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사표 떡볶이 동산분식 -
천사표 떡볶이를 아시는지요?
자신도 어려운 가운데 더 배고픈 사람을 위해 십년이 넘도록 음식을 무료로 아낌없이 내어준 사람.
남양주 오남읍 변두리에 70년대쯤 지어진 것으로 보이는 진주상가라는 낡은 건물이 나온다.
(남양주시 오남읍 진건오남로 629-1
진주상가 지하4호 동산분식)
상가 지하로 내려가니 건물의 나이처럼 어두어진 전구가 계단을 비추고
텅빈 점포자리에 몇 개의 점포만이 영업을 하고 있었다.
부귀영화는 아니지만 한 때는 인파로 북적거렸을 상가지만 지금은 간간히 찾아오는 손님들로 발자국 숫자를 셀 수 있을 정도로 조용하다.
불꺼진 상가를 지나서 오늘 찾아가고자 하는 동산분식집이 보인다.
손님과 주인장이 마주볼 수 있는 긴 테이블이 놓여 있는 동산분식은 이곳 지하상가에서 유일하게 손님들이 끊어지지 않고 줄을 이어서 찾아온다.
떡볶이나 튀김을 좋아해서 방문한 것이 아니다.
배고픈 사람에게 공짜로 음식을 제공하는 그 마음이 고마워 뭐라도 팔아줘야겠다는 생각으로 업무가 있는 장소에서 약 30km를 더 달려서 찾아왔다.
음식값도 착하다.
저렇게 팔아서 뭐가 남을까 싶었다.
주메뉴는 분식집답게 떡볶이와 튀김,어묵,순대,김밥 그리고 닭강정이다.
떡볶이와 튀김을 주문해놓고 기다리는 동안 어묵 몇 개를 먹었다.
손님들이 주로 수제 닭강정과 김밥을 주문하길래 닭강정은 포장을 부탁드렸고 김밥은 먹고 가겠다고 했다.
모든 응대에 너무나도 친절하게 대해주신다.
떡볶이와 튀김은 맛도 있었지만 양도 많았다.
김밥은 지금껏 만나보지 못한 크기로 한 입에 넣기 조차 힘들정도다.
본성이 곱고 착한 마음씨를 가진 사람같았다.
계산을 할 때 거스름돈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내가 할 수 있는 마음을 전하려고 했다.
그런데 먼저 내게 준 떡볶이가 조금 시간이 지나 불었을거라며 천원을 깎아주시겠단다.
손님과 주인간에 거스름돈을 받네,
못 받네 실랑이가 잠시 벌어졌지만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고 뒤돌아서 나와버렸다.
가진자가 더 움켜지려고 하는 세상이다.
법무부장관을 하겠다는 사람이 수입차를 사면서 몇 푼 안 되는 세금을 아끼겠다고 위장전입을 하고
국무총리를 했던 사람이 대형로펌에 제대로된 절차도 없이 고문을 맡아 수십억의 연봉을 받고,
복지부장관을 하겠다는 의사출신의 교수는 자녀에게 시험을 보게하고 자신이 채점하고 자신이 점수를 준다.
교육부장관 물망에 오른 자는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장학회에서 어려운 환경에 있는 젊은이들의 유학을 지원해주기 위해서 주는 장학금을 자신과 부인 자녀 둘에게 수억원을 지급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사외이사금지를 무시하고 급여를 받아오다 장관직에 선임되자 그곳을 그만두었다.
참으로 가관인 세상이다.
있는 것들이 더한다는 말이 절로나온다.
보건복지부장관 후보는 꼴랑 적십자회비 2만원을 냈단다.
이런 더럽고 추잡한 세태에 비단결처럼 고운 마음씨를 가진 사람을 만나니
마음이 정화되는 듯 하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진주상가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는 곳에 있는
오백년 수령의 천연기념물 제 232호인 '양지리 향나무'의 위용을 둘러보고 왔다.
양지리 향나무가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백년도 못 사는 것들이 천년을 살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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