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달 지표가 나왔습니다.
늘 그랬듯이 처음 보시는 분들을 위해 지표를 보여드리기 전에 두 가지 양해를 사전에 구하고 시작하고자 합니다.
서울 아파트 매매 시세 증감률은 KB부동산, 거래량은 서울 부동산 정보광장이 출처입니다.
① KB 월간 시세 증감률은 전월 중순부터 당월 중순까지의 시세가 기준입니다. 즉, 여기서 말하는 9월 시세 증감률은 8월 중순부터 9월 중순까지를 말합니다.
② 서울 부동산 정보광장의 거래량은 '계약일' 기준이며 주택 거래 신고 기한은 1개월입니다. 9월 거래량의 정확한 수치는 10월말에 확인 가능한 셈입니다. 즉, 정확한 거래량은 1개월 전까지 Data만 참고해주시면 되겠습니다.
자, 이제 그래프 보시겠습니다.
9월 서울 아파트 매매 시세 증감률 +0.26%.
마침내 서울 아파트 매매 시세 증감률이 KB부동산에서도 플러스 전환되었습니다. 저희의 체감은 올초부터 상승으로 전환된 걸로 보이는데 그렇다면 현실과 KB부동산의 차이는 8개월에 이르는 걸까요?
KB부동산 데이터를 좀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강남3구는 5~6월부터 상승 전환된 걸로 나옵니다. 그리고 서울 평균은 9월부터 상승 전환된 걸로 나온 것이죠. 실제 제가 서울에서 가장 세대수가 많은 20개 단지의 실거래가 추이를 확인해봤더니 강남3구가 올초부터 가장 빨리 상승 전환되었고, 다른 지역은 상대적으로 늦게 상승 전환된데다 심지어 2분기에도 상승 전환되지 않은 단지도 있었던 것이 확인됩니다.
그렇다면 KB부동산 데이터는 보통 3개월 가량 후행한다는게 제 인식이었는데 이번에는 4~5개월 가량 후행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KB부동산 데이터는 1986년부터 축적되어 있기 때문에 장기 추이를 보는데 있어 사용을 계속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실제보다 후행 기간을 감안하면서 생각을 해야 될거 같습니다.
최근 시장의 흐름을 살펴보면 상급지의 상승은 점차 둔화되거나 일단락된 느낌인 반면, 그 온기가 중ㆍ하급지로 퍼져나가면서 해당 지역의 가격 상승이 두드러진 느낌입니다.
실제 강남3구 거래량을 살펴보면 8월은 711건이었는데 9월 거래량은 9월 28일 현재 265건입니다. 10월 말일까지 가봐야 9월 전체 거래량이 나올 예정입니다만 현재 추이로 보면 8월 대비 9월 거래량은 -20% 가까이 줄어들 가능성이 커보입니다.
반면 소위 말하는 노도강(노원ㆍ도봉ㆍ강북구) 및 금관구(금천ㆍ관악ㆍ구로구) 거래량은 8월 924건이었는데 9월 거래량은 9월 28일 현재 412건으로, 이 추세대로 가면 8월과 9월 거래량이 유사한 수준을 기록할거 같습니다.
현재의 반등장이 진정한 상승장의 모습을 보이려면 상급지에서 시작된 상승이 중ㆍ하급지로 퍼져나간 이후 다시 상급지의 상승이 시작되어야 하고 전고점을 완연히 돌파하는 모습들이 나와야 합니다만 강남3구의 전세가율이 45%대에 머무르고 있는 점(강남구 41%, 서초구 45%, 송파구 45%)이 상승의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렵게 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KB부동산 Data상으로 8월에 먼저 상승 전환한 전세 시세도 9월 증감률 +0.42%로 상승폭을 확대했는데, 강남11개구 +0.67%, 강북14개구 +0.16%로 상승폭에서 차이가 나타나고 있는 점이 매매가에서도 양극화를 나타내는 하나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는거 같아 흥미롭습니다.
매매 매물은 7월말 6만 8천여건 → 8월말 7만 1천여건 → 9월말 7만 5천여건으로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재밌는 것은 강남3구 사이에서도 매물의 변동 추세가 다른 부분입니다. 2개월전에 비해 송파구 매물 증가폭이 +18%에 이르러 25개구 중에서 가장 높은 증가폭을 보이고 있고 서초구는 +14%로 5번째로 높은 증가폭을 보이고 있는 반면, 강남구는 25개구 중에서 유일하게 매물이 증가하지 않았습니다. 강남3구 사이에서도 양극화가 벌어질지는 서울 주요 20개 단지의 3분기 실거래가 추이를 11월초에 올리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어찌되었든 매매 매물의 증가는 매매가 반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과 상급지로의 갈아타기 매물이 어우러진 결과로 보이는데, 앞에서도 말씀드렸습니다만 전세가율의 상승 없이는 적체되고 있는 매물대를 돌파하면서 상승을 지속하기가 역부족이라 생각되고 있기에 전세가율 추이는 중요한 관전 포인트라고 생각됩니다.
매매 매물과 반대로 전세 매물은 감소를 거듭하고 있긴 합니다만 매물 감소폭이 둔화되고 있습니다. 5월말 3만 7천여건 → 6월말 3만 4천여건 → 7월말 3만 1천여건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던 전세 매물은 2개월간 3만~3만 1천여건 사이에서 늘어나지도 줄어들지도 않고 있습니다. 물론 3만여건이라는 전세 매물 절대치가 적은 편이기 때문에 전세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더이상 전세 매물이 감소하지 않고 있는데다 시중 금리가 다시 상승하고 있는 부분은 전세 수요가 감소할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습니다.
위 그래프는 서울 아파트의 5분위별 평균 매매가 추이인데 5분위(상위 0~20%) 아파트는 6월부터, 4분위와 3분위(상위 20~60%) 아파트는 8월부터, 2분위와 1분위(상위 60~100%) 아파트는 9월부터 상승 전환하였습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KB부동산 Data가 4~5개월 가량 후행하고 있다고 본다면, 상위 0~20% 아파트는 연초부터, 상위 20~60% 아파트는 3~4월부터, 상위 60~100% 아파트는 4~5월부터 상승 전환했다고 추정해볼 수 있습니다.
전세가율은 2016년 7월(75.1%)을 정점으로 꾸준히 하락하여 2018년 1월 70%를 뚫고 내려갔고 같은 해 11월에 60%를 뚫고 내려갔습니다. 2020년 8월 임대차3법 시행 직후부터 반등한 전세가율은 2021년 1월에 단기 고점(56.3%)을 찍고 10월(54.6%)까지 완만히 하락하다가 2022년 10월(54.7%)까지 1년여간 동일 수준을 유지하였는데요, 그 이후 2023년 4월 50.8%까지 빠르게 하락하였고 그 이후 9월 51.1%까지 큰 변동 없이 유지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전세자금대출이 생기기 전의 전세가율 최고점이 64%(2001년 5월), 최저점이 38%(2009년 1월)였고, 전세자금대출이 생기고난 후의 전세가율 최고점이 75%(2016년 6월)였기 때문에 매매가를 무너뜨릴 만한 전세가율 최저점은 48~49% 수준이 아닐까 추정해보고 있는데 현재 전세가율은 그보다는 약간 높은 상황입니다. 다만 전세가율이 50%를 하회하면 매매가가 버티기 어렵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추석 당일입니다. 선선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마음도 시원해지는 느낌이 드는데요.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들과 정겨운 시간 보내시면서 힐링하셨으면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추석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