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 레몬 아보카도의 우울/박성후-
연어에 레몬즙을 뿌리던가
샐러드
드레싱에는 들어가는데
연어가 날것일 때만 그랬을 거야
생으로 먹는 것과
훈제로 먹기
의 차이도 흐릿하면
그걸 뇌 훈제라고 불러
비스킷 카나페
위에 연어를 얹어
별것 아닌 레시피
에다 아보카도 한 조각 또
레몬도 한 방울
만 넣었다가 좀 느끼해, 레몬을 잔뜩 뿌리고는
얼굴을 찡그릴
핑계라 부르거나
김치를 찾아
빨갛게 버무리는
레몬에 씨앗은 꼭 쉼표 같아
어쩌다 들어가면 슬쩍 뱉어내거든
카나페는 그럴 일이 없지만
레몬을 통으로 넣지 않는 이상
그러니까 첫 만남이
샐러드였으면 좋았을 텐데
한입 카나페 말고
양상추가 아삭한 동네
아보카도 그리고 올리브 열매
레몬즙에 연어는 보일 듯 말 듯
살아가는 그릇으론 반짝거리는
스테인리스가 좋겠어
숟가락으로 퍼먹을 때 흠이 티 나도록
우리는 머리를 긁어
내 말이 이 카나페 보고 별로라는 게 아냐
레몬즙이 쓰도록 넣을 것도 아니잖아
그 정도면 회고록이라 불러야 할걸
레몬은 꼭 한 그릇당 한 조각
이 말을 꼭 나머진 아보카도로 채우란 뜻으로 받아들임 곤란하지
아보카도만 해도 충분히 느끼한데 그렇다고 연어처럼 맛있지도 않아
내 입맛에
연어는 더 좋은 요리에 쓸 수 있을 거야
양상추를 추가로 썰고
퇴고와 레몬의 라임이 맞는 것에 관해 어떻게 생각해?
그게 우연은 아닐 거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