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한국영상자료원(Korean Film Archives)
누군들 그러지 않았을까만 나는 어릴 때 남달리 만화와 영화를 무척 좋아했다. 특히 외화를 좋아해 중.고등학교 다닐 때 윌리엄 와일러(William Wyler) 감독의 <벤허>, <로마의 휴일>, <빅 컨츄리> 등의 영화를 관람한 뒤 엄청난 문화적 충격에 휩싸였다. 30대 이후에는 직장 사무실이 광화문에 있다 보니 퇴근 이후에는 좋은 영화를 찾아 수시로 영화 개봉관을 들락거렸다. 특히 ‘월리엄 와일러’ 감독의 작품과 함께 ‘찰턴 해스턴’과 ‘오드리 햅번‘의 연기를 좋아해 그들의 작품을 보기 위해 지상파 TV에서 방영하는 주말의 명화, 토요명화, 영화특급 등을 챙겨보는 버릇이 있었으며, 지금도 옛날 영화를 보기 위해 유선방송의 ’더 무비(The Movie) 영화채널을 자주 찾는 편이다.
요즘 마땅하게 할 일이 없을 때면 옛날 일기장을 들춰보는 것으로 소일하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50여 년 전 일기장을 한장한장 넘기다 보니 1968년 2월 1일의 내용이 눈에 띄었다. 그날은 중학교 졸업 후 고등학교 입학시험을 하루 앞둔 수험생 예비소집일이었다. 그런데 오전 10시에 학교에 나가 수험생 주의사항을 듣고, 고사장을 확인하고 난 뒤 친구들과 어울려 읍내에 나가 영화를 관람한 내용이 들어 있었다. 얼마나 영화를 좋아했으면 입학시험 전날 영화를 봤을까? 지금 생각하니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 또한 고등학교 다닐 땐 뮤지컬 영화인 <사운드 오브 뮤직(The Sound of Music)>을 보기 위해 버스를 타고 상경하기도 했으니 대단한 영화광이라 할 수 있겠다.
그동안 방화도 경제 수준에 비례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이런 변화를 제대로 보여준 것이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다. 기생충은 황금종려상을 탄 것에 이어 아카데미 시상식 역사상 비영어 영화 최초로 작품상을 수상했다. 미국 배우인 ‘조지 클루니’는 "기생충이 세계 영화계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하는데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고 말했고, CNN은 ‘기생충은 오스카의 새 역사를 썼다. 비영어권 영화 최초로 최우수작품상을 받으며 영화 역사에 남을 만한 일을 했다’고 평가했다. 그 뒤를 이어 <미나리>라는 영화로 한국인 배우 윤여정이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했으니 세계 영화계의 변방에 머물렀던 우리 영화가 실로 놀라운 성과를 이룬 것이다.
지난해 말,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의 디지털미디어시티 거리를 걷는데 <한국영상자료원>이라 써 붙인 건물을 발견했다. 다른 사람이라면 그냥 지나칠 수도 있으련만 영화에 관심이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건물 앞에서 발걸음이 멈추었다. 한국영상자료원은 문화체육관광부 소관의 특수법인으로 우리나라 영화 및 비디오물과 그 관계 문헌ㆍ음향자료 등 영상자료의 수집ㆍ보존ㆍ전시와 영화 및 비디오물의 예술적ㆍ역사적ㆍ교육적인 발전을 위해 설립한 기관이다. 1974년에 북한이 국제영상자료원연맹(FIAF) 정회원이 된 데에 자극을 받아 영화진흥공사에서 한국필름보관소를 세운 것이 시초가 되었으며, 1985년 FIAF 정회원이 된 후 1991년부터 한국영상자료원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영화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볼 때 문화예술 분야 중에서 가장 인기 있고 대중적인 분야 중 하나이며 이야기를 소재로 한 문화예술 중에서 가장 대중적인 분야이다. 한국영상자료원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개화기 이후 우리나라에서 제작한 영화 필름을 보관하는 곳이다. 그런데 1980년대만 하더라도 영화 필름의 의무납본제가 없어서 상영이 끝난 필름은 재활용하거나 밀짚모자 테두리, 또는 어린이 장난감을 만드는데 써버려 남아있는 필름이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한국영상자료원에서는 외국에 수출했거나, 국내에 있는 복사본을 수집했다. 또한 폐업 직전의 영화관이나 수집가들을 통해 영화 필름을 발굴하거나 복원하여 지금은 상당히 많은 양의 필름을 보관하고 있다.
한국영상자료원의 지하 1층은 ‘시네마테크KOFA’, 지상 1층은 ‘한국영화박물관’, 2층은 ‘영상도서관’, 3층은 ‘필름보존고’, 4층은 사무국 사무실로 구성돼 있다. 한국영화박물관은 1990년대 한국영화가 시작된 때부터 현재까지 한국영화의 역사와 산업, 기술의 발전 그리고 시대별 대표작의 각종 자료를 전시한 공간이며, 영상도서관은 영화 관련 서적이나 시나리오 등을 열람할 수 있는 곳이다. 그리고 시네마테크 KOFA는 옛날 영화를 상영하는 영화관으로 현장과 인터넷으로 관람예약을 할 수 있다. 방문 당일은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를 상영했으나 관람하기 위해 두 시간을 기다려야 했기에 발길을 돌리고 말았다. 한국영상자료원의 시설 이용료는 없으며,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첫댓글 아ㅡ
서울에도 이런곳이 있는지는 이제야 알았읍니다
한국 영상자료원이라고요
가보고싶은곳이 넘많아요
영화를 보고싶었지만
촌놈인지라
지금이나 그옛시절이나
영화는 보고싶지만 가보질 못했읍니다
학창시절에 장호원 사거리 그극장이 복지관이라고만 기억을 합니다 그시절에
영화를 볼때마다 이런세상이
윤정희라는 여배우가
그렇게 예쁠수가 있는가
영화구경갑시다요
지난달 서울의봄을 관람한것이 고작입니다요
좋은정보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