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살림』이란 말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살림살이 많이 좋아지셨나요.
결혼하려면 살림 장만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 댁은 살림이 좀 어려운 편입니다.』
이 살림이라는 말이 불교의 『산림(山林)기도』 라는 말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새해 초(정초:正初)에 사찰에서는 이른 바 『정초산림기도』를 하게 됩니다.
대개 3일이나 7일 정도, 길게는 21일까지 하기도 합니다.
산림기도라 하니까 뭐 숲속을 연상하게 되고, 아니면 스님들과 대중들이 숲처럼 많이 모여서 하는 기도인가 여겨지기도 합니다.
뭐 그런 의미도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생각나기로는 고려말 야운(野雲)스님의 『자경문(自警文)』이라는 글에 사상산(四相山)이란 말과 함께 인아산(人我山)이란 말이 나옵니다.
사상(四相)이란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의 금강경에 나오는 네가지의 상을 말하는데
이 사상(四相)이 산처럼 높다하여 『사상산四相山)』이고
인아산(人我山)이란 인상과 아상이 역시 산처럼 높다는 의미에서 쓰여진 말입니다.
사상산=인아산, 다 같은 말입니다.
摧切人我山(최절인아산): 산처럼 높은 아상 인상 등의 사상을 꺾고
長養功德林(장양공덕림): 그 자리에 공덕의 숲을 이루어(키워)내야 한다.
산림이란 말을 설명할 때 등장하는 이 글귀에서
맨끝의 산(山)자와 림(林)자 만을 따다 산림이라고 하는 것이라 합니다.
이로보면 산림기도란 말은 사상의 높은 산을 허물어 숲처럼 두터운 공덕을 쌓고자 하는 기도라는 의미가 있다하겠습니다.
정초에 실시되는 산림기도는 신중청(神衆請)을 하게 되는데,말하자면 신중기도를 한다는 말입니다. 이 신중기도는 화엄경의 39위 신장님이나 그 외 104위 신장님들께 새로이 열리는 새해의 모든 액운과 마장 등을 막아주십사 하는 소박한 기도입니다. 불자들은 이 신장님들께서는 위력적인 힘을 지니신 분들이라서 능히 새해의 모든 액운을 물리쳐 주실 것이라는 믿음으로 정초에 간절히 산림기도를 지어가게 됩니다.
하여 이 정초산림기도를 통하여 1년 한해 동안의 고난과 장애를 소멸하게 되는 그야말로 한해동안의 큰 살림 밑천을 장만하게 됩니다.
이 정초산림기도,즉 신장기도시에는
항마진언 불설소재길상다라니 화엄경약찬게 등을 하게 되는데
가정에서 신중기도를 할 때는 "화엄성중" 정근을 하질 않고, 대신 화엄경약찬게를 소리내어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신중기도는 각별히 신장님들께 가정의 일상적인 소박한 기원을 바치는 기도이니만큼 정초의 산림기도 때나 매달 초하루 때에만 하고 평시에까지 하지는 않습니다.
신장님들은 불자들의 액란을 막아주시는분들이지만 불자들을 성불로 이끄시는 분들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들의 늘상의 기도 대상은 어디까지나 불보살님을 비롯한 불 법 승의 삼보입니다. 따라서 신중기도 때에도 신중기도의 항목들을 행하시고 난 후에는 금강경 및 반야심경 독경과 관음정근 아미타불 정근 마하반야바라밀 염송을 하시면서 성불도의 수행을 지어가야겠습니다.
참고로 '산림' 이란 단어를 발음할 때는
'살림'으로 읽습니다.
새해 모든 액운을 떨구시고 무탈한 갑진년 새해 열어가시길 빕니다.
나무관세음보살마하살
나무아미타불
나무마하반야바라밀
오늘 눈쌓인 중랑천 변을 걸었습니다.
쌓인 눈을 바라보고 흩날리는 흰 눈발을 바라보노라니
행복했고 좋았습니다.
이 정겨운 늦겨울의 정경을 함께 하고자 몇컷 띄웁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