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이형완은 상기된 목소리로 외쳤다. "더 이상 도전하는 사람이 없으면 열 분의 표두들끼리 승자를 가리겠소!" 이백여 명의 표사들중 비무에 나선 자가 팔구십 명. 아직 도전하지 않은 자가 더 많았으나 벌써 일각이 넘도록 새로운 도전자가 나서지 않은 상황이었다. 조금 전까지 넓은 마당을 반으로 갈라 동시에 두 곳에서 비무가 이어지던 것 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어느새 사방에 횃불을 밝힌 장내를 둘러보는 석백송의 마음은 복잡했다. 나름대로 수하들의 실력을 점검하고 사기를 진작시키는 효과를 거뒀다는 만족 감과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은 뻔한 결과에 대한 작은 실망. 하나 각기 받는 대우만큼이나 무공의 차이가 분명한 터에 구십 명에 가까운 표사들이 나름대로 표두들과 겨뤄보겠다고 나선 것은 적지 않은 성과였다. 더욱이 공연히 분위기에 휩쓸려 겁 없이 나선 몇몇을 빼고는 상을 타고 표두 가 되겠다는 마음을 먹기에 충분한 실력을 보여준 것도 사실이었다. 돌아가며 도전을 받은 표두들이 휴식을 취하며 공력을 회복할 시간을 가지도 록 배려하지 않았다면 열 명의 표두중 반은 패했을 것이 분명했다. "흐음……." 좌중을 둘러본 석백송이 하명을 기다리는 이형완에게 표두들간의 비무를 시작 하라는 눈짓을 보내려 할 때, 뒤쪽에서 환하게 밝힌 횃불 사이로 한 사내가 일어섰다. "잠깐 기다리시오!" 빠르게 눈길을 보낸 석백송은 고개를 갸웃거렸고, 좌중에서는 작은 소동이 일 었다. "아니, 저 양반이 웬일이야?" "허어…… 은거할 밑천이 모자라서 그러나?" "모르지, 노인네가 숨겨둔 한 수라도 있는지……." 중인들의 소란에 아랑곳하지 않고 반백의 수염을 쓰다듬으며 소란이 가라앉기 를 기다리는 사내는 고승후였다. 스물 다섯에 표사가 되어 삼십년간 표사 노릇을 한 최고참이자 올해 안에 모 아둔 은자를 가지고 고향으로 돌아가 여생을 즐기겠다던 고승후. "고 표사께서 도전하시겠다는 말이오?" 이형완의 태도는 이제껏 구십 명에 달하는 도전자들을 대하는 것과 달랐다. 누구에게 도전하겠냐는 말을 해야 맞지만 이형완으로서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 었다. 급료야 정해졌다 쳐도 가끔씩 일정을 앞당기거나 비번일 때 표행을 나서면 지 급하는 수당이 잘못됐다고 찾아와서는 동전 한 닢까지 따지는 사람이 고승후 였고 의복을 비롯해 표사들에게 지급되는 비품의 수급이 원활치 못해 질이 조 금만 떨어져도 와서 항의하는 사람이 또한 고승후였다. 혹시 막대한 상금에 눈이 멀었는지는 몰라도 최소한 이형완에게 있어서 고승 후는 소심하고 쫀쫀한(?) 사람, 비무와는 상관없는 사람이었다. 사람이 하루아침에 달라질 수는 없는 법. 역시, 이형완의 짐작은 맞았다. 그리고, 그의 질문은 정확했다. 고승후가 너무도 당당하게 고개를 저은 것이다. "아니외다!" 내심 회심의 미소를 지은 이형완이 뭐라고 면박을 주기도 전에 고승후의 말이 이어졌다. "도전할 사람은 내가 아니고 사군명이오." 중인의 시선이 일제히 고승후의 뒷자리에 앉아있는 사군명에게 쏠렸다. "군명이?" "허어! 사군명이가 도전을 한다……." 정작 당황한 것은 사군명이었다. 국주에게 발탁되어 표사가 된지 이제 갓 두 달. 아직도 연무장에 드나드는 것이 어색하고 청운재보다 마구간이 더 익숙하고 편한 그였다. 언감생심 표두들에게 비무를 청하다니. 사군명은 황급히 고개를 저으며 고승후의 손을 잡아끌었다. "무슨 말씀을 하십니까. 제가 무슨 재주가 있다고……." 다급하게 속삭이는 사군명의 말은 고승후의 우렁찬 목소리에 묻혀 버렸다. "그렇소! 사군명이 도전할 거요!" 말을 마친 고승후는 털썩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는 사군명을 돌아보며 빙긋 웃었다. "망설이지 말아라. 너 정도면 충분하다." 아침부터 시작된 비무대회가 점점 열기를 더해갔건만 오후가 되면서 다른 사 람들과 달리 슬슬 관심이 없어진 고승후는 나직하게 지껄이는 사군명의 목소 리를 듣게 되었고 다시금 눈을 빛내며 비무에 집중한 것이다. 뒤통수로 들려오는 사군명의 지적이 어김없이 적중하는 비무를……. "이거…… 참, 선배님은 공연히 일을 벌이시고……." 중인의 시선을 받은 사군명이 마지못해 몸을 일으키는 순간, 의미있는 미소를 지은 사람은 고승후뿐이 아니었다. 너무도 중요한 일이 목전에 닥쳐서 미처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후원에서 마주 친 그날 이후로 사군명의 무공이 어느 정도 발전했는지 궁금해하던 석백송도 눈에 이채를 띠며 남모르는 웃음을 머금었다. 자신의 투자가 얼마만큼 성공했는지 궁금해진 것이다. 사군명이 일어서자 이형완의 목소리가 울렸다. "누구에게 도전하겠소?" 예상치 못한 사태라 당혹스럽긴 했으나 어차피 벌어진 일, 사군명은 망설이지 않았다. "영사신편(靈蛇神鞭) 노장우(盧壯于) 표두님께 가르침을 받고자 합니다." 호기심을 누르지 못하고 사군명의 대답을 기다리던 좌중은 술렁였다. 영사신편 노장우는 열 명의 표두중 가장 적은 세 명의 도전을 받은 상황이었 다. 그의 무공이 강하기도 했지만 일단 대망(大 )의 껍질로 만들었다는 묵린편( 墨鱗鞭)을 들면 손속에 인정을 두지 않는 터라 대개의 도전자들이 은연중 그 와 상대하기를 꺼린 탓이었다. 당장 오늘만 해도 그에게 도전한 세 명 모두 살가죽이 벗겨지는 부상을 입은 터였다. 그나마 그들은 장창(長槍)이나 대초자곤(大哨子棍) 등을 쓰는 자들이었다. 노장우의 묵린편에 맞서 길이의 불리함을 보지 않고 오히려 반격이 용이한 이 점이 있는 무기를 쓴다는 이유로 행여하는 마음에 노장우를 택한 자들. "푸흐흐. 나와 겨뤄보겠다……?" 이 장에 달하는 묵린편을 말아 쥔 노장우가 냉소를 흘리며 마당으로 걸음을 옮겼다. 하나 사군명은 꺼릴 게 없었다. 비무를 관전하는 중에 노장우가 펼치는 묵린편의 움직임이 가장 예측하기 힘 든 변화를 보였기에 직접 부딪쳐 보겠다는 생각으로 노장우를 지목했을 뿐이 었다. 도전이라기 보다는 수련의 연장. "허어…… 군명이가 오늘 봉변을 당하겠는데." "글쎄 말이야. 노인네가 괜히 설쳐 가지고 멀쩡한 사람을 잡는구먼!" 마구간지기 시절부터 사군명을 보아온 표사들은 묵묵히 자기 일에 열심인 사 군명에게 대부분 호감을 지니고 있었기에 국주의 특명으로 표사가 되었을 때 도 별다른 반감이 생기지 않았던 터였다. 더구나 첫 표행을 나갔다가 길바닥에 떨어진 곡식을 주어서 화주에게 건넸다 는 얘기가 퍼졌을 때는 모두들 사군명의 우직한 성품에 새삼 고개를 끄덕였던 것이다. 촘촘히 늘어선 횃불이 대낮처럼 불을 밝히고 있는 마당 한가운데 버티고 선 사군명은 노장우에게 포권으로 예를 표한 후 자신의 애병인 일곱 냥짜리 청강 검을 빼들었다. "가르침을 받고자 합니다." 쉬이익! 짜악! 날카롭게 바람을 가른 묵린편으로 바닥을 내리친 노장우는 여유 있는 표정으 로 말문을 열었다. "묵린편에는 눈이 없으니 조심하거라!" 그나마 일말의 호감이 있어 지금까지 상대했던 자들과는 달리 주의를 준다고 하는 말이었으나 듣는 이를 주눅들게 하는 냉기가 흘렀다. 사군명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 전신에 공력을 일으켰다. 사지백해를 타고 흐르며 터질 듯 충만하게 용솟음치는 유장하고 뜨거운 기운. 사군명은 수중의 청강검을 가볍게 움켜쥐고 노장우의 움직임을 주시했다. 다른 무기와 달리 길이가 길고 움직임이 유연한 묵린편을 쓰려면 손목과 팔의 움직임이 중요했다. 찌르거나 베지 못하고 던질 수도 없으나, 일단 탄력을 받아 바람을 가르기 시 작하면 사정권이 넓고 어느 곳으로 몰아칠지 예측하기 힘든데다 공력을 주입 하여 전력으로 떨치면 길이도 늘어나는 듯했다. 사군명은 어느 쪽으로든 몸을 움직일 수 있도록 중심을 가볍게 하고 묵린편이 움직이기를 기다렸다. "프흣, 제법이구나." 태산같이 엄중하면서도 일촉즉발의 기세를 뿜어내는 사군명의 기도를 살핀 노 장우가 칭찬의 말을 던지는가 싶더니 빠르게 손을 떨쳤다. 쉬이이익! 순간, 길게 늘어져 있던 묵린편이 살아있는 뱀처럼 꿈틀거리며 허공을 갈랐다 "타압!" 사군명은 뒤로 물러나지 않고 오른쪽으로 몸을 틀어 측면으로 내달리며 검을 쳐들었다. 묵린편을 들고있는 노장우의 오른손이 바깥쪽으로 먼저 치켜졌으니 안으로 쓸 듯이 공격해 오리라고 예측한 대응이었다. 하나 노장우는 그의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어딜 가려느냐!" 일갈이 터뜨린 노장우가 오른발을 축으로 재빨리 뒤로 몸을 선회하자 사군명 은 전면에서 날아드는 묵린편을 맞닥뜨리고 말았다. 쐐애액……! 섬전처럼 허공을 가르는 속도와 상대의 머리에서 발까지 어느 곳이든 공격이 가능한 다양한 변화. 검을 치켜들긴 했어도 어디를 막아야 할지 암담한 순간이었다. 일 호흡을 백 번으로 쪼갤 만큼 아주 짧은 순간, 사군명의 머릿속에는 여러 가지 생각이 스쳤으나 노장우의 묵린편은 그에게 생각할 시간을 허락하지 않 았다. 짜악! "으흑……!" 가슴께로 날아드는 묵린편의 그림자를 느끼는 것과 동시에 반사적으로 상체를 돌린 사군명의 넓은 등에 묵린편이 여지없이 작렬했다. 조금만 늦었으면 검을 빼앗길 상황이었다. 생각보다 몸이 앞서야 하는 실전의 경험이 없는데서 오는 어처구니없는 실수. 사군명은 불에 덴 듯 화끈거리는 통증을 참으며 재빨리 뒤로 솟구쳤다. 하나 이번에도 그의 의도는 적중하지 못했다. 이미 예상이라도 했는지 사군명과 같은 속도로 전면으로 몸을 날린 노장우의 묵린편이 다시금 허공을 갈랐다. 쐐애액. 이번엔 수직이었다. 사군명이 뒤로 공중제비를 돌았으니 좌우로 피할 여유가 없을 것이고 그렇다 면 수직으로 내리치는 것이 효과적인 공격이었다. 사군명은 몸을 세우기도 전에 위에서 쇄도하는 묵린편의 기세를 느끼고 머리 위로 검을 쳐들었다. 차르르륵. 일곱 냥짜리 청강검으로는 흠집도 내기 힘든 묵린편이 검신을 휘감는 음향이 들리고 검을 움켜쥔 손에 전해지는 묵직한 저항감. "이리 오너라!" 득의에 찬 노장우의 일갈이 울리는 순간, 사군명은 검을 잡은 손과 막 지면에 닿은 발끝에 공력을 집중시키고 묵린편이 당기는 방향으로 힘차게 도약했다. "차아핫!" 검을 놓치지 않으려면 힘을 줘야했고 그럴 만큼의 힘을 준다면 손아귀가 찢어 지는 것이 옳았다. 하나 상대의 힘과 같은 방향으로 몸을 도약한 탓에 저항이 줄었고 십여 년 간 하루도 빠짐없이 목검을 휘두르며 살아온 사군명의 손은 상어의 이빨보다 단 단하게 검을 움켜쥔 것이다. "이런……!" 묵린편과 함께 사군명의 몸뚱이가 날아들자 백전노장인 노장우도 당황을 금치 못했다. 하지만 당황은 순간. 노장우는 이내 묵린편에 주입한 공력을 회수하며 허공에 뜬 사군명의 신형 아 래로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손에 전해지던 저항감이 사라지는 것과 노장우가 빠르게 걸음을 옮기는 것 중 어느 것을 더 먼저 느꼈는지는 모르나 사군명은 허공에 떠있는 상태에서 재 빠르게 가슴으로 검을 당기며 자세를 바로 했다. 핑그르, 착! 삽시간에 펼쳐진 일합. 변변히 공세도 취해 보지 못하고 등에 선명한 채찍 자국만 얻은 사군명은 마 음을 가다듬었다. 자의든 타의든 이왕 비무에 나선 이상 질 때 지더라도 손 한 번 써보지 못하 고 물러설 수 없다는 오기가 솟았다. 하나 숨가쁘게 펼쳐진 두 사람의 접전을 관전한 중인들의 생각은 조금 다른 모양이었다. "이야! 사군명의 솜씨가 보통이 아닐세 그려." "잘하면 노표두가 낭패를 겪겠는걸!" 곳곳에서 중구난방으로 터져 나오는 탄성은 비록 일격을 당하긴 했으나 노장 우와 대등하게 맞서는 사군명의 실력에 감탄하는 소리였다. 노장우 역시 긴장감을 느끼며 크게 숨을 내쉬었다. 그의 입장에서는 싸움이 길어진다는 것 자체가 수치였다. 사군명이 자신의 움직임을 살펴 대응한다는 것을 눈치챈 그는 수중의 묵린편 을 좌우로 흔들기 시작했다. 차르르, 차르르……! 마치 먹이를 홀리기 위해 춤을 추는 거대한 구렁이처럼 바닥에서 꿈틀대는 묵 린편. 귓전을 어지럽히는 소리가 긴장감을 더할 때 사군명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검을 비스듬히 치켜든 채, 천천히 전면에 버티고 서 있는 노장우를 향해서. 속으로 태극무허검보의 검결을 떠올리며 제일초 태극위진(太極威震)을 펼칠 자세를 취하고 미끄러지듯 걸음을 옮기는 사군명의 기세가 심상치 않았다. 어느새 지그시 반쯤 눈을 내리 감고 걸음을 옮기는 사군명의 모습에 중인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두 눈을 치켜 뜨고도 막아내기 힘들거늘 저런 자세로 어떻게 변화무쌍한 묵린 편에 맞서겠다는 건가. 하나 노장우는 달랐다. 그는 사군명이 한 발 한 발 다가설수록 숨막히는 답답함과 함께 온몸이 굳어 지는 느낌을 받았다.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상승의 무공을 익힌 자에게서만 발해지는 거대한 압 박감이었다. 빨리 공세를 취하지 않으면 속절없이 당할지도 모른다는 판단이 서는 순간 요 란한 파공성을 울리며 일렁이는 횃불의 그림자마저 갈가리 찢어 버릴 듯 허공 을 가르는 묵린편. 쇄애애액! 순식간에 영활한 독사처럼 사군명의 전신을 휘감아드는 묵린편의 기세가 마당 을 가득 메운 사내들의 가슴마저 섬뜩하게 만드는 찰나, 천천히 걸음을 옮기 던 사군명의 신형이 꿈틀했다. "태극위진!" 이어서 터져 나온 우렁찬 일갈과 함께 편영(鞭影)과 검영(劍影)이 뒤엉키는 것까지가 중인들의 눈에 보인 전부였다. 파파파팍. 번뜩이는 섬광 속에서 짧게 이어지는 건조하고 단조로운 마찰음. 그리고, 충격과 비명이 뒤섞인 비명. "크아아아……악!"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검을 내려뜨리고 비스듬히 서 있는 사군명의 모습이었 다. "……!" 영문을 모르고 있던 좌중의 탄성이 터져 나온 것은 넋잃은 사람처럼 멍한 표 정으로 바닥을 바라보고 있는 노장우에게 시선이 돌려지고 난 후였다. "이야!" "저, 저게 묵린편 아닌가!" 땅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검고 길쭉한 십여 개의 물체는 영사신편 노장우의 애 병이자 분신인 묵린편이 틀림없었다. 의외의 사태에 입을 여는 것조차 조심스러웠는지 좌중은 이내 침묵으로 뒤덮 였다. 장내의 상황이야 어떻든 여전히 환하게 타오르는 수백 개의 횃불. 간간이 불어와 불꽃을 춤추게 만드는 서늘한 밤바람. 그리고, 충격 탓인지 술 취한 사람처럼 좌우로 흐느적거리는 영사신편 노장우 가 이백여 사내들이 들어찬 넓은 마당에서 움직이는 전부였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마침내, 노장우의 나직한 목소리가 침묵을 깼다. 사방이 쥐죽은 듯 조용하지 않았으면 들리지 않았을 아주 작고 힘없는 목소리 "내가졌다." 하나 그의 말이 끝나고 함성이 터져 나오는 순간. 사군명은 갑자기 휘청거리기 시작하더니 맥없이 쓰러지고 말았다. 세권표국의 마구간지기 사군명이 표사가 되고 두 달이 지나지 않은 삼월 이십 구일 자정이 가까운 깊은 밤의 일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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