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형 유학생들에게 언젠가 물었던 적이 있었어요.
"너희들은 원장님이 어떻게 해주면 좋겠어?"
그랬더니 한 학생이 말하길.
"그냥 맛있는거 자주 사주시면 되죠^^"
그 몇년전 말이 가끔 생각납니다. 별거 아닌 말 같은데 여러 생각을 하게 하더라구요.
아이들에게 가장 친밀하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고 그 아이들도 그 때 저에게서 뭔가 느끼는게 있나봐요. 제가 너무 바빠 어떤 때는 아이들 안부 한번 묻지도 못하고 지나가는 주도 있더라구요.
아무래도 얼굴 자주보고 이야기를 나누어야 할 아이들인네 이렇게 맛있는 한끼는 많은 의미를 담습니다.
미안하게도 정말 시간을 아주 짜내어 용기를 내어야 아이들과 식사를 할 수 있을 때가 있습니다. 평소에는 학교 다녀오면 학원에 오는 길에 오며가며 인사를 하지만 제대로 이야기를 나누기엔 무리가 있거든요.
그런 말들도 하더라구요. 사무실에 앉아서 분주하게 일하는 제 모습이랑 이렇게 나와서 이야기 나누는거랑은 좀 많이 다르다고(미안하다 얘들아 ㅠ.ㅠ) 아이들에게 먼저 다가가야 하는데 정신 못차리고 일할 때는 한주 두주가 후다닥 지나가네요.
학생들 이발 주기가 많이 빨라졌습니다. 나 어릴 때도 그랬던건지. 남학생들은 2~3주 마다 미용실 예약이 필요하네요. 부모님들이 계셨다면 일상적이고 소소한 일이라고 여겼을 이 일들이 유학원의 일들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학교나 성적 혹은 비자같은 일이 아니라고 해서 중요하지 않은 일이 아닌건 아니죠. 그들에겐 모든 것이 중요한 일들입니다.
학교일로 인해 한국을 잠시 방문해야 하는 원혁이는 출국 전 부모님과 가족 그리고 친구에게 전할 선물을 사러 왔어요. 한살 더 많이진 원혁이가 키도 크고 생각도 더 성숙해졌지만 그래도 마트에 동행하고 집에 짐과 함께 잘 데려다 주는 일도 가디언의 역할입니다.
하루 일과에서 비록 티나는 일은 아닌데 그래도 아이들에게는 정말 중요한 일이기도 합니다.
보이스컬리지 학생들 지난 주 중요한 학교 인터뷰가 있었죠. 유학생들이기에 학업 성취도를 점검하고 학교생활의 도움을 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해 보입니다.
이런 자리를 통해서 유학생들은 내가 지금 바로 잘 걸어가고 있는지 확인하고 저 잘할 수 있도록 방향을 같이 잡습니다.
유학원과 가디언은 한국에 계신 부모님과 학교 그리고 학생의 중간에서 의미있는 포지션과 역할을 수행합니다.
금요일 오후, 도겸이가 제 방으로 와서 하는 말.
"원장님, 저 배고픈데 돈까스 사주세요"
실장님 두 분이 한 분은 월차로 또 한분은 재택근무로 자리를 비우신 오후인데 제일 바쁜 시간에 저런 요청이 들어왔는데 거절 할 수 있을까요 ㅎㅎ
"그래, 밥 먹으러 가자"
그리고는 도겸이랑 잠시 나외 이런저런 이야기를 또나누었습니다. 도겸이가 우여곡절이 있었는데 요즘 노력하는 모습이 보여 너무 기특합니다.
그러고는 학원에 다시 돌아와 사진을 한 장 남겼는데 너무 잘 나온거 같은거예요. 그래서 이 사진을 바로 부모님께 보내드리고 소식을 공유했습니다.
먼 나라에 귀한 자녀를 보내고 매일매일 보고픈 그 얼굴을 사진으로 한 장 보내드렸는데 너무 기뻐하시는 마음이 전해집니다.
자주 보내드려야하는데 ..
이렇게 사진 한 장 보내드릴 수 있는게 또 가디언의 참 큰 중요한 일이되었습니다^^
주말에 캠핑 갔다가 제 차랑 곽실장님 차 탔던 인원들은 배고프다며 그냥 집에 들어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타우랑가 들어오자마자 파파모아 KFC 들려서 그렇게 1박 2일 동안 고기 먹고도 또 고기 먹었습니다 ㅎㅎ
아이들이 하는 말, "이건 다른 고기잖아요" 뉴질랜드에서는 KFC 가 아직은 먹힙니다^^
결론, 가디언은 밥 잘 사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