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 도안 신도심 3억씩 하락
대장지역 둔산·도룡은 선방중
대전 아파트 부동산시장 분위기가 심상찮다. 세종 아파트 부동산과 비슷한 양상이다. 수억 원 가량 하락하는 단지가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세종과의 키 맞추기 분위기가 하락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다.
◆ 끝없는 하락
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넷째 주(6월 27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을 조사한 결과, 매매가격은 0.04% 하락했다. 시·도별로는 전북(0.10%), 경남(0.03%), 광주(0.02%), 제주(0.02%), 강원(0.01%) 등은 상승, 세종(-0.31%), 대구(-0.19%), 대전(-0.08%), 인천(-0.08%), 전남(-0.06%) 등은 하락했다. 특히 대전과 세종의 하락폭이 전국에서 손꼽혔다. 대전은 전국에서 세 번째, 세종은 첫 번째였다.
문제는 앞으로도 대전과 세종의 하락폭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 규제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전은 투기과열지구에서는 벗어났지만 조정대상지역이고 세종은 모든 규제가 물린 상황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2~3년 전만 해도 대전에서는 ‘개집도 값이 오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모든 집값이 올랐다고 당시를 평가하면서 치솟던 집값이 이렇게 순식간에 빠지는 걸 보니 세종과 ‘하락장’ 키맞추기에 돌입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대전 집값은 입주 10년차 이상이거나 외곽지에 있는 지역부터 추락하고 있다. 최근 대전에 신규 입주 물량이 풀리면서 매수자들이 청약 시장으로 쏠리자 상품성이 떨어지는 단지부터 집값이 빠지고 있는 셈이다.
대전 상대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규제와 금리인상이 겹친 효과로 우선 규제지역 해제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부동산 거래 자체가 이뤄지기 힘든 구조”라며 “투기과열지구라는 부동산 규제는 벗어났지만 아직까지 조정대상지역이 남아 있는 만큼 부동산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분간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 3억 넘게 빠진 도안 ‘대장주’
특히 신도심으로 구분되는 유성 도안지역에서도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준공 12년차를 맞은 상대동 ‘도안신도시 트리풀시티9단지’ 전용 129㎡는 지난해 2월 16억 4500만 원 신고가를 찍었으나 지난 5월 13억 2000만 원으로 3억 원이 넘게 하락했다. 심지어 저층은 올초 11억 6000만 원에도 거래됐다. 4억 8500만 원이 하락한 셈이다.
유성구 죽동지구와 서구 관저지구 등 상대적으로 외곽지에 속하는 신도시 집값도 큰 폭으로 내려가고 있다. 유성구 죽동 ‘죽동금성백조예미지’ 전용 85㎡는 지난 3월 6억 5000만 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9월 신고가에서 2억 5000만 원 내린 금액이다. 서구 관저동 ‘관저더샵2차’ 전용 85㎡는 지난해 7월 9억 원으로 관저지구 내 최고가를 기록했으나, 지난 4월 5억 3000만 원까지 떨어졌다.
유성 신도심 지역의 하락은 대전의 대장지역으로 꼽히는 지역의 가격 선방으로 인해 더욱 도드라지게 보인다. 학군 인기지역으로 꼽히는 서구 둔산동과 유성구 도룡동 일대 대장 아파트들은 거래 절벽 속에서도 가격이 어느정도 유지되고 있다. 시장 상황상 소폭 하락은 어쩔 수 없지만, 확실한 재료가 있어 하락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다.
대전의 대장 아파트인 서구 둔산동 ‘크로바’ 전용 101㎡는 지난달 12억 5000만 원에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7월 신고가보다 9000만 원 떨어졌다. 다른 주택형은 작년 이후 거래가 없다. 이 단지는 1992년 준공한 구축 아파트로, 대전 핵심 학세권 단지인 ‘크목한’(크로바·목련·한마루) 중 한 곳이다. 인근 ‘한마루’ 전용 101㎡는 지난 4월 10억 2800만 원에 거래돼 지난해 12월 신고가보다 7000만 원 가까이 떨어졌다. 목련은 지난해 이후 새로 체결한 계약이 전무하다.
도룡동 일대 부동산은 더 견고한 모습이다. 도룡동은 대덕연구단지와 대덕테크노밸리에 종사하는 연구인력 배후 주거지로, 대전의 대표 부촌이자 대덕초·중·고, 대전과학고, 카이스트 등 명문 학군지로 유명하다. 도룡동에는 대전에서 드물게 최근 신고가를 쓴 단지도 있다. 도룡동 스마트시티2단지 전용 84㎡는 지난달 13억 1500만 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이는 지난해 3월 신고가보다 4500만 원이 오른 수준이다.
대전 둔산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둔산동과 도룡동은 확실한 유명 학군이 있어 대전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어느정도 선방을 하고 있다”며 “그러나 유성 도안 등 신도심 같은 경우 새 아파트라는 장점과 도시개발이 진행형이라는게 장점이지만, 집값에 영향을 주는 특장점을 소유하지 못해 하락세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고 설명했다.
출처 : 금강일보(http://www.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