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병(熱病)/최효림-
낮과 밤의 울림,
심상치 않다
춥고
덥고
찌고
아침에는 따뜻함이 생각나고 낮에는 시원한 냉수 생각난다 북극 빙산 와루루
쏟아지고 남극 빙산도 우수수 떨어지고 바닷물 더워져 얼음덩어리를 순식간 녹
여 삼킨다 북극곰도 빙하에 몸을 식히고 남극의 펭귄도 물속에 풍덩 더위를 식
힌다 왜 이리 덮노 지구가 뜨거워 빙산이 녹아 해수면이 높아졌고 마천루 높이
도 낮아졌다
예전 없던 일이 오-메 웬일인가 집이 낮아졌다네 폭우가 집을 덮치고 산을 쓸
어 갈 데가 없어졌다니, 지구가 열병을 앓아 열을 또(吐)해 낸다. 지구가 뜨거워
열을 식히지 못해 큰(大)비를 부르고 우박을 내리고, 토네이도가 성내고, 엘니
뇨의 시그널을 무시한 징후가 어제, 오늘이 아님이라
정신 차려라, 제발 차려라. 냉방기에 난방기에 의지하고 망각하는 그런 일 되
풀이 하지 말라는
바람
폭우
바다
산불
비의 성냄을
기억해다오
잊지 말란 말이오
석양에 불타는
핏빛 저녁놀
지구를 삼킬 듯 울부짖는
지구의 Terra
Earth 시그널
지구의 신음
Earth Weep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