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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호오백리 후기 스크랩 대청호 오백리길 제3구간-타임머신을 타다
yoolee 추천 0 조회 229 12.07.23 11:51 댓글 13
게시글 본문내용

눈을 뜨니 비가 내린다...세차게

아침 일찍 일어나 계란말이에 장떡까지 부치며

점심 도시락을 챙긴 아내가

비가 이렇게 오는데도 산에 가려는가...확인한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천둥 번개가 쳐도

산에 간다는 걸..뻔히 알면서도 말 붙임은

사랑의 표시다(?)

백허그에 귀밑 뽀~~~하루가 시작이다

각기 기 살려 기분 짱 행복 만땅

오늘 하루 잘지내고 저녁에 만나자는 무언의 약속

룰루랄라 집을 나선다

 

버스를 타고 원마산에 도착하니

비 왔다고는 믿기지 않게 많은 회원들이...

요즘 관광버스 한대 채우기 힘든 산악회가 부지기수인데

족히 한대는 넘을 듯

대둘 회원님들 정말 징하다

간단히 몸풀기 운동 및 상호간 인사 나눈 뒤

산마실의 한국사산책 강의 들은 후 산행 시작이다

오늘도 습도가 높아 꽤나 산행이 힘들 것 같다

 

오늘 산행코스는 제 유년시절부터 지금까지

이런저런 추억이 많은 곳이다

날머리인데 오늘 들머리로 변경

역산행 출발지인 바로 이곳  마산식당

밀주(그 당시엔 동동주를 몰래 담갔음))에

새뱅이찌게를 안주로 내놨는데

대전에 저리가라 하는 사람은 다 왔을 터...그래도 

가을이면 또 걸렸다며 벌금 걱정이 태산인

그때의 그 난쟁이 할머니가 그립다

 

가랑비인지 이슬비인지 오락가락 비가 내린다

 

마산식당을 뒤로하고 조금 내려가니

더리스 앞 은진송씨 재실이다

몇년 전 호중천 모임 회원끼리

옛 선인들의 풍류를 흉내 내보겠다고

의기투합 월세로 얻어 지낸 곳이다

자칭 '풍류란 아름다움을 즐기는 것'이요

최고의 아름다움이란 진.선.미의 조화라고..

대청댐 만수위인 7월 어느날 어스름 달밤에

나룻배를 타고나가 대청호 한가운데 둥둥

정한공의 대금소리에 일강의 추임새로

고향임선생의 판소리를 들으며

막걸이 한잔 기울이던 추억이 생생하다

 

회덕 황씨 재실에 잠시 들러

두 노인네의 정성이 그득 담긴 물한잔을 얻어 마시고

삼삼오오 담소를 나누며 목적지를 향해 걸어간다

샤롯과 달밤의 밀담에 살짝 껴 본다

사랑과 미움이 있기에

만남과 헤어짐이 있고 그래서 또 발전도 있다고...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산은 그대로인데 내 마음의 호.불호에 따라

그때그때 느낌이..받아들임이 다르다..고

왜 그땐 그걸 몰랐을까? 그 이치를...

길가의 달맞이 꽃이 보인다

샤롯이 그 꽃을 꺾으며

어릴 적엔 전을 부쳐 먹었다고 추억을 더듬는다

곁에서 누군가 호박꽃도 전 부쳐 먹었다고..간을 맞춘다

 

한참을 지나 미륵원에 도착하니

대청호 저편에 있는 동면 꽃님이가든이 한눈에 들어온다

80년도 초반 직장 초년시절

멧돼지 잡았다고 연락이 오면

그동안 신세를 진 어른들을 모시고 찾아와

밤새 멧돼지 고기에 술잔 나누며 고스톱도 치고..은혜를 갚던 추억이 떠오른다

꽃님이가든 그 너머 눈내리는 날이면

참새구이에 청국장백반을 즐겨먹던 절골식당도...

직원들과 일박을 하며 노닐던 호반가 팡시온카페도.. 눈에 선하다

 

삼삼한 꿈을 깨고나니 어느덧 관동묘려다

먼저 도착한 고고산 이도령 호돌강

장떡에 막걸리 한잔 마시며 숨을 고른다

한켠에선 미모를 뽐내며

멋진 소나무를 배경으로 인증샷에 바쁘다

이곳에 위치한 할먼네집은 맛집으로 유명하다

오래 전 통개한마리 맞춰놓고

진종일 옆 계곡에서 먹고 마시며 놀던 시절이 생각 나...그립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힘껏 올라서니 고흥 류씨 묘소다

여기서 기.촬 묘소를 배경으로 그리고 대청호를 배경으로 두컷

 

사스미골 삼거리로 나와 마산동산성 반도 끝에 다다르니

완전 별천지다

비를 맞아 꿉꿉했던 살갗에 시원한 바람이..상쾌하다

다도해가 부럽지 않은 절경에 사진도 한장 박고

대청호 저 건너 내탑 수영장을 바라보니

어릴 적 추억이 새록새록 떠 오른다

산비탈 수박서리하다 똥통에 빠져 헤매던 일

어른들과 함께 "깡' 터뜨려 모래무지 잡아 매운탕 끓여 먹던 일

매운탕에 술을 너무 마셔 술김에 헤엄쳐 건너가겠다고 고집피던 일

물놀이 하며 티격태격 엎어지고 넘어지고...

내탑강 건너 방앗간 하시던 오씨 아저씨도 생각난다

시조 창을 하시던 분인데 얼마나 구성지게 읊으시던지

아직도 귓가에 선연히 들려오는 것 같다

그분 마음만큼 넓디넓은 다라에 동동주를 담아놓고

표주박으로 술을 떠 마시던 기억이 주마등처럼 스친다

.........................................................

 

비아그라 먹인 메기매운탕의 뒤풀이

참여 인원이 적어 조금은 아쉬웠지만

앉은자리 순으로 돌아가면서 건배제의와 노래로

아주 흥겨운 시간이었습니다

 

달밤의 '내 스타일이야' 인정해!!!...인정합니다

 

인정해의 구성진 노래가 오늘의 빅 하이라이트였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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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2.07.23 13:11

    첫댓글 자세하고 정감있는 산행기
    호반길을 다시 걷는듯한 느낌 입니다.

  • 12.07.23 13:17

    감성적인 멋진 산행이 잘 보고 갑니다.
    수고 하셨어요.

  • 12.07.23 14:56

    젊은 날의 추억이 절절하게 다가오는 글, 감동적입니다, 유리님은 시심을 간직한 풍류객입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기대합니다."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

  • 12.07.23 15:24

    뒷풀이 참석못한것이 많이 아쉽네요..^^
    산행후기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 12.07.23 17:47

    수고 많으셨습니다...
    자세한 내용 수고 많으셨어요...빵긋

  • 12.07.23 18:16

    이글을 보고있자니 다시걷고있는느낌이 쏴 밀려오네요

  • 12.07.23 21:17

    대단한 필력이십니다.
    그런데 심히 혼나지 않을려나?

  • 12.07.23 22:17

    지나온 대청호오백리 3구간 산행을 스크린하는거 같은 멋진 시 한수 잘 읽고 갑니다.

  • 12.07.23 23:09

    산행기을 통해 호반의 옛 정취를 느끼는 기분으로 잘보고 가며 감사합니다.

  • 12.07.24 02:28

    단편소설 한편을 ..그도 너무나 멋진 작품을 대한듯합니다 어찌 그리도 맛나게 쓰셨는지, 참여하지 못한이는 땅을 치며..또한 스무 몇해전 사회초년생시절 석굴암이란 비원앞의 단골집에서 초년생에게 풍류를 가르켜주시던 선배님들이 생각나며 새삼 그때 괴롭히던, 괴롭혔던, 선배님들이 그리워지는 시간입니다.좋은글 읽으며 추억을 되새김하며, 언졘가 유리님의 산행기들고서 천천히 더듬어볼것을 다짐하며,저도 잠시 타임 머신을 타는 즐거움을. 감사합니다

  • 12.07.24 10:24

    문장력이 좋으시군요! 앞으로도좋은글 부탁드립니다 그날산행즐거워읍니다
    "내타입이야"씨 감사합니다,

  • 12.07.24 16:59

    맛갈스럽습니다.
    아주 좋습니다.

  • 12.07.25 11:36

    언제 또 뱃놀이할 때 불려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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