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적인 여행법 캠핑카
캠퍼들은 여행보다 캠핑에 무게 중심을 두고 여행자들은 캠핑보다 여행에 치중한다. 흔한 이야기로 낚시꾼은 낚시를, 등산객은 등산을 하지 또 다른 여행지를 찾지 않는다. 그런데 캠핑카는 이동과 숙박을 모두 해결하는 동시에 캠핑까지 즐길 수 있다. 캠핑카야말로 진정한 유목민의 삶을 살 수 있는 여행법이다.
▣ 나에게 딱 맞는 캠핑카
캠핑카는 이름 그대로 ‘캠핑(Camping)’과 ‘차(Car)’를 합친 말이다. 쉽게 말해서 숙식을 해결할 수 있는 차량이다. 일반적으로 북미권에서는 RV(Recreational Vehicle) 또는 모터홈(Motorhome)이라 부르고 유럽에선 카라반(Caravan)이라 부른다. RV와 카라반은 다시 구동식과 견인식으로 나누는데 구동식은 우리가 흔히 보는 모터홈 타입으로서 캠핑룸이 결합된 일체형이다. 운전이 편리해 캠핑카 대여 업체에서 쉽게 빌려 탈 수 있다. 단점은 실내공간이 상대적으로 좁은 것과 비싼 가격이다.
견인식은 동력장치가 없는 트레일러로서 별도의 차량이 견인해야 이동할 수 있다. 가격대는 모터홈에 비해 다양하다. 가격대는 모터홈에 비해 다양하다. 단점은 운전이 미숙할 경우 운행과 주차에 애를 먹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트럭캠퍼는 자동차의 캠핑룸이 분리된 형태로서 평상시에는 일반차량으로 운행하다가 필요에 따라 캠핑룸과 트럭을 합체하면 된다. 트럭을 갖고 있다면 별도의 차량 구입 없이 캠퍼만 구입하기 때문에 경제적 부담이 적다. 또한, 합체 후에는 운전이 편리하다. 단점은 캠핑룸 공간이 좁다는 것이다.
캠핑카는 종류에 따라 금액이 다양하지만 쉽게 구입할 수 있을 만한 금액은 아니다. 경제적인 부분을 고려한다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게 트레일러 카라반과 트럭캠퍼다. 만약 캠핑가 구입을 고민하고 있다면 먼저 체험해 볼 것을 권한다. 간단한 인터넷 검색만으로도 캠핑카를 대여해주는 업체는 쉽게 찾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여행과 캠핑스타일에 적합한 차량을 고르는 것이다.
캠핑카의 장점은 첫째 자동차 한 대에 주방, 침실, 욕실 등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시설이 갖춰져 있고, 둘째 숙박과 이동을 동시에 만족시키고, 셋째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여유로운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캠핑카는 떠나고 싶을 때 떠날 수 있는 여행의 로망
캠핑카 여행의 최고 장점은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행하다가 머물고 싶은 곳이 생기면 주차만 하면 그곳이 숙소가 된다. 진정한 유목민의 삶이다. 하지만 주의할 점은 있다. 먼저 오토캠핑장은 캠핑을 위해 조성해 놓은 곳이기 때문에 전기, 수도 화장실 등 모든 것이 최적회된 곳으로서 지정 영역에 주차만 하면 끝이다. 안전한 잠자리를 보장 받을 수 있어 초보 캠핑카 여행자들이 이용하기 좋다. 그런데 산림 지역에 조성된 야영장 중에는 차량 진입이 어려운 곳도 있으니 사전에 확인하고 떠나야 한다.
캠핑카 여행이 익숙해졌다면 주차장이나 공터를 숙박지로 삼아도 괜찮다. 오토캠핑장은 관광명소와 거리가 먼 경우가 대부분인데 주자창을 이용할 경우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또한, 성수기를 맞은 오토캠핑장은 난민수용소처럼 번잡스러운 데 반해 주차장은 조용하게 저녁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이외에도 사람들이 붐비는 시간을 피해서 호젓하게 여행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다. 다만 주자창에서 화로를 사용하거나 야외에서 취사를 할 경우 민원 발생과 과태료를 내야 할 수도 있으니 야외 취사는 절대 금물이다.
주의할 것은 지나치게 외진 곳은 안전상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때문에 마을과 지나치게 떨어진 한적한 공터나 폐가, 폐공장 등은 피하는 게 좋다. 이런 곳은 우범지대일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유동인구가 지나치게 많은 곳도 적당하지 않다. 저녁에는 한가해서 좋지만 아침에 사람들이 모여들어 난감해질 수도 있다. 모래사장처럼 바퀴가 쉽게 빠지는 곳도 피해야 한다. 캠핑카는 일반차량에 비해 차체가 무겁다. 모래사장에 진입했다가 견인차를 호출하는 일이 없어야겠다.
▣ 이 정도는 알아야 초보 딱지를 뗄 수 있다.
캠핑카 운전에 필요한 운전면허는 2종 보통면허 이상이다. 트레일러 카라반의 경우 트레일러 총 중량이 750kg 이상인 경우 트레일러 면허증을 소지해야 한다. 캠핑카 운행 시 주의할 점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과속을 삼간다. 캠핑카는 승용차보다 차체가 길고 높으며 무겁다. 당연히 과속할 경우 차체가 흔들리고 연비도 떨어진다. 차폭과 차량 높이도 항상 신경 써야 한다. 생각 없이 골목길이나 터널에 들어갔다가 큰 낭패를 당할 수 있다. 회차할 곳이 마땅치 않다면 돌아가거나 가지 않는 게 상책이다. 트레일러 카라반일 경우는 더욱 그렇다.
캠핑카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것이 전기와 물 사용이다. 캠핑카의 전기 충전방식은 태양열 전지판을 이용하거나 주행 중 충전방식, 직접 전원연결방식 등 다양하다. 전력소모가 많은 제품(에어컨, 전자레인지, 전기난로 등)을 사용하지 않은 경우 여름에 한하여 일조량이 많은 날에는 주행과 태양열만으로도 2박 3일은 거뜬히 생활할 수 있다. 만약 에어컨처럼 전력소모가 많은 제품을 사용할 계획이라면 외부전력에 연결해서 사용하면 된다.
다음은 물 사용이다. 캠핑카는 대체로 150L 내외의 물을 싣고 다닌다. 이 물로 요리, 설거지, 샤워가 가능하다. 물을 보충하는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수도꼭지에 호스를 연결해서 캠핑카 수조에 물을 받으면 끝이다. 한 가지 요령은 출발할 때 물을 잔뜩 싣고 가기보다 현지에 도착해서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을 때 물도 함께 보충하면 연비도 절감되고 편리하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올 때 역시 물을 모두 사용한 뒤 빈 차로 오면 연비에 도움이 된다.
여름철 캠핑카의 매력은 시원한 냉장고에 있다. 푹푹 찌는 뙤약볕 아래 냉장고에서 시원한 음료수를 꺼내 마시는 기분, 상상만 해고 시원하다. 또한 일반캠퍼들이 캠핑카를 보고 제일 부러워할 때가 텐트 영역을 구축할 때다 일반캠퍼들이 비지땀을 흘리면서 텐트를 설치하는데 캠핑카는 주차만으로 모든 게 끝나니 말이다.
캠핑카에 탑재된 냉장고는 용량이 적기 때문에 효율적인 사용법을 먼저 터득해야 한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먹을 만큼 아니, 조금 부족한 듯 채우는 게 좋다. 그래야 현지 특산물을 구입해서 요리해 먹는 재미가 있다. 캠핑카는 급할 때 참 요긴한데, 화장실이 특히 그렇다. 휴가철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볼일을 보려면 최소한 20분 정도는 가다려야 한다. 그런데 캠핑카는 이때마저 여유롭다. 대부분 캠핑카에는 수세식 화장실이 설치되어 있다.
캠핑카를 이용하면 여러모로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된다. 관광지만 쫓아다니던 여행이 한결 여유로워지고 텐트 설치 이후에 저녁 늦게까지 고기를 구우며 시간을 보내던 캠핑이 간소화되어 내실 있는 캠핑을 즐길 수 있다. 호젓한 분위기를 즐기며, 맛있는 요리를 해먹을 수 있다.
그런데 캠핑과 여행에는 정답이 없다. 캠핑카 역시 나만의 방법을 찾아가는 작은 발걸음일 뿐이다.
『임운석. 가장 창조적인 여행법 캠핑카. 숲. Vol.13』을 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