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여제(女帝) 박인비
박인비(朴仁妃:25 광운대)선수가 지난 6월 27-30에 미국 뉴욕주 사우샘프턴 세보낵 골프장에서 열린 제 68회 미국여자 오픈에서 우승을 하였다. 이로서 그는 올 시즌 LPGA 6승째이며 메이저 대회 3회 연속우승, 한국선수 시즌 최다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특히 시즌 초반 메이저 3연승은 1950년 베이브 자하리아스 이후 63년 만이며, 우리선수로 시즌 5승의 기록을 가진 박세리를 추월하였다. 이로서 그는 미국여자골프(LPGA) 랭킹1위, 상금 1위 유지와 올해의 선수상도 가능성이 보여, 명실공이 세계 여자골프 제왕의 자리를 굳히고 있다.
박인비의 골프스토리는 대단하다. 할아버지(박계준)가 골프를 즐겼고, 아버지(박건규)도 20세부터 골프를 배웠다. 그녀는 박세리 키드의 한명으로, 10살 때 경기도 분당 서현초등학교 시절 아버지의 권유로 골프를 시작하여 죽전중학교 1학년 때 미국 플로리다 올랜도에 골프유학을 갔다. 그곳에서 리드베터에 레슨을 받았으며 14살 때인 2002년에 전미 주니어 선수권대회에 우승을 하였다. 중학교 졸업 후 라스베가스로 가서 고등학교를 다니며 레슨을 받고 2003년 미국 아마츄어 챔피언십 준우승을 하였다. 2006년 4월 프로에 데뷔하여 Duramed 퓨리스 투어 상금 3위로 2007년 US LPGA 시즌 권을 획득하여 본격적인 프로생활을 하였다. 2008년 19세의 최연소 미국여자 오픈에서 우승을 한 뒤 슬럼프에 빠져 시련기를 맞기도 했다.
부모의 권유로 2009년부터 일본에 가서 시즈오카 골프스쿨을 거쳐 일본 여자골프(JLPGA)에 진출하여 첫해 2회 우승, 6회의 준우승으로 일본 상금 2위까지 올라가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그 후 다시 LPGA 무대에 도전하여 작년 7월 에비앙 마스트에 우승을 기점으로 지난 1년간 우승 7회, 준우승 7회의 상승세를 유지하면서 오늘의 영광을 얻게 되었다. 그는 캐디 프레드와 2007년부터 7년간 한 번도 바꾸지 않았고, 아버지와 어머니(김성자), 약혼자 남기협(코치 겸 매니저)과 투어생활을 하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고 있다.
US 여자오픈은 미국 여자골프에서 가장 전통과 권위와 있는 대회로 코스가 까다롭고 악명 높기로 유명하다. 이번 대회 총상금은 3,250,000달러(약 38억 원)이다. 68년의 역사 속에 우리나라는 1998년 박세리가 처음으로 우승을 하였으며, 2005년 김주연, 2008년 박인비, 2009년 지은희, 2011년 유소연, 2012년 최나연에 이어 일곱 번째 우승이며 박인비 자신은 두 번째 우승이다.
필자는 이번 US여자오픈 시작 날부터 끝까지 시청하였다. 총 22개국 156명의 선수들이 참가하여 열전을 벌렸는데, 예선에서 우리나라 박세리, 신지애, 미국 미셀위, 줄리잉스트, 대만 청냐니, 노르웨이 페테르센 등 쟁쟁한 선수들이 탈락하고 말았다. 특히 예선 둘째 날에 세계 랭킹 2위인 루이스(미국) 와 3위 수잔 폐트레센 (노르웨이)과 같은 조에서 플레이하면서도 조금도 위축됨이 없이 박인비 -9, 루이스 +3, 페테르센 +10의 기록을 보고 놀랐다. 그리고 마지막 날 김인경과 한국선수끼리 경기를 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또한 이번 대회에서 박인비 우승, 김인경 준우승, 유소연 3위로 한국여자골프의 위상을 또다시 세계만망에 알렸다.
박인비는 그동안 스폰서가 없어 고민하였다. 2008년 US 여자오픈에 우승 후 SK 텔리콤과 계약을 맺었으나 2010년 해약하고 28개월간 스폰서가 없었다. 그러던 중 지난 4월 나비스코 메이저에 우승 후 5월 3일 KB금융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까지 4년간 메인 스폰서 계약을 체결하였다.
그런데 최근 골프여제 자리도 단명의 추세에 있다. 소랜스탐(스웨덴), 오초아(맥시코) 이후 신지애(한국), 미야자토 아이(일본), 크리스티 커(미국), 청야니(대만), 루이스(미국)가 계속 단명이었다. 박인비가 지난 4월15일부터 세계여자골프 랭킹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이번 우승을 크게 축하하며 세계 골프여제의 자리를 오랫동안 유지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