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슬치 나그네/서봉교-.
주천농협 하나로마트에 전화벨이 울린다
"조합직원 양반 여그 사슬치*여"
"네"
"소주 항 개 하구"
"네"
"아니 궤짝으로"
"맥주도 항 개여"
"네"
"아니 궤짝으로"
"사홉들이는 시 개여"
"네"
"아니 궤짝으로"
"네"
잠깐 지달려바, 여 할멈 뭐 시킬 거야"
"음 다시다, 맛소금, 밀가루, 겨란 한 판, 두유도 한 박스 갖다 조. 시방 올 거지"
배달을 갔더니 노인은 보이지 않고
안노인이 낫자루만한 한 굵은 강아지 똥을 삽으로 치우면서
"이놈의 첨지가 뒈지지도 않고 술만 맨날 처먹어. 술짝은 들지도 못하는 주제에 쯧쯧"
아무 대꾸도 않고
술짝을 내려놓으니 안주인은 누런 신사임당을 내어주는데
처음 봤는데도 그 개는 나를 보더니
제 바깥주인 모양 실실 웃는다
왜 웃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