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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얼마 전에 하늘섬 님께 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물론 보고 안보고야 그분이 하실 일이지만, 이 글을 보신 여러 분들께서 격려의 말씀을 해 주신 것에 대해 머리 숙여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저도 사람인데 왜 칭찬받는 일이 좋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패치에 대한 가부논쟁에 앞서서 이 상황에 대해서 반대하시는 분과 찬성하시는 분 모두에게 카오스의 열렬한 팬으로써 이번에는 ‘충언’을 한마디 더 올려보고자 합니다.
먼저 하늘섬 님을 제외한 ‘패치팀’에게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일단, 화나시기도 하고 마음 아프기도 하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열심히 한 노력과 회의의 결과물이 여러 유저들에 의해서 엄청난 비판을 받으셨기 때문입니다. 그 심정 전부는 아니지만 일부 나마 이해해 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쓴 소리 한마디 더 하겠습니다. 무엇이 여러분들로 하여금 이렇게 핍박받는 상황에까지 몰고 오게 되었습니까?
보통 온라인상의 게임은 이를 개발한 운영자들에 의해서 패치가 됩니다. 그리고 여러 유저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조심스럽게’ 패치를 실행합니다.
무례하지만, 사족 달지 않고 직접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지금껏 많은 게임을 접하면서, 이렇게 중견 게임의 패치 팀이 여론의 전면에 나와서 유저들의 의견에 반박하는 사례를 본 적이 없습니다.
먼저 이와 관련해서, 지금의 패치 팀 중 대다수는 카오스 온라인으로 돈을 벌고자 하시니 한 개의 질문을 하겠습니다. 보안이 유지되지 않는 밸런스 조정이 과연 진정한 것입니까? 분명히 ana_lds2님께서는 E버전을 맛보기로 보여주겠다면서, 방송을 진행한 일이 있습니다. 이러한 행위는 명백히 잘못된 것입니다. 유저들의 알 권리 충족이요? 흥미 유발이요? 다 좋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행위로 지금껏 여러분이 조심스럽게 쌓아온 카오스 개발권에 대한 권위가 무너진다는 생각은 안 해보셨습니까?
여기까지 들으면 ‘얘 지금 무슨 소리인가’ 할 것입니다만, 한 번만 생각해 보아 주십시오. 카오스는 대중의 흥행에 있어 치명적인 단점들을 가지고 있는데, 그중 하나는 이것이 워크래프트3 기반의 유즈맵이라는 것입니다. 즉, 여기서 이 글을 읽고 있는 많은 분들이 약간의 시간을 투자한다면, 트리거 만드는 법을 배워서 카오스를 얼마든지 조정하여 시중에 배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패치 팀의 위치가 참으로 위험하고 중요한 것입니다. 운영권도 아니고, 그나마도 흔들리는 개발권을 가지고 계신 여러분들이 가진 것이라고는 단지 권위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서는 입은 침묵하고, 눈은 크게 떠서 모두를 아우를 수 있어야 합니다. (저는 한 가지 물의를 일으킨 것 가지고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지난 날 크게는 정석 비정석사건과 카오스원의 전신이 된 카오스 맵체커를, 작게는 모드, 스페셜카오스와 수많은 치트맵들을 모두 통틀어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의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1. 패치팀 수가 많아지고, 여러분들이 자유로이 활동할 수 있는 카오스어바웃(이하 카바웃)이라는 공식 사이트가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2. 그 이후로, 순수하게 밸런스를 돕고자 뽑힌 일종의 ‘봉사단체’(마음 같아서는 봉사단체라는 말을 갖다 붙여야 할 지 고민됩니다만)인 Acts와 CAP이라는 클랜이 생겨납니다.
3. 그리고 클랜원들이 공식 사이트에서 자유로이 돌아다니면서 심지어는 본인들의 ‘내부 회사 문건’까지 빼돌려서 이를 미리 공개하는 일이 벌써 두 번 씩이나 일어납니다.
4. 약간 논란의 여지가 있는 내용이 선 공개되어 여론의 질타를 받자, 패치 팀이 직접 나서서 비이성적인 말을 자제하라며 온라인상의 소비자인 유저들을 계도합니다.
5. 카바웃이라는 커뮤니티가 싸잡아서 비판을 받게 되자 당사자들뿐만 아니라 그 안에서 최소한의 옹호의견을 개진하던 클랜원, 우수회원, 패치 찬성론자 모두가 공격의 대상이 됩니다. (이는 클랜원들이 패치에 관여하는 것이 아니냐고 오해와 질타를 받는 것과 그 맥락을 같이 합니다.)
이미 여러분은 침묵해야 하는 입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모두를 아우러야 할 눈은 지금 뭇 사람들로부터 편협하다고 손가락질 받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어떤 분은 내부 회사 문건이 유출된 것이 한 몰지각한 내부인의 소행이라면서 ‘아직 공개되지 않은 것을 가지고 왈가왈부 하는 것은 필요가 없지 않겠느냐’고 말하고 계십니다. 자. 표면적으로는 아무 잘못도 없고 오직 책임질 사람은 내부 문건을 빼돌린 자, 내부 기밀을 방송을 통해 여론에 공개한 자, 단 두 주체에만 잘못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태를 본질적으로 생각해 보십시오. 이러고도 여러분에게 책임이 없다고 말씀하실 수 있겠습니까? 이러고도 여러분이 들끓는 여론에 의한 피해자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겠습니까?
어딘가에서 들은 이야기를 빌어 오늘의 패치팀 여러분께 감히 한 말씀 올립니다. 여러분은 지금 주식으로 따지자면 손절매를 해야 할 시기입니다. 지금껏 초고수님에서 하늘섬님으로 개발권이 옮겨간 이후로 이렇게 소통과 관련하여 여론이 시끄러웠던 적이 있었나 싶습니다. 이것은 순전히 제 생각입니다만, E버전이 런칭하고 또한 반대여론이 잠잠해질 때까지 카바웃은 잠시 수면 밑으로 내려가 있는 것이 좋겠습니다. 생산적인 의견을 말하는 패치 옹호론자까지 ‘카바웃 냄새가 난다’는 모욕적인 말까지 듣는 상황에서 카오스 토론, 바란다, 가가라이브채팅(이건 없어졌다 들었습니다.), 방송, 칼럼 등이 다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지금 이 상황은 어찌 보면 논란의 시작일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갈 길이 너무 멉니다. 더 이상의 정석맵은 없어야 하고, 아직 유치해야 할 신규 유저도 너무 많습니다. 카오스 때문에 재수를 한 저 같은 사람이 더 많이 나와야 앞으로 카오스온라인, 기존 카오스 모두 다 상생의 길을 걸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뒤집어 생각해 보면 오늘의 이 논란은 어쩌면 도약과 발전의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부디, 개발권을 가지신 여러분의 권위 있고 책임 있는 모습과 행동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주제넘지만 유저 여러분들께도 한 말씀 드려보고자 합니다. 언짢으시더라도 이해해 주십시오.
먼저, 패치의 내용의 가부를 따지는 데에 앞서서 패치 팀은 미리 발표된 이 패치내역이 아직 확정된 내용이 아니라, 충분히 바뀔 수 있는 내용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렇다면 소비자이자 잠재적 ‘개발자’가 될 수도 있는 저를 비롯한 우리 유저 분들은 잠시 원색적인 비난과 비판을 멈추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저분들을 응원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보다 좀 더 온화한 시각으로, 그러나 냉정한 눈으로 개발진의 행동을 지켜보기를 원한다면 너무 무리한 생각일까요? 우리는 일반 온라인게임 유저보다는 분명히 더 높은 위치에 있습니다. 그렇기에 게임 개발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권리가 우리에게 있는 것입니다. 조금만 더 지켜봅시다. 그리고 기다려 봅시다.
사람과 사람간의 소통이라는 것이 참 힘들다는 것을 어린 나이지만 눈팅을 하면서 깨닫게 됩니다. 그냥 여러 사람의 시간을 소모하게 하는 게임일 뿐인데 이렇게 복잡한 일이 얽히고설키는지. 안타까움에 글을 휘갈겨 쓰고 나니 웃음이 납니다. '내가 왜 게임 때문에 이런 짓을 할까..' 하지만, 그만큼 이 카오스가 많은 것을 차지하기에 저와 유저 분들이 이렇게 늦은 시간까지 글을 쓰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아무쪼록 이번 논란이 잘 해결되어 재밌었던 이야깃거리로 남기를 바라면서 이 글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PS. 이전 글도 그렇지만, 부디 짧은 저의 생각이 많이 회자되어 지금의 이 상황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의 생각을 짧게나마 표시해 주시거나 공론화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참, 그리고 입 다물겠다고 한 적이 있었는데 그건 애교로 봐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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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옳소 버들잎을 국회로
올소 버들잎을 국회로
옳소 버들잎을 국회로
싫어요 난 이패치 진짜 못받아들이겠음
옳소 버들잎을 국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