덜 주면서 몸의 균형을 유지시킨다.
노르딕 워킹의 방법은 기본적으로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비슷하다. 양손으로 가볍게 폴을 잡고, 폴이 엉덩이 부분을 지나갈 때 던지듯이 팔꿈치를 완전히 펴면서 폴을 잡았던 손바닥을 완전히 펴준다. 노르딕 워킹용 폴에는 고정 테이프가 달려 있어서 폴을 놓아도 떨어지지 않고 팔목에 그대로 고정된다. 중요한 포인트는 어깨와 팔에 힘이 들어가지 않게 폴을 잡고, 팔꿈치를 약간 굽히면서 폴을 잡았다가 다시 손바닥을 펴면서 팔을 펴는 동작을 반복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폴의 길이가 상당히 중요한데 전문가들은 자신의 키에 0.72를 곱하면 적당한 길이라고 말한다.
▣ 마사이 워킹
아프리카 케냐에 사는 마사이 족은 육식을 주로 하는 유목민으로, 키가 180센티미터가 넘고 늘씬한 몸매에 성인병도 거의 없이 장수하는 민족으로 유명하다. 이들의 건강 비결은 독특한 걸음걸이에 있다고 한다. 그래서 마사이족의 걸음걸이를 모방한 ‘마사이 워킹(Masai Walking)’이 커다란 관심을 끌고 있다. 마사이 워킹은 마사이 족들이 부드러운 초원을 맨발로 자연스럽게 걷는 방법을 말한다.
마사이 워킹 전문가인 LG스포츠과학정보센터장 성기홍 박사는 현대 도시인들의 잘못된 걸음걸이가 몸에 매우 나쁜 영향을 준다고 지적한다. 구두를 신고 아스팔트를 걷기 때문에 몸의 무게중심이 발바닥의 중앙 부분을 건너뛰고 뒤꿈치에서 바로 앞쪽으로 넘어간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지면에서 오는 충격을 흡수하지 못해 걷는 자세가 변형되어 관절과 척추에 큰 무리가 온다.
반면 마사이 족은 발바닥 전체가 땅에 닿게 걷는다. 걸을 때 발뒤꿈치부터 닿기 시작하여 몸의 무게중심이 발 바깥쪽을 거쳐 새끼발가락에서 엄지발가락으로 이동함으로써 걸음걸이가 곧다. 마치 옛날에 어머니들이 물동이를 머리에 이고 걷는 것같이, 시선을 전방 15미터에 두고 턱을 당기고 허리를 곧게 편 다음 어깨에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반동으로 걷는 것이다. 발바닥 전체에 힘을 골고루 분산시키며 굴곡이 있는 자연 상태의 지면에서 걸을 때처럼 발의 아치 구조를 모두 활용하는 방식이다.
다음은 〈매일신문〉에 실린 손쉬운 마사이 워킹 법을 소개한 기사이다. 이 방법을 따라하면 쉽게 마사이 워킹을 배울 수 있다.
마사이 워킹을 익히는 것은 쉽지 않다. 걷는 방법이 어렵다기보다는 평소 익숙해진 잘못된 습관 때문이다. 그래서 마사이 워킹을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해주는 특수 신발까지 나왔다. 하지만 고가(高價)의 신발을 산다는 것은 부담스럽다. 마사이 워킹에 쉽게 적응할 수 있는 걷는 요령을 알아본다.
먼저 물병을 이용해 보자. 생수병 2개에 물을 반쯤 채워 양손으로 가로로 쥔다. 마사이 워킹을 하면서 발을 바꿀 때마다 물병을 좌우로 흔든다. 이때 물병의 관성으로 자연스럽게 어깨가 좌우로 흔들린다. 이렇게 되면 허리 근육의 긴장도 풀어진다.
남편과 아내, 자녀와 짝을 지어 걸어 보자. 한 사람은 앞으로, 다른 사람은 뒤로 마사이 워킹을 하자. 뒤로 걸으면 앞으로 걸을 때와 달리 발의 앞쪽부터 땅에 닿아 발 근육이 발달돼 몸의 균형이 잡힌다.
인체에는 중심이 있다. 중심이 지나치게 앞이나 뒤로 쏠리면 몸의 균형이 깨진다. 그래서 올바른 자세가 필요하다. 올바른 자세란 위쪽으로 15도 정도에 시선을 두고, 턱을 적당히 당겨 귓불이 어깨선과 일치하도록 한다. 아랫배에 약간 힘을 주고, 발은 어깨너비만큼 벌려 ‘11’자 형태를 유지한다. |
▣ 파워 워킹
파워 워킹(Power Walking)은 산책과 다르게 시속 7~8킬로미터 속도로 걷는 방법이다. 1킬로미터당 환산하면 7분 30초~9분 20초 정도의 속도로 빠르게 걷는 것이다. 한마디로 마라톤보다는 느리고 걷기보다는 빠른 걷기 방법이다. 보통 걷기로는 불만족스런 젊은 층에서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 시작했다. 건강 걷기 또는 체력 걷기로 알려진 파워 워킹은 체지방 소모율이 높고, 심폐 지구력도 높여 준다. 또한 뼈를 튼튼히 할 뿐 아니라 골밀도를 높여 주고 지구력을 향상시켜서 근육과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
빨리 걸어 달리기 효과를 내는 파워 워킹은 시속 7~8킬로미터 속도로 팔을 힘차게 저으며 큰 보폭으로 성큼성큼 걷는다. 이때 심박 수는 분당 130~165회로 보통 때의 두 배 이상이 된다. 걸을 때는 보폭을 넓게 하기보다는 속도를 높이는 게 중요하고,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체내에 축적된 지방을 분해하려면 15~25분이 지나야 연소되기 때문에 이 운동은 하루 30분 이상, 일주일에 3~4회 이상 실시해야 효과가 있다. 특히 배, 허리,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 등 평소에 사용하지 않던 근육을 많이 사용할 수 있다. 파워 워킹을 시작하기 3개월 전부터 일반적인 걷기 운동을 하여 기초 체력을 다진 다음에 시작하는 게 좋다고 전문가들은 추천한다.
파워 워킹의 방법은 발을 뗄 때 발가락 끝으로 땅을 찍듯이 밀고 나가야 한다. 그리고 다리를 빨리 교차하는 방식으로 속도를 올린다. 걸을 때 팔꿈치 각도를 90도로 유지하고 양팔을 힘차게 흔들어 주기 때문에 어깨와 등 근육도 강화된다.
다음은 〈월간 체육〉에 소개된 파워 워킹 방법을 갈무리한 것이다.
1. 파워 워킹 요령
발가락 끝으로 땅을 친다. 집중해서 발뒤꿈치를 땅에 먼저 닿도록 하고 발이 수평이 되도록 한 다음 발가락 끝으로 땅을 치고 나간다. 발이 땅에서 떨어질 때 속도를 가하기 위해 종아리 근육을 이용한다. 보폭을 코기 하지 말자. 더 빨리 가려면 보폭을 짧게 해 빨리 걷는다. 팔을 더 빨리 흔들면 다리도 빨라진다. 발자국 3~6보에 맞춰 율동적으로 숨을 쉬면서 최대한 상소를 흡입한다.
2. 올바른 자세
시선은 15미터 앞에 고정한다. 어깨에 힘을 빼고 걷는다. 허리를 곧게 펴고 걷는다. 팔꿈치는 ‘L’자 또는 ‘V’자 모양으로 구부린 상태로 유지한다. 걸을 때는 발뒤꿈치부터 대고 발바닥은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댄다. 보폭은 자신의 키에서 100센티미터를 뺀 길이를 유지한다. 걷는 도중 호흡은 코로 들이쉬고 입으로 내쉬도록 한다. 다리는 양 무릎이 스칠 정도로 거의 일자에 가깝게 교차한다. 주먹은 가볍게 쥐고 가슴 중심선을 중심으로 조금씩 교차시킨다. 주먹과 가슴 사이의 거리가 30센티미터 이상 떨어지지 않도록 한다. 팔이 그냥 매달려 있는 것처럼 힘이 없으면 안 된다. 팔을 양 옆으로 흔들어서도 안 된다. 걸을 때 유의할 점은 보폭을 크게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빨리 가려면 보폭이 짧고 빠른 발걸음을 유지하는 것이 오래 걷는 요령이다. |
▣ 여럿이 함께, 즐거운 숲 산행
1. 한 달에 한 번, 다른 숲에 간다. 새로운 숲, 새로운 등산로를 탐험하는 계기가 된다.
2. 한 계절이 끝나거나 일 년이 지난 후 함께했던 사람들과 회식을 한다. 숲 산책이 끝난 아침도 좋고, 숲 산책 후 점심도 좋다.
3. 참여자들이 관심 있어 하는 주제를 선택해서 매월 또는 분기별로 연사를 초청해 연사와 함께 숲 산책을 한다. 건강이나 자연보호, 야생동물에 관한 주제도 좋다.
4. 숲 산책 모임의 목표를 확실히 정한다. 예컨대 날씨와 상관없이 일요일 오전에 좋은 숲을 찾아가서 감상한다든지 아는 목표를 확실히 정한다.
5. 숲 산책으로 건강해진 성공담을 공유한다.
6. 숲 산책 모임에 조언해 줄 수 있는 전문가를 많이 확보한다. 조언자로서 뿐만 아니라 연사도 될 수 있다.
신원섭. 숲으로 떠나는 건강 여행. 지성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