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사고 처리에 대해 몰랐던 4가지

[인천사무국장(박상태)]

당신이 사고 처리에 대해 몰랐던 4가지

경찰의 수신호를 따랐다가 사고가 났다면 보상받을 수 있을까? 주차장에 세워둔 차 범퍼가 부서져 있을 때 마트는 보상해야 할까? 삼성화재가 생활 속 간지러웠던 보험 상식을 속 시원히 풀어드립니다.

Case Study 1

야근 후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고, 산재처리 vs 산재공상?

남편이 야근 후 귀갓길에 졸음운전으로 사고를 냈습니다. 십자인대가 파열되어 수술 후 두 달 반 동안이나 병원에서 입원 중인데, 회사에서는 공상으로 처리했다고 알려왔습니다. 주변에 알아보니 이런 경우 산재처리가 된다고 합니다. 산재보험과 산재공상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산재보험이 금전적으로 더 많은 도움이 됩니다. 일을 쉬면서도 치료가 충분히 가능하며 재발해도 간단한 절차를 거쳐 다시 보험처리를 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회사가 폐업을 하더라도 안정적으로 치료 받을 수 있는 것이 산재인데 비해 산재공상은 회사가 임의로 근로자와 합의하여 처리하기 때문에 산재보다는 불리한 합의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바쁜 업무 때문에 질병이 재발할 경우 회사로부터 보상받는 것이 힘들다는 게 산재보험과의 결정적인 차이점입니다.

Case Study 2

마트 주차장에서 부서진 범퍼, 보상 받을 수 있을까?

쇼핑을 하고 돌아오니 마트 주차장에 있던 제 차의 범퍼가 부서져 있었습니다. 주차요원에게 CCTV 판독을 요구하자, CCTV가 고장 났다는 대답만 하더군요. 수리 후 다시 연락하겠다고 해서 우선은 연락처만 남겨 두었습니다. 그러나 이틀이 지나도록 연락이 없어 다시 전화를 해보니 대형 마트 주차장은 무료주차장이라 보상이 안 된다는 말과 함께 CCTV는 판독한다 해도 사각지대가 많아 잘 보이지 않는다는 식의 무책임한 얘기만 늘어놓습니다. 결정적으로 이틀이 지나면 CCTV내용을 삭제한다고 하네요. 이런 경우 마트 측에서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요?

대형 마트는 의무적으로 ‘영업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하도록 되어있습니다. 무료든 유료든 대형 마트에서는 의무적으로 주차장을 마련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다해야지요. 무료주차장이라고 해서 CCTV에 찍히지 않은 곳은 책임질 수 없다고 하면 그 곳에는 별도의 주차직원을 배치하는 식의 대안을 두는 것이 맞습니다. 마트 주차장 안에서 발생한 사고라면 마트 측에 손해배상을 할 수 있고 마트는 100% 책임을 다 할 의무가 있습니다.

Case Study 3

차주와 연락이 닿지 않으면 뺑소니?

집들이를 갔다가 아파트 주차장에 세워진 차와 부딪혀서 왼쪽 범퍼부분이 살짝 찌그러졌습니다. 경비원에게 사고 경위를 얘기하고 차주에게 연락해 달라고 부탁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경미한 사고였기에 경비원에게 명함을 남기고 피해차량 주인이 오면 사고 경위 설명과 함께 연락처를 전해 달라고 부탁했는데요. 혹시 이것도 뺑소니에 속하는 걸까요? 참고로 저는 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뺑소니라 보기 힘든 상황입니다. 우선 가해자는 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고, 차량에 손괴를 입혔을 뿐, 상해가 없으므로 처벌이 아닌 공소권 없음에 해당됩니다. 그러나 신고하지 않고 현장을 떠난 것은 위반이냐 적법이냐를 놓고 논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운전자는 차량 주인이 부재한 상태에서 필요한 조치를 충분히 취했으며 사고 장소 역시 아파트 주차장이기 때문에 도로에서의 사고라 볼 수 없습니다. 경미한 사고이기 때문에 신고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Case Study 4

경찰 수신호로 난 사고, 보상받을 수 있을까?

시내버스를 운전하는 버스기사입니다. 1ㆍ2차선에서 정류장 쪽으로 진입하기 위해 3차선 쪽으로 이동하려던 찰나, 경찰이 1ㆍ2차선으로 가라는 수신호를 보내 그 지시에 따랐습니다. 그런데 잠시 정차해 있는 사이 경찰이 오더니 후진을 하라는 수신호를 보냈습니다. 굳이 후진을 할 상황은 아니었지만 일단은 경찰의 수신호를 따라 천천히 후진을 했습니다. 약 30~40cm 정도 후진을 하던 순간, 뒤에 서 있던 차량과 접촉사고가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사고로 버스 뒷부분과 피해차량의 범퍼가 부서졌습니다.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죠. 경찰에게 수신호 때문에 사고가 났다고 항의하자 증거를 대라며 오히려 화를 내더군요. 버스와 피해차량이 부딪힌 후 수신호를 보냈으니 아무 잘못이 없다면서요. 현재 저는 승무정지를 받은 상태입니다. 이럴 경우, 교통경찰에게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한지 또 운전자 과실은 얼마나 되는지 궁금합니다.

무례한 경찰의 태도에 화가 많이 나셨겠지만 직접적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는 없습니다. 경찰이 개인적인 목적을 가지고 수신호 행위를 한 것이 아니라 공무 수행 중에 발생한 사고이기 때문이죠. 다만 해당 경찰관이 분명 사고 현장에 있었고 그 내용은 버스 내 블랙박스에 기록되어 있으므로 경찰이 거짓말을 한 사안에 대해서는 징계요청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담당 경찰에 대한 형사처벌이나 손해배상은 어렵습니다.

<유의사항>

과실비율 등 보상 관련 내용은 상황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위에서 다룬 내용은 일반적인 상황을 가정한 것이므로 참조용으로만 사용하실 수 있으며, 고객님의 실제 사고내용에 위의 사례를 직접 적용하는 것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 글강혜원
• 일러스트임재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