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줄줄' 새는 쌍용차 '티볼리 디젤'

[육룡이 나르샤]

기름 '줄줄' 새는 쌍용차 '티볼리 디젤'

쌍용자동차에 품질문제가 불거졌다. 판매량이 쾌속 질주 중인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볼리’ 경유(디젤) 모델에서 연료호스 불량문제가 발생, 기름이 새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쌍용차도 이 사실을 인지하고 지난달 정비소에 연료호스 무상 교체 지시를 내렸다. 다만 이 같은 사실을 정비소에만 알리고 차주들에게 공지하지 않아, 쌍용차가 티볼리 품질하자를 ‘쉬쉬’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해 12월 티볼리 디젤을 구입한 장홍기(43·가명)씨는 지난 달 30일 처가에 가던 중 황당한 일을 겪었다. 오후 7시경 서울시 동대문구 전농동 한 아파트로 진입하려 할 때 동네 주민 수명이 다가와 장씨 차 앞문을 급하게 두드렸다.
장씨가 내리자마자 차 주변에서 기름냄새가 진동했다. 티볼리 하단부에서 경유가 새고 있었다. 누유 흔적 길이만 수백 미터에 달했다. 장씨는 다음 날 차를 정비소에 입고 시켰다. 정비소 직원은 “본사에서 공문이 내려와 이미 파악하고 있던 문제”라며 “별 일 아니니 예약해놓으면 부품 교환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씨는 쌍용차가 사전에 품질문제를 고객들에게 고지하지 않았다며 분노했다. 누유가 발생했을 당시 차량에는 어린 조카 2명을 포함해 가족 5명이 타고 있었다. 장씨는 고속도로에서 연료가 샜다면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는 아찔한 생각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연료호스가 터진 뒤에야 무상수리가 시행되고 있다는 걸 알았다. 본사가 누유문제를 사전에 티볼리 디젤 차주 전원에게 알렸다면 점검받을 기회가 충분히 있었다”며 “옷 한벌 사도 하자가 발생하면 점원이 사과하고 수선하거나 값을 물어준다. 누유 탓에 화재나 교통사고가 발생했다면 쌍용차는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티볼리 디젤 동호회 사이트에는 장씨와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게시글이 줄을 잇고 있다. 증상은 모두 동일하다. 주행 중 기름 냄새가 심하게 나 본네트를 열어보니 연료호스가 터져 있었다는 것이다.

5일 서울과 경기도 일대 쌍용차 정비소 20곳에 티볼리 디젤 연료호스 불량 건에 대해 조사한 결과, 본사차원에서 지난달 15일 경 “티볼리 디젤 모델 연료호스가 불량하니 무상교체를 실시하라”는 공문이 내려왔다고 빍혔다. 하지만 대상 차량은 차량 번호를 알려주지 않으면 공식적으로 답하기 어렵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정비소 직원은 “2015년 8월~12월 사이 생산된 티볼리 디젤 모델에 이상이 발생한 것 같다”며, “디젤 모델이 가솔린 모델보다 진동이 심하다보니 부품 내구성에 문제가 생겼다. 하루가 멀다하고 교체관련 문의를 받다보니 연료호스 부품이 부족하다.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부품 즉시교체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쌍용차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사가 자동차에서 발생한 품질문제 책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자동차 제작·판매자가 교환·환불 의무를 고의로 회피해 소비자 손해가 발생했거나, 고지 의무를 성실히 하지 않았을 경우 제재를 가할 수 있는 법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무상수리나 리콜은 오히려 소비자 불편을 가중시키는 일이다. 소비자는 정신적 피해, 시간적 피해는 물론 중고차 가격까지 떨어지는 수모를 겪어야 한다”며 “자동차 회사에 적당히 하면 판매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믿게 하거나 허술한 법으로 차량 문제를 회피할 수 있다는 신호를 주는 것은 최악의 시나리오다. 필요하면 미국의 징벌적 보상제와 벌금 등의 일부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쌍용차 측은 “관련 건에 답할 수 있는 담당부서가 휴가기간이라 답하기 곤란하다”고 밝혔다.

http://media.daum.net/economic/newsview?newsid=20160805151603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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