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휴업/오정국-
홀로 앉은 뒷모습
제 몸을 견뎌서 제 몸을 빛낸다
고독이니 적막이니, 그런 장신구는
테이블에 가지런히 올려놓았다
수영장의 물을 갈아치우듯
오늘은 임시휴업
카페 귀퉁이의 장식품처럼
석고 덩어리처럼
너는 한 줌의 그림자로 던져져
오후 2시의 창밖을 내다본다
수영장 타일 바닥의
환한 구멍들, 세상 밖으로 흘러가는
물소리 아득하고
어느 한 생의 서늘한 기억처럼
플라타너스 그늘이 이마를 적실 때
너는 울컥 몸을 일으키고 싶다
발등에 물을 쏟아부어
너를 깨워놓고 싶지만
섣불리 고개 쳐들지 말아라
유리창이 너무 밝아 얼굴 지워진다
오늘은 임시휴업
검고 깊은 눈동자를
네 존재의 무릎에 파묻어 두어라
카페 게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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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를 쏘다(에디터)
임시휴업/오정국
양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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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9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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