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목포역 인근에 있어서 천천히 구시가를 걸어 다니며 돌아보기 좋다. 먼저 빨간 벽돌로 지은 서양식 건물이 이색적인 목포근대역사관 1관에 가보자. 이곳은 1900년 일본 영사관으로 쓰기 위해 지었으며, 목포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이다. 유달산 기슭에 자리 잡아 목포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언뜻 보면 붉은 벽돌로 아기자기하게 지은 르네상스 양식 건물이 낭만적이지만, 일제의 정치적 본거지였다. 역사관 안에는 개항부터 일제강점기를 거치는 동안 목포의 역사와 유물, 건축 등이 소개된다. 옛 교복과 모자를 쓰고 만세 운동을 하는 모습도 체험할 수 있다. 밖으로 나오면 역사관 뒤쪽으로 방공호가 있어 당시 상황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목포근대역사관 1관 계단을 내려와 도로에 있는 푯돌을 유심히 봐야 한다. 커다란 돌에는 '국도1·2호선기점'이라고 새겨졌다. 이 푯돌이 있는 삼거리가 국도1호선과 2호선이 출발한 지점이자, 한국 도로 역사의 기념비적인 장소다. 국도1호선은 목포에서 광주, 전주, 익산, 공주, 수원, 서울을 지나 개성과 평양을 거쳐 신의주까지 한반도를 관통하는 939km 도로다. 더 멀게는 중국을 거쳐 유럽으로 뻗어갈 수 있는 유라시아 횡단로의 시작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